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이 사건 근로자 D(이하 ‘D’이라 한다)은 2013. 5. 1.부터 2019. 12. 27.까지(이하 ‘종전 근로기간’이라 한다) C주식회사(이하 ‘C’라 한다)에서 일당제로 근무하였기에 위 기간에 지급받은 일당에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렇지 않더라도 피고인과 D은 2020. 1. 30.경 종전 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2020. 2. 1.부터 D이 C에 재직하는 동 안 매월 5만 원씩 지급받는 것으로 갈음하기로 합의하였으므로, 피고인에게 퇴직금지급의무가 없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3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피고인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피고인과 D 사이에 종전 근로기간 동안 일당에 퇴직금을 포함시켜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설령 그러한 약정이 있었더라도, 퇴직금지급청구권은 퇴직이라는 근로관계의 종료를 요건으로 하여 비로소 발생하는 것으로 근로계약이 존속하는 한 퇴직금지급의무는 발생할 여지가 없으므로 매월 지급받은 월급이나 매일 지급받는 일당 속에 퇴직금이란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지급하였다고 하여도 그것은 근로기준법 제34조에서 정하는 퇴직금의 지급으로서의 효력은 없을 뿐만 아니라, 그와 같이 매월의 월급이나 매일의 일당 속에 퇴직금을 포함시켜 지급받기로 하는 약정은 최종 퇴직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 제34조에 위반되어 무효이므로(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7도4171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이를 이유로 퇴직금의 지급을 거부할 수는 없다.
D이 2020. 1. 30.경 재입사 이후 발생하는 퇴직금에 관하여 작성한 확인서는 종전 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과는 관련이 없어 보이고, 피고인이 제출한 자료나 증인 E의 증언만으로는, D이 재입사 이후 근로기간 동안 월 5만 원씩을 지급받기로 하고 종전 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청구권을 포기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설시한 위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과 D 사이에 작성된 2016. 1. 29.자, 2016. 2. 25.자, 2017. 2. 1.자 각 ‘일용근로자 표준근로계약서’에는 임금에 관하여 ‘일급 160,000원’으로 정하고, ‘이 계약에 정함이 없는 사항은 근로기준법령에 의함’이라고 정하고 있을 뿐, 위 일급에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다는 취지의 내용은 존재하지 않고, 2019. 2. 8.자 일용 근로계약서에는 ‘연차유급휴가 및 퇴직금은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른다.’고 정하고 있는바, 피고인과 D 사이에 종전 근로기간 동안 일당에 퇴직금을 포함시켜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사용자가 사법상의 효력이 없는 ‘매월의 월급이나 매일의 일당 속에 퇴직금을 포함시켜 지급한다’는 내용의 약정을 내세워 퇴직한 근로자에 대한 퇴직금의 지급을 거절하는 경우, 이를 퇴직금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사용자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라고 볼 수 없고, 이러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36조 소정의 임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에 관한 고의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7도4171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설령 피고인 주장과 같이 종전 근로기간 동안 퇴직금을 일당에 포함시켜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성립에는 아무런 방해가 되지 아니한다.
피고인은 2020. 1. 30.경 D과 사이에 종전 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2020. 2. 1.부터 D이 C에 재직하는 동안 매월 5만 원씩 지급받는 것으로 갈음하기로 합의하였다고 주장하나, D이 2020. 1. 30.경 재입사하면서 작성한 확인서에는 ‘상기 본인은 C에 입사하면서 차후 발생되는 퇴직급여에 관하여 개인 사정상 선지급 받아야 되기에 본 확인서를 작성하면 차후 퇴직하였을 경우 퇴직급여를 선지급 받았기에 청구하지 않을 것을 확인합니다.’라고 기재되어 있을 뿐, 피고인이 주장하는 내용은 기재되어 있지 않고, D은 수사단계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피고인 주장의 합의를 한 사실이 없고, 종전 근로기간의 퇴직금의 일부로써 월 5만 원씩을 지급받았을 뿐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양형부당 여부에 관한 직권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판결
선고 이후 양형조건에 별다른 사정변경이 없고, 피고인이 미지급한 퇴직금이 2,600만 원을 초과하는 점, 피고인이 근로기준법위반으로 벌금형 1회의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 동기 및 경위, 범행 수단 및 결과, 범행 후 정황 등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종한(재판장) 남명수 이준영
각주1) 피고인의 위 주장은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이후인 당심 제1회 공판기일에 처음 제기된 것으로 적법한 항소이유가 될 수 없으나, 이를 법원의 직권발동을 촉구하는 의미로 보아 위 주장에 관하여는 직권으로 판단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