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1. 6. 3. 선고 2019가합208667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인용금액표 중 ‘청구금액’란 기재 각 돈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13. 1. 1.부터 2021. 4. 5.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관계

피고는 시내버스 운수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 소속 운전기사로 근무하고 있거나 근무하였던 사람들이다.

나.

노사합의서 및 이 사건 각 합의서의 작성

1)

피고는 2012. 10. 31. 노사협의회를 개최하였는데, 거기에서 아래와 같은 내용의 노사합의서가 작성되었다

2)

원고들은 2012. 11. 6.경 피고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각 합의서(이하 ‘이 사건 각 합의서’라 한다)를 작성하여 교부하였고, 피고는 그 무렵 원고들에게 이 사건 각 합의서에 기재된 합의금을 각 지급하였다.

다.

선행소송의 경과

1)

피고 소속 근로자 중 B 등 18명은 2012. 11. 9. 피고를 상대로 ‘승무수당, 상여금, 교통비는 통상임금에 해당함에도 피고는 이를 통상임금에 포함시키지 않은 채 연장근로수당 등 각종 수당 및 퇴직금을 계산하여 지급하였다’고 주장하며 재산정한 통상임금에 따른 2009. 11.부터 2012. 10.까지의 미지급 수당 및 퇴직금을 구하는 소송(이하 ‘선행소송’이라 한다)을 제기하였다.

2)

제1심법원(대구지방법원 2012가합11475호)은 2014. 11. 14. ‘승무수당, 상여금, 교통비는 통상임금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B 등 18명에게 이를 포함하여 재산정한 통상 임금에 따른 2009. 11.부터 2012. 10.까지의 미지급된 수당, 퇴직금 및 이에 대한 2011년경 내지 2012년경부터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였다(이하 ‘선행 판결’이라 한다).

3)

선행 판결에 대하여 피고가 항소하였는데, 항소심법원(대구고등법원 2014나

23325)은 2019. 6. 25. 선행 판결의 통상임금성에 대한 판단이 정당함을 전제로 ‘피고는 B 등 16명에게 선행 판결에서 인용된 원금 및 그에 대한 2013. 1. 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이하 ‘선행 화해권고결정’이라 한다)을 하였고, 그 무렵 위 화해권고결정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4)

피고는 2019. 7.경 B 등 16명에게 선행 화해권고결정에서 정한 금원을 모두 지급하였다.

라.

선행 판결 및 화해권고결정의 취지에 따른 이 사건 원고들의 수당 등 재산정

1)

선행 판결 및 화해권고결정의 취지에 따라 승무수당, 상여금, 교통비를 포함하여 재산정한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하여 계산한 수당, 퇴직금에서 이미 지급받은 수당, 퇴직금을 차감한 원고들의 2019. 11.부터 2012. 10.까지의 미지급 수당 및 퇴직금의 액수는 별지 인용금액표 중 ‘수당’, ‘퇴직금’란 기재와 같다.

2)

위 1)항 기재 금원에서 이 사건 각 합의서에 기하여 원고들이 지급받은 합의금을 공제한 금원은 같은 표 ‘청구금액’란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4, 6 내지 9호증, 을 제1, 2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들의 주장

1)

피고는 이 사건 각 합의서를 통해 원고들에게 선행소송의 결과에 따라 산정된 추가 수당 및 퇴직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정하였다. 그러므로 피고는 선행 판결 및 화해권고결정의 취지에 따라 ‘승무수당, 상여금, 교통비를 포함하여 재산정한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하여 계산한 2009. 11.부터 2012. 10.까지의 수당과 퇴직금 합계액에서 이미 지급받은 수당, 퇴직금 및 합의금을 차감한 돈’을 원고들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이하 ‘주위적 주장’이라 한다).

2)

만약 이 사건 각 합의서의 의미가 아래 피고의 주장과 같이 해석되어야 한다면, 원고들은 피고의 기망으로 인하여 이 사건 각 합의서를 작성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이 입은 추가 수당 및 퇴직금 상당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이하 ‘예비적 주장’이라 한다).

나.

피고의 주장

1)

이 사건 각 합의서의 ‘단 현재 진행 중인 판결에 의해 대구시로부터 합의금 보다 많은 금액이 나올 경우 정산키로 한다.’라는 기재를 통해, 원고들과 피고는 피고가 ‘선행 화해권고결정에 따라 B 등 16명에게 지급한 금원에 관하여 대구광역시로부터 시내버스 준공영제에 기한 재정지원을 받거나 대구광역시를 상대로 구상금 청구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한 경우’에만 피고가 원고들에게 약정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그런데 피고가 대구광역시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지 못하였고 또 대구광역시를 상대로 한 구상금 청구소송에서 승소하지도 못하였으므로, 피고의 약정금 지급의무는 아직까지 발생하지 아니하였다.

2)

이 사건 승무수당은 고정성이 결여되어 통상임금이 아니므로, 통상임금에 승무수당이 포함되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원고들은 추가 수당, 퇴직금을 산정함에 있어 승무수당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켰는바, 원고들의 청구 중 승무수당이 통상임금에 포함됨을 전제로 산정된 부분은 기각되어야 한다.

3.

원고의 주위적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관련법리

1)

계약을 해석할 때에는 형식적인 문구에만 얽매여서는 안 되고 쌍방당사자의 진정한 의사가 무엇인가를 탐구하여야 하는 것이고(대법원 1993. 10. 26. 선고 93다2629, 2636 판결 참조), 당사자 사이에 계약의 해석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어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되는 경우에는 계약의 형식과 내용, 계약이 체결된 동기와 경위, 계약으로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거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2. 15. 선고 2014다19776, 19783 판결 등 참조).

2)

그리고 근로자의 임금채권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강력한 보호를 받는 것이므로 임금채권에 관하여 근로자에게 불리할 수 있는 의사표시에 관하여는 이를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2다105505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1)

갑 제5호증(녹취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의 대표이사 M이 2012. 10.경 피고의 휴게실에서 근로자들을 모아놓고 아래와 같은 설명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

2)

위 인정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 대구광역시에 대한 사실조회회신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합의서의 내용을 ‘선행소송에서 근로자들이 이 사건 합의서에 기재된 합의금보다 더 많은 돈을 지급받는 내용으로 판결 등이 확정되면, 그 판결 등의 취지에 따라 피고가 차액을 정산하여 지급한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①

이 사건 각 합의서가 작성될 무렵 피고 대표이사 M은 피고 소속 근로자들에게 합의서 작성을 독려하면서, 합의서를 작성하면 피고를 상대로 별도의 소송을 제기하지 않더라도 변호사 보수나 소멸시효를 걱정할 필요 없이 선행소송의 결과와 동일한 경제적 이익을 누리게 될 것이라는 취지의 의사를 표명하였다. M의 설명을 들은 원고들을 비롯한 근로자들은 M의 확언대로 선행소송의 결과에 따라 선행소송을 제기한 근로자들과 동일한 내용의 경제적 이익을 누릴 것이라고 믿고 별도의 소송을 제기하는 대신 이 사건 각 합의서에 서명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 각 합의서를 해석함에 있어 원고들이 별도의 소송을 제기하였을 경우와 비교하여 불리한 지위에 놓이게 되는 방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②

대구광역시가 피고에게 피고가 B 등 16명에게 지급한 돈에 관하여 재정지원을 하거나 구상하여 줄 법적 의무가 있다고 볼 근거를 찾을 수 없다. 그럼에도 이 사건 각 합의서를 피고 주장처럼 해석한다면, 원고들은 대구광역시의 은혜적 조치가 없는 이상 선행소송의 결과에도 불구하고 추가 임금채권을 지급받을 수 없다는 결론이 되는데, 이러한 해석은 근로자에게 지나치게 불리한 해석이어서 받아들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원고들과 피고의 진정한 의사와도 거리가 멀어 보인다.

③

피고 대표이사 M의 설명 중에는 피고가 대구광역시로부터 돈을 받아서 피고 소속 근로자들에게 전달해 줄 것이라는 취지의 내용도 포함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 취지가 피고가 대구광역시로부터 지원금 내지 구상금을 지급받지 못한다면 피고 소속 근로자들에게 추가 수당,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의미까지 포함되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④

이 사건 각 합의서 중 ‘대구시로부터 합의금 보다 많은 금액이 나올 경우’라는 기재를 피고 주장과 같이 약정금 지급과 관련된 부관으로 보더라도, 피고의 주장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법률행위에 붙은 부관이 조건인지 기한인지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 법률행위의 해석을 통해서 이를 결정해야 한다. 부관에 표시된 사실이 발생하지 않으면 채무를 이행하지 않아도 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경우에는 조건으로 보아야 한다. 그러나 부관에 표시된 사실이 발생한 때에는 물론이고 반대로 발생하지 않는 것이 확정된 때에도 그 채무를 이행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경우에는 표시된 사실의 발생 여부가 확정되는 것을 불확정기한으로 정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미 부담하고 있는 채무의 변제에 관하여 일정한 사실이 부관으로 붙여진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것은 변제기를 유예한 것으로서 그 사실이 발생한 때뿐만 아니라 발생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확정된 때에도 채무의 이행기한은 도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나아가 부관으로 정한 사실의 실현이 주로 채무를 변제하는 사람의 성의나 노력에 따라 좌우되고, 채권자가 그 사실의 실현에 영향을 줄 수 없는 경우에는 사실이 발생하는 때는 물론이고 그 사실의 발생이 불가능한 것으로 확정되지는 않았더라도 합리적인 기간 내에 그 사실이 발생하지 않는 때에도 채무의 이행기한은 도래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8. 6. 28. 선고 2018다201702 판결, 대법원 2018. 4. 24. 선고 2017다20512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으로 돌아와 본다. 우선 이 사건 각 합의서에 따라 피고가 지급할 금원은 피고가 그 소속 근로자들에게 당연히 지급하여야 할 임금채권의 변제에 관한 것이어서 ‘대구광역시의 재정지원 내지 구상금 지급’이라는 사실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이를 이행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고, 그에 따라 이 사건 각 합의서에 기재된 위 문구가 부관이라고 하더라도 ‘조건’이 아닌 변제기만을 유예한 ‘불확정기한’으로 봄이 타당하다. 그리고 대구광역시는 2019. 8. 20. N조합에게 ‘버스회사들에 대한 통상임금 소송과 관련하여 판결금액을 지급할 수 없다’는 뜻을 명백히 표명한 점, 피고가 현재까지 대구광역시를 상대로 구상금 청구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점, ‘대구광역시의 재정지원 내지 구상금 지급’이라는 사실의 실현은 피고나 대구광역시의 노력에 의하여 좌우될 뿐 원고들이 거기에 영향을 줄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대구광역시의 재정지원 내지 구상금 지급’이라는 사실은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확정되거나 적어도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 무렵에는 합리적인 기간 내에 그 사실이 발생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하여 이 사건 각 합의서에 따른 약정금 지급의무의 이행기는 도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3)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각 합의서에 기하여 원고들에게 선행 판결 및 화해권고결정의 취지에 따라 승무수당, 상여금, 교통비를 포함하여 재산정한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하여 계산한 수당, 퇴직금에서 원고들이 이미 지급받은 수당, 퇴직금과 합의금을 공제한 별지 인용금액표 중 ‘청구금액’란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하여 선행 화해권고결정에서 정한 지연손해금 기산일인 2013. 1. 1.부터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인 2021. 4. 5.까지는 약정에 따른 연 5%의 금원,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들의 주위적 주장을 받아들이는 이상, 예비적 주장은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4.

피고의 승무수당 관련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주장의 취지

피고가 근로자들에게 지급한 승무수당은 ‘1일 9시간(근로기준법 제50조에 따른 8시간 + 연장근로 1시간) 근무 완료’라는 조건과 ‘마지막 배차 이전 무사고’라는 조건을 충족하여야 비로소 지급되는 수당이다 그런데 위 승무수당은 근로제공 당시 연장근로까지 제공할지 여부와 마지막 배차 이전 무사고의 성취 여부가 불분명함에 따라 고정성이 결여되어 통상임금에 포함될 수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청구 중 승무수당이 통상임금에 포함됨을 전제로 계산된 부분에 관한 청구는 이유 없다.

나.

판단

원고들과 피고는 이 사건 각 합의서를 통해 승무수당 등의 통상임금성 여부에 관하여 선행소송의 판단 내지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거기에 맞추어 미지급 수당 및 퇴직금을 산정하여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하겠다고 약정한 것이다. 그러므로 피고가 선행소송의 판단 내지 결과에 반하여 승무수당의 통상임금성 여부를 다시 다툴 수는 없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나아가 앞서 본 각 증거들에 의하면, 승무수당의 통상임금성 또한 충분히 인정되기도 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경훈(재판장) 황윤철 남명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