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16. 10. 7. 선고 2015노2604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피고인은 외국인 근로자 E, F의 요청에 따라 이들의 월급에 퇴직금까지 계산하여 지급해 주었으므로 더 이상 지급할 퇴직금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5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에서 정한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은 원심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자백한 점, ② 피고인과 위 외국인 근로자들 사이에 체결된 각 일용직근로계약서에 '임금 : 일당 75,000원(E), 65,000원(F)'이 기재된 외에 '기타 근로조건 : 퇴직금 및 년차 주차 월차 수당은 일당에 포함된다'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전혀 특정되어 있지 않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도 특정하기 어려워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퇴직금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외국인 근로자 E, F의 각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고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은 운영하던 사업장의 경영난으로 이 사건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의 유리한 정상은 있으나, 한편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을 부인하면서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있는 점, 당심에 이르기까지 근로자들과의 합의는 물론 그 지급을 위하여 아무런 노력조차 하지 않고 있는 점, 원심은 이미 앞서 본 유리한 정상을 참작하여 약식명령에서 고지된 벌금을 상당히 감액한 점, 원심판결 선고 후 새롭게 참작할 만한 특별한 정상이나 사정변경이 없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이 사건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을 참작하면 원심이 선고한 형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는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다만,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의하여 직권으로 원심판결 법령의 적용 중 '1. 노역장유치'란의 '형법 제70조, 제69조 제2항'을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으로 고치는 것으로 경정한다).

판사 이상균(재판장) 사공민 김형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