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대구 서구 B 소재 C 학원 대표로서 상시 2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교육서비스업을 경영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의자는 위 사업장에서 2017. 11. 7.부터 근로하다 2017. 12. 7. 퇴직한 D의 임금 500,000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될 것이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기록에 의하면 다음 각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D는 C 학원에서 강사로 2017. 11. 7.부터 근무하기 시작하였는데, 이 때 피고인과 D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근무계약서를 작성하였다.
계약 기간 : 2018년 7월 31일까지
근무 요일 : 매주 화, 수, 금요일(주 3일 범위 내 협의)
근무 시간 : 오후 2시-7시까지(일 5시간 범위 내 협의)
시험기간 중에는 2-3주 정도는 토요일 혹은 일요일 오후 2시
-5시까지 (3시간 범위 내 협의) 보충하기로 한다.
월 급여 : 60만원 월정액으로 한다. (1달 미만시 일할 계산)
다음달 15일에 급여통장으로 지급하기로 한다.
단, 12월에서 2018년 2월까지 3개월은 월 급여 중 매월 10만원은 별도로 적립후 2018년 7월분 급여 지급시에 지급하기로 한다. 그런데 2018년 7월 31일 이전에 선생님께서 개인 사정이나 자의에 의한 퇴직시에는 별도로 적립된 급여는 포기하기로 한다.
기타 사항 :
선생님 개인 사정에 의한 결강시에 학원장은 일당 5만원 또는 시간당 1만원을 월정 급여액에서 감할 수 있다. 단, 학생의 개인 사정에 의한 휴강시에는 협의에 따른 시간에 보충 강의를 원칙으로 한다.
선생님 개인 사정에 의한 지각시에 학원장은 지각 1회당 5천원을 월정 급여액에서 감할 수 있다.
학원장은 선생님 개인 사정에 의한 결강이 연속 2일 또는 월 3일을 초과하거나, 선생님 개인 사정에 의한 지각이 연속 3회 또는 월 4회를 초과한 때에는 선생님 자의에 의한 퇴직으로 처리할 수 있다.
위에서 정하지 아니한 사항은 선생님과 학원장이 상호 이해관계를 존중하면서 대등한 입장에서 균등하게 결정하기로 한다.
D는 근무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미리 피고인에게, 여러 번 면접 일정('E')이 잡혀 있는데 주로 금요일이어서 11, 12월에 4회(11월 10일, 11월 17일, 12월 1일, 12월 8일)는 일정 조정이 필요하다고 양해를 구하였다. 다만, 2018년 8월까지는 근무 가능하다고 설명하였다.
그런데 D는 2017년 12월 8일 면접을 보고 나서 피고인에게, '최종 면접 날짜가 19일(화), 20일(수)이라서 학원 수업이 어려우니 학원 강사를 더 이상 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한 달 일한 부분을 송금해 달라'고 F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피고인은 D에게 '어떻게 일방적으로 그만둔다고 할 수가 있느냐, 최종 면접까지 무사히 성공적으로 잘 마치고 돌아와 방법을 찾아보자'고 답을 보냈지만, D는 '저도 약속은 드렸지만 이런 변수가 생길지는 전혀 몰랐던 상황이고 제가 단순히 학원이 싫어서 그만 둔다는 것은 아니니 오해 없으셨으면 합니다'라고 재차 퇴직의사를 밝혔다.
이후 D는 피고인에게 급여지급일인 12월 15일에 확인하였으나 급여가 아직 입금되지 않았다면서 급여를 입금해달라고 메시지를 보냈는데, 피고인은 D에게, '선생님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포기하는 바람에 결산을 못하였다, 당초 제출했어야 하는 서류(주민등록등본과 통장)들을 제출해 달라, 만나서 서로가 피해를 덜 보는 좋은 방법을 찾아보자'고 하면서 여전히 D의 퇴직의사를 수용하지 못한 채 D의 퇴직의사를 철회시키려고 노력하였다.
D는 2017. 12. 17. 피고인에게, '12월 22일 서류를 구비하여 찾아뵙겠다'고 F 메시지를 보냈는데, 피고인이 하루 전날인 2017. 12. 21. 오후 9:29 '내일은 학원 사정이 있어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없을 것 같으니 다음 주중으로 방문해달라'고 답하였다. D는 미리 말한 대로 12월 22일 학원을 방문하여 피고인을 만나지는 못한 채, 피고인이 요구한 서류만 제출하고 돌아갔다.
이 사건은 근로자인 D가 해지권을 행사한 경우이므로 민법이 적용된다 할 것인바, 민법 제660조 제1항에 의하면, 고용기간의 약정이 없는 때에는 당사자는 언제든지 계약해지의 통고를 할 수 있고[다만 이 경우, 상대방이 해지의 통고를 받은 날로부터 1월 또는 상대방이 해지의 통고를 받은 당기(當期)후의 1기(期)(기간으로 보수를 정한 때)가 경과하여야 해지의 효력이 생긴다], 민법 제661조에 의하면, 고용기간의 약정이 있는 경우에도 부득이한 사유 있는 때에는 각 당사자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우선 계약서에 명시되어 있지는 않으나, 약정 월 급여 중 일정 부분(10만원)을 적립해 두고 D가 약정 계약기간을 다 근무하지 못할 경우 적립부분을 포기하기로 하는 조항을 둔 점과, 피고인과 D가 나눈 F 메시지 내용에 비추어 보건대, D는 계약 체결전 피고인에게 학교 일정이나 취업 준비로 중간에 퇴사하게 될 수도 있음을 고지하였고, 피고인도 이를 인지한 상태에서 D를 고용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하지만, 위와 같이 D의 중간 퇴사 가능성을 상호 인지하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과 D 간에 체결된 근로계약을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라고 보기도 어렵거니와, D에게 일방적인 계약해지권이 있다거나, D가 계약 해지를 요구함에 민법 제661조상의 '부득이한 사유'를 요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
나아가 피고인과 D가 나눈 F 메시지 내용을 살펴보면, D가 당초 '최종면접일인 12월 19일(화), 20일(수)이 학원 수업일과 겹쳐 수업을 할 수가 없다, 자꾸 부탁드리기 면목이 없어 학원을 그만두겠다'고 이야기하자, 피고인은 '(D도 면접 준비를 잘 하고, 피고인도 학원 영업을 계속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고 답변하였고, D가 '면접 준비를 팀원들과 같이 해야 해서 서울에서 지내야 할 것 같다'고 재차 학원 퇴사 신청하는 사유를 밝혔는데, 피고인이 이에 대해서도 '최종면접까지 잘 마치고 내려와 줄 것'을 부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바, 이러한 사정에다가 수강생과의 신뢰관계 형성 등 연속성, 지속성이 요구되는 학원 강사 업무의 특수성까지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D가 면접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 상황이었으므로, 계약 체결 당시 미리 고지한 날보다 몇 차례 더 D 수업을 할 수 없게 되었다는 사정은 충분히 상호조율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였고, D가 퇴사할 수밖에 없는 부득이한 사유는 아니라고 여겼던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D는 자신이 2017년 11월 7일부터 12월 6일까지 근무한 1개월분 급여를 12월 15까지 지급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위 기간 중 3일(11월 10일, 11월 17일, 12월 1일)은 물론 사전 양해를 구하기는 하였지만 근무를 못한 것이 사실이고, 근로계약서의 급여 지급 조항을 보면,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매달 말일까지의 근무분을 계산하여 다음달 15일에 지급하는 것으로 약정하였다고 볼 여지도 있는바, 위 근무계약서에 따라 피고인이 D에게 11월분 급여를 12월 15일까지 지급하여야 할 의무가 있기는 하지만, D가 필요 서류를 그 때까지 제출하지 아니하여 지급하지 못하였던 것이고, 12월분 급여는 1월 15일까지 지급하면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으며, 계속하여 D가 계속 약정기간 동안 학원 강사로 근무해 줄 것을 부탁하고 있던 중이었는데, D가 임금체불로 자신을 진정, 고소하므로 어쩔 수 없이 D를 퇴사처리하고, 근무계약서에 정한 대로 급여액을 계산하니(피고인의 계산에 의하면 11월분 280,000원, 12월분 0원 처리)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아니하여 최저임금으로 계산한 급여액 약 30만 원을 2018. 1. 30.경 지급하였다는 피고인의 해명까지 보태어 보면 , D가 피고인에게 F 메시지로 퇴직의사를 밝힌 2017. 12. 7. 당시 D에게 약정기간이 다하지 아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근로계약을 해지하여야 할 부득이한 사유가 있었다거나, D가 2017. 12. 7. 피고인에게 퇴직의사를 밝힘으로써 곧바로 근로계약 해지의 효력이 발생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할 것이고, 따라서 D가 2017. 12. 7. 퇴직하였음을 전제로, 그로부터 14일 이내에 D의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다는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피고인에게 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결론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결국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한다.
판사 장윤선
각주1) 위와 같은 급여 지급 방식이나 급여 공제에 관한 근무계약서 조항의 유효성, 피고인의 급여 계산 방식의 적정성, 피고인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12월 15일 이후 또는 D가 필요 서류를 제출한 12월 22일 이후로도 피고인이 계속하여 D의 11월분 급여의 지급을 보류한 것이 정당한지 여부는 별론으로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