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2년에 처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해자 J, K에 대한 각 사기의 점은 무죄.
배상신청인의 신청을 각하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검사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2년 6월)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피고인
사실오인
피해자 D에 대한 사기 부분
피고인은 피해자 D로부터 3,000만 원을 빌린 것은 사실이나 그 중 상당액을 변제하는 등 편취의 범의가 없었고, 이후 피해자 D로부터 지급받은 3억 3,000만 원은 차용금이 아닌 투자금 명목으로 받은 것일 뿐 피해자 D를 기망하여 이를 편취한 사실이 없다.
피해자 J, ㈜ G, K, ㈜ H, I에 대한 각 사기 부분
피고인은 위 피해자들과 직접 공사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으며, 위 피해자들에게 직접 공사대금을 지급하겠다고 말하여 피해자들을 기망한 사실이 없다.
피해자 O, P, Q에 대한 각 사기 부분
피고인이 위 피해자들과 납품계약을 체결한 사실은 있으나, 계약 체결 당시 위 피해자들로부터 물품대금을 편취할 범의가 없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직권판단
검사 및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검사는 당심에 이르러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해자 J, ㈜ G, K, ㈜ H, I에 대한 각 사기 부분에 관하여 기존 범죄일람표 1(원심 판시 범죄일람표 1)을 별지 범죄일람표 1로 변경하고, 피해자 O, P, Q에 대한 각 사기 부분에 관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2를 추가하고, 기존 범죄일람표 2(원심 판시 범죄일람표 2)를 별지 범죄일람표 3 으로 변경하는 내용으로 공소 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그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원심판결 중 위 각 부분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고, 위 각 부분과 원심판결의 나머지 부분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8조 제1항에 따라 하나의 형을 선고하여야 하므로, 원심판결 중 배상명령신청 각하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가 있음에도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변경된 공소사실 범위 내에서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피해자 D에 대한 사기 부분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고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고, 그 범의는 확정적인 고의가 아닌 미필적 고의로도 충분하다(대법원 2009. 6. 23. 선고 2008도1697 판결 등 참조). 또한, 민사상 금전대차관계에서 그 채무불이행 사실을 가지고 바로 차용금 편취의 범의를 인정할 수는 없으나 피고인이 확실한 변제 의사가 없거나 차용 시 약속한 변제기일 내에 변제할 능력이 없음에도 변제할 것처럼 가장하여 금원을 차용한 경우에는 편취의 범의를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1983. 8. 23. 선고 83도1048 판결 참조).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이 인정된다. ① 피고인은 2008. 5.경 피해자 D에게 '회사 운영자금이 부족하니 3,000만 원을 빌려주면 한 달만 사용하고 바로 갚아주겠다'고 말하면서 3,000만 원을 빌려줄 것을 요청하였고, 피해자 D는 2008. 6. 5. 피고인에게 3,000만 원을 빌려주었다. ② 피고인은 한 달 후 위 차용금 3,000 만원 중 1,000만 원만을 변제 명목으로 피해자 D에게 송금하였으나 나머지 2,000만 원을 지급하지 않았고, 변제기로부터 2개월이 지나고서도 위 2,000만 원을 갚지 못하던 중 2008. 8.경 피해자 D에게 '경주에 모텔을 짓다만 부지가 있다. 4개월만 공사하면 공사가 완공되니 공사비를 빌려주면 2008. 12. 31.까지 종전에 차용한 돈과 공사비를 모두 갚아주겠다'고 말하였고, 피해자 D는 피고인의 변제 약속을 믿고 2008. 8. 30.부터 2008. 11. 29.까지 피고인에게 합계 3억 3,000만 원을 추가로 빌려주었으며,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 D로부터 공사비를 차용하던 도중인 2008. 9. 6. 피해자 D에게 "3억 원을 피해자 D로부터 틀림없이 빌렸고, 원금은 2008. 12. 31.까지 갚겠으며, 이를 어겼을 시는 이 사건 모텔 부지의 등기권리증을 이양하겠다"는 내용의 차용증을 작성해주기도 하였다. ③ 그러나 피고인은 2008년 당시 이 사건 모텔 부지 외에는 별다른 재산이 없었고, 모텔을 건축할 공사비를 마련할 다른 방법이나 능력도 없어 2008. 12. 31.까지도 제대로 공사에 착수하지도 못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로부터 7개월이 경과한 2009. 7.경에야 비로소 AJ 주식회사와 공사대금을 877,000,000원으로 정한 모텔 신축공사계약을 체결하기는 하였지만, AJ 역시 자금사정으로 이 사건 모텔의 골조공사를 한 후 더 이상 공사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었다. ④ 피고인은 이후 피해자 D에게 이 사건 모텔 부지에 근저당권을 설정해주겠다고 약속하면서 변제를 계속해서 미루어왔으나, 약속과 달리 2010. 7. 9. 피해자 D 몰래 이 사건 모텔부지에 관하여 E과 AP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고, 그 직후 AH를 비롯한 사채업자들에게 이 사건 모텔부지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합계 5억 1,000만 원의 각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쳐주었다.
위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피해자 D로부터 돈을 빌리더라도 2008. 12. 31.까지 모텔을 완공할 만한 자력이나 경제적 능력이 없었음에도 2008. 12. 31.까지 모델을 완공하여 그때까지 틀림없이 돈을 변제하겠다고 피해자 D를 기망하여 공소사실과 같이 피해자 D로부터 합계 3억 6,000만 원을 편취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에게 적어도 미필적이나마 편취의 범의도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피해자 D로부터 지급받은 3억 3,000만 원 부분은 단순 차용금이 아닌, 피해자 D에게 일정 수익을 보장하기로 약속하고 지급받은 투자금이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2008. 12. 31.까지 모텔을 완공하여 피해자 D에게 위 투자금과 그 수익을 반환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2008. 12. 31.까지 이를 지급하겠다고 피해자 D를 기망하여 피해자 D로부터 이를 편취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되므로, 피고인에게 공소사실과 같은 사기죄가 성립함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한편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2008. 7. 4.부터 2009. 1. 30.까지 6회에 걸쳐 피해자 D에게 이자 및 일부 원금의 변제 명목으로 합계 23,500,000원을 지급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이는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반복적으로 금원을 편취하는 과정에서 편취 금액의 일부를 변제한 것에 불과하므로, 이 사건 편취 범행을 인정하는 데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는다(대법원 2000. 7. 7. 선고 2000도1899 판결, 2007. 10. 25. 선고 2007도6241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없다.
피해자 ㈜ G, ㈜ H, I에 대한 각 사기 부분
피고인이 위 피해자들에게 직접 공사대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하고 공사를 진행하도록 하였는지 여부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2009. 7.경 이 사건 모텔공사를 AJ 주식회사에 도급하였다가 AJ 주식회사가 이 사건 모텔의 골조공사를 한 후 자금사정으로 더 이상 공사를 진행하지 못함에 따라 2011. 1. 25.경 Y이 주식회사 대림디앤씨 명의를 빌려 피고인과 AJ과의 합의 하에 이 사건 모텔 공사 중 AJ이 마친 골조공사를 제외한 나머지 공사 부분을 인수한 사실, 이후 Y은 실내 건축공사 부분을 공사대금 2억 7,000만 원에 피해자 G에게, 배관, 보일러 등 설비공사를 공사대금 88,0000,000원에 H에 각 하도급하기로 하였으나, G과 H은 Y의 자력이나 공사대금 지급능력을 신뢰하지 못하여 실제 건축주인 피고인과 직접 공사계약을 체결하고, 피고인이 공사대금을 지급할 것을 약정해 줄 것을 요청하면서 공사를 진행하지 않은 사실, 이에 피고인은 실제 건축주로서 G의 대리인인 N 및 H의 이사 X과 사이에 피고인이 직접 공사대금을 지급하겠다고 각 약정하면서 공사를 진행해줄 것을 요청하였던 사실, Y이 인수한 이 사건 모텔공사 범위에 처음부터 전자제품의 설치는 포함되어 있지 않았고, 이에 피고인은 Y으로부터 전자제품의 납품 업체로 I를 소개받아 직접 I로부터 에어컨, 컴퓨터, 거피포트 등 합계 70,210,000원 상당의 전자제품을 구매하고, 그 대금을 피고인이 직접 지급하기로 약정하여 I가 이 사건 모텔 공사 현장에 70,210,000원 상당의 전자제품을 설치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한편 당시 피고인은 2009. 7.경 AJ에 공사를 도급 주었다가 공사대금을 제때에 지급하지 못하여 AJ이 공사를 중단하였고, 위와 같이 G, H에 공사를 맡기고 I로부터 물품을 공급받기로 할 때 그 대금을 지급할 뚜렷한 방안이 없었던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인이 위 피해자들에게 공사대금 또는 전자제품 대금을 직접 지급하겠다고 약정하면서 피해자들로 하여금 각 공사의 진행 및 전자제품을 납품하도록 하여 공사대금 상당액 및 물품대금을 편취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G으로부터 편취한 공사금액에 관하여
피고인이 G으로부터 편취한 재산상 이익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인이 G에게 직접 공사대금을 지급하기로 하고, G으로 하여금 공사대금 270,000,000원의 실내 건축공사를 하도록 한 사실은 위에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G이 실제 공사에 착수하기에 앞서 이 사건 모텔의 실내를 벽지 없이 황토방으로 바꾸는 것으로 설계가 변경됨에 따라 G은 당시 맡은 실내건축공사 부분에 포함되어 있었던 벽지 작업을 하지 않게 되었고, 나아가 당시 실내건축공사 내용에 포함되어 있던 카펫공사를 하지 않아 Y이 직접 카펫공사 부분을 다른 업체에 1,400만 원에 하도급을 주어 카펫공사를 마친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취득한 공사대금 상당의 재산상 이익에서 1,400만 원 상당의 카펫공사 부분과 시가 불상의 벽지 공사 금액 부분은 제외되어야 한다.
소결
따라서 원심이 피해자 H 및 I에 대한 각 사기 부분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없으며, 피해자 G에 대한 사기 부분에 있어 피고인이 G으로부터 편취한 2억 7,000만 원의 공사대금 상당의 재산상 이익 중 1,400만원 상당의 카펫공사 부분과 시가 불상의 벽지 공사 금액 부분에 대하여는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음에도 원심은 이 부분까지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이 부분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고,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다.
피해자 J 및 K에 대한 각 사기 부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J 및 K에 대한 사기의 점은 피고인이 직접 J을 현장소장으로 근무하게 하고, K에게 배관 공사를 도급 주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러나 Y의 원심 및 당심 법정에서의 진술, K의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을 비롯하여 기록에 의하면, Y은 30년 이상 건축공사를 한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모텔 공사를 도급받아 공사를 진행한 사실, Y이 직접 J을 현장소장으로 고용하였고 그 임금 또한 Y이 직접 J에게 지급하기로 하였으며, 그에 따라 J에게 일부 임금을 지급하기도 하였던 사실, K에 대한 배관 공사 역시 Y이 직접 K에게 하도급을 주었고, K은 Y으로부터 공사대금을 받기로 하고 일부 공사를 진행하였을 뿐 피고인과 만나거나 피고인으로부터 공사대금을 지급받기로 하는 별도의 약정이나 계약 또한 체결한바 없는 사실, 2011. 4.경 L이 이 사건 현장에서 철수하였고, 철수 당시 엘리베이터 공사 외에 이 사건 모텔 공사가 거의 끝난 상태였던 사실이 인정될 뿐, J의 진술을 비롯하여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J을 현장소장으로 고용하여 그 임금을 지급하기로 하였거나 K에게 직접 공사대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한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 부분 각 공소사실까지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이 부분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피해자 O, P, Q에 대한 각 사기 부분
피고인의 당심 법정 진술을 비롯하여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자 O, P, Q로부터 물품을 공급받더라도 그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 없이 납품한 물품대금 전액을 지급해주겠다고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피해자들로부터 별지 범죄일람표 2 기재와 같은 대금(미수금) 상당을 편취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도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원심이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직권 파기사유가 있고, 나아가 피해자 J, K에 대한 각 사기 부분에 관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며, 피해자 G에 대한 사기 부분의 편취 액수와 관련하여 1,400만 원 상당의 카펫공사 부분과 시가 불상의 벽지 공사 금액 부분에 대한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검사와 피고인의 각 양형부당 주장에 관하여 판단할 필요 없이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배상명령신청 각하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