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검사의 항소이유의 요지와 직권파기
항소이유의 요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상 금품청산의무위반의 고의가 있었다고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것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것이다.
직권파기
검사가 당심에 이르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아래 제2의 가항 기재와 같이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 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당초의 공소사실을 전제로 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검사의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에 나아가지 않고,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직권으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경된 공소사실에 대하여 변론을 거쳐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변경된 공소사실에 대한 판단
변경된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경북 영천군 C에 있는 주식회사 D의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40명을 사용하여 제조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당사자 간의 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가 없는 한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근로를 제공하다 2011. 5. 1. 퇴직한 근로자 E의 2008. 11. ~ 2009. 12. 임금 삭감액 7,918,100원을 당사자 간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같은 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은 대전에서 주식회사 D을, F은 영천에서 주식회사 G을 운영하다가, 2008. 10.경 두 회사가 합병하여 주식회사 D으로 상호를 변경하게 되었다.
합병 이후 피고인과 F은 주식회사 D의 각자 대표이사가 되어, F은 영천에 있는 사업부분을, 피고인은 대전에 있는 사업부분을 각자 독립하여 운영하다가, 2011. 4. 초순경 F이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피고인이 단독 대표이사로 되면서부터 영천에 있는 사업부분까지 총괄하게 되었다.
E은 주식회사 G의 전신인 I 주식회사에 입사하여 근무하였던 사람으로서, 위 합병 후에도 영천에 있는 사업부분에서 근무하였고, 2011. 5. 1.경 퇴직하였다.
E은 2001. 9. 25. 주주총회에서 감사로 선임되었다가 2010. 3. 31. 감사직을 사임하였고, 2010. 4. 1. 전무이사로 선임되어 근무하다가 퇴사하였는데, 그 기간 동안 주주총회에서 재무제표 등의 적법성에 관하여 보고하고, 회사의 공문에 감사로 재직할 당시에는 감사란에, 전무이사로 재직할 당시에는 전무이사란에 각 결재를 하는 등 감사 등 임원으로서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E은 위와 같이 대외적으로 감사 또는 전무이사라는 명칭을 사용하면서 임원으로서의 업무를 수행하였고, 피고인이 단독 대표이사가 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퇴직하였으므로, 피고인으로서는 E이 실제로 담당한 업무나 근로조건 등 제반 근로형태에 관하여 제대로 알지 못하였다.
이 사건 임금 삭감은 F이 주식회사 D의 영천에 있는 사업부분을 독립하여 운영할 무렵인 2008. 11.경부터 2009. 12.경까지 사이에 이루어진 것인데, F은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 일관되게 이 사건 임금삭감에 대하여 임원들의 구두 동의를 받았다고 진술하였다.
E은 위 임금 삭감 이후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가 F과 피고인 사이에 분쟁이 발생하고 F이 대표이사직을 사임한 후, 2011. 5. 1. 퇴직하면서 비로소 임금삭감분의 지급을 구하고 있다.
위와 같이, 이 사건 임금삭감이 이루어질 당시 E도 주식회사 D의 임원 중의 한 사람이었고, F이 임원들의 동의를 받아서 임금삭감을 하였다는 것이며, E이 임금삭감 이후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가 상당한 시간이 지난 후 비로소 임금삭감분 지급을 구하였으므로, 피고인으로서는 E에 대한 임금삭감이 E의 동의 하에 적법하게 이루어진 것이라고 판단할 여지가 충분히 있었다. 따라서 피고인으로서는 E에 대한 임금삭감분 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이를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므로, 피고인에게 임금 미지급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연우(재판장) 김수연 최혜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