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18. 5. 31. 원고에게 한 직권면직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1995. 5. 20.「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갱생보호사업 추진을 위하여 설립된 법인이다.
원고는 1998. 1. 3.경 피고에 입사하여 2016년 9월경부터 2017년 12월경까지 B으로서 피고의 채용업무를 담당한 사람이다. 원고는 2001. 12. 31. 피고 이사장으로부터 우수직원 표창을, 2005. 12. 30. 법무부장관으로부터 우수직원 표창을 각 받은 바 있다.
피고는 2018. 1. 30.경 법무부 감사담당관실로부터 원고를 비롯한 채용비위 관련자에 대한 징계 요구와 원고에 대한 수사의뢰 등을 내용으로 하는 감사결과를 통보 받았다. 피고는 2018. 4. 5.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아래의 사유로 원고에 대한 견책을 의결하였고 2018. 4. 9. 원고에게 위 의결서를 첨부하여 그 결과를 알리며 아래의 사유로 견책에 처한다고 통보하였다(이하 '선행 징계'라 한다).
대구지방검찰청 김천지청 검사 D은 2018. 5. 10. 원고에 대하여 선행 제1, 2 징계사유에 관하여는 업무방해죄로 불구속 기소하고(이 법원 2018고단458), 선행 제3 징계사유에 관하여는 혐의없음(증거불충분) 불기소 처분을 하였다.
피고는 2018. 5. 28. 원고에 대하여 선행 제1, 2 징계사유에 관해 업무방해죄로 기소된 것이 인사규정 제36조 제7호의 직권면직 사유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2018. 5. 31.자로 직권면직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직권면직'이라 한다).
이 법원은 위 2018고단458 사건에 관하여 2018. 11. 28. 업무방해죄를 유죄로 인정하고 원고를 징역 6월 및 집행유예 1년에 처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원고가 대구지방법원에 항소하였는데(2018노4739), 대구지방법원은 2019. 6. 18. 원고에게 위계로 피고의 채용 업무를 방해할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이에 검사가 대법원에 상고하였으나(2019도9735), 대법원은 2019. 9. 9. 상고기각 판결을 하였다.
한편, 이 사건과 관련된 피고의 내부규정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9, 12, 13호증, 을 제1, 2호증(가지번호가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직권면직은 선행 징계와 동일한 사유로 이중징계를 한 것으로서 일사부재리 원칙에 반하여 무효이다.
원고가 불구속 기소된 것은 직권면직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운바, 이 사건 직권면직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무효이다.
판단
일사부재리 원칙 위배 여부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이중징계를 한 경우 일사부재리의 원칙이나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어 징계처분은 무효이나, 이와 같이 이중징계에 해당하려면 선행 처분과 후행 처분이 모두 법적 성질상 징계처분이어야 하고, 선행 징계처분이 취소됨이 없이 유효하게 확정되어야 하며, 그 선행 징계처분과 후행 정계처분의 징계혐의 사실이 동일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9. 29. 선고 1999두10902 판결 참조).
그런데, 피고의 인사규정은 제4장 신분보장에서 직권면직(제36조)을 규정하고 제7장 징계등에서 징계의 종류로 파면과 해임을 규정하면서 그 사유와 절차를 명확히 구분하여 달리 규정하고 있는바, 이 사건 직권면직은 인사규정 제7장의 징계절차를 밟은 것이 아니라 제36조의 직권면직 규정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서 징계처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직권면직이 선행 징계에 대한 이중징계에 해당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직권면직의 정당성 여부
사용자가 어떤 사유의 발생을 직권면직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징계해고와 달리한 경우에 그 직권면직사유가 근로자의 사망이나 정년,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등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로 보이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에 따른 면직처분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소정의 제한을 받는 해고라고 할 것인바(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직권면직은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에 관한 것이 아니므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소정의 제한을 받는 해고에 해당한다.
한편, 피고의 인사규정은 징계해고의 경우 근로자의 의무위반 또는 비위행위를 사유로 정하고 있는 반면, 직권면직의 경우 직제와 정원의 개폐 또는 예산의 감소 등 경영상 사유나, 신체적·정신적 이상, 근무성적의 극심한 불량, 업무수행에 필수적인 자격증 내지 면허의 상실 등 근로자의 일신상 사유를 그 사유로 정하고 있는 점, 징계해고는 징계대상자의 진술권 부여, 징계의결요구 절차, 징계위원회의 의결 절차, 재심절차 등 인사규정 제7장에 정한 징계절차에 따라야 하는 반면, 직권면직은 제36조 제1항에서 정한 절차(인사위원회 심의)만 거치면 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이에 의하면 인사권자가 사실상 근로자의 의무위반 또는 비위행위를 사유로 징계를 하려고 하면서도 그 징계절차를 피하기 위하여 직권면직의 형식을 취하는 경우도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피고의 인사규정 제36조 제1항 제6호에서 정한 직권면직 사유인 '기타 사유로 인하여 부적당하다고 인정될 때'는 제1호 내지 제5호에 준할 정도로 경영상의 사정이 있거나 그 근로자에게 근로를 계속하게 하는 것이 심히 부적당한 일신상의 사유가 있는 경우로 제한하여 해석함이 타당하다.
그런데, 피고가 이 사건 직권면직을 한 시점은 원고에 대하여 제1, 2 징계사유에 관한 업무방해죄로 기소된 직후(18일 경과)였고, 당시 원고가 구속된 상태도 아니었던 점, 그 이후 원고에게 업무방해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위 업무방해죄가 무죄로 확정되었는바 이 사건 직권면직 당시에도 원고의 업무방해죄 성부에 다툼의 여지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1, 2 징계사유에 관하여 업무방해죄로 기소되었다는 사유는 원고에게 일시적으로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조치인 직위해제 사유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일 뿐 이를 넘어 인사규정 제36조 제1항 제1, 2, 4, 5호에 준할 정도로 근로를 계속하게 하는 것이 심히 부적당한 직권면직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고, 더 나아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정당한 이유가 인정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직권면직은 무효이고,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확인의 이익이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치봉(재판장) 허민 이현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