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3. 8. 10. 선고 2021가단138627 판결

주문

1.

피고는,

가.

원고 A에게 26,569,067원과 이에 대하여 2020. 12. 24.부터,

나.

원고 B에게 49,213,592원과 이에 대하여 2021. 4. 16.부터,

다.

원고 C에게 17,838,489원과 이에 대하여 2019. 3. 16.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원고 A는 2019. 3. 10.부터 2020. 12. 9.까지, 원고 B은 2014. 3. 1.부터 2021. 4. 1.까지, 원고 C은 2014. 3. 10.부터 2019. 3. 1.까지 대구 중구 E 소재의 D 도시형생활주택 및 오피스텔(세대수 530세대, 주차대수 218대, 이하 ‘이 사건 오피스텔’이라 한다)에서 경비원으로 근무를 하였다.

나.

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서 작성한 체불임금등 사업주 확인서 기재에 의하면, 원고 A는 2019. 3. 10.부터 2020. 12. 9.까지의 임금 및 퇴직금 합계 26,569,067원, 원고 B은 2018. 4. 1.부터 2021. 3. 31.까지의 임금 및 퇴직금 합계 49,213,592원, 원고 C은 2018. 4. 1.부터 2019. 2. 28.까지의 임금 및 퇴직금 합계 17,838,489원을 각 정당한 이유 없이 지급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고, 이는 야간 휴게시간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분에 해당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가 제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이 사건 오피스텔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면서 피고와 체결된 근로계약에 야간 휴게시간으로 기재된 23:30부터 다음 날 06:00까지 6시간 30분 동안 경비업무, 주차관리, 쓰레기 분리수거 등 각종 민원업무를 처리하였으므로, 야간 휴게시간은 근로시간에 포함되어야 하고 이를 기초로 산정한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을 추가로 지급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

적용 법리

살피건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계약상의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한다.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현실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수면시간 등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휴게시간으로서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고,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놓여 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다41990 판결 참조).

다.

판단

이 사건으로 돌아와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2 내지 16호증의 각 기재, 을가 제1, 3 내지 54호증의 각 일부 기재 및 이 법원의 F회사, 대구광역시 중구청에 대한 각 사실조회 회신을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여러 가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은 약정된 야간 휴게시간 동안에도 기계식 주차기를 작동하고, 주민들의 민원이나 아파트에 문제 상황이 발생한 경우 이를 처리하기 위하여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경비업무를 수행하거나 사실상 근무대기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서,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야간 휴게시간을 자유로이 이용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용자인 피고의 지휘․감독 아래서 야간 휴게시간에도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①

원고들의 근무장소는 지하 주차장 내의 경비실이고, 피고가 주장하는 휴게공간이라는 것이 경비실 안을 일부 구획하여 침대, 냉장고 등을 두고 있는 형태에 불과하므로, 근무장소인 경비실과 구별된 독립된 형태의 휴게공간이 아니고 외부의 소음에 그대로 노출된 형태이다.

②

경비실이 지하 주차장 내에 위치해 있으므로, 입주민과 방문객 차량의 주차타워에의 입출고 업무를 원고들이 담당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 있었다. 원고들 근무시간 중에 방문하는 차량의 경우 입구 초입부의 차단기로 인하여 인터폰으로 경비실과 통화해서 경비원이 차단기를 열림으로 조작하여야만 진입이 가능한 구조이고, 원고들은 그 내용을 ‘방문차량 입고현황’에 일일이 수기로 기재하였다. 원고들이 차단기, 주차 타워를 조작하는 사정은 야간 휴게시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아니하고(갑 제4호증), 야간 휴게시간인 00:00 및 04:35에 원고들이 주차 타워를 작동시키는 모습이 CCTV화면에 촬영되어 있다. 피고는 야간에 인터폰 스위치를 off로 전환하고 원고들을 포함한 경비원들에게 휴식을 취하도록 하였다고 주장하나, 주차장 입구 차단기 좌측 측면과 주차 타워 정면에 근무자(원고들) 휴대폰 번호가 적시되어 있고, 경비실이 주차장과 같은 공간에 있으므로, 야간에 인터폰 스위치를 off로 전환하더라도 차량 입출고시 문제가 있을 경우 원고들이 근무하는 경비실에 직접 찾아오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는 상황이었다.

③

관리사무소 직원이 퇴근한 이후에는 아파트 및 주변에서 발생되는 각종 민원 사항은 경비실로 접수될 수밖에 없는 구조였고, 지하 주차장 내에 다른 근무자가 없어서 돌발상황 대처에 공백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자유로운 휴식을 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으며, 이는 근로감독관이 작성한 현장출장복명서(갑 제2호증의 4), 관리사무소와 경비실 사진(갑 제8호증)에서도 확인된다. 피고는 관리직 직원들도 관리실에서 근무하면서 24시간 맞교대를 함으로써 원고들의 야간 휴게시간을 보장하였다고 주장하나, 을가 제14, 24, 25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들이 근무할 당시에 관리직 직원이 야간 근무를 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갑 제11 내지 1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관리직 직원들은 21:00경까지만 업무를 보았고, 그 이후에는 원고들이 기계식 주차장 등 관리업무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

④

피고는 업무장소와 분리된 휴게장소를 제공하고, 근무자 휴대폰 번호를 제거하는 등 야간 휴게시간을 실질적으로 보장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는 근로감독관이 원고들의 퇴사 직후인 2021. 4. 7.경에 현장 출장을 한 후 확인한 사실관계에 반하는 것으로서(갑 제2호증의 1 7면 이하), 원고들이 노동청에 진정서를 제출한 2021. 2. 15. 후에 만들어 낸 증거를 바탕으로 한 주장으로 보인다.

3.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이에 대하여 피고는, ① 원고들이 야간 휴게시간에 휴식을 취하고 그러한 취지로 경비일지를 작성하였고, ② 노동부가 원고들의 근무에 대하여 원고들이 감시적․단속적 근로자임을 이유로 근로기준법상 휴게에 관한 규정의 적용 제외 승인을 하였으며, ③ 야간 휴게시간을 주지 않았다는 원고들의 진정사건은 무혐의로 종결되는 등 원고들의 주장과 달리 실제로 휴식을 취하였을 뿐 야간 휴게시간에 근로를 제공한 것이 아니며, ④ 설령 야간 휴게시간에 업무를 하였더라도 원고들이 자의적으로 한 일이므로, 야간 휴게시간 동안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사용종속관계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다툰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를 종합하면, ① 원고들이 휴식을 취하였다거나 야간에 방문차량이 없다는 취지로 경비일지를 작성한 것은 실제로 휴식을 취하고 사실에 입각하여 작성한 것이 아니라 피고 측 지시에 따라 기계적, 일괄적으로 작성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인정된다. ② 피고가 이 사건 오피스텔에 근무하는 원고들 등 경비근무자 2명에 관하여 감시적 근로종사자라는 이유로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휴게 관련 규정을 적용 제외할 것을 고용노동청으로부터 승인받은 사실은 있으나 이를 이유로 이 사건 계약으로 약정된 야간 휴게시간에 실제로는 근로를 제공한 것에 관하여 피고의 임금 지급 의무까지 면하게 할 수 없다. ③ 형사판결에서의 유죄사실 인정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사재판에서 유력한 증거가 되지만, 형사사건에서 무혐의 결정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과 관련된 확정된 형사판결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므로, 수사기관에서의 무혐의 결정 내용을 증거로 삼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거기에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1. 4. 10. 선고 2000다72763 판결 참조). 뿐만 아니라 노동법 위반 진정사건이 수사기관에서 무혐의로 종결된 것은 피고에게 민사상 지급책임이 없다고 확정된 것이 아니라, 임금 등 지급의무를 다툴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이를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다고 판단됨으로써 미지급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는 것에 불과하므로, 별개의 민사소송인 이 사건에서 당사자들의 변론과 증거방법 등을 통하여 도출된 결론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 ④ 피고가 제출하는 모든 증거를 종합하여도 원고들이 자발적으로 휴게 시간을 반납하고 일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 A에게 체불임금 26,569,067원과 이에 대하여 위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날인 2020. 12. 24.부터, 원고 B에게 체불임금 49,213,592원과 이에 대하여 위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날인 2021. 4. 16.부터, 원고 C에게 체불임금 17,838,489원과 이에 대하여 위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날인 2019. 3. 16.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7조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있어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성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