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이 사건 처분의 경위
다음과 같은 이 사건 처분의 경위에 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원고회사는 건설기계대여업 등을 사업목적으로 1994. 10. 29. 설립된 회사로서 그 소유의 중기 1대와 차주들로부터 지입받은 중기 22대로 건설기계대여업을 영위하여 왔다.
위 각 중기의 조종사중 17명이 소외 C을 대표자로 하여 B노동조합(이하 소외 노동조합이라 한다)을 결성한 다음, 1995. 5. 31. 노동조합법 제13조 제1항의 각 사항을 기재한 노동조합설립신고서에 규약을 첨부하여 피고에게 제출하자, 피고는 그 신고의 구비요건에 대한 형식적인 심사를 하여 이를 수리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고 소외 노동조합에게 위 신고서가 수리되었음을 표시하는 신고증을 교부하였다.
원고의 주장
원고회사는, 지입된 중기의 경우에는 원고회사가 보유한 시설을 공동으로 사용하게 하고 사업운영의 행정업무를 대행하여 주는 대가로 약간의 관리비를 받고 있을 뿐, 지입차주들이 직접 조종사를 채용하고 월급과 퇴직금을 지급하며 독자적으로 영업행위를 하고 있으므로, 지입된 중기의 조종사의 경우에는 원고회사와의 사이에 고용관계가 존재한다고 할 수 없다 할 것인데, 소외 노동조합을 결성한 17명중 원고회사가 고용한 원고회사 소유 중기의 조종사는 2명 뿐이고, 나머지 15명은 모두 지입된 중기의 조종사들이므로(또한 소외 D의 경우에는 지입된 중기의 조종사인 동시에 지입된 중기의 차주이다), 위 15명이 원고회사의 피용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소외 노동조합의 설립은 위법하고, 따라서 피고로서는 위법한 소외 노동조합의 설립신고서를 수리하지 아니하고 반려하여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와 같은 잘못을 간파한 채 이를 수리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으니, 이는 위법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원의 판단
본안에 대하여 판단하기에 앞서 직권으로 이 사건 처분의 상대방이 아닌 제3자인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의 이익이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무릇 취소소송은 당해 소송의 대상인 처분의 상대방이 아닌 제3자라도 그 처분으로 인하여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을 침해당한 경우에는 그 처분의 취소 또는 변경을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그 당부의 판단을 받을 법률상 자격이 있다 할 것이나, 이 경우 법률상 이익이 있다는 것은 당해 처분의 근거법률에 의하여 보호되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익이 있는 경우를 말하고, 다만 간접적이거나 사실적, 경제적 이해관계를 가지는데 불과한 경우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할 것이다.
노동조합을 설립하고자 할 때에는 노동조합법 제14조의 필요적 기재사항을 갖춘 규약을 첨부하여 제13조 제1항 각호의 사항을 기재한 노동조합설립신고서를 행정관청에 제출하여야 하고, 행정관청이 제13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설립신고서를 접수한 때에는 노동조합법시행령 제8조 제1항 각호에 해당되지 아니하는 한 접수한 날로부터 3일 이내에 신고증을 교부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그런데 위 각 법령에서 노동조합 설립시에 행정관청에 신고하도록 규정하는 취지는 행정관청으로 하여금 노동조합에 대한 효율적인 조직체계의 정비관리를 통하여 그 보호, 육성 내지 지도, 감독에 철저를 기하기 위한 노동정책적인 고려에서 마련된 것으로 풀이되고, 행정관청이 노동조합설립신고서를 심사함에 있어 노동조합법 제3조 규정의 요건(자주성)에 관하여는 실질적인 심사를 하여야 할 것이나 노동조합법 제13조 제1항과 제14조 규정의 요건(민주성)에 관하여는 형식적인 심사로도 족하다고 풀이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제3자로서는 노동정책적인 면에서 그 신고가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형식적인 심사를 거쳐 이를 수리하는 준법률행위적 행정행위만을 하는 행정관청에 대하여 그 수리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익은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의 경우에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소외 노동조합이 설립신고서를 제출하고 피고가 이를 수리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으나, 제3자의 지위에 불과한 원고로서는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익이 있다고 할 수는 없고, 다만 간접적이거나 사실적, 경제적 이해관계를 가지는데 불과하다 할 것이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소는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할 것이므로, 본안에 관하여 판단할 필요도 없이 이 사건 소를 각하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원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1996. 6. 14.
판사 최덕수(재판장) 김학윤 사공영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