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E가 감사로 재직한 시기에는 근로자가 아니므로 피고인은 E에 대해 감사재직기간에 대한 퇴직금지급의무가 없고, ② 가사 법률적 평가에 따라 그 의무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위와 같이 퇴직금지급의무를 지체한 데에는 그 지급의무를 다툴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 근로기준법위반죄의 범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음에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대구 달성군 C에 있는 주식회사 D의 대표이사로서 시내버스 운송업을 영위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1979. 7. 1.경부터 2013. 1. 15.경까지 부품관리 업무 등을 담당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E의 퇴직금 차액 56,317,951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관련법리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호에서 규정하는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하며,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한다.
그리고 주식회사의 이사가 정관이나 주주총회의 결의에서 정한 바에 따라 일정한 보수를 받는 경우에 원칙적으로 이는 상법 제388조의 규정에 근거한 것으로서 그 보수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임금이라 할 수 없으며, 또한 회사의 규정에 의하여 이사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그 퇴직금은 근로기준법 등에서 정한 퇴직금이 아니라 재직 중의 위임 사무 집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의 일종이라 할 수 있으므로, 그 보수 및 퇴직금 지급에 관한 사정을 이유로 하여 이사의 지위를 달리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도6537 판결 등 참조).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정하다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며, 이와 같은 증명이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유죄로 판단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도2823 판결, 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도8675 판결 등 참조).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E는 1979. 2.경부터 2004. 2. 말경까지 주식회사 D의 감사로 등기되어 있었으며, E는 등기된 이사로서 상법상의 적법한 선임절차를 거쳐 임명된 이사로 추정되는 점(대법원 1991. 12. 27. 선고 91다4409,91다4416 판결 등 참조), ② E는 주식회사 D의 주식 14,400주를 보유하고 있어 지분율 약 6%의 주주인 점, ③ E는 부품관리, 정비사 관리 등의 업무를 하였으며, E는 원심법정에서 자신이 업무수행 과정에서 지시를 받은 사실은 없고 그때그때 필요한 업무를 알아서 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E는 부품대 및 윤활유 대금 지출결정을 본인 책임 하에 하였으며, 고철 판매를 관리하며 판매대금을 자신의 재량에 의해 공구매입비 및 정비사 회식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여 E는 자신의 업무에 대해 상당히 재량권을 가지고 독립적인 권한을 행사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E는 위 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의 조카로서 친족관계에 있었으며, 위 회사는 E 외에도 피고인의 아들 등 친족들이 임원으로 회사 경영에 관여해 온 것으로 보이는 점, ⑤ E에 대하여 회사에서 출퇴근을 관리하지 않았고, 연차 등이 정해지지 않아 E가 개인적으로 일이 있는 경우에는 회사에 연락을 하고 임의로 출근을 하지 않은 점, ⑥ E가 감사로 재직한 기간 동안 주식회사 D에서 E에게 차량을 제공하였으며, 위 차량에 대한 유류비, 보험료 등도 회사에서 부담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⑦ 주식회사 D의 취업규칙에는 정년은 만 58세, 사무직 정년은 60세라고 규정되어 있으나 E는 주주 겸 임원이라는 이유로 만 67세까지 근무하고 퇴직한 점, ⑧ 피고인은 E에게 감사직을 사임한 후부터 퇴직하기 전까지의 기간(2004. 3. 1. ~ 2013. 1. 15.)에 대해서는 퇴직금을 모두 지급한 점, ⑨ E는 위 퇴직금을 수령한 후, 감사로 재직한 기간 동안에도 퇴직금이 지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으나 피고인은 감사 재직 기간은 근로자라고 볼 수 없어 퇴직금 지급의무가 없다고 주장하며 지급의무를 다투게 되었는데, E가 위 지급의무의 존부에 대한 별다른 확정절차 없이 2013. 4. 26.경 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 감사 재직 기간에 대한 퇴직금 미지급을 이유로 피고인을 고소하였고, 피고인으로서는 위 지급의무에 대하여 다투어 볼 기회를 갖지 못한 채 수사가 개시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상법상의 등기 감사인 E가 형식적·명목적인 감사에 불과하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그친다고 볼 수 있거나 E가 등기부상 감사로 등재되었지만 실제로는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나아가 민사소송 등 법률적 평가를 통해 위 지급의무의 존재가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피고인에게는 E가 감사로 재직한 기간 동안의 근로자성에 대하여 다투어 볼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여져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의 범의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함에도, 이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으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제2항 기재와 같고, 제3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한다.
판사 서경희(재판장) 김일수 남민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