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판결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2017. 6. 23. 선고 2016가합10136 판결

주문

1.

피고 D, E은 공동하여 원고 A에게 27,857,143원, 원고 B, C에게 각 104,966,128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15. 12. 5.부터 2017. 6. 23.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피고 D, E에 대한 나머지 청구 및 피고 F, G에 대한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들과 피고 D, E 사이에 발생한 부분의 1/2은 원고들이, 나머지는 위 피고들이 각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F, G 사이에 발생한 부분은 원고들이 부담 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인정 사실

가.

당사자 등의 지위

1)

망 H(I생, 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2015. 11. 4. 알코올 의존 증상으로 포항시 북구 J에 있는 K병원(이하 '피고 병원'이라 한다)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던 중 같은 달 22. L병원으로 전원되었다가 같은 해 12. 5. 사망하였는데, 원고 A는 망인의 배우자, 원고 B, C은 망인의 자녀들이다.

2)

피고 D은 피고 E, F, G를 고용하여 피고 병원을 운영한 사람이고, 피고 E은 피고 병원 소속 의사로 망인의 주치의였으며, 피고 F는 피고 병원 소속 직원(부장), 피고 G는 피고 병원 소속 간호사이다.

나.

망인의 상태 및 피고 병원 소속 의료진의 처치 내역 등

1)

망인은 2015. 9. 29. '습관적 음주로 인해 감정조절을 잘 하지 못하여 직장생활에 지장이 있고, 환각, 귀신이 나오는 꿈, 식은 땀, 불안, 손떨림 증상이 있다'고 호소하며 원고 A와 함께 피고 병원을 방문하였고, 이에 피고 E은 망인을 알코올 의존증으로 진단하고, 망인에게 신일 티아민 염산염정 10mg 3T, 리버티정 10mg 3T, 로라반정1mg 1T, 환인아캄프로세이트정 3T를 처방하였다.

2)

망인의 어머니가 2015. 10. 15. 피고 병원에 방문하여 '망인이 처방받은 약을 복용하면 머리가 멍해져 아침에는 약을 먹지 않는다'고 하였고, 이에 피고 E은 기존의 처방에서 리버티정을 1T로 감량하였다.

3)

망인은 두통이 심하여 2015. 11. 4. 10:05경 M병원 신경외과에서 외래진료를 받고 MRI 검사, 뇌파 검사 검사를 예약해 둔 상태였으나, 같은 날 12:09경 피고 병원에 입원하면서 M병원에 예약해 둔 위 검사를 취소하였다.

4)

망인이 피고 병원에 입원할 당시 피고 E은 망인에게 혈액 검사, 갑상선 기능검사, 심전도 검사, 흉부 X선 검사 등을 실시하였고, 신일 티아민 염산염정 10mg 3T, 리버티정 10mg 3T, 로라반정 1mg 1T, 환인아캄프로세이트정 2T, 뉴프람정 10mg 1T, 라제팜정 1T를 각 처방하였다.

5)

망인은 2015. 11. 5. 입원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하고, 일을 처리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치료에 전념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에 피고 E은 뉴프람정 10mg 1T를 추가 처방하였다.

6)

망인은 2015. 11. 6. 두통과 눈의 떨림, 허리 통증, 몸살(근육통) 증상을 호소하여 가정의학과 진료를 받은 후 덱시로펜을 처방받았고, 여전히 입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채 여러 사람이 함께 지내는 병실을 불편해 하였으며, 피고 병원 의료진 측에 자주 휴대전화의 사용을 요구하였다.

7)

망인은 2015. 11. 9. 면담 시 입원 생활의 어려움과 주말 동안의 회사 업무, 수면의 어려움 등에 대하여 얘기하였고, 이에 피고 E은 라제팜정 처방을 2T로 증량하였다. 또한, 망인과 원고 A의 요구로 망인을 개방병동으로 옮겼다.

8)

망인은 2015. 11. 12. 몸살, 기침, 코막힘, 콧물 증상을 호소하였고, 가정의학과 진료를 받은 후 이틀간 코데농정, 시스타인캡슐, 덱시로펜정, 슈다페드정, 레보세잘정5mg을 각 처방받았다.

9)

망인은 2015. 11. 16. 면담 시 입원 초반 두통이 심했다가 없어졌는데 최근 별다른 스트레스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두통이 왔다고 말하였고, 이에 피고 E은 일단 기존에 복용 중이던 티아민(비타민 B1)을 위약(僞藥)으로 처방하고, 그 경과를 관찰하기로 하였다.

10)

망인은 2015. 11. 17.과 같은 달 18.에도 두통을 호소하였으나, 피고 E은 플라세보 효과(Placebo effect, 僞藥效果)를 보이는 단순 두통 증상으로 판단하였다. 망인이 피고 E에게 다리의 통증이나 저림 등에 대해 문의하였는데, 위 피고는 알코올 치료과정에서 보이는 알코올성 말초신경염이라는 취지로 대답하고, 리버티정의 처방을 중단하였다.

11)

망인은 2015. 11. 20. 새벽에 잠에서 깬 뒤 머리가 약간 아팠다고 말하였고, 병동에서 하는 알코올 치료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에 피고 E은 망인의 증상을 우울삽화증상으로 진단하고 망인에게 에나폰정 10mg 1T를 처방하였다.

12)

망인은 2015. 11. 21. 하루 종일 두통을 호소하며 식사를 하지 못한 채 누워있었고, 이에 피고 E은 19:25경 망인에게 인데놀 40mg을 처방하였으며, 그럼에도 망인이 여전히 두통을 호소하자, 20:15경 디아제팜 5mg, 타이레놀 1T를 추가로 처방하였다.

13)

망인은 2015. 11. 22. 06:08경 잠에서 깨어 원고 A에게 '머리가 터질정도로 아프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이에 위 원고가 망인에게 전화를 하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는데, 망인은 전화를 받지 않고 문자메시지에 답장을 하지도 않았다.

14)

이에 원고 A는 2015. 11. 22. 06:22경 피고 병원에 전화한 후 09:23경 피고 병원에 도착하였는데, 당시 망인은 거품을 문 채로 혀가 늘어지고, 동공이 풀린 상태로 병실 침대에 누워있었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15)

이 사건 사고 당일 피고 병원 소속 간호사들이 작성한 간호기록지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다.

응급처치 및 전원조치, 망인의 사망 등

1)

망인은 심폐정지 상태로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면서 L병원으로 이송되었고, 2015. 11. 22. 09:44경 위 병원 응급실에 도착하였는데, 도착 당시 이미 뇌 CT상 지주막하 출혈(SAH) 소견으로 혼수(Coma) 상태였다.

2)

망인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한 결과 2015. 11. 22. 09:47경 심장박동이 확인되었으나 자가호흡이 여전히 불가능하여 인공호흡은 계속 유지되었다.

3)

L병원은 망인에 대하여 뇌혈관 조영술을 실시하였으나 극심한 뇌압 항진으로 인하여 근위부 뇌혈관의 일부만 조영되었고 원위부 뇌혈관은 조영되지 아니하였는데, 이러한 증상은 임상의학상 뇌사의 직전 단계에 해당한다.

4)

망인은 2015. 11. 22. 천두술 및 뇌척수액 배액술을 시행받고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같은 해 12. 5. 17:19경 결국 사망하였다.

5)

L병원 의사 N이 작성한 사망진단서에는 망인의 직접사인이 '뇌출혈'로 기재되어 있고, 위 병원 의사 O이 2015. 12. 8. 작성한 진단서에는 망인이 두개내압 상승에 따른 뇌간마비로 사망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2, 20 내지 23, 26, 27 호증, 을 제1 내지 9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또는 영상, 이 법원의 대구가톨릭대학병 원에 대한 각 진료기록 감정촉탁 결과, 이 법원의 M병원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원 고 A에 대한 당사자본인신문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피고 D, E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성립

1)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들

(1)

피고 E은, ① 망인의 두통 증상에 관하여 뇌혈관계통 질환을 의심하고 그에 관한 적절한 검사와 치료를 하였어야 함에도 알코올 금단증상으로 오진한 채 두통 완화의 진료행위만을 계속하다가 망인의 지주막하 출혈을 발견하지 못하였고, ② 이 사건 사고 당일 망인을 뒤늦게 발견하여 L병원으로의 전원을 3시간 이상 지연하고, L병원에 망인에 대한 필요한 정보를 상세히 설명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고, 이로 인하여 망인이 사망에 이르렀으므로, 피고 E과 위 피고를 고용하여 피고 병원을 운영하는 피고 D은 망인의 상속인들인 원고들에게 망인 및 원고들이 이로 인하여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D, E

망인이 호소한 두통증세는 망인의 신경정신과적 병력과 알코올 의존증 등에 비추어 볼 때, 뇌동맥류를 의심할 정도로 심하지 않았으므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인 피고 E으로서는 뇌동맥류 파열을 의심하여 그에 대한 치료를 하는 것이 임상의학적으로 불가능한 상태였고, 위 피고는 이 사건 사고 당일 망인을 발견한 직후 지체 없이 망인을 L병원으로부터 전원하였다. 따라서 피고 E에게 의료상의 과실이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들의 손해배상청구는 이유 없다.

2)

피고 E의 손해배상책임

가)

피고 E의 의료상의 과실

(1)

망인의 뇌혈관계통 질환을 의심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는지 여부

위 인정 사실 및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망인의 주치의인 피고 E으로서는 망인의 계속되는 두통과 다리 통증 및 저림 등의 증상이 뇌혈관계통 질환에 의한 것일 수도 있음을 의심하여 즉시 그에 관한 검사를 실시하거나 다른 병원에 검사를 의뢰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하는 조치를 취하였어야 함에도 이를 알코올 의존증 치료과정에서 나타난금단 증상으로 오진하여 치료시기를 놓치게 한 의료상의 과실을 범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①

대구가톨릭대학병원 소속 진료기록 감정의는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기 전 망인에게 한 번 또는 그 이상의 의식소실을 수반하지 않는 정도의 뇌 지주막하 출혈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그 뇌 지주막하 출혈에 의한 합병증인 뇌혈관 연축의 악화 또는 심한 재출혈에 의해 의식이 소실되고, 호흡 및 심장정지에 이르게 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판정을 내렸다. 이와 같은 감정 결과와 더불어 앞서 본 망인에게 나타난 시기별 증상에 비추어 보면, 망인은 이 사건 사고일인 2015. 11. 22. 갑자기 뇌지주막하 출혈을 일으킨 것이 아니라 입원기간 중(2015. 11. 4.부터 같은 달 22.까지) 또는 입원기간 전(2015. 11. 4. 이전)에 경미한 뇌 지주막하 출혈이 발생하기 시작하여 그 무렵부터 서서히 출혈이 진행되어 오다가 이 사건 사고일인 2015. 11. 22. 합병증으로 의식을 잃은 채 심폐기능이 정지되었고, 결국 같은 해 12. 5. 사망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②

망인이 입원 도중 호소한 두통과 눈의 떨림, 허리 통증, 몸살, 다리 통증 및 저림 증상이 나타나는 원인은 다양하므로, 일시적으로 위약효과로 보이는 반응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후에도 그 증상의 호소가 계속된 이상 망인의 주치의로서는 망인이 입원을 하게 된 알코올 의존증에 따른 금단증상만이 아니라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적절한 검사를 의뢰하는 조치를 취하였어야 마땅하다.

③

망인은 두통이 심하여 M병원에 MRI 검사와 뇌파 검사를 예약해 두었다가 피고 병원에 입원하면서 이를 취소한 상태였고, 피고 E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으므로(위 피고가 작성한 진료기록부에 그러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입원기간 동안 망인의 두통에 대하여 좀 더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었다.

④

피고 E이 알코올 금단증상이 아닌 다른 가능성까지 고려하여 두통의 원인을 찾기 위한 협진을 하거나 정밀검사 등을 받도록 권유하였다면, MRI 또는 뇌혈관 CT 검사를 통해 뇌 지주막하 출혈에 대한 진단 및 수술을 통해 이 사건 사고가 예방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2)

전원을 지연하고 전원 병원에 망인에 대한 정보를 상세히 설명하지 않은 과실이 있는지 여부

원고 A가 이 사건 사고일인 2015. 11. 22. 06:22경 피고 병원에 전화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으나, 한편, 피고 병원 의료진이 같은 날 06:30경 및 07:50경 망인의 혈압과 맥박을 측정한 사실, 피고 병원 의료진은 2015. 11. 22. 08:30경 망인이 구토를 하고 극심한 두통과 어지러움(어지러워서 쓰러져 병실 문에 부딪힘)을 호소하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지자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며 망인을 L병원으로 전원하였고, 같은 날 09:44경 망인이 L병원 응급실에 도착한 사실, 같은 날 09:47경 망인에게서 심장박동이 확인된 사실 역시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이에 따르면 알 수 있는 피고 병원 의료진이 망인을 발견하여 전원하기까지 소요된 시간, 응급처치의 시기 및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 사실만으로는 피고 병원 의료진이 망인을 뒤늦게 발견하여 전원을 지연하였다거나 L병원에 망인에 대한 정보를 상세히 제공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

상당인과관계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망인은 피고 병원에 입원할 당시 지속적인 두통을 호소하고 있었고, 입원기간 중에도 자주 두통을 호소하였으며, 입원 시 M병원에 MRI 및 뇌파 검사를 예약해 둔 상태임을 밝혔으므로, 망인의 주치의인 피고 E이 망인에 대한 경과관찰을 소홀히 하지 않고, 뇌혈관계통 질환을 염두에 둔 검사를 시행하거나 그와 같은 검사를 시행할 수 있는 병원에 검사를 의뢰하는 등의 적절한 조치를 취하였더라면 망인의 뇌혈관질환을 확진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② 망인은 입원 전 또는 입원기간 중 의식소실을 동반하지 않은 뇌출혈을 일으켰고, 그후 서서히 합병증을 일으켜 이 사건 사고일인 2015. 11. 22. 의식소실에 이른 것으로 보이므로, 입원기간 중에 망인의 뇌혈관질환에 대한 확인이 이루어졌다면 합병증의 발생을 막는 수술 등의 의료적 조치를 통해 사망에 이를 가능성을 상당히 낮출 수 있었다고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 E의 위 의료행위상 과실과 망인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충분히 있다고 볼 수 있다.

다)

소결

따라서 피고 E은 의료상 과실에 따른 불법행위로 인하여 망인 및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3)

피고 D의 사용자책임

피고 E의 불법행위로 인해 망인이 사망하는 결과가 발생한 이상, 피고 E을 고용하여 피고 병원을 운영한 피고 D은 민법 제756조에 따른 사용자책임을 부담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 E과 공동하여 원고들에게 위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제한

가해행위와 피해자 측의 요인이 경합하여 손해가 발생하거나 확대된 경우에, 그 피해자 측의 요인이 체질적인 소인 또는 질병의 위험도와 같이 피해자 측의 귀책사유와 무관한 것이라고 할지라도 그 질환의 태양 · 정도 등에 비추어 가해자에게 손해 전부를 배상하게 하는 것이 공평의 이념에 반한다고 판단되면, 법원은 손해배상액을 정하면서 과실상계의 법리를 유추 적용하여 그 손해의 발생 또는 확대에 기여한 피해자 측의 요인을 참작할 수 있다(대법원 2014. 4. 24. 선고 2012다37251 판결 참조).

위 법리를 토대로 이 사건에 관하여 살펴보건대,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망인이 알코올 의존증상으로 피고 병원에 입원하였고, 알코올 금단증상 중 주된 증상이 두통이므로, 신경외과 전문의가 아닌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인 피고 E으로서는 망인의 뇌 지주막하 출혈을 발견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이 사건 사고 전 망인에게 1회 또는 수회에 걸친 의식소실에 이르지 않는 정도의 경미한 뇌 지주막하 출혈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기는 하나, 피고 E으로서는 의식의 소실 없이 두통을 호소하는 망인에 대하여 두통을 동반하는 다른 질환이 원인일 수 있다고 생각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환자의 상태변화에 따른 필요한 진단 실시 여부는 당시 상황 하에서 의사의 순간적인 선택에 의한 것으로 그 적절성 여부는 사후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비록 피고 E의 과실로 인하여 망인이 사망에 이르는 결과가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한 모든 손해를 위 피고들에게만 부담시키는 것은 의료행위의 특성, 위험성의 정도 등에 비추어 형평의 원칙에 어긋나고, 위 피고들이 배상하여야 할 손해액을 산정함에 있어 위와 같은 여러 사정을 참작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 타당한 분담을 지도원리로 하는 손해배상제도의 이념에도 부합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 D, E이 배상하여야 할 손해액을 산정함에 있어 이를 참작하기로 하되, 변론에 나타난 제반사정에 비추어 위 피고들의 배상책임 범위를 60%로 제한하기로 한다.

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마지막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의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로 계산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른다.

1)

일실수입

가)

인정사실 및 평가내용

(1)

원고의 인적사항 : I생 남자, 사망 당시 만 38세 7개월 남짓

(2)

가동연한 : 망인이 60세가 되는 2037. 4. 28.까지

(3)

소득 : 망인의 사망일부터 정년인 2037. 4. 28.까지 : 월 4,736,963원(= 2014년 소득 합계 56,843,562원 / 12개월)

갑 제14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망인은 사망 당시 구룡포수산업협동조합(이하 '구룡포수협'이라 한다)에 근무하고 있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망인의 사망일인 2015. 12. 5.부터 망인이 만 60세가 되는 2037. 4. 28.까지 망인이 2014년 구룡포수협으로부터 지급받은 소득을 기준으로 일실수입을 산정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 D, E은, 구룡포수협의 인사규정에 따른 정년은 만 58세이므로, 망인이 만 58세가 되는 달의 말일까지만 구룡포수협의 급여를 기준으로 일실수입을 산정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된 것) 제19조는 "①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 ②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함과 아울러 그 시행일에 관하여 상시 30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은 2016. 1. 1.부터, 상시 300명 미만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은 2017. 1. 1.부터 각 시행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바, 사고 이후 법령의 개정으로 연장된 정년에 기한 일실이익 상당의 손해는 특별손해에 해당하나(대법원 1991. 5. 24. 선고 90다18036 판결의 취지 참조), 이 사건 의료행위 및 사고가 위 법령의 개정 후에 발생한 것인 만큼 피고 E, D으로서는 위 법령으로 인한 정년의 연장을 예상할 수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4)

생계비 공제 : 수입의 1/3

(5)

노동능력상실률 : 100%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6, 33호증의 각 기재, 경험칙,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나)

계산

549,383,494원

2)

일실퇴직금

가)

인정사실 및 평가내용

(1)

입사일 : 2005. 10. 17.

(2)

중간정산 이후 퇴직금 기산일 : 2013. 1. 1.

(3)

정년퇴직 예정일 : 2037. 4. 28.

(4)

망인의 사망 당시의 직전 3개월간 평균임금 : 3,302,080원

(5)

기수령 퇴직금 : 19,577,260원

(6)

노동능력상실률 : 100%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6호증의 기재, 경험칙, 변론 전체의 취지

나)

계산

19,168,920원

3)

기왕치료비L병원 전원 후 치료비)

1,592,329원(원고들은 기왕치료비가 3,184,659원이라고 주장하나 위 금액을 초과 하여 지출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인정 근거] 갑 제29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4)

책임의 제한

가)

망인의 일실수입 : 329,630,096원(= 549,383,494원 × 60%)

나)

망인의 일실퇴직금 : 11,501,352원(= 19,168,920원 × 60%)

다)

망인의 기왕치료비 : 955,397원(= 1,592,329원 × 60%)

5)

공제

가)

요양급여 (10,768,880원)

갑 제28호증의 기재, 이 법원의 근로복지공단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망인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2015. 11. 4.부터 사망일인 같은 해 12. 5.까지의 요양급여로 10,768,880원을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요양급여를 망인의 기왕치료비 상당 손해액(955,397원)에서 공제하면 망인의 기왕치료비 상당 손해는 남지 않게 된다.

나)

유족연금의 유족보상일시금 환산금 (151,481,780원)

망인의 일실수입 상당 손해배상채권은 모두가 그 공동상속인들에게 각자의 상속분 비율에 따라 공동상속되고, 근로복지공단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하여 수급권자에게 지급하는 유족급여는 당해 수급권자가 상속한 일실수입 상당 손해배상채권을 한도로 하여 그 손해배상채권에서만 공제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고, 이와 달리 망인의 일실수입 상당 손해배상채권에서 유족급여를 먼저 공제한 후 그 나머지 손해배상채권을 공동상속인들이 각자의 상속분 비율에 따라 공동상속하는 것으로 해석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9. 5. 21. 선고 2008다13104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위 법리를 토대로 이 사건에 관하여 살펴보건대, 갑 제28호증의 기재, 이 법원의 근로복지공단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망인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유족연금을 지급받고 있는 사실, 위 유족연금을 유족보상일시금으로 환산한 금액은 151,481,780원인 사실이 각 인정되고,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유족보상연금 수급자격자 중 유족보상연금을 지급받을 권리의 순위는 배우자 · 자녀 ·부모 · 손자녀 · 조부모 및 형제자매의 순서에 의하기 때문에(위 법 제63조 제3항), 망인의 사망으로 근로복지공단이 지급하는 유족연금은 모두 원고 A에게 귀속된다고 할 것이므로, 위 151,481,780원을 원고 A가 상속한 망인의 일실수입 상당의 손해액에서 공제한다.

다)

피고 병원 측이 지급한 손해배상금의 선급금 (30,000,000원)

피고 병원 측이 망인의 유족인 원고들에게 손해배상금의 선급금으로 30,000,000원을 지급한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위 30,000,000원은 망인의 재산상 손해액에서 공제하기로 한다.

다만, 피고 병원 측은 위 선급금에 대하여 공제할 손해의 항목과 그 손해의 항목별 공제 순서를 따로 정하지는 아니하였는바, 계산의 편의와 과잉배상의 방지를 위하여 위 30,000,000원을 망인의 재산상 손해배상액에서 공제하되, 망인의 일실퇴직금 상당 손해액, 일실수입 상당 손해액 항목의 순으로 각 공제한다(앞서 본 바와 같이 망인의 기왕치료비 상당 손해액에서 망인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지급받은 요양급여를 공제하면 위 항목 손해는 남지 않는다).

위 순서에 따른 공제 시 망인의 일실퇴직금 상당 손해는 11,501,352원 전액이 공제되어 남지 않게 되고, 망인의 일실수입 상당 손해는 311,131,448원[= 329,630,096원 - 망인의 일실퇴직금 상당 손해액에서 공제하고 남은 손해배상금의 선급금 18,498,648원(= 위 30,000,000원 - 망인의 일실퇴직금 상당 손해액 11,501,352원)]이 남게 된다.

6)

위자료

가)

참작한 사유 : 망인 및 원고들의 나이, 가족관계, 피고의 진료내역 및 과실 정도, 망인의 사망 경위, 기타 이 사건 변론과정에 나타난 제반 사정

나)

인정금액

(1)

망인 : 30,000,000원

(2)

원고 A : 15,000,000원

(3)

원고 B, C : 각 7,500,000원

7)

상속

가)

상속대상금액

341,131,448원[= 망인의 재산상 손해 311,131,448원 + 망인의 위자료 30,000,000원]

나)

상속인

(1)

원고 A : 3/7 지분

(2)

원고 B, C : 각 2/7 지분

다)

계산

(1)

원고 A : 12,857,143원[= 146,199,192원(= 상속대상금액 341,131,448원 × 3/7) - 133,342,049원(= 망인의 일실수입 상당 손해액 311,131,448원 × 3/7)]

위 5) 나)항에 따라 원고 A가 상속받는 망인의 손해액 146,199,192원(= 상속대상금액 341,131,448원 × 3/7) 중 망인의 일실수입 상당 손해액인 133,342,049원(= 망인의 일실수입 상당 손해액 311,131,448원 × 3/7)에서 위 원고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수령하는 유족연금의 유족보상일시금 환산금 151,481,780원을 공제하면, 위 원고가 상속한 망인의 일실수입 상당 손해는 남지 않게 되므로, 결국 위 원고가 망인으로부터 상속받은 손해배상액은 12,857,143원(= 위 146,199,192원 - 133,342,049원)이 된다.

(2)

원고 B, C : 97,466,128원(= 341,131,448원 × 2/7)

8)

손해배상액

가)

원고 A : 27,857,143원 (= 망인의 상속재산 12,857,143원 + 원고 A의 위자 료 15,000,000원)

나)

원고 B, C : 각 104,966,128원(= 망인의 상속재산 각 97,466,128원 + 원고 B, C의 위자료 각 7,500,000원)

라.

소결론

따라서 피고 D, E은 공동하여 원고 A에게 27,857,143원, 원고 B, C에게 각 104,966,128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망인의 사망일인 2015. 12. 5.부터 위 피고들이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17. 6. 23.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 E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들은, 피고 병원의 직원(부장)인 피고 F가 다른 병원에서 MRI 검사, 뇌파 검사 등을 받은 후 피고 병원에 입원하겠다는 망인과 원고 A의 요구를 묵살한 채, 망인을 피고 병원에 입원시켰고, 이로 인하여 망인이 뇌출혈을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여 사망에 이르렀으므로, 위 피고에게도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나, 원고 A에 대한 당사자본인신문 결과만으로는 위 피고가 망인과 원고 A의 요구를 묵살하고 망인을 피고 병원에 입원시켰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위 피고는 피고 병원의 의료진이 아니라 알코올 중독 전문요원으로서 환자와 그 보호자들에게 입원 절차 및 병에 대한 가족의 역할 등에 대한 상담 및 안내 업무를 담당하였을 뿐인 사실이 인정될 뿐이므로, 원고들의 피고 F에 대한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4.

피고 G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들은, 피고 병원의 간호사인 피고 G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2015. 11. 22. 08:30경 원고 A에게 다른 병원의 검사가 필요하다는 연락을 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허위로 이러한 사실을 간호기록지에 기재하였고, 망인이 의식불명 상태인 동안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망인이 담배를 피우도록 방치하는 등 간호사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여 망인을 사망에 이르게 하였으므로, 위 피고도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원고 A가 2015. 11. 22. 06:08경 피고 병원 측에 전화하였고, 그 무렵부터 08:30경까지 망인에 대한 간호기록지에 혈압과 맥박 외의 사항에 대하여는 별다른 기재가 없는 사실, 원고 A가 피고 병원에 도착한 2015. 11. 22. 09:23경 망인은 거품을 문 채로 혀가 늘어져 있었고, 동공이 처져 있는 상태로 병실 침대에 누워있었으나, 간호기록지에는 같은 날 09:20경 망인을 L병원으로 전원하였다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 망인에 대한 L병원 응급기록지에는 2015. 11. 22. 09:00경 망인의 심정지가 발견되었다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이 인정되나, 위 인정 사실만으로는 위 피고가 의도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간호기록지에 기재하고, 이 사건 사고 당일에 망인을 방치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G 등 피고 병원 소속 의료진이 망인에게 금연할 것을 수차례 권한 사실이 인정될 뿐이므로, 원고들의 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 D, E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위 피고들에 대한 나머지 청구 및 피고 F, G에 대한 청구는 각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기현(재판장) 윤봉학 김혜성

각주1) 원고들은 2017. 5. 25.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 신청서에서 장례비 5,000,000원을 망인의 재산상 손해에 포함시킨 후 이를 원고들이 상속하였다는 전제에서 청구금액을 산정하였으나, 이후 5차 변론기일에서 장례비 상당손해배상청구에 관한 부분을 취하하였다. 따라서 원고들의 최종 청구액은 위 변경신청서 기재 청구액에서 장례비에 관한 상속분에해당하는 금액[원고 A 2,142,857원(= 5,000,000원 × 상속분 3/7), 원고 B, C 각 1,428,571원(= 5,000,000원 × 2/7), 원 미만 버림]을 공제한 나머지 금원이 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