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판결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0. 5. 28. 선고 2018고정53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서울 강남구 B빌딩 6층에서 'C 주식회사'(이하 'C'라고 한다)라는 상호로 상시 44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대구 달성군 D 소재 E 등 현장에서 서비스업(청소관리업)을 경영하는 사람이다.

임금은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를 정하여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3. 3. 1.부터 대구 달성군 D 소재 E 현장에서 미화원으로 근로하고 있는 근로자 F의 2014. 7.분 연장근로수당 80,637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근로자 6명의 연장근로수당 5,967,516원과 휴일근로수당 276,084원 등 합계 6,243,600원 상당을 임금의 정기지급일인 매월 10일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가.

임금 미지급 여부

1)

민사재판에 의하여 확정된 사실은 다른 민·형사사건 등의 판결에서 법원이 구속되는 것은 아니지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력한 증거가 될 수 있다(대법원 1990. 5. 22. 선고 89다카33944 판결 등 참조).

2)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①

이 사건 근로자 6명은 C를 상대로 연장근로수당과 휴일근로수당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대구지방법원 2018가소2494). 위 소송에서의 청구금액은 이 사건 변경 전 공소사실 기재 금액과 동일하다.

②

제1심은 연장근로수당 청구 부분은 기각하고 휴일근로수당 청구 부분만 인용하였다. 이에 대해 G을 제외한 나머지 근로자 5명이 항소하였다(대구지방법원 2018나

9737).

③

항소심은 2019. 10. 23. 연장근로수당과 휴일근로수당의 지급의무를 인정한 다음, C로 하여금 H에게 1,507,374원, F, I에게 각 1,506,591원, J에게 700,221원, K에게 780,858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것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위 판결은 2020. 1. 21. 상고기각으로 확정되었다(대법원 2019다30297).

④

검사는 위 확정판결에서 인정한 금액으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은 이를 허가하였다.

3)

이 사건에서 위 확정판결과 사실인정을 달리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이 변경된 공소사실 기재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된다.

나.

임금 미지급에 대한 고의 여부

1)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 및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같은 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2)

위 민사사건에서 C는, 연장근로수당에 관하여 이 사건 근로자와의 계약은 포괄임금계약이고 그 수당에 관하여 설명하고 동의를 받았으며 만약 연장근로수당 지급의무가 있다면 초과 지급된 임금에서 우선 충당되어야 하고 이 사건 근로자의 청구는 신의칙에 반한다고 주장하고, 휴일근로수당에 관하여 대체휴무와 보상휴무를 제공하였으므로 그 지급의무가 없다고 주장하였다. 위 민사사건의 항소심은 법리적인 이유로 이 사건 근로자의 청구를 대부분 인용하였으나, 연장근로수당과 휴일근로수당의 지급의무가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법리판단이 필요 없을 정도로 명확한 것은 아니라고 보인다. 특히 연장근로수당 부분에 관하여는 위 민사사건의 제1심과 항소심도 그 결론을 달리하였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된다. 달리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연장근로수당과 휴일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데 고의가 있었다는 점에 관하여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는 증명이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전우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