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16. 5. 13. 선고 2012가합12058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대구 북구 C에 D사업부를 두고 이를 통해 대구, 경북지역에 석유류를 판매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1989. 1.경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D사업부 영업과장을 거쳐 2007. 9.경부터 2010. 8. 2.까지 D사업부 대리점 영업팀장으로 근무하며 거래처에 유류를 공급하고 그 유류대금을 수금하는 등의 업무에 종사하였다.

나.

피고 회사의 채권관리매뉴얼(을 제15호증)은 외상거래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다.

다.

피고 회사가 2008. 3. 6. ㈜E와 사이에 유류공급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원고는 그 무렵부터 ㈜E와의 유류거래를 담당하였다.

그런데 원고는 ㈜E에 대한 외상매출액이 외상거래한도액을 초과하는 상태임에도 2010. 6. 14.부터 2010. 7. 21.까지 별지1 임의출하 내역표 순번 26 내지 98 기재와 같이 73회에 걸쳐 시가 합계 1,985,143,000원 상당의 유류를 D사업부 사업부장인 F에게 보고하거나 그의 승인을 받음이 없이 ㈜E에 공급하면서 마치 위 유류가 대구저유소의 재고로 남아있는 것처럼 허위로 전산처리하였다. 그 결과 피고 회사의 2010. 8.경 ㈜E에 대한 누적채권액은 7,085,020,686원, 채권한도 초과금액은 2,285,020,686원에 이르렀다.

라.

피고 회사는 2010. 8.경 실시한 감사에서 ㈜E에 대한 위 외상거래내역이 밝혀지자, 2010. 9. 1. 원고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취업규칙 제85조 제2항 제2호, 제3항 제2, 3, 4호, 제5항에 해당하는 고의과실 또는 직무태만 및 소홀로 중대한 사태를 초래하여 회사의 장애 또는 재산상 손실 초래, 상기사실 인지 후 유기 및 지연보고'를 징계사유로 하여 원고에 대한 대기발령을 의결하였으며, 3개월 뒤인 2010. 11. 30. 원고에게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 제77조 제10항, 인사규정 제22조 제8항에 따라 대기발령 후 3개월 이내에 보직되지 않는 자에 해당됨을 사유로 퇴직(해고)되었음을 통보하였다(이하에서는 편의상 '이 사건 해고처분'이라 한다).

마.

그 후 피고 회사의 고소로 개시된 수사결과 원고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의 공소사실로 기소되었는데, 위 형사피고사건에서 제1심 법원은 2012. 6. 22. 원고에 대하여 배임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판결을 선고하였으나, 항소심 법원(대구고등법원 2012노362)은 2015. 12. 17. ㈜E에 대한 유류거래 중 외상거래한도액의 130%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하여는 '원고는 외상거래한도액의 30%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거래처에 외상거래한도액을 초과하여 유류를 공급할 권한이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업무를 운영하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한 반면 외상거래한도액의 130%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하여는 배임의 고의가 인정되므로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한다고 보아 징역 3년 및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였다(항소심 형사사건의 범죄사실의 요지는 별지2 범죄사실의 요지 기재와 같음). 위 항소심판결에 대해 원고가 상고를 제기하여 위 형사피고사건은 현재 대법원 2016도422로 계속 중이다.

바.

한편 피고 회사가 2011. 1. 19. 원고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은, 제1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11가합6279)에서는 2012. 12. 13. 원고의 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하여 '원고는 피고 회사에 2억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판결이 선고되었다가,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13나7556)에서는 '원고는 피고 회사에 2013. 6. 30.까지 1억 원을 지급하되, 원고에 대한 형사사건이 유죄로 확정될 경우 확정된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2억 원을 추가로 지급한다'는 내용의 조정이 성립되었다.

사.

이 사건과 관련된 근로기준법 및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 인사규정의 주요내용은 별지3 관련 규정 기재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 6호증, 을 제3, 6, 7, 9 내지 11, 15, 38호증의 각 기재, 증인 G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이 사건 해고처분이 아래 기재와 같은 절차적 하자 및 실체적 하자가 있어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피고 회사를 상대로 이 사건 해고처분의 무효확인 및 복직할 때까지의 임금의 지급을 구한다.

가.

절차적 하자 주장

①

피고 회사는 원고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소집한 적이 없고, 원고에게 징계위원회에서 의견을 제출할 기회도 주지 않았다.

②

징계위원 중 H, I, J, K는 사전에 피고 회사의 본사로부터 승인을 받지 않아 징계위원이 될 수 없음에도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에서 징계위원으로 참여하였다.

③

피고 회사는 근로기준법 제26조에 따라 해고 30일 이전에 해고의 예고를 통지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원고에 대하여 해고의 예고를 하지 않았다.

④

피고 회사는 근로기준법 제26조, 제27조에 따라 근로자를 해고하기 30일 전에 해고의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준수하지 않았다.

나.

실체적 하자 주장

①

원고는 피고 회사의 D사업부 대리점 영업팀장으로서 거래한도의 30%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유류를 출하할 수 있는 재량권이 있었고, 또한 거래한도를 초과하여 유류를 출하함에 있어서 사업부장인 F의 승인을 득하였으므로,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②

원고에게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할지라도 이 사건 해고처분은 비위내용과 정도에 비추어 부당하게 과도한 징계조치를 선택한 것으로 징계재량권의 일탈·남용에 해당한다.

3.

해고무효 확인청구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 해고처분의 법적 성격

근로자가 대기발령 처분을 받은 다음 그 후 3월이 경과하도록 직위를 부여받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당연 퇴직 처리가 이루어진 것이라면, 이와 같은 대기발령 처분에 이은 당연 퇴직 처리는 이를 일체로서 관찰할 때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따라 근로계약 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으로서 실질상 해고에 해당한다(대법원 1995. 12. 5. 선고 94다43351 판결, 대법원 2007. 9. 21. 선고 2006다25240 판결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 회사가 원고에 대하여 업무상 비위사실을 이유로 대기발령 처분을 하고 그로부터 3개월이 경과하도록 직위가 부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당연 퇴직 처리를 하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전체로 관찰할 때, 대기발령에서 당연 퇴직 처리에 이르는 이 사건 해고처분은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따라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으로서 실질상 해고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처분은 근로기준법에 의한 제한을 받는다.

나.

절차상의 하자 유무

(1)

징계위원회의 개최 및 의견제출 기회의 부여

(가)

갑 제6호증, 을 제1, 2, 4호증의 각 기재, 증인 G의 증언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 회사는 원고에 대한 징계를 심의하기 위하여 징계위원회를 소집하였고, 그 과정에서 원고에게 충분한 소명(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①

징계위원회 간사인 G는 2010. 9. 1. 징계위원회 개최에 앞서 원고에게 징계위원회 출석통보서를 제시하였고, 원고는 위 출석통보서 수령증(을 제1호증의 2, 원고는 위 수령증이 위조되었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에 자필 서명하였다.

②

징계위원회 위원장인 L는 같은 날 D사업부 전무이사 사무실에서 G, H, I, J, K 등 징계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원고에 대한 징계를 심의하기 위해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였다.

③

원고는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E에 대하여 거래한도가 초과된 물량에 대해서는 F 부사장의 승인이 있었고, 거래한도초과로 인한 F 부사장의 출하통제를 회피하기 위해 오아시스(OASIS)21에는 거래한도가 초과되지 않은 것처럼 허위로 전산처리를 하였다'는 취지로 의견을 진술하였다.

④

징계위원회의 회의록(을 제4호증)에는 당시 징계절차에 참석한 징계위원들의 서명 또는 날인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데, 일시적으로 징계위원회의 간사인 G가 업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였기에 징계위원회 회의록을 작성하고도 즉시 징계위원들의 서명 또는 날인을 받지 못하였던 것이고, 그 후 징계처분안(을 제35호증의 1 내지 7)에는 징계위원장 및 징계위원들의 인장을 날인되어 있다.

(나)

사용자의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 징계대상자에게 변명의 기회를 부여할 것을 명하는 규정이 없다면 징계과정에서 그와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징계처분을 무효라고 할 수 없으므로(대법원 1992. 4. 14. 선고 91다4775 판결 참조), 설령 이 사건 해고처분에 있어 원고에게 의견제출 기회가 충분히 부여되지 않았더라도 피고 회사의 인사규정, 취업규칙 등이 직원을 해고하거나 징계함에 있어 소명 또는 의견제출의 기회를 부여하도록 규정하고 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는 이상 원고에 대하여 의견진술의 기회가 부여되지 않았다거나 불충분하였다는 점만으로 이 사건 해고처분을 무효로 볼 수 없다.

(2)

징계위원 구성에 대한 본사의 승인

을 제5호증의 1, 제31, 34호증, 제32, 33호증의 각 1, 2, 제35호증의 1 내지 7의 각 기재, 증인 G의 증언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을 종합하면, 징계위원회의 징계위원 구성에 관하여 사전에 피고 회사 본사의 구두 승인이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①

피고 회사의 인사위원회 규정 제2조에 의하면, 각 사업장 인사위원회는 위원장 1인과 위원 3~7명 및 간사 1명으로 구성하고, 위원장은 사업장장이, 위원은 임원 및 부서장급으로 위원장이 추천하여 본사의 승인을 받은 자로 구성하도록 되어 있다.

②

피고 회사의 D사업부는 사업부장 1인 아래에 영업개발팀, 대리점영업팀, 영업1팀, 영업2팀, 영업3팀, 재무관리팀의 6개의 부서로 구성되어 있는데, 징계위원회가 개최될 당시 L는 D사업부 사업부장의 직책을 맡고 있었으므로 본사의 승인이 없어도 당연히 D사업부 징계위원회의 위원장이 되고, 그 밖에 영업팀장 J, 영업 1팀장 G, 영업 2팀장 K, 영업 3팀장 1, 대리점 영업팀장 H이 징계위원이 될 수 있었다.

③

D사업부 사업부장 L는 각 부서의 팀장으로 피고 회사의 사업부 인사위원회를 구성해 온 관례에 따라 각 부서의 팀장인 J, G, K, I, H으로 인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하고 피고 회사 본사의 관리임원 M 전무, 대표이사 N 및 회장 O에게 순차로 보고하여 구두 승인을 받았다. 이에 O는 L에게 신속히 징계절차를 마무리하여 직원들의 동요를 최소화하라고 지시하기도 하였다.

④

G는 간사로서 징계위원회가 개최된 후 그 의결결과에 따라 2010. 9. 3. 원고를 대기발령 조치한다는 내용으로 징계품신을 작성하고 피고 회사의 사장 및 회장 의 결재를 받았다.

⑤

G의 후임으로 징계위원회 간사를 맡은 P은 징계위원회(인사위원회)의 구성에 대하여 서면승인이 없었던 점을 고려하여 2010. 11. 24. 위원변경에 관하여 서면으로 기안을 하여 전무, 사장, 회장의 결재를 받았다.

(3)

해고의 예고통지

피고 회사가 원고에 대해 대기발령 처분을 하였고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나 당연 퇴직 처리함으로써 원고가 해고된 사실은 앞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 회사는 근로기준법 제26조에 따른 해고의 예고통지를 이행하였다고 볼 것이다.

나아가 근로기준법 제26조에 따른 해고의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다 할지라도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함은 별론으로 하고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당연히 해고가 무효로 되는 것도 아니다(대법원 1993. 11. 9. 선고 93다7464 판결 등 참조).

(4)

해고의 서면통지

을 제1, 2, 4호증, 제6호증의 2, 3, 제8호증의 각 기재, 증인 G의 증언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 회사는 징계위원회 출석통지서, 대기발령 통보, 당연 퇴직 통보서를 원고에게 각 교부함으로써 원고에게 해고의 존부 및 시기, 해고사유에 대하여 '㈜E에 대한 외상한도 초과거래와 관련하여 원고가 회사의 지시사항을 위반하였고, 허위보고 및 지연보고를 하였으며, 업무상 관리감독을 소홀히 하는 등으로 채권사고를 발생시켜 회사에 손실을 끼쳤다'는 징계사유로 대기발령을 내렸다가 그로부터 3개월 내에 복직되지 않아 '2010. 11. 30. 당연 퇴직 처리하게 되었다'는 내용을 서면으로 통지함으로써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준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피고 회사는 2010. 9. 1. 원고에게 출석이유란에 '고의, 과실 또는 직무태만 및 소홀로 중대한 사태를 초래하여 회사의 장애 또는 재산상 손실초래'라고 기재된 출석통지서를 원고에게 교부하여 원고가 이를 수령하였다. 한편 피고 회사가 2010. 8.경 실시한 ㈜E에 대한 채권사고 조사 과정에서, 원고는 2010. 8. 9. '㈜E에 대하여 외상거래한도를 임의로 초과하여 유류를 출하하였다'는 취지의 자인서를 작성하여 제출한 적이 있었으므로, 위 출석통지서 기재에 의해 자신의 징계사유가 무엇인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②

L는 징계위원회에서 원고에게 '㈜E 채권사고로 회사에 중대한 상황을 야기하였음을 이유로 원고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소집되었다'는 취지로 설명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도 '㈜E에 대하여 거래한도가 초과된 물량에 대해서는 F 부사장의 승인이 있었지만, 거래한도초과로 인한 F 부사장의 출하통제를 회피하기 위해 거래한도가 초과되지 않은 것처럼 허위로 전산처리를 하였다'는 취지로 의견을 진술하였을 뿐, 그 외에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를 알 수 없다거나 징계사유를 좀 더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해달라는 등의 주장은 하지 않았다.

③

피고 회사는 징계위원회 개최 후 원고에게 위와 같이 심의한 징계사유에 관하여 원고에게 대기발령을 내렸다고 통보하였고, 그 후 2010. 11. 30. 원고에게 해고를 통보하면서 퇴직 및 해고통지서에 '취업규칙 제5장 제77조 제10항, 인사규정 제5장 제22조 제8항에 근거하여 대기발령 후 3개월 이내에 보직되지 않는 자에 해당되므로 퇴직(해고) 통보를 한다'고 기재하여 교부하였다.

다.

실체상의 하자 유무

(1)

징계사유의 존부

앞서 거시한 인용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피고 회사의 D사업부 대리점 영업팀장으로서 피고 회사의 거래상대방인 ㈜E에 유류를 공급할 경우 출고 전 외상매출채권을 확인하여 외상거래한도액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유류를 공급하여야 하고, 만약 영업팀장에 주어진 권한을 초과하여 유류를 공급할 경우 사전에 사업부장으로부터 승인을 받고, 유류출고 시 이를 오아시스21에 입력한 후 E에 공급한 유류량을 정확히 계산하여 그 판매대금 회수에 있어 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여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음에도, E의 실질적 대표 Q의 부탁에 따라 E에 대한 외상매출액이 외상거래한도액을 초과하는 상태에서 2010. 6. 14.부터 2010. 7. 21.까지 유류가 출고되지 않고 대구저유소에 재고로 남아 있는 것처럼 허위로 전산처리를 한 다음 사업부장인 F의 사전 승인을 받지 않고 ㈜E에 합계 1,985,143,000원 상당의 유류를 공급하여 피고 회사에게 같은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힌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에게는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 제85조 제2항 제2호, 제3항 제2, 3, 4호, 제5항에 해당하는 징계사유가 있다.

(2)

징계재량권의 일탈, 남용 여부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고,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8다84335 판결). 이 경우 징계사유의 내용과 성질은 물론이고 피징계자의 평소의 소행, 근무성적 외에 과거의 전력, 징계사유로 삼지는 않았지만 징계사유 발생 이후에 저지른 비위행위 등도 징계종류의 선택의 자료로 참작할 수 있다(대법원 1999. 9. 3. 선고 97누2528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으로 돌아와, 앞서 인정한 사실과 인용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을 보태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해고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징계재량권 일탈·남용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원고는 피고 회사의 채권관리매뉴얼에 위반하여 ㈜E에 외상거래한도액을 초과하여 합계 1,985,143,000원 상당의 유류를 피고 회사의 승인 없이 공급하였고, 이에 따라 현재 피고 회사가 ㈜E로부터 회수하지 못한 채권액은 약 26억 원에 이른다.

②

피고 회사는 유류공급주문에 대하여 주문등록, 출하승인, 유류수송용역업체에 대한 배차의뢰, 출하내용, 판매등록 및 매출집계가 가능하도록 전산시스템을 구축해 두었는데, 원고는 ㈜E에 외상거래한도액을 초과하는 유류를 공급하면서도 고의적으로 이를 피고 회사의 전산시스템에 등록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피고 회사가 2010. 8.경 D사업부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자 자신이 ㈜E에 대한 외상거래한도액을 초과하여 유류를 공급한 사실을 은폐하기 위하여 사용하던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던 자료를 모두 삭제하기도 하였다.

③

피고 회사는 아직까지 ㈜E에 대한 채권 전액을 회수하지 못하였고,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의 신뢰관계는 피고 회사가 원고를 상대로 형사고소를 하고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할 정도로 악화되어 있다.

④

피고 회사와 거래업체 사이에 외상한도 초과거래가 관행적으로 널리 행해졌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고, 원고의 ㈜E에 대한 외상한도 초과거래가 피고 회사의 손해로 현실화된 이상 원고에 대한 징계가 다른 외상한도 초과거래의 경우와 비교하여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⑤

원고는 위 징계사유와 동일한 범죄사실로 관련 형사사건 항소심에서 징역 3년 및 집행유예 4년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아 상고를 제기하였는데, 피고 회사 취업규칙 제10조에 의하면 회사는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사실이 있는 자를 채용할 수 없고, 채용 후 이러한 사실이 발견되었을 때에는 그 채용을 취소하여야 하며(제2호, 피고 회사 인사규정 제7조 제2호도 같은 내용이다), 취업규칙 제77조 역시 금고 이상의 형을 받게 된 경우를 퇴직사유 중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라.

소결

따라서 이 사건 해고처분은 절차적으로나 실체적으로 모두 정당하므로, 이 사건 해고처분이 무효라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4.

임금청구에 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해고처분이 정당한 이상, 위 처분이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미지급 임금에 관한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형태(재판장) 유지상 박소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