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원고들은 E이라는 상호로 골판지 상자 등의 제조업을 하는 D에게 제지와 골판지 원지를 공급한 회사들이고, 피고는 위 E에서 전무로 재직한 사람이다.
원고들의 피보전채권
원고 A 주식회사는 D에게 2017. 8.경부터 2018. 1.경까지 627,447,414원 상당의 물품을 공급하였으나, 341,044,286원의 대금을 지급받지 못하였고, 원고 B 주식회사는 D에게 2017. 8.경부터 2018. 1.경까지 957,738,463원 상당의 물품을 공급하였으나, 421,308,316원의 대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
이에 원고 A 주식회사는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 위 물품대금채권에 관하여 지급명령을 신청하였고, 위 법원은 2018. 2. 9. "D는 원고 A 주식회사에게 341,044,286원 및 이에 대하여 지급명령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지급명령을 발령하였고(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18차334), 위 명령은 2018. 3. 28. 그대로 확정되었다. 또한 원고 B 주식회사 역시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 위 물품대금채권에 관하여 지급명령을 신청하였고, 위 법원은 2018. 2. 9. "D는 원고 B 주식회사에게 421,308,316원 및 이에 대하여 지급명령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지급명령을 발령하였고(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18차335), 위 명령은 2018. 3. 28. 그대로 확정되었다.
피고와 D 사이의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 등의 체결 등
D는 2018. 1. 18. 피고와 사이에, 피고에게 F 등 별지목록 기재 채무자들에 대한 2017. 12.분 및 2018. 1.분 미지급매출금 채권을 양도하는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날 위 채무자들에게 채권양도의 통지를 하였다. 또한 D는 2018. 1. 23. 피고와 사이에, 피고에게 골판지 원지 등의 재고를 양도하는 이 사건 대물변제계약을 체결하였다.
한편 피고는 위와 같이 양도받은 이 사건 채권을 아래 표와 같이 추심하였다.
또한 피고는 이 사건 대물변제계약을 통해 D로부터 받은 골판지 원지 등을 판매하여 135,354,935원을 얻었다.
D의 무자력
D는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 및 대물변제계약 당시 경북 칠곡군 V 공장용지 5792.7m² 및 그 지상 건물의 1/2 지분 등을 소유하고 있었으나, 원고들 외에도 다수의 금융기관에 다액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어 이미 소극재산이 적극재산보다 많은 무자력 상태였다.
피고의 임금 지급
한편 피고는 자신을 포함하여 D가 운영하는 E의 근로자들(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 한다)에게 아래 표와 같이 미지급 임금 등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7 내지 15호증, 을 제2 내지 5, 7, 11, 18 내지 22, 27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가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 주장
D는 채무초과 상태에서 피고와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 및 대물변제계약을 체결하였고, 이는 일반채권자를 해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하므로, 이를 취소한다.
피고 주장
피고는 이 사건 근로자들로부터 D에 대해 우선변제권이 있는 임금 등 채권을 청구할 권한을 위임받았고, 그에 따라 D와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 및 대물변제계약을 체결한 것이며, 실제로 이 사건 채권의 채무자들을 상대로 추심한 금원이나 대물변제받은 골판지 원지 등의 판매대금으로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임금 등을 지급하였으므로,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 및 대물변제계약은 사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판단
관련 법리
채권자가 채무의 변제를 구하는 것은 그의 당연한 권리행사로서 다른 채권자가 존재한다는 이유로 이것이 방해받아서는 아니되고, 채무자도 채무의 본지에 따라 채무를 이행할 의무를 부담하고 있어 다른 채권자가 있다는 이유로 그 채무이행을 거절하지는 못하므로, 채무자가 채무초과의 상태에서 특정 채권자에게 채무의 본지에 따른 변제를 함으로써 다른 채권자의 공동담보가 감소하는 결과가 되는 경우에도 그 변제는 채무자가 특히 일부의 채권자와 통모하여 다른 채권자를 해할 의사를 가지고 변제를 한 경우가 아닌 한 원칙적으로 사해행위가 되는 것은 아니며, 이는 기존 금전채무의 변제에 갈음하여 다른 금전채권을 양도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대법원 2003. 6. 24. 선고 2003다1205 판결 참조). 그리고 채무자가 특히 일부의 채권자와 통모하여 다른 채권자를 해할 의사를 가지고 변제 내지 채권양도를 하였는지 여부는 사해행위임을 주장하는 사람이 입증하여야 할 것인데, 이는 수익자의 채무자에 대한 채권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여부, 수익자가 채무자로부터 변제 내지 채권양도를 받은 액수 및 양도받은 채권 중 실제로 추심한 액수, 채무자와 수익자와의 관계, 채무자의 변제능력 및 이에 대한 수익자의 인식, 변제 내지 채권양도 전후의 수익자의 행위, 그 당시의 채무자 및 수익자의 사정 및 변제 내지 채권양도의 경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참작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4. 5. 28. 선고 2003다60822 판결 등 참조).
채무자의 재산이 채무의 전부를 변제하기에 부족한 경우에 채무자가 그의 유일한 재산을 어느 특정 채권자에게 대물변제로 제공하여 양도하였다면 그 채권자는 다른 채권자에 우선하여 채권의 만족을 얻는 반면 그 범위 내에서 공동담보가 감소됨에 따라 다른 채권자는 종전보다 더 불리한 지위에 놓이게 되므로 이는 곧 다른 채권자의 이익을 해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하고, 따라서 채무자가 그의 유일한 재산을 채권자들 가운데 어느 한 사람에게 대물변제로 제공하는 행위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다른 채권자들에 대한 관계에서 사해행위가 된다고 할 것이나(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4다7873 판결 등 참조), 채권자들의 공동담보가 되는 채무자의 총재산에 대하여 다른 채권자에 우선하여 변제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지는 채권자는 처음부터 채무자의 재산에 대한 환가절차에서 다른 채권자에 우선하여 배당을 받을 수 있는 지위에 있으므로 그와 같은 우선변제권 있는 채권자에 대한 대물변제의 제공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다른 채권자들의 이익을 해한다고 볼 수 없어 사해행위가 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6다33357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등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모든 증거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 및 대물변제계약이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는 D가 운영하는 E에서 전무로 근무하였는데, E의 재정상황이 악화되어 피고를 포함한 이 사건 근로자들은 2017.말경부터 임금 등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고 있었다.
근로기준법 제38조 제1항은 "임금, 재해보상금, 그 박에 근로관계로 인한 채권은 사용자의 총재산에 대하여 질권, 저당권 또는 동산·채권 등의 담보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담보권에 따라 담보된 채권 외에는 조세·공과금 및 다른 채권에 우선하여 변제되어야 한다."고 규정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의 임금 등 채권은 원고의 일반채권보다 우선하여 변제되며, 특히 근로기준법 제38조 제2항은 "최종 3개월분의 임금과 재해보상금은 사용자의 총재산에 대하여 질권·저당권 또는 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에 따른 담보권에 따라 담보된 채권, 조세·공과금 및 다른 채권에 우선하여 변제되어야 한다."고 규정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의 최종 3개월분의 임금은 최우선적으로 변제되어야 한다.
피고는 이 사건 근로자 중 X, Y, Z, AA, AB, AC, AD, AE, AF, AG로부터 그들의 D에 대한 임금 등 채권에 대한 청구 및 수령에 관한 일체의 행위에 관한 위임을 받았는데, 피고를 포함한 위 근로자들은 자신들의 임금 등에 관하여 D의 총재산에 대한 최우선변제권 내지 다른 채권자에 우선하여 변제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처음부터 D의 총재산에 대한 환가절차에서 다른 채권자에 우선하여 배당을 받을 수 있는 지위에 있다. 그러므로 D가 이들에 대한 임금 등 채권에 관하여 최우선변제권 내지 우선변제권이 있는 위 근로자들에게 그 임금 등 채권을 변제하기 위하여 이 사건 채권을 양도하거나, 골판지 원지 등을 대물변제한 경우에는 이들보다 후순위에 있는 다른 채권자들의 이익을 해한다고 볼 수 없어 사해행위가 되지 않는다.
피고는 비록 위 X 등 10명을 제외한 나머지 근로자들로부터 위임장을 받지 못하였지만 앞서든 증거와 갑 제17 내지 1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가 위 나머지 근로자들에게도 임금 등을 지급한 것으로 보이는 점, 다른 근로자들이 자신들의 임금 등 채권에 기해 D 소유의 부동산임의경매절차에 참여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위 나머지 근로자들로부터 D에 대한 임금 등 채권의 청구 및 수령에 관한 위임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가사, 피고가 위 나머지 근로자들로부터 위임을 받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과 대물변제계약이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는 피고가 위 나머지 근로자들로부터 임금 등 채권의 추심 동의를 받았는지 여부에 달린 것이 아니라, 채무자인 D와 수익자인 피고 사이에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 및 대물변제계약을 통하여 피고가 나머지 근로자들에게 임금 등 채권을 변제하기 위해 이들을 대표하여 공동담보인 D의 이 사건 채권을 추심하거나, 골판지 원지 등을 판매한 대금으로 임금 등 채권을 지급하려는 데 진정한 목적과 의사가 있었는지 여부에 달려 있는데,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 및 대물변제계약의 경위와 내용, 당시 D가 처한 재정적 상황, 나머지 근로자들의 권리관계, 이들과 피고와의 관계 등을 고려하면 D와 피고는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 및 대물변제계약을 체결하는 데 있어 피고가 이 사건 채권을 추심하거나 대물변제받은 골판지원지 등을 판매하여 이로써 나머지 근로자들에게 임금채권을 지급하려는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피고는 이 사건 근로자가 25명에 달하고 이들에게 미지급 임금 등을 지급했다고 주장하며 미지급 급여 및 퇴직급여 지급 내역서(을 제8호증)을 제출하였는데, 2017, 2018년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을 제14, 15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E의 근로자는 14명 또는 16명 정도로 보인다. 그러나 X가 이 법정에서 위 내역서에 기재된 근로자들이 모두 E의 근로자라고 진술한 점, 외국인근로자들의 경우 불법체류자에 해당하여 정상적인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을 발급받지 못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이 없는 나머지 근로자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적어도 이들은 모두 D에게 근로를 제공한 사람들로 보인다.
피고가 D로부터 받은 이 사건 채권과 골판지 원지 등을 합산한 금액은 622,381,194원이고, 실제 추심 등을 한 금액은 578,357,309원이며, 피고가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지급한 임금 등의 금액은 540,691,980원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처럼 피고가 근로자들에게 실제 추심한 금원을 대부분 지급한 것으로 보이는 점, 실제 추심한 금액과 피고가 근로자들에게 지급한 금액의 차이가 약 3,800만 원에 불과한 점, 위 약 3,800만 원의 경우에도 현금 등으로 근로자들에게 지급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 및 대물변제계약이 사행행위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i) 피고는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 및 대물변제계약 직전인 2018. 1. 10. 자신의 국민은행계좌를 개설하여 D의 채무자들로부터 대금을 받아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지급하려고 한 것으로 그 목적이 분명해 보이며, 그 외에 D와 사이에 금전거래관계 내지 특별한 인적관계가 있었다고 볼 증거가 없는 점, ii)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 및 대물변제계약 체결 당시 양도한 채권의 액면액이 그대로 변제되지 못할 가능성이나 대물변제된 골판지 원지 등이 제값에 판매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반면에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임금 등 채권은 분명한 것이어서(증가할 가능성이 더 크다) 이후 피고가 실제 변제받은 채권액 등이 피고가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실제 임금 등으로 지급한 금액과 다소 차이가 난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은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 및 대물변제계약 이후에 발생한 사정일 뿐이고, 이러한 사정을 이유로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 및 대물변제계약이 처음부터 사해행위에 해당하는 것이라 볼 수는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 및 대물변제계약이 사행행위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다.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주경태(재판장) 홍승희 한대광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