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2. 6. 16. 선고 2021노4128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관련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은 근로자 2명의 임금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음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 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1)

형사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헌법 제27조 제4항, 형사소송법 제275조의2). 그리고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원칙은 형사소송법이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위 헌법과 형사소송법 규정에 내재 한 법치국가의 기본원칙으로서 형사재판을 지배하는 대원칙이다. 그러므로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고, 이러한 정도의 심증을 형성하는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4도11771 판결 등 참조). 나아가 항소심이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제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등 참조).

2)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않은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위반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와 그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여러 사항, 그 밖에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여러 사정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대법원 2017. 7. 11. 선고 2017도4343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원심은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아래와 같은 사정 등을 고려하면, E, D의 각 법정진술과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과 E, D가 월 180만 원을 임금으로 정하여 고용계약을 체결하고 E, D가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일시부터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확신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과 E, D 사이에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고, 피고인이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어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①

E은 1946년생, D는 1948년생 부부로 이 사건 당시 각 만 73세, 71세의 고령이었는데, 피고인으로서는 고령의 부부 2명에 대하여 각 임금을 180만 원으로 정하여 근로자로 채용할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이나 여유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②

E 부부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E 부부는 체험장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고 하여 서로 돕기로 하였고, 피고인은 C이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 일자리창출 사업에 등록하는 경우 정부에서 지급되는 보조금 180만 원을 지급할 수 있다고 말하였다’는 것이고, D 역시 원심 법정에서 ‘우리 여기서 생태체험장을 다시 운영하면 참 좋겠다하자 피고인 솔깃하게 관심이 있어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또한 관련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이 E에게 사회적 기업 직원으로 등록 신청할 것을 요청하였고, E의 주소가 전주시로 되어 있어 사회적 기업 직원으로 등록할 수 없게 되자 E은 주소 이전 후 등록 신청을 할지에 대하여 생각하다가 농장에 나가지 아니한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E은 피고인에게 “제가 도와준다는 의미는 여러 가지로 받아들이기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겠습니다. 두루뭉술 이렇게 해갖고 서로가 사장님은 사장님대로 생각하는 방향이 틀렸고, 저는 저대로 틀려서 서로가 뭐 서로 이해했겠지. 그 한도 내에서 서로가 자기 위주로 생각을 했을 뿐입니다.”라고 말하였고, 서로 상대방에게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면 임금을 얼마로 생각하였는지 묻기도 하였는데,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예비 사회적 기업 일자리창출사업 보조금과 관계없이 위 부부에게 각 임금 월 180만 원을 지급하여 고용하겠다고 약정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③

E 부부는 언제까지 출근하지 않겠다는 말을 하지 않고 2019. 6. 29.부터 7. 5.까지 이 사건 농장에 출근하지 않았는데, 이에 대해 피고인은 2019. 7. 4. E에게 ‘선생님 뭔 일 있으세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하였다. 이러한 피고인의 문자메시지는 사용자가 정식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한 직원이 결근한 경우에 보낸 문자메시지라고 보기 어렵다.

④

한편, F, G는 ‘피고인이 2019. 7. 10. E 부부 두 명 모두에게 180만 원의 월급을 주기에 부담되니 D씨는 오늘 부로 그만두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사실이 있다’는 사 실확인증언에 서명을 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두 명 모두 임금을 기대하고 농장에 출퇴근 하듯이 하여 월급을 생각하느냐 물어보니 D는 아니라고 하였고, E은 월급을 줄 수 있는지 물어 두 사람 모두 월급을 주고 채용할 입장이 아니라고 말하면서 D에게 나오지 말라고 말하였다’고 진술하였다. 피고인이 2019. 6. 22. E에게 보낸 ‘선생님 오늘은 오시지 마시지요 힘드셔요’라는 문자메시지 내용과 2019. 8. 25.자 피고인과 E 통화에서 E이 피고인의 위와 같은 취지의 말에 대하여 반박하지 아니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변소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내용이다.

⑤

E 부부는 피고인에게 D 270만 원, E 360만 원, 합계 630만 원의 임금을 요구하였는데, 위 임금액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서 계산된 임금액과 현저한 차이가 있어 피고인으로서는 임금 지급의무의 범위에 대하여 다툴만한 여지가 있다.<1>

2)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과 대조하여다시 살펴보더라도,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잘못이 없다.

3)

따라서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균(재판장) 이호선 민경준

각주1) 이에 대해 검사는 항소이유에서 이 사건이 근로자들이 주장한 임금을 체불임금으로 하여 기소한 것이 아니라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재정리한 금액을 체불임금으로 삼아 기소한 것으로서 이를 기초로 산정된 체불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피고인에게는임금체불의 고의가 있음이 명백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오히려 이러한 주장 자체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으로서는 임금 지급의무의 범위가 어디까지인가 다툴만한 여지가 있음을 뒷받침하게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