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판결

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 2016. 12. 9. 선고 2014가합2433 판결

2014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피고 회사는 프랑스계 자동차 부품회사인 'H'가 1999. 7.경 I 주식회사의 경주사업본부를 인수하여 설립한 회사로서, 상시 근로자 880여 명을 사용하여 교류발전기, 시동모터 등 자동차 부품을 제조하여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는 등 자동차산업용부품의 설계, 제조, 판매 및 일반상업회사로서의 업무수행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회사이다.

2)

원고들은 아래 의 입사일자란 기재 각 일시에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조장 또는 사원으로 근무하던 중 아래 표의 무급휴직신청일 무렵 무급휴직처분을 받은 J노동조합(금속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을 조직대상으로 하여 구성된 전국 규모의 산업별 노동조합이다. 이하 'J노조'라 한다) 또는 J노조 경주지부(이하 '경주지부'라 한다) 소속 K지회(이하 'K지회' 또는 '지회'라 한다)의 조합원인 사람들이다.

나.

노사분쟁 상황

1)

K지회의 태업 및 파업 등과 피고 회사의 직장폐쇄 경위

가)

피고 회사는 경비직 근로자의 고비용 구조를 개선하기 위하여 2010. 2. 4. 제1·2공장의 경비직 근로자 13명 중 생산직 배치전환을 희망하는 5명은 생산직으로 배치하고 나머지는 제2공장 경비업무를 전담하도록 한 다음, 제1공장의 경비업무를 용역회사에 맡기는 조치를 단행하였다.

나)

K지회는 2010. 2. 4. '경비업무 외주화는 단체협약을 위반한 것이므로 철회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주간근무조의 연장근로(2시간)와 야간근무조의 야간근로(2시간)를 거부하였고, 다음날인 2010. 2. 5. 조합원 총회에서 찬반투표를 하여 재적 조합원 92.1%의 찬성으로 쟁의행위를 가결한 후 2010. 2. 9.부터 2010. 2. 12.까지 '10시간 근무에 생산량을 70%로 줄이는 태업'을 실시하였다. 이에 대구지방노동청 포항지청은 2010. 2. 10.경 K지회에 '전환배치된 경비원의 원상복귀와 경비업무의 외주화 저지를 위한 집단행동은 정당한 쟁의행위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불법 집단행동의 철회를 촉구하기도 하였다.

다)

피고 회사는 위 쟁의행위 등 K지회의 집단행동에 대응하여 2010. 2. 16. 06:30경부터 피고 회사의 승용공장, 상용공장 전체에 대하여 K지회 조합원의 출입을 전면금지하는 내용의 직장폐쇄를 단행하였다.

라)

K지회는 2010. 2. 17. 피고 회사 앞에서 집회를 개최하면서 피고 회사에의 진입을 시도하였고, 2010. 3. 2. 및 2010. 3. 3. 피고 회사 정문에서 집회를 개최하고 피고 회사에의 진입을 시도하면서 피고 회사 북문 및 경비실 유리창을 파손하고 경비원 3명을 다치게 하였으며, 2010. 3. 4. 경주와 포항을 연결하는 7번 국도를 점거하기도 하였다. 그 무렵 J노조 경주지부는 K지회를 지원하기 위해 연대투쟁지침을 발표하였다.

마)

피고 회사와 K지회는 2010. 3. 10. 및 2010. 3. 16. 실무협의회를 진행하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였고, 경주경찰서는 2010. 3. 16. K지회와의 불법 연대파업을 이유로 J노조 경주지부 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하였으며, K지회 지회장이던 L 와 J 노조 경주지부장이던 M은 2010. 3. 26. 업무방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되었다.

바)

K지회는 2010. 3. 16.부터 2010. 5.경까지 파업에 불참한 조합원 등의 집 앞에서 피켓시위를 하였고, 경주 시내 등지에서 3보 1배 투쟁을 하면서 시민에게 '피고 회사 제품의 품질을 장담할 수 없다'는 내용의 유인물을 배포하였으며, N 주식회사의 전주공장 등 피고 회사의 고객사를 돌며 '피고 회사에서 납품된 부품에 대해 전수검사를 해야 한다'는 등의 유인물을 배포하였고, 피고 회사의 고객사인 O 관계자가 사업장을 방문할 때 '일용직이 만든 제품의 품질은 확실하지 않다'는 내용의 일본어 현수막을 걸었으며, 'P 대회'와 경주시 Q 공원에서 개최된 'R 행사' 등에서 피고 회사를 비방하는 내용의 유인물을 배포하였고 자전거 선전전을 진행하였으며 피고 회사의 공장 부근에서 천막농성을 지속해서 전개하였다.

사)

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이 2010. 5. 19. K지회 조합원들이 신청한 직장폐쇄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인용하는 결정(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 2010카합58호)을 하자, 피고 회사는 2010. 5. 25. 08:00경부터 직장폐쇄를 철회하면서 2010. 5. 24. 24:00까지 업무에 복귀하지 않은 조합원 58명에 대하여 자택 대기발령을 내렸는데, 위 대기발령자들은 2010. 5. 26.부터 2010. 5. 31.까지 수차례에 걸쳐 피고 회사에의 진입을 시도하였다.

2)

K지회의 조직형태 변경의 경위 및 내용 등

가)

직장폐쇄가 장기화되자 K지회의 조합원들은 2010. 4. 20.경 S, T을 공동대표로 하는 'U단체'(이하 'U단체'라고 한다)을 조직하였고, S은 2010. 5. 18. 'K지회의 조직형태 변경을 안건으로 하는 총회를 같은 달 19일 개최한다'는 공고를 한 후 2010. 5. 19. 재적 조합원 606명 중 543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합원 총회(이하 '제1차 총회'라고 한다)를 개최하여 ① 산업별 노동조합의 지회인 K지회의 조직형태를 기업별 노동조합인 V노동조합으로 변경하고(이하 '조직형태 변경 결의'라 한다), ② V노동조합의 규약을 제정하며(이하 '규약 제정 결의'라고 한다), ③ S을 위원장, W을 사무국장으로 선출하는(이하 '임원 선출 결의'라 한다) 내용으로 결의를 하였다.

나)

K지회의 임원들이 제1차 총회의 소집절차상 하자가 있고 조직형태 변경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을 하자, S을 비롯한 조합원 471명은 2010. 5. 24. 대구지방노동청 포항지청장에게 총회 소집권자의 지명요구를 하였다. 위 포항지청장은 같은 날 K지회장인 L에게 조직형태 변경을 안건으로 하는 총회의 개최를 권고하는 한편 2010. 5. 25.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총회 소집권자의 지명의결을 요청하였다.

다)

J노조 경주지부장은 2010. 6. 3. '조직형태 변경을 안건으로 하는 K지회의 총회를 같은 달 10일 개최한다'는 공고를 하였으나,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10. 6. 4. J노조 경주지부장이 소집공고한 총회의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로 S을 총회 소집권자로 지명하는 의결을 하였고 그에 따라 대구지방노동청 포항지청장은 S을 K지회의 총회 소집권자로 지명하였으며, S은 2010. 6. 4. 총회소집을 공고하였다.

라)

K지회는 2010. 6. 7. 조합원 601명 중 550명이 참석한 조합원 총회(이하 '제2차 총회'라 한다)를 개최하여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 결의(참석인원의 97.5%인 536명 찬성), 이 사건 규약 제정 결의(참석인원의 97.3%인 534명 찬성), 이 사건 임원 선출 결의(참석인원의 89.2%인 492명 찬성) 등 제1차 총회와 같은 결의를 하였다.

마)

V노동조합은 2010. 6. 7. 경주시장에게 노동조합 설립신고를 하였고, 경주시장은 같은 날 이를 수리하였다.

다.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의 경위

1)

피고 회사는 원고들을 포함한 징계대상자들에게 2010. 6. 11.부터 개최되는 징계위원회에 참석할 것을 통보하였고 이 사건 제1, 2차 총회에서 V노동조합 위원장으로 선출된 S으로부터 근로자 측 징계위원 5인을 추천받아 징계위원회(이하 '이 사건 징계위원회'라 한다)를 구성하였다. 징계위원회는 간부급 조합원들인 원고들에 대하여 아래 에서 보는 바와 같이 해고의 징계처분을 의결(이하 '이 사건 징계의결'이라 한다)하였다. 한편, 이 사건 징계의결 당시 원고 C는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개인별 비위행위의 대부분을 시인하였고, 나머지 원고들은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별지1] 기재 개인별비위행위를 전부 시인하였다(을 제2 내지 7호증, 이하 위 징계처분의 사유를 '이 사건 징계사유'라 한다).

2)

이 사건 징계의결 이후 피고 회사는 원고들에게 무급휴직을 신청할 경우 징계해고하지 않고 무급휴직처분을 하겠다고 제안하였고, 원고들은 위 에서 보는 바와 같이 무급휴직 신청서를 제출하였으며, 피고 회사는 원고들에 대하여 에서 보는 바와 같은 무급휴직 처분(이하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라.

관련 법령 및 규정

이 사건과 관련된 법령 및 K지회의 제반규정은 [별지2]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8, 31, 36, 37, 68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가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가.

원고들의 주장

1)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은 원고들의 행위에 대한 징계의 의미로 단행된 것으로서 실질적으로 징계이다. 따라서 피고 회사는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을 함에 있어서 단체협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노·사 동수로 구성된 징계위원회를 개최한 다음 징계위원회에서 징계를 의결하여야 하나, 피고 회사는 징계위원회를 개최함이 없이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은 무효이다. 설령 이 사건 징계위원회를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의 징계위원회로 볼 수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은 K지회의 조합원들이므로 단체협약에 따라 조합원들을 징계할 경우 노·사 동수로 구성된 징계위원회를 개최한 다음 징계위원회에서 징계를 의결하여야 하고 근로자 측 징계위원은 K지회의 대표자인 L가 지명하는 자로 구성하였어야 하는데, 이 사건 징계위원회는 L가 지명한 징계위원들로 구성된 것이 아니므로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은 당연무효이다.

2)

피고 회사는 J노조 K지회를 말살시키기 위하여 직장폐쇄를 단행하였고, 직장폐쇄 과정에서 X의 자문을 받아서 조합원들을 선별 복귀시켜 K지회의 조직력을 약화시켰으며, 이를 바탕으로 U단체를 통해서 조직형태 변경 결의에 나아갔고, 조직형태 변경 결의 이후에도 어용노조에 반대할 것이 분명하고 조합원들에게 영향력이 있는 원고들과 일반 조합원들을 분리하여 K지회를 말살하고 어용노조인 V노동조합을 유지하고 보전하기 위한 의도에서 원고들에 대해서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을 단행한 것이므로,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81조 제1호, 제5호의 불이익취급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나.

피고의 주장

1)

피고 회사의 원고들에 대한 징계절차 진행 중 원고들은 피고 회사에 남기 위해 스스로 피고 회사에 무급휴직을 신청하였고, 피고 회사는 이를 받아들여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을 한 것이므로,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은 징계처분이 아니고, 부당노동행위도 아니다.

2)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은 2010. 7.경 있었는데 원고들은 그로부터 약 4년간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거나 다투지 않다가 2014. 7.경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는바,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실효의 원칙에 위배된다.

3.

판단

가.

징계절차상 하자로 인하여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이 무효라는 주장에 관한 판단

1)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에 징계절차를 요하는지 여부

가)

휴직이란 근로자를 그 직무에 종사하게 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적당하지 않은 사유가 발생한 때 근로자의 지위를 그대로 두면서 일정한 기간 그 직무에 종사하는 것을 금지시키거나 근로제공의무를 면하게 하는 사용자의 처분으로, 징계처분에 속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정직'과 구별된다. 휴직은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표시로 행해지는 인사처분인 '직권휴직'과 근로자의 청구와 사용자의 승인, 즉 양당사자의 합의에 의해 행해지는 '의원휴직'으로 나눌 수 있다. 의원휴직은 사용자와 근로자의 합의에 의한 것으로서 단체협약에서 정한 징계절차 등 별다른 절차가 요구되지 않는다.

나)

원고들은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이 피고 회사의 일방적 강요에 의한 것으로서 사실상 징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피고 회사는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이 원고들의 신청에 의한 의원휴직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앞서 본 사실 및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은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이 사건 무급휴직신청서를 제출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달리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이 피고 회사가 강요하여 무급휴직의 의사가 없는 원고들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무급휴직신청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경우로서 형식은 의원휴직이나 그 실질은 피고 회사의 일방적 의사에 의한 직권휴직 또는 징계라고 보기 어렵다.

①

원고들은 피고 회사의 무급휴직 권유를 받아들여 이 사건 무급휴직신청서를 작성·제출하였다. 그런데 당시 원고들은 이 사건 징계의결 절차에서 이 사건 징계사유를 전부 또는 대부분 시인한 상황이었고, 이 사건 징계위원회는 원고들에 대한 징계해고를 의결하여 별다른 사정이 없는 한 원고들은 징계해고를 당할 상황이었는바, 이러한 상황에서의 피고 회사의 무급휴직 권유는 2010. 2. 이후의 일련의 노사분쟁과 관련 한 피고 회사의 원고들에 대한 타협책의 제시였고, 원고들이 이를 받아들여 이 사건 무급휴직신청서를 작성·제출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②

원고들은 이 사건 징계의결에 따른 징계해고를 당할 상황에 이르게 되자, 그러한 징계에 대한 이의 절차, 행정소송 등의 불복절차를 밟을 것인가 아니면 피고 회사에서 타협적으로 제시한 무급휴직을 신청할 것인가에 관하여 숙고한 후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무급휴직신청을 선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③

원고들은 J노조 조합원들로서 J노조 측으로부터 충분한 법적 조력을 받을 수 있는 위치에 있었던 것으로 보임에도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에 대하여 이의절차, 행정소송 등 징계처분에 대하여 거치는 통상의 불복절차를 밟은 사실이 없고, 이 사건 소도 이 사건 무급휴직신청서 제출일로부터 약 4년이 경과하였고 무급휴직 종료일로부터도 약 2년이 경과한 시점에 제기하였는바, 이는 원고들도 이 사건 무급휴직신청이 피고 회사의 강요에 의한 것이라거나,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의 실질이 직권휴직 또는 징계라는 인식이 희박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④

한편, 원고들은 피고 회사의 부사장 Y, 공장장 Z, U단체의 T이 원고들에게 '무급휴직 2년 또는 1년 6월을 받아들여라. 무급휴직 2년을 선택하면 2년을 다 채우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빨리 정상화되면 빨리 불러줄 수 있다. 무급휴직을 하지 않으면 해고할 수밖에 없고, 손해배상과 가압류를 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로 협박과 회유를 하면서 무급휴직을 선택할 것을 강요하였고, 원고들은 피고 회사 측의 위와 같은 강요에 의해 이 사건 무급휴직신청을 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위 Y 등이 원고들에게 위와 같이 말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

따라서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은 의원휴직으로서 단체협약에서 정한 징계절차 등 별다른 절차를 요하지 않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절차적 하자 주장은 이유 없다[설령, 원고들 주장과 같이 피고 회사의 강요에 의해 원고들이 무급휴직의 의사가 없음에도 어쩔 수 없이 무급휴직신청서를 작성·제출하여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에 이르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이 경우의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의 형식은 의원휴직이나 실질적으로 피고 회사의 일방적 의사에 의한 휴직, 즉 '직권휴직'에 해당한다 할 것인데, 단체협약상 휴직(직권휴직, 의원휴직 포함)이 징계처분의 하나로 규정되어 있지 아니한 이상 위 직권휴직처분을 함에 있어서 징계에서 요구되는 절차를 거칠 필요는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0. 6. 23. 선고, 98다54960 판결, 대법원 1995. 3. 10. 선고 94누11880 판결의 취지 참조)].

2)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에도 징계절차를 요한다고 볼 경우의 가정적 판단

가)

원고들은,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은 사실상 징계에 해당하나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 이전에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은 당연무효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설령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을 징계로 볼 경우에도, 그 징계사유는 이 사건 징계위원회에서 인정된 징계사유(이 사건 징계사유)와 동일한 점, 다만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은 징계해고를 무급휴직처분으로 감경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징계사유에 기한 원고들에 대한 징계의결을 위해 개최된 이 사건 징계위원회를 이 사건 무급휴직의 징계위원회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피고 회사는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 이전에 징계위원회를 개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나)

원고들은, 설령 이 사건 징계위원회를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의 징계위원회로 볼 수 있다 하더라도, 이 사건 징계위원회의 근로자 측 징계위원은 K지회의 대표자인 L가 지명하는 자들로 구성되었어야 함에도 그렇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징계위원회 구성에 하자가 있어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도 당연무효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징계위원회의 구성에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①

앞서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K지회가 2010. 6. 7. 제2차 총회를 개최하여 재적조합원 601명 중 550명 출석, 출석인원의 97.5%인 536명의 찬성으로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 결의를 하였는바, 이는 재적조합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조합원 2/3 이상의 찬성에 의한 총회의 의결을 거쳐 조직형태를 변경할 것을 요건으로 정한 노동조합법 제16조 내지 K지회 규칙 제21조 제2호의 요건을 충족한다. 따라서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 결의는 유효하다(대법원 2016. 2. 19. 선고 2012다96120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6. 11. 30. 선고 2016나4909 판결 참조).

②

이 사건 제2차 총회는 제1차 총회 결의를 추인하기 위한 총회였는데, 이미 제1차 총회에 조합원 601명 중 544명이 참석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제2차 총회의 안건은 이미 조합원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었다고 보아야 하므로, 제2차 총회의 소집 절차와 안건 공고의 내용과 관계없이 제2차 총회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임원 선임 결의도 유효하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위원회 개최 무렵 V노동조합의 대표자는 이 사건 임원선임 결의를 통해 선임된 위원장 S이었다.

③

단체협약 제25조 제1호는 '조합원에 대한 징계위원회는 노사 각 5인씩으로 구성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피고 회사는 이 사건 징계위원회 개최 전 원고들에게 이 사건 징계위원회에 참석할 것을 통보하였고, V노동조합에 징계위원회 구성을 위한 근로자 측 징계위원 5명의 명단을 통보해 줄 것을 요청하였으며, 그 후 S으로부터 S을 비롯한 5명의 근로자 측 징계위원을 통보받아 사용자 측 징계위원 5명과 함께 이 사건 징계위원회를 구성하였는바,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 결의 및 이 사건 임원 선임 결의가 유효한 이상, V노동조합의 대표자 S이 선정한 5명의 근로자 측 징계위원들과 사용자 측 징계위원 5명으로 구성된 이 사건 징계위원회의 구성에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나.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을 함에 있어서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사유와는 달리 실질적으로는 근로자의 정당한 노동조합활동을 이유로 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있어서는 그 불이익한 처분은 부당노동행위라고 보아야 할 것이지만, '정당한 사유가 있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을 한 경우'에 있어서는 비록 사용자가 근로자의 노동조합활동을 못마땅하게 여긴 흔적이 있다거나 사용자에게 반노동조합의사가 추정된다고 하더라도 그 사유가 단순히 표면상의 구실에 불과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므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1. 1. 27. 선고 2008두13972 판결, 대법원 1997. 7. 8. 선고 96누6431 판결 등 참조).

2)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대로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면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은 무효가 되므로(대법원 2016. 3. 24. 선고 2013두12331 판결, 대법원 1992. 11. 13. 선고, 92누9425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앞서 본 증거들 및 갑 제28, 29, 31, 41 내지 6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K지회는 피고 회사가 경비업무 일부를 용역회사에 맡긴 것에 반발하여 2010. 2. 9.부터 2010. 2. 12.까지 태업을 하였고, 피고 회사가 이에 대항하여 2010. 2. 16.부터 공장 전체에 K지회 조합원들의 출입을 금지하는 직장폐쇄를 실시하자, 이후 K지회 조합원들은 공장에 들어가거나 집회를 개최하는 등 K지회와 피고 회사 사이의 관계가 악화된 사실, ② 피고 회사와 노무법인 X(이하 'X'이라 한다)과 사이에 2010. 4. 16.자로, 피고 회사의 노사관계 관련 문제를 '현안'이라 지칭하면서, X이 향후 5개월 동안 피고 회사에게 노사관계와 관련된 제반 사항에 관한 자문을 제공하고, 피고 회사는 X에 매월 보수를 지급하되'상생의 노사관계가 정착된 경우' 성공보수를 따로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컨설팅계약서가 작성된 사실, ③ X은 2010. 3. 30.자로 '쟁의행위 전략회의'라는 문건을, 2010. 4. 6.자로 '쟁의행위 대응 전략회의'라는 문건을 작성하였는데, 그 문건들은 피고 회사가 직장폐쇄를 유지하면서 협력적인 노사관계의 구축을 위하여 K지회의 조합원 수가 감소하도록 조합원들의 탈퇴를 유도하고 K지회의 조직형태를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었으며, X은 이후 4차례에 걸쳐 이와 같은 방안을 보다 구체화하여 K지회 집행부의 불신임결의가 이루어지도록 함으로써 새로운 집행부를 구성하거나 K지회의 조직형태를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변경하는 구체적인 절차까지를 내용으로 담은 '쟁의행위 대응 전략회의'라는 문건을 작성한 사실, ④ K지회의 일부 조합원들은 S 등을 대표로 하여 2010. 4. 20. U단체를 조직하였고, 이들이 주축이 되고 K지회로부터 이탈한 조합원들이 합세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2010. 5. 19. 및 2010. 6. 7. K지회의 조직형태를 기업별 노동조합인 V노동조합으로 변경하는 조직형태 변경 결의 등이 이루어진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나)

그러나 한편, 앞서 본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이 실질적으로는 원고들의 노동조합활동을 이유로 한 것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은 이 사건 징계의결 절차에서 이 사건 징계사유를 전부 또는 대부분 시인한 상황이었고, 이 사건 징계위원회는 원고들에 대한 징계해고를 의결하여 별다른 사정이 없는 한 원고들은 징계해고를 당할 상황이었는바, 이러한 상황에서 피고 회사가 타협책으로 무급휴직을 제의하자, 원고들로서는 이 사건 징계의결에 따른 징계해고 처분을 받은 후 그 징계를 다툴 것이냐 아니면 무급휴직 제의를 수용할 것이냐의 선택의 기로에서,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타협책으로서의 이 사건 무급휴직 제의를 수용하고 무급휴직처분을 신청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은 사용자인 피고 회사의 일방적 의사표시에 의한 '직권휴직'이 아니라, 이 사건 징계사유로 인한 징계와 관련한 타협책으로서 피고 회사가 제시하고 원고들이 이를 받아들여 행해진 것으로서 양측의 합의에 의한 '의원휴직'에 해당한다는 특수성이 있으므로,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있다.

②

원고들은 J노조 조합원들로서 J노조 측으로부터 충분한 법적 조력 등을 받을 수 있는 위치에 있었던 것으로 보임에도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에 대하여 이의절차, 행정소송 등 징계처분에 대하여 거치는 통상의 불복절차를 밟은 사실이 없고, 이 사건 소도 이 사건 무급휴직신청서 제출일로부터 약 4년이 경과한 시점에 제기하였는바, 이는 원고들도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이 불이익취급의 부당노동행위라는 인식이 미약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김성열(재판장) 정순열 이성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