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3,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대구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9고정1402
판결선고
2020. 11. 18.
대구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대구 수성구 B에 있는 ㈜C의 실질적 대표자로서 상시근로자 9명을 사용하여 학원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1. 9. 1.경부터 2018. 12. 31.경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D의 연장근로수당 2,384,424원을 지급 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1. 9. 1.경부터 2018. 12. 31.경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D의 퇴직금 20,671,273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증인 D의 법정진술
고소인 제출서류, 강의시간표 3부
피고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위반
피고인은 D과 사이에 연 8회 토요일 보강 수업이 무료로 진행되거나 임금에 포함된다는 내용의 합의가 되었으므로 위 보강 수업에 관한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증인 D의 법정진술, 검찰이 제출한 증거에 의할 때, D이 월 8회 토요일 보강수업을 실시하고 이에 대하여 별도의 연장근로 수당을 받지 못한 사실은 인정된다.
한편, 연장근로수당 없는 연장근로는 당사자 사이에 합의가 체결되었다고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서 강행규정인 근로기준법에 위반하여 무효이다.
피고인과 D 사이에 토요일 보강 연장근로가 월 임금에 포함된다는 내용의 포괄임금제가 체결되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는 근로자에 대하여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각종 수당을 가산하여 합산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다(대법원 1998. 3. 24. 선고 96다24699 판결 참조). 그러나 사용자와 근로자가 기본임금을 미리 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 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관계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한 경우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포함하는 등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않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대법원 2020. 2. 6. 선고 2015다233579, 233586 판결 참고).
이 사건의 경우, D이 피고인으로부터 지급받은 급여는 월별 단위로 지급되는데 비하여 토요보강수업은 학생들의 중간고사 및 기말고사에 맞춰 연 8회 실시된 것이므로 D이 월별로 지급받은 임금에 위 연 8회의 연장근로에 대한 수당이 포괄적으로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고, D이 피고인에게 토요 보강수업에 대한 수당을 요구하지 아니하였다거나 피고인이 운영하는 어학원의 모든 강사가 토요 보강수업을 무료로 진행하였다는 사정만으로 D과 피고인 사이에 토요 보강수업에 대한 수당을 포함하는 포괄임금제 형식의 임금계약이 체결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이 제출한 자료들 및 증인 E의 법정진술만으로 피고인과 D 사이에 토요보강수업에 대한 포괄임금제가 체결되지 아니하였다는 검찰의 입증을 뒤집을 수 없다.
나아가 설령 피고인이 D과 사이에 토요 보강수업 수당을 포함하는 포괄임금제 형식의 계약이 체결되었다고 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그러한 방식의 포괄임금제가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않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할 수 없으므로 근로기준법에 반하여 무효다.
피고인은 D이 매주 수요일에는 저녁 6시에 퇴근하였으므로 주당 40시간보다 적게 일하였으므로 그러한 점을 고려할 때 D이 연 8회 토요일에 근무한 시간을 합쳐도 주 40시간의 근로를 초과하지 않으므로 결과적으로 D이 연장근로를 한 바 없고 따라서 토요 보강수업을 무료로 진행하거나 그 수당을 D의 임금에 포괄하여도 D에게 불리하지 않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D의 법정진술에 의할 때, D은 평일에 통상적으로 12시 무렵 출근하여 10시에서 10시 30분 무렵 퇴근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근무형태를 고려하면 2018년부터 수요일에 일찍 퇴근하였다고 하여 D이 주 40시간보다 적게 근무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토요일은 피고인과 D 사이에 합의된 근로일(=평일)이 아닌 주말이므로 그 주말근무를 소정근무시간으로 평가할 수 없다. 따라서 D이 평일에 얼마를 근무하였든 이를 이유로 휴일 근무를 연장근무가 아니라고 볼 수 없고, 평일근무 시간이 주당 40시간 미만에 해당한다고 하여 휴일에 근무하는 것을 근로자에게 불리하지 않은 사정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퇴직금 중간정산을 제한적으로만 인정하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 위헌인지 여부
퇴직금이란 후불제 임금의 성격을 가진 것으로서 근로자의 노후 생활보장이라는 기능 하에 적법하고 유효한 것으로 인정되어 오고 있다. 다만, 인구의 고령화와 노동시장의 여건 변화, 기업의 도산 시 근로자의 수급권 보장의 미흡, 상대적으로 보호의 필요성이 큰 취약근로자의 적용 제외, 근로자 퇴직 시 기업의 일시금 부담 가중 등의 문제로 인하여 장기근속의 정규 근로자를 상정하고 만들어진 퇴직금제도가 과연 현재의 노동시장 상황에서 여전히 노후의 생활보장이라는 본래의 기능을 충족시키고 있느냐 하는 것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다. 이러한 퇴직금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2005. 12. 1.부터는 퇴직금제도를 근로기준법에서 분리, 새로이 도입하는 퇴직연금제도와 함께 퇴직급여법에 포괄하여 퇴직급여제도로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퇴직금 제도의 취지 및 제도의 변화를 고려할 때,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의 근로 종료시 최종 근로기간 3개월의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한 퇴직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이에 대하여 일시금 지급 마련의 어려움을 감안하여 퇴직금 연금 제도 등을 신설하여 운영하는 상황에서 퇴직금 중간정산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것을 놓고, 근로계약 당사자간의 사적자치나 계약자유의 원칙,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여 위헌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 나아가 퇴직금급여보장법 시행령은 퇴직금급여보장법의 위임에 따라 퇴직금 중간정산이 유효한 사유를 정하고 있는바, 이는 법률의 구체적 위임하에 위임받은 사항에 대하여 시행령이 그 내용을 규정하고 있는 것이므로 법률유보원칙의 위반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
피고인에게 퇴직금 지급 의무가 발생하는지 여부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구 근로기준법(2005. 1. 27. 법률 제73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4조 제3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34조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판결 참조).
유효한 퇴직금 중간정산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퇴직금급여보장법 제8조, 동법 시행령 제3조에 따른 사유가 인정될 것 이외에 ① 근로자의 명시적인 요구가 있어야 하고, ② 과거 근속기간에 대한 퇴직금만이 중간정산되어야 하며, ③ 임금약정 체결시 임금 중에 포함될 퇴직금 액수가 명확하게 제시되어야 하고, ④ 그 퇴직금 액수가 근로기준법에 따라 산정한 퇴직금 액수에 미달하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이 제출한 자료(등기부등본 등)에도 불구하고 D이 아파트 구입을 위해 퇴직금 중간정산 내지 분할지급을 피고인에게 명식적으로 요구하였고 피고인이 그에 따라 D에게 퇴직금을 분할지급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특히 증인 D의 법정 진술 및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D은 피고인이 ‘퇴직금’ 명목으로 연 1회 지급하여 주는 금원을 1년치 급여의 10%를 적립하여 지급하는 임금의 적립금으로 이해하고 있었고, 피고인과 D 사이의 근로계약서는 마치 D이 자영업자로서 피고인으로부터 강의를 위탁받아 진행하는 것처럼 허위로 작성된 것인데 이는 피고인이 D에게 퇴직금 및 각종 수당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서 작성한 것으로 추측된다. 또한 피고인 스스로 D에게 퇴직금을 분할지급한 것은 업계의 관행에 의한 것이고 D 이외에 다른 강사들에게도 동일하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연 1회 지급하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했는데 이러한 진술 내용은 D이 피고인에게 명식적으로 퇴직금 분할 지급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뒷받침한다. 이러한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검찰은 피고인과 D 사이에 유효한 퇴직금 정산 합의 및 이에 따른 퇴직금 분할지급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입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피고인이 제출한 자료들 및 증인 E의 법정진술만으로 검찰의 입증을 뒤집어 범죄 성립에 대한 합리적 의심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이 D에게 연 1회 지급한 금원의 성격이 피고인의 주장처럼 퇴직금이라고 가정하더라도 그 퇴직금 분할 지급 약정은 무효이므로 피고인에게 퇴직금 지급 의무가 발생한다.
피고인에게 고의가 인정되는지 여부
피고인은 D과 사이에 토요일 보강수업이 무료라는 점에 관하여 합의가 성립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퇴직금도 연 1회 지급하여 왔으므로 D에게 지급하지 아니한 임금 및 퇴직금이 있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하였거나 또는 D과 사이에 임금 및 퇴직금 채무의 존부 및 그 범위에 대하여 다툴만한 합리적 사유가 인정되므로 이 사건 범죄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판례에 따르면 ‘임금 등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의 고의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분쟁이 있는 정도(민사소송이 계속되고 있는 경우)를 넘어서서 사용자인 피고인에게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는 경우에 해당되어야 한다.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기본급을 설정하고 그 외에 인정되는 각종 수당을 실제 근로시간에 맞추어 산정한 후 사용자가 기본급에 위 각종 수당 등을 가산하여 지급하는 임금제가 근로기준법이 예정하는 임금제이고, 이는 강행규정으로서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은 당사자 간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무효라는 점은 오랜 기간 판례에 의하여 확립된 확고한 법리다. 이 사건의 경우, ①피고인은 장기간 어학원 원장으로서 학원을 운영하여 왔으므로 강사 고용에 따른 근로기준법상의 강행규정을 몰랐다고 보기 어렵고(법률의 부지는 책임조각사유로 인정되지도 않음), ②피고인과 D 사이에 체결된 허위의 고용계약서 역시 각종 연장근로수당이나 퇴직금 지급을 피하기 위하여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포괄임금제나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인식하였기에 위와 같은 계약서를 작성한 것으로 보이며, ③ 토요일 보강수업을 무료로 진행한다거나 장기근속의 경우에도 퇴직금은 연 1회 그 해의 임금 평균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한다(이는 퇴직금의 산정 방식과도 맞지 않는다)는 내용은 학원의 폐업 가능성으로 인한 고용강사의 불안정한 근로상황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인바, 이러한 사정들을 모두 고려하면, 피고인은 D에게 무료 토요 보강수업을 요구하고 연 1회 기본급의 평균금액을 퇴직금의 명목으로 지급하는 것이 근로기준법위반이라는 점 및 D 퇴사시 D에게 미지급 수당 및 퇴직금 차액 등을 지급할 의무가 발생할 것이라는 점을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구 근로기준법(2019. 1. 15. 법률 제1627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9조 제1항, 제36조(임금 미지급의 점),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퇴직금 미지급의 점)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죄질 및 범정이 더 무거운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
형의 선택
벌금형 선택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약식명령상의 벌금액이 과다하였던 것으로 평가되지 않고, 정식재판청구 이후 벌금액을 감액조정할 사정변경이 인정되지 않음).
판사 류영재
각주1) 이 법정에서의 증인 D의 진술 및 검찰이 제출한 증거에 의할 때, 증인 D이 피고인으로부터 연 1회씩 지급받은 금원의 성격이 통상임금일 가능성이 있고, 그 경우 연장근로수당 계산시 통상임금의 액수가 올라가 공소사실 기재 금원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있으나 검찰이 이에 대하여 공소장 변경을 하지 않았으므로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공소사실 기재 금액을 미지급 연장근로수당 액으로 인정한다.
각주2) “퇴직금 분할 약정에 관하여”, F, 민사재판의 제문제 23권(2015.08) 참고
각주3) 현재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8조에 따라 유효한 퇴직금 중간정산 등이 인정됨.
각주4) “임금 등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의 고의” | 저자 G | 출판사 | 발행년 2009
각주5) “임금 등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의 고의” | 저자 G | 출판사 | 발행년 2009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