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87,911,720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12. 9.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2020. 7. 5. 16:48경 B와 함께 이 사건 사업장에 설치된 높이 약 70센티미터, 지름 약 130센티미터의 솥에서 식용작물을 삶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B는 쇠스랑을 이용하여 작업하던 도중 중심을 잃고 위 솥에 빠지게 되었고, 피고는 B를 솥에서 꺼낸 후 병원으로 이송하였다. 그러나 B는 2020. 7. 20. 07:20경 C병원에서 열탕화상에 의한 패혈증, 다발성장기부전으로 사망하였다(다음부터 위 사고를 ‘이 사건 사고’라 하고, ‘B’를 ‘망인’이라 한다).
피고는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사업주는 근로자에게 작업 중 또는 통행시 굴러 떨어짐으로 인하여 근로자가 화상의 위험에 처할 우려가 있는 케틀, 호퍼, 피트 등이 있는 경우에 그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장소에 높이 90센티미터 이상의 울타리를 설치하여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조치를 취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위 솥 주변에 90센티미터 이상의 울타리를 설치하지 아니한 채로 망인에게 위 솥에 식용작물을 삶는 작업을 지시한 업무상 과실로 망인을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는 내용으로 업무상과실치사,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로 기소되어 2021. 4. 14. 대구지방법원 영덕지원으로부터 징역 6월 및 집행유예 2년의 유죄판결을 선고(2020고단230호)받고, 2021. 10. 23.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망인은 2020. 7. 5.부터 C병원, D병원, E병원 등에서 이 사건 사고로 입은 상해에 대한 진료를 받았다.
망인에 대한 진료비는 2020. 12. 3.까지 94,755,150원이었는데, 피고는 2013. 8. 13.부터 2020. 12. 3.까지 사이에 이 중 망인이 부담해야 할 진료비 6,843,430원을 제외한 나머지 87,911,720원(다음부터 ‘이 사건 보험급여비용’이라 한다)을 위 병원에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호증, 을 제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78조는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에 걸린 경우에 사용자는 그 비용으로 필요한 요양을 행하거나 또는 필요한 요양비를 부담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업무상 재해를 입은 근로자가 사용자가 아닌 제3자로부터 근로기준법 제78조에 규정된 요양보상에 해당하는 급부를 받았다면 근로자로서는 근로기준법 제87조에 따라 사용자에게 더 이상 업무상 재해로 인한 요양보상청구권을 행사할 수는 없으므로, 사용자로서는 근로자에게 요양보상에 해당하는 급부를 한 제3자에게 근로자에 대한 요양보상의무를 면하게 됨으로써 얻은 이득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05. 4. 28. 선고 2004다12660 판결 등 참조).
기초사실을 위 가항 기재 법리에 적용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부당이득한 이 사건 보험급여비용 87,911,72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는 위 87,911,720원에 대하여 2020. 12. 4.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의 지급을 구한다. 위 돈의 성격을 이자인지 지연손해금인지를 밝혀야 하는 책임은 원고에게 있으나 원고가 이를 명확하게 언급하지 않고 이 사건 변론의 종결을 구한 점, 원고가 주장하는 기산일인 2020. 12. 4.은 이 사건 보험급여비용을 지급한 2020. 12. 3.의 다음 날인 점을 감안할 때, 위 돈의 성격은 지연손해금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부당이득반환채권은 이행기의 정함이 없는 채권에 해당하므로 그 이행청구가 있는 다음 날부터 이행지체에 빠지게 된다. 원고는 이 사건 소장 부본의 송달로 피고에게 그 이행청구를 하였고, 그 전에 이를 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87,911,72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다음날인 2021. 12. 9.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의 주장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는 피고와 망인 사이에 고용관계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와 망인 사이의 고용관계가 있음을 전제로 피고에 대한 형사판결이 선고된 점, 관련 형사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사재판에서도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는데,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를 뒤집기에 부족한 점 등을 감안하면,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 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차윤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