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고등법원판결

대구고등법원 2024. 1. 10. 선고 2023나11515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이 사건 소 중 이 법원에서 추가한 손해배상금 반환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3.

항소제기 이후의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1996. 1. 22. 피고에 경력사원으로 입사하여 전산실에서 근무한 사람이고, 피고는 방송사업, 광고사업, 출판업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는 2021. 3. 29. 피고에게 자신의 건강 악화 등을 이유로 희망퇴직일자를 2021. 5. 7.로 정한 명예퇴직원을 제출하였고, 피고는 심의위원회의 심의절차를 거쳐 2021. 4. 8. 명예퇴직 허가 결정을 하였으며, 피고의 명예퇴직 운영규정에 따라 명예퇴직금을 185,966,000원으로 산정하였다.

다.

피고는 원고의 퇴직예정일인 2021. 5. 7. 원고에게 징계사유가 발생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기존의 명예퇴직 허락을 취소한다는 통보를 하였고, 이후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를 진행하여 2021. 7. 1. 원고를 해고하였다.

라.

원고와 피고는 원고에 대한 해고 직후인 2021. 7. 8. 아래와 같은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하였다(이하 위 합의서에 의한 합의를 '이 사건 합의'라고 한다).

마.

피고는 2021. 7. 14. 원고에게 해고일을 기준으로 산정한 일반퇴직금 69,890,353원을 지급하였고, 원고는 2021. 7. 31. 피고에게 이 사건 합의서에서 정한 손해배상금 63,844,000원을 지급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2호증, 을 제4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가.

명예퇴직금 청구 부분

1)

피고의 단체협약 및 명예퇴직운영 규정 등을 살펴보더라도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이루어진 명예퇴직 허가를 사후에 취소하는 규정은 전혀 찾을 수 없으며 명예퇴직 허가 취소도 퇴사 효력이 발생한 2021. 5. 7. 00:00 이후에 이루어졌으므로, 피고의 명예퇴직 허가 취소는 이미 퇴사한 직원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효력이 없다. 또한 원고가 피고의 전산용품 구매계약, 홈페이지 등 유지보수계약, VOD제작 계약 등의 업무를 처리하면서 계약 상대방의 대표자가 원고의 배우자 또는 형수라는 것을 밝히지 않기는 하였으나, 일반적인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을 모두 이행하였으므로 이를 비위행위라고 보기 어렵고, 원고의 이러한 행위로 인하여 피고에게 손해가 생기지도 않았으므로, 피고는 이를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명예퇴직 허가결정의 취소 및 징계해고를 할 수 없다.

2)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피고 회사에서 정한 명예퇴직 운영 규정 제6조에 따라 산정된 명예퇴직금 185,966,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리고 피고는 2021. 5. 7. 원고의 퇴사를 기준으로 [별지 표] 기재와 같이 계산한 일반퇴직금 95,784,362원을 지급해야 하는데 2021. 7. 14. 69,890,353원만 지급하였으므로 그 차액인 25,894,009원을 더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는 또한 2021. 7. 14. 기준 명예퇴직금과 일반퇴직금의 합계 281,750,362원에 대한 근로기준법상 지연손해금 8,491,106원(= 281,750,362원 ×20%×55일/365일)도 지급할 의무가 있다<1>.

나.

손해배상금 반환청구 부분

원고는 이 사건 합의에 따라 피고에게 63,844,000원을 지급하였는데, 이 사건 합의는 피고가 위와 같이 부당하게 원고에 대한 명예퇴직 허가를 취소하고 징계해고 한 뒤 형사고소할 뜻을 비추어 궁박한 처지에 있는 원고에게 명예퇴직금과 일반퇴직금을 전부 포기하게 한 것이므로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또한 이 사건 합의는 피고가 원고를 형사고소하겠다고 압박하여 체결한 것이거나, 피고가 원고의 비위행위로 인한 손해배상금을 부풀려 원고를 기망하여 체결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따라서 피고는 부당이득반환으로서 원고에게 위 손해배상금 63,844,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3.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본안 전 항변 요지

원고와 피고는 2021. 7. 8. 합의서를 작성함으로써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 및 처리에 관하여 부제소합의를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예퇴직 허가 취소와 징계해고 등이 무효임을 주장하면서 피고에게 명예퇴직금 등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는 위 부제소합의에 반하는 것이므로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나.

항변에 관한 판단

1)

손해배상금 반환청구 부분에 관한 판단

원고와 피고는, 원고가 재직중 비위행위로 인한 징계해고 및 그에 따른 처리를 수용하고, 그에 관하여 일체의 민·형사상 소제기를 하지 않으며 피고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피고는 원고가 위 의무를 이행하는 조건으로 원고의 비위행위에 관하여 일체의 민·형사상 소제기를 하지 않기로 하는 내용으로 이 사건 합의를 한 사실은 기초사실에서 살펴본 바와 같고, 이는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 및 손해배상 청구에 관한 부 제소합의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소 중 원고가 지급한 손해배상금의 반환을 구하는 부분은 위 부제소합의에 반하는 것으로서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2)

명예퇴직금 청구 부분에 관한 판단

가)

계약당사자 사이에 어떠한 계약내용을 처분문서인 서면으로 작성한 경우에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고, 그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그 문언의 내용과 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계약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계약내용을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하는바, 특히 문언의 객관적 의미와 달리 해석함으로써 당사자 사이의 법률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초래하게 되는 경우에는 그 문언의 내용을 더욱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할 것이고(대법원 2008. 11. 13. 선고 2008다46531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소송법상의 권리를 근본적으로 제한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부제소합의에 있어서 그 합의의 효력이 미치는 범위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다.

나)

이 사건 합의서에는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할 손해배상금의 액수만이 기재되어 있을 뿐 원고가 지급받을 퇴직금의 액수 또는 명예퇴직금 지급여부에 관한 아무런 기재가 없는 점, 원고에 대한 명예퇴직 허가 취소의 효력 여부가 이 사건 합의의 대상인 '해고 및 처리'의 전제가 되는 것이기는 하나, 민법상 화해계약에 있어서도 화해의 목적인 분쟁 이외의 사항에 착오가 있는 때에는 취소할 수 있는데, 여기서 '화해의 목적인 분쟁 이외의 사항'에는 '분쟁의 전제 또는 기초가 된 사항'이 포함되는 점 등에 비추어보면, 이 사건 합의에 포함된 부제소합의에 원고의 피고에 대한 명예퇴직금 청구가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소 중 명예퇴직금 청구 부분에 관한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다.

원고의 재항변 등에 대한 판단

원고는 이 사건 합의가 불공정한 법률행위로서 무효이거나 피고의 사기 또는 강박에 의하여 체결된 것으로서 이를 취소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아래 본안에 관한 판단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피고가 원고에 대한 명예퇴직 허가 취소 또는 징계해고의 사유로 삼은 비위행위는 대부분이 실재하는 것으로 보이고, 명예퇴직 허가 취소가 무효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을 제5, 12, 13호증의 기재 및 제1심증인 C의 증언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의 비위행위와 관련하여 부정하게 지출된 계약금액을 204,458,000원(= E과 전산용품 구매 등으로 인한 물품대금 합계 15,238,000원 + 회사 홈폐이지 및 그룹웨어 유지 보수, 뉴스·프로그램 VOD 계약 등 용역계약비 합계 94,800,000원 + 원격훈련 시스템 임대차 관련 비용 합계 54,340,000원 + 사용하지 않은 F서버 임대차 관련 비용 합계 21,600,000원 + 기타 원고가 G으로부터 받은 장비 임대차 관련 비용 합계 18,480,000원)으로 파악하였는데, 원고는 피고에게 위 금액 중 홈페이지 및 그룹웨어 유지보수 비용, 원격훈련 임차료, 서버구입 비용 등 합계 75,304,000원을 변상할 의사가 있다는 의사를 밝힌 사실이 인정되고, 이 사건 합의에서 정한 손해배상금 63,844,000원은 원고가 변상 의사를 밝힌 75,304,000원보다 낮은 금액으로서, 원고의 일반 퇴직금(69,890,353원)을 고려하여 원고와 피고가 자율적으로 합의하여 정한 금액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보면, 이 사건 합의가 원고의 궁박·경솔·무경험을 이용해 체결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또한 원고의 비위행위 내용과 조사과정에서 보인 원고의 태도에 비추어 피고가 원고를 고소하려는 뜻을 보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합의가 원고의 강박에 의해 체결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피고가 파악한 부정지출금액을 확인하고 그 중 자신이 인정하는 금액을 밝히기도 하였으므로, 피고가 손해액에 관하여 원고를 기망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원고의 재항변은 이유 없다.

4.

명예퇴직금 지급 청구에 관한 본안 판단

가.

관련 법리

명예퇴직은 근로자가 명예퇴직의 신청(청약)을 하면 사용자가 요건을 심사한 후 이를 승인(승낙)함으로써 합의에 의하여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고, 이러한 합의가 있은 후에는 당사자 일방이 임의로 그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없으며, 이 합의에 따라 명예퇴직예정일이 도래하면 근로자는 당연히 퇴직되고 사용자는 명예퇴직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게 되는 것이나(대법원 2000. 7. 7. 선고 98다42172 판결 참조), 다만 위와 같은 명예퇴직 합의 이후 명예퇴직 예정일 도래 이전에 근로자에게 근로관계를 계속하게 하는 것이 곤란할 정도의 중대한 비위행위가 있는 경우에는 사용자로서는 명예퇴직의 승인을 철회할 수 있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참조). 그리고 명예퇴직 승인의 철회를 허용하는 위 법리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명예퇴직 합의 후 '새롭게 발생한 비위행위'와 '새롭게 인지한 비위행위'가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볼 수 없는 점, 명예퇴직을 허용할 수 없는 중대한 비위행위가 발견되었음에도 비위행위의 발생 시점이 명예퇴직 합의 전이라는 우연한 사정만으로 아직 퇴직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은 명예퇴직 승인의 철회가 제한된다면, 여전히 근로관계가 유지되고 있음에도 명예퇴직과 양립할 수 없는 해고 등의 징계는 사실상 불가능해지게 되고 사용자에게 명예퇴직제도에 따른 퇴직위로금 등을 추가로 지급하도록 강제하는 결과를 낳게 되는 점, 이는 징계권자의 징계재량권을 과도하게 제약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신뢰관계를 저버리는 행위를 한 근로자에게 사용자의 부담으로 오히려 더 많은 이익을 취득하게 하는 것으로 부당한 점 등을 고려하면, 앞서 본 '명예퇴직 합의 이후 명예퇴직예정일 도래 이전에 근로자에게 근로관계를 계속하게 하는 것이 곤란할 정도의 중대한 비위행위가 있는 경우'란 명예퇴직 합의 후 명예퇴직의 효력이 발생하기 전에 중대한 비위행위가 발생한 경우뿐만 아니라 '명예퇴직 합의 전 발생한 중대한 비위행위를 그 합의 이후 명예퇴직의 효력이 발생하기 이전에 사용자가 비로소 알게 된 경우'도 포함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22. 8. 25.자 2022다240353 판결 및 그 원심 참조).

나.

원고의 비위행위 존부 및 그 중대성에 관한 판단

1)

앞서 본 증거들 및을 제6, 7, 9, 10, 11, 12, 14호증의 각 기재, 당심 증인 I, J의 각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①

피고의 경영정책심의팀장 J은 2021. 4. 29.경 익명의 피고 직원으로부터 '피고 홈페이지 유지보수 계약과 방송 다시보기(VOD) 용역계약의 당사자인 E이 원고의 형수 D의 회사이고, 이후 VOD 용역계약을 납득할 만한 이유 없이 E에서 K으로 변경하였다. 또한 원격교육 장비 임대차계약을 처음에는 원고의 형수 회사와 체결하였다가 VOD 용역계약 변경과 비슷한 시기에 다시 G이라는 회사로 변경하였는데 위장계약이 의심된다'는 취지의 제보를 받고, 그 무렵 진상조사를 시작하였다.

②

조사결과, E의 대표자는 당초 원고의 배우자인 L이었다가 원고의 형수인 D으로 변경된 사실, 변경된 VOD 용역계약의 당사자인 K, M, 원격교육훈련 시스템 임대차계약의 상대방 G은 모두 명의만 빌려준 업체로서 피고로부터 받은 용역대금을 E(D)에게 송금한 사실 등이 드러났다.

③

피고는 2021. 5. 7. 인사심의위원회를 열어 원고에 대한 명예퇴직허락 취소여부를 심의하였는데, 원고는 당일 피고에게 경위서를 제출하였다. 위 경위서에서 원고는 홈페이지 유지보수, VOD작업 등을 일부 자신이 수행하였으며, E의 대표가 자신의 형수라는 사실을 회사에 알리지 않았다는 사실 등을 대체로 시인하였다.

④

피고 인사심의위원회는 원고에 대한 명예퇴직 허가를 취소하였고, 그 즉시'명예퇴직허락 취소통보서'를 카카오톡을 통해 전달하는 방법으로 원고에게 통지하는 한편, 피고의 인사담당 직원을 통해 원고에게 위 '명예퇴직허락 취소 통보서'를 직접 전달하였다. 원고는 2021. 5. 9. 출근한 뒤 이틀간 휴가를 냈다가, 5. 12. 출근 후 바로 무단이탈을 하는 등 잦은 복무이탈을 하였으며, 피고로부터 수차례 원고에게 출근 독촉 및 비위사실 조사 협조를 요청받고도 이에 불응하였다. 피고는 2021. 5. 27. 피고 상벌규정 제15조 제1항, 제2항, 제4항, 제6항, 제8항 등에 따라 무단결근 및 업무상 비리 등의 사유로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를 진행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2021. 7. 1. 원고를 징계해고하기에 이르렀다.

2)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에 대하여 명예퇴직 허가 취소 및 징계해고의 사유가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된다.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피고 상벌규정 제15조 제4항(직무와 관련하여 부정한 수단으로 자기 또는 특정인의 이익을 도모하였을 경우)에 해당하고, 그 자체로 회사 업무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행위이므로, 근로관계를 계속하게 하는 것이 곤란할 정도의 중대한 비위행위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며, 설령 결과적으로 일부 부분에서 경비절감의 효과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수는 없다.

다.

명예퇴직 허가 취소 가부에 관한 판단

1)

피고는 원고의 기망과 은폐로 인하여 위와 같이 중대한 비위행위를 명예퇴직허가 이후 제보를 통해 인지하게 되었고, 원고에게 소명기회를 부여하고 사실조사를 거쳐 비위행위를 확인하였는바,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피고는 원고에 대한 명예퇴직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 피고 인사규정 등에 명예퇴직 취소 가부에 관한 명시적인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여 달리 볼 수는 없다.

2)

원고는 2021. 5. 7. 00:00에 명예퇴직의 효력이 발생하였으므로 피고의 명예퇴직 허가 취소는 원고의 퇴직 이후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효력이 없다고 주장한다. 원고가 명예퇴직원에 기재한 '희망퇴직일자'가 2021. 5. 7.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일반퇴직이든 명예퇴직이든 그 인사명령에 기재된 '퇴직일자'는 퇴직절차와 정리를 마무리 하는 날을 의미한다고 여겨지고, 피고의 경우에 이와 달리 명예퇴직 효력 발생시가 희망퇴직일의 00:00라고 인정할 만한 인사규정 등 객관적인 근거규정이나 관행이 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는 점, 피고는 직원이 퇴직하는 경우 퇴직일 다음 날 4대 보험의 상실신고를 하였는바 '퇴직일'을 '고용관계가 유지되는 마지막 근무일'로 인식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는 원고에 대한 퇴직금을 산정함에 있어서도 퇴직금 대상 재직일수를 해고일자인 2021. 7. 1.을 포함해 계산한 점, 일반적으로 일주일 또는 한 달을 단위로 근무일을 정하는 것이 자연스러운데, 2021. 5. 7.은 금요일이어서 원고도 위 날을 마지막 근무일로 인식하였을 가능성이 높은 점 등에 비추어보면, 명예퇴직의 효력이 2021. 5. 7. 00:00에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위 날짜는 마지막 근무일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설령 명예퇴직의 효력이 2021. 5. 7. 00:00에 발생하였다고 보더라도, 피고는 원고에게 명예퇴직 승인을 하지 않을 사유가 없다고 착오하여 원고의 명예퇴직신청을 허가한 것이고, 이러한 피고의 착오는 법률행위의 중요한 부분에 관한 착오에 해당하므로, 민법 제109조 제1항에 따라 취소가 가능한데, 피고는 이를 이유로 2021. 5. 7. 명예퇴직 허가의 의사표시를 취소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라.

소결

따라서 피고의 원고에 대한 명예퇴직 허가 취소는 유효하고, 이와 다른 전제에서 명예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명예퇴직금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고, 이 사건 소 중 당심에서 추가한 손해배상금 반환청구 부분은 부적법하므로 각하해야 한다.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원고의 소를 각하한 제1심판결은 부당하나, 제1심에서 본안판결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심리가 되었다고 인정되므로 민사소송법 제418조 단서에 따라 제1심법원으로 환송하지 않고 본안판결을 하되, 다만 원고만이 불복하여 항소한 이 사건에서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상 항소인인 원고에게 불이익하게 제1심판결을 취소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할 수는 없으므로 제1심판결을 유지하기로 한다. 따라서 제1심판결에 대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고, 이 사건 소 중 당심에서 추가한 손해배상금 반환청구 부분을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손병원(재판장) 김형호 박경모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