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0. 8. 11. 선고 2019가단148904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원고는 소방재청 산하 각급 소방서로부터 시설물에 대한 소방점검을 위탁받아 관리하면서 정기적인 소방시설 점검 결과를 관할 소방서에 보고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회사인데, 2013. 11. 1. 원고의 업무 수행에 필요한 소방시설관리사 자격을 소지하고 있던 피고와 사이에 임금지급형태는 연봉제, 임금지급금액은 45,000,000원으로 하는 내용의 연봉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는 원고의 직원들이 모두 가입하는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에는 가입하지 않았다.

나.

원고 대표이사인 C는 2015. 2. 10. 피고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확인서(이하 '이 사건 확인서'라 한다)를 작성하여 주었다.

다.

C는 이 사건 확인서 중 '현금 1,000,000원'에 해당하는 내용의 이행으로 원고가 피고에게 공식적으로 지급하는 봉급 이외에, 2015. 4. 10.부터 2016. 4. 11.까지는 매월 100만 원씩, 2016. 5. 10.부터 2019. 9. 14.까지는 월 130만 원씩, 2019. 9. 11. 50만 원 등 합계 60,300,000원(이하 '이 사건 60,300,000원'이라 한다)을 C의 처인 D 명의의 예금계좌에서 피고의 국민은행 예금계좌로 송금하거나 C가 직접 현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지급하였다.

라.

피고는 2019. 8. 14. 원고 회사에서 퇴직한 후 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 C를 상대로 피고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을 하였다는 사유 등으로 진정을 하였고, 위 진정사건이 진행되던 중인 2019. 11. 20. 원고는 피고에게 대구지방고용노동청이 통보한 퇴직금 액수인 30,513,295원(이하 '이 사건 30,513,295원'이라 한다)을 지급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음), 을 제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가.

원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와 사이의 유효한 연봉제 근로계약에서 퇴직금 분할 지급 약정을 하였음에도 연봉제 급여 외에 원고가 추가 퇴직금조로 지급한 이 사건 60,300,000원과 대구지방고용노동청의 통보에 따라 중복 지급한 이 사건 30,513,295원, 합계 90,813,295원은 피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취득한 부당이득이므로, 원고에게 반환하여야 한다.

나.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등 참조).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위 대법원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참조, 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참조).

다.

판단

위 인정 사실과 앞서 든 증거, 을 제6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라 알 수 있는 사정들 즉, 원고의 대표이사 C는 진정사건 절차에서 피고와 근로계약 체결 당시 퇴직금 대신 소나타 차량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여 별도로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피고도 이에 부합하게 진술한 적이 있었으며, 피고는 원고의 직원들이 모두 가입하는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에 가입하지 않았고, 원고로서도 피고와의 협의 없이 피고를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에 가입시키지 않은 이유도 없어 보인다.

그러나 피고는 위 진정사건 절차에서 "차량 이용에 대하여 점검조가 남자 다섯 명이라 먼 거리까지 이동이 어려워서 차가 한 대 더 필요해서 C가 기존에 있던 소나타 차량을 이용하게 해주면서 퇴직금은 없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이고, 회사 분위기상 을의 입장에서 이의제기하면 피해가 있을 수 있어서 거부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여 피고가 원고와 사이에 진지하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하였음을 인정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작성한 근로계약서나 이 사건 확인서의 내용을 보면,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어 있지 않고, C 개인 명의로 피고에게 지급한 이 사건 60,300,000원이 퇴직금 명목임이 명확하지 않은 점 등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와 증인 E의 증언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하였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라.

소결

따라서 원고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 분할 약정이 있었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경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