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고등법원판결

대구고등법원 2016. 12. 9. 선고 2016누4868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주식회사 B(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는 2014. 12. 4. 구 임금채권보장법(2015. 1. 20. 법률 제1304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7조 제1항 제3호, 같은 법 시행령 제5조 제1항 제2호가 정하는 사업의 폐지에 따라 미지급임금 등을 지급할 능력이 없다는 사유로 도산 등 사실 인정이 된 회사이다.

나.

원고는 2014. 12.경 피고에게 2011. 8. 1.부터 2014. 2. 1.까지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체당금 등 확인신청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15. 1. 15. 원고가 2011. 8. 1.부터 2012. 5. 31.까지(이하 '이 사건 기간'이라 한다) 이 사건 회사가 아닌 주식회사 C(이하 'C'라 한다)에서 근무하였다는 이유로 퇴직금 산정기간을 위한 계속근로기간에서 이 사건 기간을 제외하여 상세내역이 아래와 같은 총 6,352,350원의 체당금 확인통지(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를 하였다.

다.

이에 불복하여 원고는 2015. 3. 19.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하였으나,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2015. 8. 4. 원고의 행정심판청구를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2,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11. 8. 1.부터 2014. 1. 31.까지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하였고, 이 사건 기간 동안은 이 사건 회사의 지시로 형식적으로 C 소속이었을 뿐, 그 기간 동안 D 데이터베이스(DB) 구축 2단계 사업에 참여하는 등 실제로는 이 사건 회사의 업무를 수행하였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기간 동안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가 아니었다는 전제 하에 내려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C와 이 사건 회사의 법인등록번호, 사업자등록번호, 대표자, 소재지, 업종, 사업장관리번호 및 회사설립일자는 아래 표와 같이 서로 다르다.

2)

원고에 대한 고용보험의 사업장명 및 건강보험자격의 득실 일자는 아래 표와 같은데, 이 사건 회사의 대표자 F은 2011. 8. 1. 피고에게 원고를 이 사건 회사의 고용보험 피보험자로 신청하였다가, 2011. 9. 28. '월초 많은 근로자의 보험 상실·취득으로 인하여 착오로 근로자(원고)의 취득을 잘못 입력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의 피보험자격을 '취득취소'로 정정하여달라는 내용의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정정요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3)

원고의 금융거래내역 조회자료의 주요 내용은 이래 표와 같고, 이 사건 회사의 급여대장에는 원고의 입사일이 2012. 6. 1.로 기재되어 있다.

4)

원고는 2012. 5. 3. C와 위 회사 소속으로 2012. 2. 1.부터 2012. 5. 31.까지 근무하기로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서(갑 제15호증)를 작성하면서 위 근로계약서에 스스로 이름을 쓰고 서명을 하였으며, 위 근로계약서를 재직자 내일배움카드의 발급을 위하여 서울관악고용센터에 제출하였다.

5)

원고는 2011. 8. 30. 자신을 이 사건 회사에 소속된 과장으로 표시하여 용역을 시행함에 있어서 보안사항을 외부에 누출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긴 보안각서를 직접 작성하여 용역을 발주한 선박안전기술공단에 제출하였다.

6)

이 사건 회사에 대한 도산 등 사실 인정에 따른 체당금지급 신청자 중 C 소속으로 근로한 사람은 원고뿐이고, 원고를 제외한 위 신청자들은 모두 이 사건 회사의 명의로 돈을 지급받았으며, 피고는 2015. 3. 31. 고용보험사업장인 C의 사업장 상태를 '정상'으로 평가하였다.

7)

원고는 2014. 6. 5. 피고에게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 F을 상대로 임금체불 등에 대한 진정을 제기하였고, 위 진정에 대한 조사과정에서 원고와 F은 2014. 6. 18. 원고가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한 기간이 이 사건 기간을 포함하여 2011. 8. 1.부터 2014. 1. 31.까지라고 일치하여 진술하였다. 그 후 원고는 2014. 9. 20. F에 대한 진정을 취하하고 피고에게 F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의사를 표시하였다.

8)

F은, 이 사건 회사의 주된 업무는 용역서비스 데이터베이스(DB) 구축이고, C의 주된 업무는 도서소독기 제작·판매인데, 원고가 이 사건 기간 동안 C에 소속되어 있었지만 실제로 수행한 일은 이 사건 회사의 업무인 선박안전기술공단이 발주한 D 데이터베이스(DB) 구축업무에 관하여 프로젝트 리더(Project Leader)로서 근무하였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제출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5, 7, 15, 18 내지 20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3, 5 내지 17, 1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관련 규정 및 법리

체당금이란 구 임금채권보장법 제7조 제1항, 제2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5조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퇴직한 근로자에게 도산 등 사실 인정이 된 사업주를 대신하여 지급하는 임금을 말한다. 그리고 구 임금채권보장법 제2조에 따르면, '근로자'란 근로기준법 제2조에 따른 근로자, '사업주'란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하는 자를 말하고, 근로기준법 제2조는 근로자를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라고 정의하고 있다. 위와 같은 법 규정을 종합하면,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사업주에 해당하려면, 사업이나 사업장의 경영주체로서, 근로자와의 사이에 사용종속관계 아래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근로를 제공받기로 하는 내용의 실질적 근로관계가 성립하여야 한다. 한편, 위와 같은 근로관계의 성립은 근로계약의 체결을 당연히 전제로 하므로, 계약당사자의 확정에 관한 법리 역시 적용된다.

2)

원고와 이 사건 회사 사이에 이 사건 기간 동안 근로관계의 성립 여부

이 사건의 쟁점은, 이 사건 기간 동안 원고가 근로를 제공한 사업주가 누구인지 여부이다. 즉, 이 사건에서 구 임금채권보장법에 따라 도산 등 사실 인정이 된 사업주는 이 사건 회사이므로, 원고가 이 사건 기간 동안 이 사건 회사와의 사이에 앞서 본 법리에 따라 근로관계가 성립하였는지가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다. 그런데 앞서 본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등을 고려하면, 원고는 이 사건 기간 동안 이 사건 회사의 대표자인 F 등의 지시로 이 사건 회사가 아닌 C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용인하였고, 대외적인 관계에서도 C를 원고에 대한 사업주로 정하는 데에 양해하였으며, 따라서 그와의 사이에 임금을 목적으로 한 실질적 근로관계가 성립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가)

이 사건 회사와 C는 사실상 F이 대표자로서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회사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위 각 회사의 실질적 대표자가 동일하더라도 법인은 어디까지나 독립된 법인격을 가지고 권리의무의 주체가 되는 것이어서 위 각 회사를 그 대표자인 개인과 동일시할 수 없고, 따라서 실질적인 대표자가 동일하더라도 위 각 회사가 별개의 법인격을 가지고 독립성을 갖춘 기업체 조직으로서 사업을 영위하는 이상 동일한 사업주라고 볼 수 없다.

나)

이 사건 회사와 C는 사업장 및 본점 소재지, 개업일자, 법인등록번호, 사업자등록번호, 업종 및 고용·산재보험의 사업장관리번호가 서로 다르거나 이를 별도로 부여받고 있다. 또한, 이 사건 처분 당시 피고는 고용보험사업장인 C의 사업장 상태를 '정상'으로 평가하는 등 C를 실체가 없는 회사라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다)

원고는 이 사건 기간 동안 C의 소속으로 고용·산재보험 및 건강보험이 각 가입되어 있었고(2012. 6. 1.부터는 위 각 보험이 모두 이 사건 회사 소속으로 변경되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F이 이 사건 기간 중 피고에게 원고를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정정요청서를 제출한 사실에 비추어 F은 이 사건 기간 중 원고를 이 사건 회사의 소속이 아님을 분명히 인식하고 이를 피고에게 표시하였다고 할 것이다.

라)

또한, 원고는 이 사건 기간 동안 대부분 C로부터 급여를 지급받았고, 이사건 회사로 소속이 변경된 2012. 6. 1.부터는 종전 급여보다 인하된 급여를 지급받았으며, 이 사건 회사의 급여대장에도 원고의 입사일이 2012. 6. 1.로 기재되어 있다. 다만 2011. 9. 분 급여는 원고의 계좌에 'B 9월 급여'로 입금 되었으나, 이는 앞서 본 바와 같이 F이 착오로 원고를 이 사건 회사의 고용보험 피보험자로 잘못 등재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고, 2012. 1. 급여도 원고 개인 명의로 입금된 적이 있음에 비추어 이러한 착오는 충분히 발생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고는 이 사건 회사로 소속이 변경된 2012. 9. 5. 및 같은 달 7. C에 소속된 시기인 2012. 4.분 및 2012. 5.분 급여를 입금 받았는데, 그 입금자명은 이 사건 회사가 아닌 C인 사실에 비추어 대표자 F은 급여를 지급하면서 위 두 회사를 분명히 구분하려고 했던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마)

원고는 이 사건 기간 중 사업주가 C가 아닌 이 사건 회사로 되어 있는 근로계약서를 직접 작성하여 서울관악고용센터에 제출하였으므로, 적어도 이 사건 기간 동안 자신이 C에 소속되어 근로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을 것이다.

바)

원고가 이 사건 기간 중 이 사건 회사 소속으로 보안각서를 작성하여 이를 용역 발주업체에 제출하였더라도 이는 원고가 스스로 소속을 이 사건 회사로 기재해 놓은 것에 불과하고, 이 사건 기간 동안 간혹 이 사건 회사로부터 출장비 명목의 돈을 입금 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그 대표자가 동일하여 지급주체의 착오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사)

원고가 이 사건 기간 동안 F의 지시로 이 사건 회사의 업무와 동일한 데이터베이스(DB) 구축업무를 수행하였더라도 같은 기간 동안 이 사건 회사가 아닌 C에 소속되어 있었던 이상 그 업무의 내용 또는 성격만으로 앞서 본 근로계약의 당사자가 C에서 이 사건 회사로 변경된다고 볼 수 없다.

아)

F도 원고의 주장처럼 원고가 이 사건 기간 동안 이 사건 회사의 업무를 하였다는 내용의 진술을 하고 있지만, 위 진술에 의하더라도 같은 기간 동안 원고가 C에 소속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실제로 담당한 업무의 성격만으로 원고와 이 사건 회사 사이에 근로관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 또한, 별개의 두 회사를 동시에 운영하던 사업주인 F의 입장에서는 동일한 근로자를 두 회사에 고용한 것은 사실이고, 법인격 분리에 대한 충분한 지식이 없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체불한 임금 전액이 체당금으로 피고에 의해 지급될 수 있는 상황에서 굳이 별개의 법인임을 주장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그 진술의 신빙성에 큰 무게를 둘 수 없다.

자)

여러 개의 사업체를 동시에 운영하는 사업주가 자신의 사업상 이익을 위하여 소속된 근로자의 형식적 동의만 얻고 근로자의 소속을 사업주가 운영하는 다른 사업체로 변경시켜서 근로자의 퇴직금채권 성립을 좌절시키는 부당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원고의 주장은 경청할 만하다. 그러나 앞서 본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가 체당금 등 확인신청을 한 전체기간인 2011. 8. 1.부터 2014. 2. 1.까지 중 이 사건 기간은 2011. 8. 1.부터 2012. 5. 31.까지로서 결과적으로 원고는 C에 처음 입사하여 근무하던 중 이 사건 회사로 불과 1회 소속을 변경한 것에 지나지 않는 점, ② 원고가 C에서 이 사건 회사로 소속이 변경된 2012. 6. 1. 당시에는 C의 대표이사가 F이 아닌 H이었던 점, ③ 원고의 전체 근로기간, 퇴직금 액수, 이 사건 소송이 제기된 이후 사업주 F과의 관계 등에 비추어 F이 원고에게 퇴직금을 주지 않기 위한 의도로 원고의 소속을 변경한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 점, ④ 원고가 스스로 C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고 그 과정에서 기망 또는 강박이 개입되었다는 주장·입증이 없는 이상 근로계약의 내용에 따른 법적 효력을 부여하는 것이 타당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와 C 사이의 근로관계의 성립을 우월적 지위에 있던 사업주의 권리남용에 따른 것으로 볼 수도 없다.

3)

소결

따라서 이 사건 기간 동안 원고가 근로를 제공한 구 임금채권보장법상의 사업주를 C로 본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고, 이를 다투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용달(재판장) 왕해진 강동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