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판결

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 2021. 12. 21. 선고 2021가단940 판결

주문

1.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16. 10. 27.경 주식회사 B(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과의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제관공으로 채용되었다.

나.

원고는 2017. 5. 15. 이 사건 회사의 옥외 철자재 절단 작업라인에서 동료 근무자와 2인 1조로 반자동 가스절단기를 이용하여 철강재 제품을 절단하던 중 작업대에서 내려오다가 절단되어 기울어진 철강재를 피하던 중 바닥에 넘어졌는데, 그 철강재가 원고의 다리 위로 떨어져 양쪽 다리 등이 골절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를 당하였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우측 오금동맥의 외상성파열, 우측 슬관절 경골 근위부 골절, 좌측 제1족지 개방성골절, 좌측 족관절 양과 골절, 좌측 경골-비골 개방성골절 등의 상해를 입었다. 원고의 요양은 2019. 6. 11. 종결되었다.

라.

원고는 2019. 6. 18.경 장해급여를 신청하여 6급 판정을 받았으며, 장해급여로 1,825,860원을 지급받았다.

마.

이 사건 회사는 중장비 기계 부분품 제작업 등을 목적사업으로 영위하는 회사로서 대구지방법원으로부터 2017회합151호로 2018. 1. 9. 회생절차개시결정을, 2018. 6. 26. 회생계획인가결정을 각 받았다. 피고는 2019. 7. 1. 이 사건 회사의 관리인으로 선임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회사는 이 사건 사고 당시 안전관리책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안전관리요원 배치, 안전교육 실시 등의 안전조치를 전혀 실시하지 않았다. 이 사건 회사의 산업안전보건법 상의 안전의무불이행 때문에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이 사건 회사의 관리인인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의 위자료로서 42,680,000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3.

이 사건 소의 적법 여부

직권으로 이 사건 소가 적법한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을 당하는 경우 해당 근로자는 근로기준법 제78조 내지 제80조에 따라 사용자에 대하여 요양ㆍ휴업ㆍ장해보상을 청구할 수 있고, 이와 별도로 민법상의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 경우 근로기준법에 의하여 인정되는 재해보상책임과 민법상의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은, ① 재해보상의 경우 사용자에게 과실이 없는 경우에도 책임이 인정되는 반면(다만 근로기준법 제81조에 의하면 휴업ㆍ장해보상에 관하여는 근로자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 일정한 요건 하에 사용자가 면책될 수 있다), 민법상의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의 경우 사용자의 고의 또는 과실을 요한다는 점, ② 재해보상의 경우 그 보상액이 정액ㆍ정률화되어 있는 반면, 민법상의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의 경우 그와 같은 제한이 없는 점, ③ 재해보상청구권의 경우에는 그 양도나 압류가 금지되어 있는 반면, 민법상의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청구권의 경우에는 그와 같은 제한이 없다는 점 등 그 인정요건, 인정금액 등에 있어서 차이가 난다. 이러한 재해보상은 입법자가 사회정책적 차원에서 근로기준법에 일종의 사회보장제도를 설정해 놓은 것으로, 일반적인 손해배상제도와 달리 공익성을 띤다.

이와 같이 근로기준법상의 재해보상책임과 민법상의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은 명백히 구별되는 것으로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 한다)이 제179조 제1항 제10호에서 근로자의 ‘재해보상청구권’만을 공익채권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 채무자회생법이 재해보상금청구권을 공익채권으로 규정한 취지는 사회정책적인 이유에서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이에 상응하는 것은 일반적인 손해배상청구권이 아니라 공익성을 띠는 사회보장제도로서의 재해보상청구권이라고 해석함이 타당한 점, 채무자회생법상 공익채권은 회생절차에 의하지 않고도 수시로 변제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제180조), 채무자회생법이 재정적 어려움으로 인하여 파탄에 직면해 있는 채무자에 대하여 채권자ㆍ주주 등 이해관계인의 법률관계를 조정하여 채무자 또는 그 사업의 효율적인 회생을 도모하거나 회생이 어려운 채무자의 재산을 공정하게 환가ㆍ배당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므로 공익채권의 범위는 가급적 엄격하게 해석하는 것이 타당한 점 등을 고려하면, 채무자회생법 제179조 제1항 제10호에서 정한 ‘재해보상금청구권’은 근로기준법 등 사회보장제도에 의하여 인정되는 근로자의 재해보상청구권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원고의 이 사건 회사에 대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근로기준법상 재해보상청구권으로 인정될 수 있는 한도 내에서만 공익채권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지급을 구하는 위자료 손해배상청구권은 순수한 민법상의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청구권이고, 이는 앞서 보았듯이 채무자회생법 제179조 제1항 제10호에서 정한 공익채권으로서의 ‘재해보상금청구권’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런데 채무자회생법에 의하면, 회생절차에 참가하고자 하는 회생채권자는 법원이 정한 신고기간 내에 법원에 자신의 회생채권을 신고하여야 하고(제148조), 관리인은 회생채권자의 신고와 별도로 회생채권자의 목록을 작성하여 법원에 제출하여야 하며(제147조), 그 목록에 기재된 회생채권자의 채권은 신고된 것으로 본다(제151조). 그리고 회생계획인가의 결정이 있는 때에는 회생계획이나 채무자회생법의 규정에 의하여 인정된 권리를 제외하고는 채무자는 모든 회생채권에 관하여 그 책임을 면하게 된다(제251조). 따라서 회생계획인가결정이 이루어지면 회생절차 중에 신고하지 않거나 회생채권자 목록에 기재되지 않은 권리는 실권하게 되고, 이와 같이 실권된 회생채권은 그 후 회생절차가 종결되더라도 부활하지 아니하므로 실권된 회생채권의 이행 내지 확정을 구하는 소는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대법원 2010. 12. 9. 선고 2007다44354(본소), 2007다44361(반소) 판결 등 참조].

한편, 회생절차에서 회생채권자가 회생절차의 개시사실 및 회생채권 등의 신고기간 등에 관하여 개별적인 통지를 받지 못하는 등으로 회생절차에 관하여 알지 못함으로써 회생계획안 심리를 위한 관계인집회가 끝날 때까지 채권신고를 하지 못하고, 관리인이 그 회생채권의 존재 또는 그러한 회생채권이 주장되는 사실을 알고 있거나 이를 쉽게 알 수 있었음에도 회생채권자 목록에 기재하지 아니한 경우 채무자회생법 제251조의 규정에 불구하고 회생계획이 인가되더라도 그 회생채권은 실권되지 아니하고, 이때 그 회생채권자는 같은 법 제152조 제3항에 불구하고 회생계획안 심리를 위한 관계인집회가 끝난 후에도 회생절차에 관하여 알게 된 날로부터 1개월 이내에 회생채권의 신고를 보완할 수 있으나(대법원 2012. 2. 13.자 2011그256 결정 등 참조), 회생채권자가 채무자에 대한 회생절차에 관하여 알게 되어 회생채권의 신고를 통해 권리보호조치를 할 수 있었는데도 이를 하지 아니하였다면 그 회생채권은 다시 원칙으로 돌아가 실권된다(대법원 2014. 9. 4. 선고 2013다29448 판결, 대법원 2016. 5. 12. 선고 2015다78215 판결 등 참조).

원고는 이 사건 소 제기 당시 소장에 이 사건 회사의 법인등기부등본을 첨부하였다. 그 법인등기부등본에는 이 사건 회사가 2018. 6. 26. 회생계획인가결정을 받은 사실이 기재되어 있으므로, 원고는 이 사건 소 제기 당시 이 사건 회사가 위와 같이 회생계획인가결정을 받은 사실을 알았다고 봄이 타당하다(원고는 2021. 8. 31. 이 법원으로부터 이 사건 회사의 회생절차와 관련한 보정명령을 송달받기도 하였다). 그런데 원고는 그로부터 1개월 내에 이 사건 회사의 회생절차에 이 사건에서 지급을 구하고 있는 위자료 손해배상청구권을 신고하지 않았으므로, 위자료 손해배상청구권은 실권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소는 이미 실권된 위자료 손해배상청구권의 지급을 구하는 것으로서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3.

결론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므로 각하한다.

판사 김영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