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근로자 B, C, D에 관한 근로기준법위반죄에 대하여 피고인은 무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 E에 관한 공소를 기각한다.
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은 대구 달서구 F에 소재한 G대학교의 총장으로서, 위 학교에 고용된 교직원 등 근로자들의 임금 관련 근거 규정 개정, 임금 지급 등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인 학교법인 H을 위하여 행위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임금을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전액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1994. 5. 1.경 위 대학교에 입사하여 교직원으로 근무한 근로자 B에 대한 임금을 지급함에 있어, 2017. 3. 임금 750,792원을 지급하지 아니한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19. 2.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근로자 4명에 대한 임금 합계 61,695,804원을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무죄 부분(근로자 B, C, D에 대한 부분)
관련 법리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 및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또한 형사재판에서 공소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5도4737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G대학 교직원 보수규정의 성격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는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근로기준법 소정의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복무규율과 임금 등 당해 사업의 근로자 전체에 적용될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을 규정한 것을 말하는 것으로서, 그 명칭에 구애받을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4. 2. 12. 선고 2001다63599 판결 등 참조). G대학의 교직원보수규정은 근로자인 교직원들에게 통일적으로 적용될 복무규율과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을 내용으로 하는 것으로 취업규칙에 해당한다고 볼 것이다.
G대학교의 2016년까지의 교직원보수규정은 근로자에 대한 월봉급액 산정이 공무원보수규정에 연동되도록 규정하였다. 이로써 근로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년 공무원보수규정 개정에 따른 임금 인상을 기대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17. 4. 교직원보수규정 제5조(승급)가 삭제되고, 제4조는 그대로 두어 2016년 공무원보수규정에 의하도록 함에 따라 이후 2019. 6. 교직원 보수규정이 변경되기까지의 기간 동안 기본급이 동결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또한 직급보조비나 조정수당 등도 삭감되었다. 이는 모두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한 변경이라고 볼 여지가 있다.
그러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별지 기재의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인다.
이 사건 공소사실은 교직원 보수규정에서 정한 임금 중 일부 또는 전부를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이 아니라, 아래와 같은 교직원 보수규정 개정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변경이고 그와 같은 변경에 근로자들 과반수의 동의가 없어 무효라는 이유로 개정 전의 기준에 따라 지급하였어야 할 임금과 기지급액의 차액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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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7. 1.경 시행된 위임전결규정 제3조, 제4조 및 별표 1에 의하면, 전결권자는 그 직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권한을 가지며 위임된 전결사항에 관하여 책임을 진다고 정하고 있다. 그러나 피고인의 총장 취임 무렵인 2013. 9. 1.경 시행된 위임전결규정 제3조, 제4조 및 별표 1에 의하면, ‘규정 계획 및 보고’, ‘규정 편찬’은 부서장의 전결사항이다. 위 사항의 전결권자는 부서장으로 유지되다가 2019. 9. 1. 시행된 위임전결규정에서 ‘규정 제정 및 개․폐에 관한 사항’, ‘규정 심의’는 총장의 전결사항으로, ‘부서 제 규정의 입안서 제출’은 부서장의 전결사항으로 정하였다.
결국 이 사건 공소사실에서 정한 기간 동안 교직원 보수규정의 개정이나 심의는 모두 부서장의 전결사항이었다.
G대학교는 2012년 이후 입학정원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한편 등록금은 인상이 되지 않아 등록금 수입이 감소하였다. 2016년 이후 재정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하여 보수체계변경의 필요성이 생겼고, 다른 대학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의 문제로 인하여 교직원의 임금이 동결되는 사례가 상당수 발생하였다.
고소인 J은 2015년부터 2020. 2.까지 회사 측 위원으로 노사협의회에 참가하였고, 고소인 B은 2012년부터 2019년까지 근로자측 위원으로 노사협의회에 참가하였다.
B은 2015. 1. 9.자 노사협의회에서 ‘등록금의 인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현실과 각종 재정지원사업에서의 등록금 인상률 지표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에서 교직원의 급여를 동결할 수 밖에 없음을 전체 교직원이 인지하고 있는 사항이므로 급여가 동결될 수 밖에 없음을 설명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개진하였고, 노사협의회는 같은 날 2015년 교직원 급여를 동결하는 내용의 의결을 하였다.
2016. 1. 8.자 노사협의회에서도 S 의장은 2016년도 교직원 급여와 관련하여 ‘교육부의 반값 등록금 정책을 위한 등록금 동결 및 각종 대회 재정지원사업에 등록금 인상률이 적용되어 불가피하게 등록금을 동결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교직원 급여도 동결할 수 밖에 없음’을 설명하고 의견개진을 요구하였다. 이에 노사협의회 위원 모두 교직원들이 급여에 대한 동결이 불가피함을 이해하고 있음을 대학본부에 전달하자는 제안에 대해 공감을 하고, 같은 날 2016년 교직원 급여를 동결하는 내용의 의결을 하였다.
노사협의회는 2017. 3. 17. 노사협의회의 노측 위원 구성이 일반직 과장들로만 구성이 되어 다양한 직급의 근로자 의사를 대변하는 것이 어렵다는 의견이 제시됨에 따라 노사협의회 노측 위원을 일반직 과장 B, 일반직 평직원 T, 계약직 U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의결을 하였다.
2018. 1. 8.자 노사협의회에서 근로자측은 급여 인상을 요청하였으나, 학교측은 입학생 감소에 따른 재정여건 문제로 6급 이상 직급의 동결하고 저임금 해소를 위하여 7급 이하 차등 인상안을 제시하였다. 노사협의회 위원 전원이 이에 찬성함에 따라 2018년도 6급 이상 교직원의 급여는 동결, 7급 6%, 8급 7%, 9급 9% 각 인상하는 것으로 의결되었다<3>.
근로자측이 2019년도 임금 인상을 요청함에 따라 2019. 1. 7.자 노사협의회에서 사측은 장기간 임금 동결에 대한 이해를 구하고 2019 회계연도의 임금인상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을 약속하였다. 이에 따라 앞서 본 것처럼 2019. 6. 19.자 I위원회에서 보수규정이 개정되었다.
E은 직급보조비가 삭제되던 2016년 교직원 보수규정 개정 과정에 참여하였고, B은 2017년 교직원 보수규정 중 제5조(승급)가 삭제될 당시 I위원회 위원으로 그 의결 과정에 참여하였으며 해당 회의록에 서명하였다. 피고인을 근로기준법위반 혐의로 고소한 B, C, D, E 중 E은 2022. 9. 7. 피고인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였고, 위 4명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들은 피고인에 대하여 임금미지급을 문제 삼아 형사고소를 한바 없다.
취업규칙의 변경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지 여부를 판단할 때 근로조건을 결정짓는 여러 요소 중 한 요소가 불이익하게 변경되더라도 그와 대가관계나 연계성이 있는 다른 요소가 유리하게 변경되는 경우라면 그와 같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3. 11. 선고 2018다255488 판결 참조). G대학 근로자들은 2014. 3.이후 정근수당을 받지 못하였고, 2016. 3. 이후 직급보조비를 받지 못하였으나, 그 무렵 기본급 또는 조정수당의 증액을 통해 B 등이 수령한 급여 총액이 감소된 바는 없다. 따라서 위와 같이 정근수당, 직급보조비를 없앤 것 자체가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소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금액의 급여를 지급할 의무가 있음을 알면서도 이를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인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한다.
공소기각 부분(근로자 E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죄)
적용법조: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반의사불벌죄: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2항
공소제기 후 처벌불원 의사 표시
공소기각 판결: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공소사실 범죄일람표 ‘미지급 임금(기본급 및 수당)’란을 두어 기본급과 수당을 구분하지 않고 총액만을 기재하고, 수당 또한 여러 종류의 수당 중 어떤 수당인지 특정되어 있지 않다. 위 범죄일람표 기재만으로는 미지급된 기본급의 액수와 시기, 미지급된 수당의 종류, 액수 및 시기를 알 수 없으므로 공소사실이 특정되었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공소는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의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하므로 공소기각 판결이 선고되어야 한다.
이 사건 공소제기일은 2022. 5. 18.이고 이 사건 범죄의 공소시효는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제5호에 따라 5년이므로 범죄일람표 중 2017. 3.부터 2017. 5. 17.까지 부분은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다. 이 부분은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의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하므로 공소기각 판결이 선고되어야 한다.
공소사실 불특정 주장에 대한 판단
공소사실의 기재는 범죄의 일시, 장소와 방법을 명시하여 사실을 특정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 여기서 범죄의 일시는 이중기소나 시효에 저촉되지 않는 정도로 기재하면 되고, 이와 같은 요소들에 의하여 공소사실의 특정을 요구하는 법의 취지는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쉽게 해주기 위한 데에 있으므로, 공소사실은 이러한 요소를 종합하여 구성요건 해당사실을 다른 사실과 식별할 수 있는 정도로 기재하면 족하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7도2694 판결, 대법원 2008. 7. 24. 선고 2008도4854 판결 등 참조).
이 부분 공소사실은 G대학교 총장인 피고인이 교직원들에 대한 월 급여 및 수당 중 일부를 지급하지 않았다는 내용으로서 범죄의 일시, 장소, 방법 등이 명시되어 있다. 비록 기본급과 임금 미지급분이 구분되어 있지는 않으나, 기본급의 경우 2017년 변경 전 규정에 따라 호봉승급이 되었을 경우 받을 수 있었던 기본급과 개정된 규정에 따라 호봉승급 없이 지급된 기본금의 차액을 구하는 것이고, 정근수당 및 직급보조비의 경우 기존에 지급되어 오던 해당 수당의 액수로 그 범위가 특정가능하며, 조정수당 감액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기존에 지급되어오던 조정수당과의 차액으로 그 범위가 특정가능하다(증거기록 1권 제621쪽, 622쪽 표와 같음). 따라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어려움이 없다고 판단되므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공소시효 완성 주장에 대한 판단
동일 죄명에 해당하는 수개의 행위를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 하에 일정기간 계속하여 행하고 그 피해법익도 동일한 경우에는 이들 각 행위를 통틀어 포괄일죄로 처단하여야 하고, 그 경우 공소시효는 최종의 범죄행위가 종료한 때로부터 진행한다(대법원 2002. 10. 11. 선고 2002도2939 판결 참조).
이 사건 공소사실에 해당하는 근로기준법위반죄의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어서 범죄행위의 종료일부터 5년의 기간이 경과하면 그 공소시효가 완성된다(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제5호).
피고인의 이 사건 행위는 단일하고도 계속된 범의 아래 동종의 수법으로 일정기간 반복된 것이므로 포괄일죄에 해당하고, 그 범행종료일로부터 5년이 경과하기 전인 2022. 5. 18.에 제기된 이 사건 공소는 아직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판사 김희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