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2012. 5. 24. 설립되어 C도 지역 문화유산의 체계적인 보존관리와 전통문화 관광자원화 방안에 대한 대책을 연구하고 실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단체이다. 피고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문화재청이 주관하는 '문화재돌봄사업'의 사업자로 지정되었는데, 2018년에는 위 사업자로 지정되지 아니하였다.
원고와 피고의 근로계약 체결
원고와 피고는 2013. 2. 1.부터 2017. 12. 31.까지 1년 단위로 다음과 같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아래 표 '순번'란 제5항 기재 근로계약을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제1차 해고
피고는 2017. 12. 25.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피고 취업규칙 제37조 및 제39조에 의거하여 원고를 ① 문화재돌봄사업단 실장으로서의 업무 해태로 인한 행정·회계 업무 마비, ② 무단결근, ③ 공과금미납 등 업무처리지연으로 인한 국고손실금 발생 등을 이유로 해고한다.'고 결의하였다(이하 개별 징계사유를 지칭할 때에는 '제1-순번'으로 표시한다).
피고는 2018. 1. 10. 원고에게 '피고 징계위원회 개최(2017. 12. 25.) 결과에 따라 원고에 대해 해고 및 근로계약 종료를 통보한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발송하였고, 위 내용증명은 그 무렵 원고에게 도달하였다(이하 '이 사건 제1차 해고'라 한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제2차 해고
피고는 2018. 3. 17.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① 문화재돌봄사업 문화재청 수행평가와 관련하여 수검태도 불량, ② 수검준비 불량 및 평가결과 경직된 조직문화조성에 책임이 있음, ③ 업무태만(공과금 미납으로 인한 가산금 발생 등), ④ 무단결근(2017년 10월 23일 ~ 26일),⑤ 업무방해(행정, 회계 직원 채용 시 부당한 대우), ⑥ 조직 정상화 노력 부족, ⑦ CCTV 불법감시를 통한 보존회장의 사생활 침해를 사유로 원고를 해고한다.'고 결의하였다(이하 개별 징계사유를 지칭할 때에는 '제2 순번'으로 표시한다). 피고는 2018. 3. 20. 원고에게 해당 내용을 기재한 내용증명을 발송하였고, 위 내용증명은 2018. 3. 21. 원고에게 도달하였다.
원고는 2018. 3. 26.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피고의 재심징계위원회는 2018. 3. 30. 재심청구를 기각하였다. 피고는 2018. 4. 2. 원고에게 해당 내용을 기재한 내용증명을 발송하였고, 위 내용증명은 그 무렵 원고에게 도달하였다(이하 '이 사건 제2차 해고'라 한다).
원고의 부당해고 구제신청
원고는 이 사건 제1차 해고에 관하여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3. 6. 이 사건 근로계약의 계약기간이 만료되어 구제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각하하였다(경북 2017부해 615).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18. 5. 28. 이 사건 근로계약의 계약기간이 만료되어 구제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중앙 2018부해252).
피고의 취업규칙
피고의 취업규칙(이하 '이 사건 취업규칙'이라 한다)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18. 3. 17.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1>. 피고는 원고에게 2017. 11. 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한 매월 말일에 1,967,160원씩의 돈을 지급하라.
사건정보
대구고등법원
판결
사건
2018나22283
판결선고
2019. 1. 9.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 12, 24, 27, 28호증, 을 제29, 30, 3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제2차 해고의 무효확인 청구
이 사건 제2차 해고는 징계절차상 피고의 징계위원회와 재심징계위원회가 적법하게 개최되어 심의·결의를 마쳤는지 여부가 불분명하다. 또한, 원고는 징계사유 제2-①, ②, ③, ⑤, ⑥, ⑦와 같이 행위한 적이 없고, 제2-④의 경우 병원 검진을 위하여 연차를 사용한 것이지 무단으로 결근한 것이 아니어서 부당하다. 설령 원고가 징계사유 제2-① 내지 ⑧과 같이 행위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행위가 해고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 사건 제2차 해고는 피고가 징계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제2차 해고는 무효이다.
임금 청구
피고는 2017. 10. 24.경부터 원고에게 사직을 강요하고, 업무상 이용하는 계정을 무단으로 변경하는 등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유지하지 아니할 의사를 표시하였다. 또한, 이 사건 제1차 해고는 절차상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통지하지 아니하였고, 원고가 징계사유 제1-①, ③과 같이 행위한 적이 없으며, 제1-②의 경우 병원 검진을 위하여 연차를 사용한 것이지 무단으로 결근한 것이 아니어서 명백하게 무효이다. 나아가 이 사건 제2차 해고 역시 위 가항에서 주장한 바와 같이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피고가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방해한 이후인 2017. 11. 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말일에 기존 임금에 상당하는 1,967,160원씩의 돈을 지급하여야 한다.
판단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피고의 본안전 항변에 관하여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상 계약기간이 만료되었으므로, 이 사건 소 중 원고가 이 사건 제2차 해고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항변한다.
해고무효확인의 소는 해고, 즉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표시라는 과거의 법률행위가 무효라는 점에 대하여 판결로써 공적 확인을 하여 달라는 것이므로, 근로계약관계에 기한 원래의 지위를 회복하기 위하여 또는 해고로 인하여 그 외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대한 현존하는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과거의 법률행위인 해고에 대하여 무효확인 판결을 받는 것이 유효, 적절한 수단이 되는 경우에 한하여 확인의 이익이 인정된다(대법원 1993. 1. 15. 선고 92다20149 판결 등 참조).
그런데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기간만료로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근로자는 당연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9두5374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미 채용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다면 직위해제나 파면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할 소의 이익이 없다 할 것이다.
이 사건에 관하여 살펴보면,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계약기간이 2017. 12. 31.까지임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이미 기간만료로 종료되었다. 따라서 이 사건 소 중 이 사건 제2차 해고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것은 원고의 원래 지위나 신분을 회복하기 위한 유효하고도 적절한 수단이 될 수 없는 만큼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그러므로 이를 지적하는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있다.
원고의 주장에 관하여
원고는, 자신이 피고의 문화재돌봄사업만을 위해 채용된 것이 아니고 문화재돌봄사업이 시작되기 전인 2013. 1. 1.부터 피고의 사무장으로 근무하기 시작하였으며, 피고에 소속하여 5년 이상 근무하였으므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에 따라 '근로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에 해당하고, 근로계약 갱신 내지 2018년 문화재돌봄사업자로 지정된 다른 업체로의 고용 승계에 대하여 정당한 기대권이 존재하므로, 이 사건 제2차 해고의 무효확인을 구할 확인의 이익이 있다고 주장한다.
먼저 원고가 기간제법에 따른 '근로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살펴보면,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본문에서는 '사용자는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기간제 근로계약의 반복갱신 등의 경우에는 그 계속 근로한 총기간이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그 단서에서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제1호에서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나아가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서는 '사용자가 제1항 단서의 사유가 없거나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고와 피고가 2013. 2. 1.부터 2017. 1. 1.까지 5회에 걸쳐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약 1년 단위로 계약기간을 정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본 인정사실과 을 제21, 32, 33, 3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는 2013. 2. 1.경부터 2017. 1. 1.경까지 '각 당해 연도의 문화재돌봄사업'을 위하여 원고를 고용하기로 하는 각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이는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1호에서 정한 사업의 완료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원고와 피고는 위 각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원고의 업무를 '각 당해연도의 문화재돌봄사업'에 한정하였고, 각 근로계약상 인사명령에 의거하여 원고가 담당하는 업무를 변경할 수 있다고 약정하기는 하였으나, 실제 담당업무 변경에 관한 인사명령이 이루어진 바는 없다.
'문화재돌봄사업'은 문화재청과 C도가 해마다 그 사업자를 지정하므로 연도별로 사업자가 달라질 수 있고, 실제 피고는 '2018년 문화재돌봄사업'의 사업자로 지정되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문화재돌봄사업에 관하여 1년 단위 이상의 근로계약을 체결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사업자 지정의 특성과 전문성 재고의 취지에서 문화재청과 C도는 문화재돌봄사업자 지정 시 종전에 다른 사업자에게 소속하여 문화재돌봄사업에 종사한 인력을 승계할 것을 권고하기도 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문화재돌봄사업 외의 피고의 '정관상 목적 사업' 업무를 수행하였다는 확인서(갑 제36호증의 1 내지 12)는 그 기재에 의하더라도 원고가 수행하였다는 '정관상 목적 사업'의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인지 알 수 없고, 그 형식상 거의 유사한 문구의 부동문자에 피고의 감사, 이사 등 관련자들이 서명한 것에 불과하여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
갑 제39, 51, 52, 5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의 사무장으로서 2013. 1. 18. C도에 2013년 문화재 상시관리 활동 지원 사업 계획서를 제출하였고, 같은 달 28. C도에 2013년 문화재 돌봄 사업 계획서 제출 및 교부신청서를 제출한 사실이 인정되나, 원고는 피고로부터 2013. 1. 근무에 따른 급여를 지급받은 사실이 없음을 자인하고 있는데다가 기초사실에서 인정한 근로계약서 이외에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다른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지도 않은 점, 갑 제1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13. 1. 1.부터 같은 해 2. 1.까지 주식회사 을 사업장으로 하여 건강보험자격을 취득하고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위와 같이 원고가 2013. 1.경 피고의 일부 업무를 수행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원고를 채용한 것이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음으로 원고가 근로계약 갱신에 대하여 정당한 기대권이 있는지에 관하여 살펴보면,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등 참조).
을 제32, 33, 3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인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거나 2018년 문화재돌봄사업자로 지정된 다른 업체로의 고용 승계에 대하여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볼 수는 없다.
이 사건 취업규칙과 원고와 피고 사이에 5회 걸쳐 작성된 근로계약서에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명시적인 규정이 없고, 원고와 피고는 5회에 걸쳐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근로계약 종기일을 매년 말일로 정하였다.
근로계약서 제2조에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자로서 계약만료 시까지 고용을 보장한다.'고 명시하였으며, 제8조에서는 '근로계약기간의 만료로 근로계약은 자동 종료된다.'고 명시하였다.
피고 소속 직원들 중 일부가 '2018년 문화재돌봄사업' 사업자로 지정된 사단법인 D에 고용 승계되기는 하였으나, 일부 직원은 고용이 승계되지 아니하기도 한 것으로 보아, 원고가 2018년도에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사단법인 D에 고용이 승계되리라고는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또한 이유 없다.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근로자는 근로계약관계가 유효하게 존속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근로 제공을 하지 못한 경우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그 기간 중에 근로를 제공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반대급부인 임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 대법원 1994. 9. 13. 선고 93다50017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 사건 제2차 해고의 무효확인청구가 부적법하더라도, 이하에서는 원고가 임금지급을 구하는 2017. 11. 1.경부터 피고의 귀책사유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였는지 여부와 이 사건 제1, 2차 해고의 무효 여부를 순차로 살펴본다.
원고가 2017. 11. 1.경부터 피고의 귀책사유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였는지
갑 제3, 5, 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2017. 10. 24. 'e나라도움' 인터넷 사이트에 원고의 퇴사를 사유로 피고의 회계 담당직원을 원고에서 피고의 직원인 E로 변경하는 내용의 'e나라도움 자료 수정 요청서'를 작성·등록한 사실, 피고의 회장인 F와 직원들이 2017. 10. 26. 원고가 사무실에서 사용하던 책상의 잠금장치를 해제하고 원고가 보관하던 법인인감도장을 가져가고, F가 같은 날 원고에게 사직을 권유한 사실, 피고는 2017. 11. 7.부터 2017. 11. 17.까지 원고에게 '원고가 2017. 11. 3. 근무할 당시까지의 모든 업무사항에 관한 인수인계서를 작성하고, 사직서를 제출하라.'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3회 발송하여 위 내용증명이 그 무렵 원고에게 도달한 사실, 원고는 2017. 11. 3.까지 피고의 사무실에 출근한 사실이 인정된다.
이에 따르면, 사용자인 피고가 2017. 10. 24.경부터 원고에게 지속적으로 사직서의 제출을 요구하고, 임의로 원고를 'e나라도움' 인터넷 사이트의 피고 측 담당자에서 배제시키며, 원고가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책상의 잠금장치를 해제하고 법인인감도장을 가져가는 등 일방적으로 근로계약관계를 종료할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볼 수 있다. 설령 원고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17. 10. 23.부터 2017. 10. 26.까지 출근하지 아니함에 따라, 피고가 C도에 예산교부를 신청하는 등 회계처리를 위하여 피고의 인감 등을 사용하고, 'e나라도움' 인터넷 사이트에 피고의 담당자를 변경하여 기재할 필요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동의를 얻지 아니한 채 임의로 원고가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책상의 잠금장치를 해제하고, 수색할 권한이 피고의 회장과 직원들에게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의 이와 같은 귀책사유로 인하여 마지막 출근일 다음날인 2017. 11. 4.경부터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 사건 제1차 해고의 적법 여부
징계절차의 적법성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하고, 특히 징계해고의 경우에는 해고의 실질적 사유가 되는 구체적 사실 또는 비위내용을 기재하여야 하며 징계대상자가 위반한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의 조문만 나열하는 것으로는 충분하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등 참조).
갑 제22, 2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원고에 대한 징계를 위하여 2017. 12. 25.자 징계위원회 출석을 요구하면서 보낸 출석요청서에는 징계위원회 개최 일시, 장소만 기재되어 있을 뿐 징계사유가 기재되어 있지 아니한 사실, 2018. 1. 10.자 해고통보서에는 '피고 징계위원회 개최(2017. 12. 25.) 결과에 따라 원고에 대해 해고 및 근로계약 종료를 통보한다.'는 취지만 기재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에 따르면 이 사건 제1차 해고에 관하여 원고에게 보낸 어떠한 서면에도 구체적으로 원고의 어떠한 행위가 해고사유가 되는지에 관한 내용이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이 사건 제1차 해고는 그 절차상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위법이 있다.
징계사유의 존부
피고가 2017. 12. 25.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피고 취업규칙 제37조 및 제39조에 의거하여 원고를 문화재돌봄사업단 실장으로서의 업무 해태로 인한 ① 행정·회계업무 마비, ② 무단결근, ③ 공과금미납 등 업무처리지연으로 인한 국고손실금 발생 등을 이유로 해고한다.'고 결의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우선 징계사유 제1-①에 관하여 살펴보면, 제1심 법원의 문화재청장, C도지사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2017. 7. 12.부터 2017. 7. 13.까지 C도로부터 2017년 문화재돌봄사업에 관한 수행평가를 받은 사실, C도는 위 수행평가 결과 피고에 대하여 '지역별 상시근로자에 관련한 근태관리, 보험가입, 차량 운용 및 사고 수리비, 유류비 지출, 출장비 집행, 인력 채용 및 근태 관리, 자문위원회 개최, 모니터링 업무, 업무실적 관리, 재료 구입 및 수령, 만족도 조사'와 관련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전년도 수행평가 지적사항에 관한 개선의지가 부족하고, 평가 사전준비 및 태도가 불량하며, 경직된 조직문화로 인하여 구성원 사기가 저하되고 업무가 둔화될 우려가 있다. 다년간 사업수행 경험을 기반으로 현장실무능력은 우수한 편이나 모니터링 중요성에 관한 이해도가 낮고, 고택 중심의 경미수리분야에 치중된 활동으로 문화재돌봄사업이 추구하는 방향과 거리가 있다.'고 총평한 사실, 문화재청은 그 후 피고에 대하여 '사업추진방식의 비효율, 사업구조 개선노력 미흡, 잦은 이직으로 인한 업무만족도 저하 등이 향후 돌봄사업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고, 2014년부터 실시된 돌봄사업평가결과 개선 및 발전 기대가능성이 없으므로, 향후 돌봄사업 수행단체로 공모 선정함에 있어 이를 충분히 감안하여 돌봄사업에의 참여 배제 등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는 평가를 내린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제1심 법원의 문화재청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C도는 위 수행평가 당시 피고 소속 직원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는데, 피고 소속 일부 직원들은 '직장 분위기가 강압적이고, 삭막하며, 상사가 무시한다.
회장, 사무국장이 직원들을 윽박지르는 것 같이 말하는데, 회장, 사무국장과 자주 만나서 대화를 하고 싶다. 보복이 두렵고, 문화재청에 할 말을 적기 어렵다.'고 답변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원고 개인이 피고의 문화재돌봄사업단 실장 내지 사무국장으로서 업무를 해태하여 피고의 행정·회계업무가 마비되었고, 그로 인하여 피고가 2018년도 문화재돌봄사업자로 지정되지 못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음으로 징계사유 제1-②에 관하여 살펴보면, 이 사건 취업규칙 제8조 제2항에서 '질병이나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결근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7일 전에 승인을 받아야 한다. 다만, 불가피한 사유로 사전에 승인을 받을 수 없는 경우에는 결근 당일에라도 그 사유를 명확히 하여 사후 승인을 받아야 하며, 정당한 이유 없이 이러한 절차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 무단결근을 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갑 제3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2017. 10. 19.부터 2017. 10. 20.까지 연차를 신청하고 출근하지 아니하였고 사후에 피고가 연차를 승인한 사실, 원고가 2017. 10. 23.부터 2017. 10. 26.까지 피고의 사무실에 출근하지 아니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런데 갑 제2, 8호증, 갑 제9호증의 2, 을 제23호증의 1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가 2017. 10. 23.부터 2017. 10. 26.까지 4일간 휴가를 신청하는 내용의 2017. 10. 20.자 신청서를 작성하였고, 2017. 10. 25. G병원에서 갑상선초음파 진료를 받은 점, ② 피고의 대표자인 F가 2017. 11. 초순경 원고의 위 연차신청서에 사후적으로 결재를 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원고가 2017. 10. 23.부터 2017. 10. 26.까지 무단결근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근거가 없다.
마지막으로 징계사유 제1-③에 관하여 살펴보면, 을 제20호증은 피고가 스스로 미납부 내역을 정리하여 기재한 서류에 불과하여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 을제24호증의 1의 기재에 의하면, 2017. 11. 3. 이후 원고의 업무를 인수한 H이 2018. 1. 4. '업무 인수 후 피고의 공과금, 4대 보험료가 미납되어 결재 독촉이 계속되었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① 피고가 2017. 10. 24.경부터 원고에게 사직을 권유하고, 사무실에서 사용하던 책상의 잠금장치를 해제하는 등의 상황에서 실질적으로 원고가 업무를 수행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위 확인서에는 구체적인 미납내역이 기재되어 있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확인서의 기재만으로 원고가 2017. 9.경 및 2017. 10.경 공과금 납부업무를 해태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제1차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3조에 위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피고는 그 외에도 원고가 피고 소속 직원들에게 인격모독, 폭언 등으로 부당한 대우를 하였고, C도의 수행평가 당시 직원들로 하여금 인터뷰를 거부하도록 하였다는 점을 이 사건 제1차 해고의 징계사유로 주장한다. 을 제23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의 2017. 12. 25.자 징계위원회에서 '원고가 피고 소속 직원들에게 인격모독, 폭언 등을 하였고, C도의 수행평가 당시 직원들로 하여금 인터뷰를 거부하도록 하였다.'는 내용이 논의된 사실이 인정되나, 피고의 이 사건 제1차 해고 결의에는 징계사유 제1-①, ②, ③ 외에 원고의 피고 소속 직원들에 대한 부당한 대우나 인터뷰 거부 지시는 포함되어 있지 아니한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가 주장하는 위 사유는 이 사건 제1차 해고의 징계사유가 될 수 없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제1차 해고는 징계절차가 부적법하고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아니하여 무효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 사건 제2차 해고의 적법 여부
근로계약기간을 정하여 임용된 근로자는 원칙적으로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므로,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된 근로자에 대한 해임통지는 근로계약기간 만료의 통지에 불과할 뿐 당해 근로자를 부당하게 해고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7. 7. 25. 선고 96누1033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근로계약이 2017. 12. 31. 종료된 사실, 피고가 2018. 3. 17.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이 사건 제2차 해고를 결의한 사실, 피고는 2018. 3. 20. 원고에게 해당 내용을 기재한 내용증명을 발송하였고, 위 내용증명은 2018. 3. 21. 원고에게 도달한 사실, 원고는 2018. 3. 26.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피고의 재심징계위원회는 2018. 3. 30. 재심청구를 기각한 사실, 피고는 2018. 4. 2. 원고에게 해당 내용을 기재한 내용증명을 발송하였고, 위 내용증명은 그 무렵 원고에게 도달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이 사건 제2차 해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이 2017. 12. 31. 종료된 이후에 이루어졌으므로, 근로계약기간 만료의 통지에 불과할 뿐 원고를 부당하게 해고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소결론
먼저 피고의 임금지급의무에 관하여 살펴보면, 이 사건 제1차 해고는 무효이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은 계약기간 만료일인 2017. 12. 31.까지 유효한데, 원고는 2017. 11. 4.부터 계약기간 만료일인 2017. 12. 31.까지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였다. 그러므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2017. 11. 4.부터 2017. 12. 31.까지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한편, 을 제18, 1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원고가 2017. 11. 1.부터 2017. 11. 14.까지 근무한 것으로 보아 2017. 11.분 급여를 지급한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그 다음날인 2017. 11. 15.부터 2017. 12. 31.까지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아가 구체적인 임금 금액에 관하여 살펴보면, 갑 제1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상 원고의 임금은 월 1,967,160원인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017. 11. 15.부터 2017. 12. 31.까지의 임금 합계 3,016,312원[= 1,967,160원 × (16일/30일 + 1개월)]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러므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은 부적법하므로 각하하고, 임금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한다.
판사 이흥구(재판장) 송민화 황형주
각주1) 원고는 항소장에 항소취지로서 '1.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17. 10. 25.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라고 기재하였으나, 제1심의 소송 경과, 즉 원고가 당초 소장 청구취지에 위 항소장 기재와 같이 '1.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17. 10. 25.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라고 기재하였다가 제1심 변론 종결일인 2018. 4. 12. 제출한 청구취지변경신청서에서는 변경된 청구취지로 '1.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18. 3. 17.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라고 기재하여 변론기일에서 위 청구취지변경 신청서를 진술하였고, 항소제기 이후 원고가 제출한 준비서면에서 항소취지를 최종적으로 변경된 청구취지와 달리 소장 기재 청구취지에 따라 기재한 이유에 관하여 밝히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항소장의 항소취지는 오기임이 명백한 것으로 보아 제1심에서 최종적으로 변경된 청구취지에 따라 항소취지를 기재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