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판결

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 2023. 4. 28. 선고 2021가합3038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C생)는 1993. 10. 26. 주식회사 D(이후 ‘주식회사 E’으로 사명이 변경되었다)에 입사하였고, 위 회사가 피고 회사에 합병되어 원고는 2007. 1. 11.경부터 피고 회사의 시내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하였다.

나.

원고는 시내버스 운전기사로 일하는 동안 지속적으로 목과 허리에 통증을 느껴 2009년 2회 ‘경추통’, 2016년 1회, 2017년 2회 ‘요추의 염좌 및 긴장’으로 진료를 받았고, 2017. 1. 13. ‘신경뿌리병증을 동반한 요추 및 기타 추간판 장애, 요추의 염좌 및 긴장’을 진단받았으며, 2017. 10. 24. ‘요추 4-5번간 추간판 탈출증’, ‘경추 5-6번간 추간판 탈출증’ 진단을 받았다. 이후 원고는 2018. 1. 11. 경피적 내시경하 추간판 제거술(요추 4-5번간), 2018. 1. 12. 경추 후방 신경근 확장술(경추 5-6번간)을 각 받았고, 2018. 8. 7. 추간판 제거술(요추 4-5번간)을 받기 위하여 같은 달 18.까지 입원하였으며, 2018. 9. 10. 감염조직 제거술을 받기 위하여 입원하여 2018. 9. 11. 수술을 받은 뒤 2018. 11. 28. 퇴원하였다.

다.

피고는 2018. 10. 31. 입원 중이던 원고에게 ‘개인 질병으로 인하여 2017. 11. 1.부터 2018. 2. 28.까지 4개월간 병가휴직을 하였으나 질병이 완치되지 않아 2018. 10.

31.

현재까지도 정상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단체협약 제53조 제6항(휴직기간 만료 후 복직일자에 복직하지 못할 때)에 의하여 2018. 11. 1.부로 당연 퇴직 처리함을 알려드린다’라는 내용의 내용증명우편을 발송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보’라 한다).

라.

원고는 2018. 11. 26.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보상보험(이하 ‘산재보험’이라 한다) 급여를 신청하였고, 근로복지공단은 ‘원고가 주장하는 재해경위 및 작업 내용이 확인되고, 장기간 시내버스 운전으로 상시적으로 요추에 무리한 하중이 가해지는 한편 노선에 과속방지턱 등이 있으며, 상‧하차 시 목을 상하, 좌우로 반복적 동작을 수행하는 등 작업 자세, 수행방법 및 직업력으로 보아 업무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는 대구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2019. 4. 17. 자 판정결과를 근거로 원고의 ‘요추 4-5번 추간판탈출증, 경추 5-6번 추간판탈출증’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여 요양급여 신청을 승인하였고, 이후 발병한 원고의 ‘요추 제2번 척추염’(위 ‘요추 4-5번 추간판탈출증, 경추 5-6번 추간판탈출증’과 통틀어 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에 대해서도 업무상 질병인 기존상병이 원인이 되어 발병한 파생상병임을 인정하여 원고의 요양급여 신청을 승인하였다.

마.

근로복지공단은 2021. 4. 1. 원고에게 이 사건 상병에 관하여 준용 10급의 장해등급을 결정 통지하면서, 요양기간인 2017. 10. 24.부터 2021. 3. 25.까지(입원 292일, 통원 835일, 합계 1,127일) 기간에 대한 합계 157,841,390원(= 휴업급여 68,003,790원 + 요양급여 57,393,710원 + 장해급여 32,443,890원)의 보험급여를 지급하였고, 2022. 5. 25. 장해 등급을 9급으로 상향 결정하여 통지하면서 그 무렵 추가 장해급여로 9,800,450원을 지급하였다.

바.

피고의 단체협약 중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사.

피고의 취업규칙 중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9, 12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원고는 업무상 질병에 해당하는 이 사건 상병으로 인하여 2017. 10. 24.부터 상태가 고정된 2022. 3. 17.까지 요양 중이었으므로, 피고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에 따라 위 요양종료일로부터 30일이 경과하는 2022. 4. 16.까지 원고를 해고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업무상 질병으로 인하여 요양 중인데다가 치료 완료 후 복직 의사를 밝히고 있던 원고에게, 2018. 10. 20.경 총무이사를 통하여 전화로 해고 의사를 표시하였고, 2018. 10. 31. 재차 해고의 의사가 담긴 이 사건 통보를 하였다. 이 사건 통보는 해고의 정당한 이유가 없을 뿐만 아니라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에도 위배된 것이고, 피고가 원고를 해고할 당시 징계위원회 절차를 거친 사실도 없으며, 해고일 30일 전에 미리 예고하거나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한 사실도 없는 등 이 사건 통보는 부당해고로서 무효이다. 그러므로 원고와 피고의 근로계약 관계는 원고가 정년에 도달하는 2022. 11. 30.까지 또는 적어도 2022. 4. 16.까지 유지되었음에도 원고는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위 기간 동안 근로를 제공할 수 없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해당 기간 일실 임금 상당 손해배상금 및 부당해고로 인한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는 원고를 고용한 사업주로서 원고가 업무수행과정에서 신체‧건강의 침해를 받지 않도록 필요한 인적·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① 1일 2교대제 또는 최소한 격일제 내지 복격일제의 시행을 위한 인력의 확충, 노선길이 및 운행횟수의 조정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여 원고를 교대자도 없이 장시간 근골격계 부담 작업에 노출되도록 하였고, ② 적절한 휴식시간을 부여하여 목‧허리에 누적된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하지 아니하였으며, ③ 분위기 조성을 통해 산재 신청을 방해하는 등 원고가 적기에 징후 및 증상을 보고하고 적절한 치료 등 조치를 통하여 더 이상 증상이 악화되지 않도록 할 기회를 차단하였고, ④ 버스운전 작업의 위험성 평가, 유해요인조사 및 필요한 사후조치 역시 게을리 하였으며, ⑤ 원고에게 해당 작업의 유해요인, 근골격계질환의 징후와 증상, 발생 시 대처요령, 올바른 작업 자세 등 근골격계질환 예방에 필요한 사항에 대하여 주지시킨 바도 전혀 없는 등의 과실로 이 사건 상병의 발병 및 악화에 따른 손해를 입게 하였다. 이러한 피고의 행위는 사업주로서의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이자, 산업안전보건법 제5조 제1항 제2호, 제39조 제1항 제5호,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669조에도 위반한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 부수적 주의의무 위반에도 해당하여 피고는 원고에게 이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다.

그러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와 같은 불법행위 또는 신의칙상 부수적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합계 207,484,944원(= 적극적 손해액 29,068,463원 + 소극적 손해액 143,279,682원 + 위자료 39,636,8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부당해고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의 인정 여부

가.

판단 범위

원고는 이 사건 통보가 부당해고로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이와 상당인과관계 있는 손해로 이 사건 통보 다음 날인 2018. 11. 1.부터 원고가 정년에 도달하는 2022. 11. 30.까지 또는 적어도 2022. 4. 16.까지의 일실 임금 상당의 소극적 손해와 부당해고로 인한 위자료의 배상을 구하고 있다. 그러므로 아래에서는 위 각 손해배상청구의 인정 여부에 관하여 본다.

나.

일실 임금 상당 소극적 손해에 관한 청구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임금은 근로자가 자신의 노동력을 사용자의 지휘·처분 하에 두고 제공한 근로에 대한 대가이므로(대법원 1995. 12. 21. 선고 94다2672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근로자가 그 의사에 의해 근로의 제공을 하지 않는 경우 사용자는 반대급부인 임금지급의무를 면하게 된다. 다만 근로의 제공을 하지 못한 것이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경우에는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다20034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살피건대 원고는 이 사건 통보가 부당해고로서 무효이고 원고와 피고 사이 근로계약이 2022. 11. 30.까지 또는 2022. 4. 16.까지 존속함을 전제로, 근로계약의 존속에도 불구하고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원고가 근로를 제공할 수 없었으므로 이 사건 통보 다음 날인 2018. 11. 1. 이후로 지급받지 못한 임금 상당 손해의 배상을 구한다. 그러나 원고의 위 주장에 의하면, 원고는 근로의 미제공에도 불구하고 사용자인 피고의 귀책사유로 근로를 제공할 수 없었다는 것으로서 이러한 경우 원고로서는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임금’의 지급을 구할 수 있을 것이므로, 그 주장 자체로 ‘임금 상당의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할 수 없어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설령 원고의 이 부분 청구를 ‘임금채권에 기한 청구’로 이해하여 보더라도, 원고가 2018. 11. 1. 이후로 2021. 3. 25.까지 이 사건 상병으로 요양을 하여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였다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 법원의 F병원에 대한 신체감정촉탁 및 보완촉탁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위 요양종료 후에도 경추와 요추의 수핵증후군으로 인하여 각 24%, 복합장해율 42.24%의 장해가 남게 되어 더 이상 버스운전기사 업무에 종사할 수 없는 상태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는 2018. 11. 1. 이후로 요양 또는 장해로 인하여 근로를 제공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일 뿐 피고의 귀책사유로 근로를 제공할 수 없었던 것은 아니다. 설령 이 사건 통보가 원고에 대한 부당해고에 해당하더라도 그 해고 통지 여부와 무관하게 원고는 요양 또는 장해로 인하여 근로를 제공할 수 없었으므로, 이 사건 통보가 있었다는 점을 근로 미제공의 원인이 된 피고의 귀책사유로 삼을 수도 없고,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가 원고의 이 사건 상병 발생 등에 있어서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등을 위반하였다는 점도 인정할 수 없는 이상, 원고의 위 근로 미제공 사정과 관련하여 피고에게 달리 어떠한 귀책사유가 있다고 볼 수도 없다. 그러므로 원고의 임금 청구도 받아들일 수 없다.

다.

위자료 청구에 대한 판단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해고 등 불이익처분을 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 하에 고의로 명목상의 불이익처분 사유를 내세우거나 만들어 불이익처분을 한 경우나, 불이익처분의 사유가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불이익처분 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하거나 불이익처분 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그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불이익처분에 나아간 경우와 같이 불이익처분이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는 그 불이익처분은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위법한 처분으로서 효력이 부정됨에 그치지 아니하고, 위법하게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것이 되어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다86246 판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사실 및 을 제5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근로자가 업무상 질병으로 요양 중인 경우 해고할 수 없으나 원고는 이 사건 통보일까지 업무상 재해에 관한 요양급여의 신청 등을 하지 않은 상태였고 이 사건 통보일 이후인 2018. 11. 26.에 이르러서야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보험 급여를 신청한 점, 피고는 원고가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에 정한 휴직기간인 4개월을 이미 모두 소진한 상태에서 이 사건 통보 이전에 이 사건 상병에 관하여 산재보험 신청을 할 것이라는 점을 미리 알렸더라면 그 결과를 기다리기 위해 퇴직처리를 보류하였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원고가 사전에 피고에게 산재보험을 신청하겠다는 점을 알렸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는 점, 피고의 단체협약 제53조 제6항 및 취업규칙 제14조 제2항에는 휴직기간 만료 후 복직하지 못하는 경우 당연 퇴직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두고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설령 이 사건 통보가 부당해고로서 무효라고 하더라도 피고가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는 정도로 위법하게 원고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원고의 이 부분 청구도 받아들일 수 없다.

4.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 산업안전보건법령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의 인정 여부

가.

관련 법리 및 법령

사용자는 고용 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대법원 1999. 2. 23. 선고 97다12082 판결, 대법원 2000. 5. 16. 선고 99다47129 판결, 대법원 2007. 6. 1. 선고 2006다25844 판결 등 참조).

한편 산업안전보건법은 사업주로 하여금 근로자의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 등을 줄일 수 있는 쾌적한 작업환경의 조성 및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노력 등 근로자의 안전 및 건강을 유지ㆍ증진시키고 국가의 산업재해 예방정책을 따라야 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고(제5조 제1항 제2호), 단순반복작업 또는 인체에 과도한 부담을 주는 작업에 의한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제39조 제1항 제5호).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은 사업주는 근로자가 차량운전 등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 등이 높은 작업을 하는 경우에 산업안전보건법 제5조 제1항에 따라 직무스트레스로 인한 건강장해 예방을 위한 일정한 조치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669조).

나.

구체적 판단

위 법리 및 법령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 갑 제10, 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의 이 사건 상병 발생과 관련하여 사용자로서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거나, 산업안전보건법령이 정한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점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부분 손해배상청구도 받아들일 수 없다.

1)

피고가 제출한 운행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근무일에 평균적으로 9시간~10시간가량 버스를 운행하고 편도 운행 후 10분가량의 짧은 휴식, 왕복 운행 후 30~40분가량의 다소 긴 휴식을 취하면서 운행 중 1일 합계 5시간 안팎의 휴식을 취하였고, 하루 운행은 평균적으로 왕복 6회 가량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정도의 운행 및 휴식주기가 통상적인 시내버스 운전기사의 운행시간 및 휴식시간에 비추어 무리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

2)

피고가 제출한 2017~2018년 근무현황표에 의하면 원고는 통상적으로 4일을 연속 근무하고 2일 휴식하는 방식으로 근무하되 적게는 2~3일을, 많게는 5일을 연속으로 근무하기도 하고, 근무 후 휴식일이 3~4일 가량 연속으로 부여되기도 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의 만근일이 월 17일이었고 만근일을 초과하여 근무하는 경우에도 통상 월 18~19일가량 근무하여 일반적인 사무직 근로자의 월 근무일보다는 적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근무 일정이 무리한 것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3)

원고는 주로 5~6일 연속근무 후 2일을 휴식하였다면서, 위와 같은 근무일정은 타 지역 버스 운전기사들이 1일 2교대, 격일제, 복격일제(2일 일하고 1일 쉬는 근로형태로 1일 16~18시간 동안 2일을 근로한 후 1일 휴식함) 등을 시행하고 있는 것보다 열악한 근로조건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통상적으로 4일을 연속 근무하고 2일 휴식하는 방식으로 근무하였고, 이러한 근무일정은 연속 근무일이 격일제나 복격일제 대비 더 긴 대신 휴무일도 연속으로 부여받게 되므로, 격일제 또는 복격일제 근무보다 그 자체로 열악한 근무조건이라 보기는 어렵다.

4)

원고는 관련 보고서에서 1일 2교대의 운전자 1명당 한 달 평균주행거리가 2553.99km, 시외버스 등 장거리 운행업무에서 채택되는 방식인 복격일제의 한 달 평균주행거리가 5426.05km로 보고되고 있는 반면, 원고는 시내버스를 운행하면서도 월 평균주행거리가 5,500km(코스별 평균주행거리 27km, 월 17일 근무, 하루 왕복 6회로 계산 시)에서 6,400km(하루 왕복 7회로 계산 시)에 달하여 매우 열악한 근무환경에 처해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산출한 위 월 평균주행거리는 원고가 주로 운행한 경주 G(H – I, 편도 약 28.1km), G(I – J, 편도 약 21.4km), K(I – L, 편도 약 33.2km) 버스의 운행거리를 산술평균한 것으로서 피고가 제출한 2017. 10.경 운행기록에 의하면 총 6차례 운행 중 운행거리가 긴 K은 1회 운행에 불과하여 위와 같은 산술평균에 의한 평균주행거리 산정이 정확하다고 볼 수 없다. 특히 원고가 운행한 노선 모두 좌석버스로서 일반 시내버스보다 1회 편도 운행거리가 길고 시내주행은 상대적으로 적게 구성되어 있어 사실상 시외버스와 유사한 측면이 있으므로, 주로 시외버스에 채택되는 복격일제와 유사한 주행거리에 해당한다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과중한 업무량을 수행한 것이라 단정할 수는 없다.

5)

원고의 주장과 같이 피고가 운전기사들의 허리 통증 등 징후가 있음에도 그 증상조차 보고하지 못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여 원고의 이 사건 상병이 발병 또는 악화되도록 하였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는 없다. 오히려 피고는 산업안전보건법령에 따라 3년에 한번씩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보고하여 온 것으로 보이는데, 2016. 9. 30. 자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 결과 보고서’에 의하면 피고의 근골격계 질환 유해요인 증상조사 결과 설문 참여자 수 295명 중 91명(그중 허리 32명, 목 18명)의 증상 호소자에 대하여 그 성명과 함께 통증이 있는 신체부위, 통증의 정도, 위험 여부, 관리대책 등이 보고서에 명시되어 있는 등, 피고가 근로자들의 근골격계 질환을 파악 및 관리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원고는 위 보고서상 통증 호소자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위 결과 보고서에는 ‘근로자의 근골격계 질환 예방을 위하여 작업 전 스트레칭과 작업 시 적당한 휴식, 올바른 작업자세유지 등의 작업자 교육 등 개선계획 수립 시행으로 질환의 사전 예방이 요망된다’는 의견이 제시되었고, 이에 따라 피고는 근골격계질환 발생 예방 교육을 포함하여 소속 운전기사들에게 매월 세 차례 가량 산업 안전보건교육의 기회를 제공하였으며, 버스 운전석에 에어시트를 마련하여 과속방지턱 등을 통과할 때 발생하는 충격을 최소화하는 등 조치도 마련하였다.

6)

위와 같이 피고는 운행 간 휴식시간 및 휴무일 부여, 근골격계질환에 대한 유해요인조사 및 결과보고, 근골격계질환 발생 예방 교육 등 조치로 산업안전보건법 제5조 제1항 제2호, 제39조 제1항 제5호,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669조 등에서 정한 사업주의 의무를 상당 부분 이행한 것으로 보이고, 이에 더 나아가 통상의 버스 운송업 사업주로서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구체적 사정을 발견할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상윤(재판장) 김재경 강민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