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원고에 대한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 영주시법원 2023차전656 구상금 사건의 2023. 12. 4.자 지급명령에 기한 강제집행을 불허한다.
이 법원이 2024카정1000 강제집행정지 신청사건에 관하여 2024. 1. 17. 한 강제집행정지결정을 인가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1항과 같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는 C 주식회사(이하 ‘C’라 한다) 이천공장에 캔 원재료를 납품하는 업체이다. 피고는 인력파견업을 영위하는 업체로서, 원고가 C에 납품한 캔 원재료에 대한 품질검사 업무(이하 ’이 사건 업무‘라 한다)에 관하여 원고로부터 매월 도급비를 지급받아 왔다.
피고는 2020. 1.경 D, E, F, G(이하 통칭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 한다)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이 사건 근로자들은 2020. 1. 2.경(G은 2020. 1. 29.)부터 각 2020. 6. 20.까지 이 사건 업무에 관하여 근로를 제공하였다.
이 사건 근로자들은 2020. 2. 5. 피고와 각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면서 ‘급여에 퇴직금을 포함하여 지급하는 것에 동의합니다’라는 내용을 기재하였다. 이에 피고는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2020년 1월분~3월분 급여에 퇴직금을 포함하여 지급하였으나, 2020년 4월분 급여에서는 퇴직충당금을 제외한 금액만을 지급하였으며, 2020년 6월분 급여에서는 위 1월분~3월분 급여에 포함되었던 퇴직금 선지급금을 공제하였다.
한편 원고 소속 H 대리는 2020. 5. 14. 피고에게 ‘퇴직충당금 관련, 급여에 반영되었으니 급여에서 공제하기로 근로자분들과 협의되었으니 공제하시면 됩니다.’라고 기재한 이메일을 보냈다.
이 사건 근로자들은 퇴직충당금 등이 임금에서 공제된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하며 피고를 상대로 미지급 임금 지급을 구하는 소송 및 관련 진정을 제기하였다. 이에 피고의 대표 I은 2021. 10. 26.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등 금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로 벌금 1,500,000원을 선고받고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 2021고정49). 또한 피고는 2023. 5. 31.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하여 미지급임금 합계 4,974,812원 및 이에 대한 지연이자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선고받고(수원지방법원 2022나52140), 2023. 6. 15.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하여 판결에 따른 금원 합계 7,902,453원을 지급하였다.
피고는 ‘원고의 지시에 따라 퇴직충당금을 급여에서 공제한 것이므로 원고는 이로 인하여 피고가 입은 벌금, 판결금 및 변호사 수임료 등의 손해금액을 구상금으로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주장하며 원고에 대한 지급명령을 신청하였고, 이에 2023. 12. 4. 원고에 대하여 피고에게 12,402,453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것을 명하는 지급명령이 내려졌으며, 위 지급명령은 2023. 12. 27. 확정되었다(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 영주시법원 2023차전656, 이하 ‘이 사건 지급명령’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3호증, 을 제1 내지 6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
원고는 피고와 용역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고, C에 지급하여야 할 이 사건 업무 관련 작업 비용을 C의 용역업체인 피고에게 직접 지급하였을 뿐이다. 위와 같이 원고는 피고에게 비용을 모두 정산해주었으므로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직접 임금을 지급하여야 할 의무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원고에 대한 구상금 채권은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지급명령에 기한 강제집행은 불허되어야 한다.
피고
원고와 피고 사이에 구두로 용역계약이 체결되었는데, 원고가 이 사건 근로자들을 지휘·감독하였고 피고에게는 경영상 및 인사·노무관리상 독립성이 없었으므로, 이는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 한다)을 위반한 불법파견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자들의 실질적인 고용주는 원고이고, 피고는 원고 직원의 지시에 따라 급여에서 퇴직금 선지급금을 공제하고 지급하였을 뿐이므로, 피고가 이 사건 근로자들과의 민·형사상 분쟁 과정에서 지출한 금원은 원고가 부담하여야 한다. 따라서 피고의 원고에 대한 구상금 채권이 존재한다.
판단
관련 법리
확정된 지급명령의 경우 그 지급명령의 청구원인이 된 청구권에 관하여 지급명령 발령 전에 생긴 불성립이나 무효 등의 사유를 그 지급명령에 관한 이의의 소에서 주장할 수 있고, 이러한 청구이의의 소에서 청구이의 사유에 관한 증명책임도 일반 민사소송에서의 증명책임 분배의 원칙에 따라야 한다. 따라서 확정된 지급명령에 대한 청구이의 소송에서 원고가 피고의 채권이 성립하지 아니하였음을 주장하는 경우에는 피고에게 채권의 발생원인 사실을 증명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2010. 6. 24. 선고 2010다12852 판결 등 참조).
파견법 제2조 제1호에 의하면, ‘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ㆍ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위와 같이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해당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해당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해당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6다239024, 239031, 239048, 239055, 239062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피고가 이 사건 근로자들을 고용한 후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인사·노무관리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근로자들로 하여금 원고의 지휘·명령을 받아 이 사건 업무 수행에 종사하도록 하였다면, 이와 같은 법률관계는 파견법에서 정한 근로자파견에 해당할 수 있다. 그러나 근로자파견 관계가 성립한다고 하더라도, 파견법 제34조 제1항 단서에서는, 파견 중인 근로자의 파견근로에 관하여는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의 임금 지급의무를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36조, 제43조 등을 적용할 때에 파견사업주를 사용자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지급의무는 원고가 아니라 파견사업주인 피고가 부담하는 것이다.
한편 피고는 이 사건 근로자들을 둘러싼 법률관계가 적법하지 아니한 근로자파견에 해당한다고도 주장하는데, 이를 원고가 파견법 제6조의2에 의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직접고용의무를 부담한다는 취지로 선해하여 보더라도, 피고가 들고 있는 사정들 및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각호 등에 따라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직접고용의무를 부담하게 되는 사유가 존재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나아가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근로자들의 이 사건 업무 수행에 관한 도급비를 모두 정산해준 사실이 인정되는 이상, 원고가 파견법 제34조 제2항, 파견법 시행령 제5조에 의하여 피고와 연대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지급 채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지급명령의 청구원인이 된 피고의 원고에 대한 구상금 채권이 성립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지급명령에 기한 강제집행은 불허되어야 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지선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