대구고등법원판결

대구고등법원 2018. 10. 24. 선고 2016나24384 판결

2016

주문

1.

원고들과 원고(선정당사자)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들과 원고(선정당사자)가 부담한다.

이유

1.

제1심판결의 인용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원고들이 강조하거나 되풀이하는 주장(추가 연장근로수당 청구)에 관한 판단을 아래 제2항 기재와 같이 추가하는 이외에는 제1심판결과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추가하는 부분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들

원고들은 1일 5~6회 정해진 노선을 왕복 운행하는데, 첫차 운행에 있어서의 준비시간과 막차 운행 후의 정리시간 및 각 회차 운행을 마친 후 다음 출발시까지 약 30~40분(1일 3시간 30분 정도)의 대기시간(이하 '이 사건 대기시간'이라 한다)은 실제 운영 현실에 비추어 근로시간에 포함되므로, 원고들의 근로시간은 적어도 대기시간 2시간을 포함하여 하루 평균 시내 운행차량 근무자의 경우 16시간 30분, 외곽지 운행차량 근무자의 경우 13시간이다. 그런데도 피고는 단체협약에 규정된 14시간 30분(시내 운행차량 근무자), 11시간(외곽지 운행차량 근무자)만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하여 이를 근거로 각종 급여와 수당을 지급하여 왔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하루 2시간의 추가 연장근로에 대한 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

이 사건 대기시간은 휴게시간이어서 근로시간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원고들의 실제 근로시간은 단체협약에서 정한 14시간 30분, 11시간을 초과하지 않는다. 또한 이 사건 대기시간을 휴게시간으로 하고, 조합원 근로시간은 운행시간표상 실제 운행시간으로 한다는 노사합의에 따라 원고들의 근로시간은 단체협약에서 정한 14시간 30분, 11시간을 초과하지 않는다.

나.

이 사건 대기시간의 근로시간 포함 여부에 관한 판단

1)

근로기준법 제50조 제1, 2항은 1주간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고, 1일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다. 같은 조 제3항은 제1, 2항에 따른 근로시간을 산정함에 있어 작업을 위하여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 등은 근로시간으로 본다고 정하고 있다.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하고, 휴게시간이란 근로시간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감독으로부터 해방되어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실제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휴식시간이나 대기시간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고 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식시간이나 대기시간이 근로시간에 속하는지 휴게시간에 속하는지는 특정 업종이나 업무의 종류에 따라 일률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다. 이는 근로계약의 내용이나 해당 사업장에 적용되는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의 규정, 근로자가 제공하는 업무의 내용과 해당 사업장에서의 구체적 업무 방식, 휴게 중인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의 간섭이나 감독 여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휴게 장소의 구비 여부, 그 밖에 근로자의 실질적 휴식을 방해하거나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인정할 만한 사정이 있는지와 그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사안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4다74254 판결 참조).

2)

갑 제1, 2, 19, 22, 27호증, 을 제1, 3, 4, 6, 7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들의 이 사건 대기시간에는 근로시간에 해당하지 않는 시간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이 사건 대기시간 전부가 근로시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고, 달리 원고들의 실제 근로시간이 단체협약이나 임금협정에서 정한 근로시간을 초과한다고 볼 증거가 없다.

가)

원고들 소속 노동조합과 피고는 매년 임금협정을 체결하면서 1일 근로시간을 시내 운행차량 근로자의 경우 기본근로 8시간에 연장근로 6시간 30분을 더한 14시간 30분, 외곽지 운행차량 근로자의 경우 기본근로 8시간에 연장근로 3시간을 더한 11시간으로 합의하였는데, 이는 당시 1일 단위 실제 평균 버스운행시간 외에 이 사건 대기시간 중 일부가 실제 근로시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나)

원고들은 이 사건 대기시간 동안 식사나 휴식 외에 차량 점검, 청소, 연료 주입 등의 업무를 수행하기도 하였으므로 이 사건 대기시간 전부가 근로시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원고들이 이 사건 대기시간 동안 위 임금협정을 통해 근로시간에 이미 반영된 시간을 초과하여 차량 점검, 청소, 연료 주입 등의 업무를 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다)

피고가 이 사건 대기시간 중에 원고들에게 업무에 관한 지시를 하는 등 구체적으로 원고들을 지휘·감독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고, 근로계약서나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도 이 사건 대기시간에까지 피고의 지휘, 감독권이 미친다고 볼 만한 규정은 없다. 오히려 피고의 노사는 1999. 3. 5.자 노사합의서 작성 당시 이 사건 대기시간을 휴게시간으로 정하면서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다고 기재하였고,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위 노사합의의 유효기간이 도과되었다 하더라도 대기시간과 휴게시간의 관계에 대한 내용은 여전히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의 내용으로 남아 있다.

라)

도로 사정 등으로 버스운행이 지체되어 배차시각을 변경하여야 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 한 피고가 소속 버스운전기사들의 대기시간 활용에 대하여 간섭하거나 감독하여야 할 업무상 필요성도 크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마)

이 사건 대기시간이 다소 불규칙하기는 하였으나 통상적으로 그다지 짧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다음 운행버스의 출발시각이 배차표에 미리 정해져 있었으므로, 버스운전기사들이 이를 휴식을 위한 시간으로 활용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피고 소속 버스운전기사들은 휴게실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식사를 하는 등 이 사건 대기시간 대부분을 자유롭게 활용한 것으로 보이고, 개인적인 용무를 보기 위해 외출하는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3)

따라서 원고들의 추가 연장근로수당 청구는 이유 없다(이 사건 대기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하지 않으므로 원고들의 간주근로시간제 적용 여부에 관한 주장은 따로 판단하지 않는다).

다.

노사합의의 효력에 관한 판단

1)

단체협약이 실효되었다고 하더라도 임금, 퇴직금이나 노동시간, 그 밖에 개별적인 근로조건에 관한 부분은 그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근로계약의 내용이 되어 그것을 변경하는 새로운 단체협약, 취업규칙이 체결·작성되거나 또는 개별적인 근로자의 동의를 얻지 않는 한 여전히 근로계약의 내용으로 남아 있어 사용자와 근로자를 규율한다(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7다51758 판결, 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9두2665 판결 등 참조).

2)

앞서 든 증거들을 종합하면 다음의 각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들 소속 노동조합과 피고 회사는 1999. 3. 5. 아래와 같은 내용의 노사합의(이하 '제1차 노사합의'라고 한다)를 하였는데, 제1차 노사합의서에는 대기시간을 휴게시간으로 하고 원고들을 비롯한 조합원들이 이를 자유롭게 이용하는 것을 보장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나)

원고들 소속 노동조합과 피고는 제1차 노사합의 이후 2년마다 정규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는데, 각 정규 단체협약에는 이 사건 대기시간을 어떻게 처리할지 또는 휴게시간을 언제로 할지에 대한 규정이 없다. 또한 원고들과 피고는 제1차 노사합의 이후 근로계약 기타 합의로써 이 사건 대기시간과 휴게시간에 관하여 제1차 노사합의서 기재와 달리 약정한 적도 없고, 피고가 이에 관하여 취업규칙을 작성한 적도 없다.

다)

원고들 소속 노동조합과 피고는 2010. 8. 1. 아래와 같은 내용의 노사합의(이하 '제2차 노사합의'라고 한다)를 하였는데, 제2차 노사합의서에는 제1차 노사합의서와 마찬가지로 조합원들의 자유로운 휴게시간 활용이 보장되고 피고가 휴게시간 중에는 조합원들을 지휘·감독할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다.

4)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 소속 노동조합과 피고가 이 사건 대기시간을 휴게시간으로 하고 원고들의 자유로운 이용을 보장하도록 한 제1차 노사합의를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나 근로계약을 체결하거나, 피고가 같은 내용의 취업규칙을 작성하지 아니한 이상, 단지 제1차 노사합의 이후에 대기시간과 휴게시간의 관계에 관하여 아무런 정함이 없는 정규 단체협약이 체결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제1차 노사합의에서 정한 대기시간과 휴게시간의 관계에 관한 부분이 변경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므로 설령 제1차 노사합의의 유효기간이 도과되었다 하더라도 대기시간과 휴게시간의 관계에 대한 제1차 노사합의의 내용은 여전히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의 내용으로 남아 있다고 보아야 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제1심판결은 정당하므로 원고들과 원고(선정당사자)의 항소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한다.

판사 이흥구(재판장) 송민화 황형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