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3. 2. 7. 선고 2022가단117276 판결

주문

1.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1996. 1. 22. 피고 회사에 경력사원으로 입사하여 전산실에서 근무하였던 자이고, 피고는 방송사업, 광고사업, 출판업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는 2021. 3. 29. 자신의 건강 악화 등을 이유로 피고 회사에 희망퇴직일자를 2021. 5. 7.로 정한 명예퇴직원을 제출하였고, 피고는 원고의 명예퇴직 신청에 대하여 심의위원회의 심의절차를 거쳐 2021. 4. 8. 명예퇴직 허가 결정을 하였으며 명예퇴직규정에 따라 명예퇴직금을 185,966,000원으로 산정하였다.

다.

피고는 원고의 퇴사 예정일인 2021. 5. 7. 원고에게 징계사유가 발생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기존에 허락한 ‘명예퇴직 허락 취소’를 통보하였고, 이후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를 진행하여 2021. 7. 1. 원고를 해고하였으며, 피고는 2021. 7. 1. 기준 산정한 일반 퇴직금 69,890,353원을 2021. 7. 14. 원고에게 지급하였다.

[인정 근거] 갑 1 내지 12,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1)

피고는 2021. 4. 8. 원고의 명예퇴직 신청을 허가하였고, 이에 따라 2021. 5. 7. 원고의 명예퇴직 효력이 발생하였는데 피고는 2021. 5. 7. 명예퇴직 허가를 취소하였으나, 피고의 단체협약 및 명예퇴직운영 규정 등을 살펴보더라도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이루어진 명예퇴직 허가를 사후에 취소하는 규정은 전혀 찾을 수 없으며 명예퇴직 허가 취소도 원고의 퇴사일자인 2021. 5. 7. 이루어졌으므로, 피고의 명예퇴직 허가 취소는 위법하다. 즉, 원고는 피고의 명예퇴직 허가에 따라 2021. 5. 7. 피고 회사에서 퇴사하였고, 이후 원고를 상대로 이루어진 피고의 징계절차 및 징계처분은 이미 퇴사한 직원을 대상으로 한 것이므로 효력이 없다.

(2)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피고 회사에서 정한 명예퇴직 운영 규정 제6조에 따라 산정된 명예퇴직금 185,966,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리고 2021. 5. 7. 원고의 퇴사를 기준으로 일반퇴직금을 산정하면 [별지 표] 기재와 같은바, 95,784,362원을 지급해야 하는데 2021. 7. 14. 69,890,353원만 지급하였으므로 그 차액인 25,894,009원을 더 지급할 의무가 있다. 또 2021. 7. 14. 기준 명예퇴직금과 일반퇴직금의 합계 281,750,362원에 대한 근로기준법상 지연손해금 8,491,106원(= 281,750,362원×20%×55일/365일)도 지급할 의무가 있다<1>.

나.

피고의 주장

(1)

피고는 희망퇴직일 직전 원고의 중대한 비위행위를 제보 받아 2021. 5. 7. 원고에게 명예퇴직 허가 취소통보를 하였으므로 희망퇴직이 성립되지 않았다.

(2)

원고가 중대한 비위행위를 은폐하고 피고를 기망하여 피고는 원고에게 아무런 비위행위가 없었다고 착오한 상태에서 희망퇴직신청을 허가하였는데 그 후 비위행위 제보를 받아 조사한 결과 비위행위가 인정되어 위와 같이 명예퇴직 허가 취소통보를 한 것이다. 그리고 피고는 원고와 사이에 2021. 7. 8. 합의서를 작성하여 원고가 위 해고 및 처리에 관하여 부제소합의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소의 제기는 부적법하여 각하되어야 한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명예퇴직은 근로자가 명예퇴직의 신청(청약)을 하면 사용자가 요건을 심사한 후 이를 승인(승낙)함으로써 합의에 의하여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고, 이러한 합의가 있은 후에는 당사자 일방이 임의로 그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없으며, 이 합의에 따라 명예퇴직예정일이 도래하면 근로자는 당연히 퇴직되고 사용자는 명예퇴직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게 되는 것이나(대법원 2000. 7. 7. 선고 98다42172 판결 참조), 다만 위와 같은 명예퇴직 합의 이후 명예퇴직 예정일 도래 이전에 근로자에게 근로관계를 계속하게 하는 것이 곤란할 정도의 중대한 비위행위가 있는 경우에는 사용자로서는 명예퇴직의 승인을 철회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참조). 그리고 명예퇴직 승인의 철회를 허용하는 위 법리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명예퇴직 합의 후 ‘새롭게 발생한 비위행위’와 ‘새롭게 인지한 비위행위’가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볼 수 없는 점, 명예퇴직을 허용할 수 없는 중대한 비위행위가 발견되었음에도 비위행위의 발생 시점이 명예퇴직 합의 전이라는 우연한 사정만으로 아직 퇴직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은 명예퇴직 승인의 철회가 제한된다면, 여전히 근로관계가 유지되고 있음에도 명예퇴직과 양립할 수 없는 해고 등의 징계는 사실상 불가능해지게 되고 사용자에게 명예퇴직제도에 따른 퇴직위로금 등을 추가로 지급하도록 강제하는 결과를 낳게 되는 점, 이는 징계권자의 징계재량권을 과도하게 제약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신뢰관계를 저버리는 행위를 한 근로자에게 사용자의 부담으로 오히려 더 많은 이익을 취득하게 하는 것으로 부당한 점 등을 고려하면, 앞서 본 ‘명예퇴직 합의 이후 명예퇴직 예정일 도래 이전에 근로자에게 근로관계를 계속하게 하는 것이 곤란할 정도의 중대한 비위행위가 있는 경우’란 명예퇴직 합의 후 명예퇴직의 효력이 발생하기 전에 중대한 비위행위가 발생한 경우뿐만 아니라 ‘명예퇴직 합의 전 발생한 중대한 비위행위를 그 합의 이후 명예퇴직의 효력이 발생하기 이전에 사용자가 비로소 알게 된 경우’도 포함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22. 8. 25.자 2022다240353 판결 참조).

나.

원고의 비위행위 및 그 중대성 여부 등에 대한 판단

●

을 1 내지 을 7-16의 각 기재와 증인 C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원고는 피고 회사 재직 중 경영정책심의팀 전산업무를 담당하면서 2010. 12.경부터 2021. 3.경까지 사이에 자신의 형수인 D이 대표자로 되어 있는 ‘E’과 전산용품 구매 등으로 인한 물품대금 합계 15,238,000원, 회사 홈페이지 및 그룹웨어 유지 보수, 뉴스·프로그램 VOD 계약 등 용역계약비 합계 94,800,000원, 원격훈련 시스템 임대차 관련 비용 합계 54,340,000원, 사용하지 않은 F서버 임대차 관련 비용 합계 21,600,000원, 기타 원고가 G으로부터 받은 장비 임대차 관련 비용 합계 18,480,000원 등 총 합계 204,458,000원 상당의 각종 계약을 체결한 후 실제로는 자신이 제작 또는 관여하거나, 제3자를 끼워 넣은 허위계약을 하여 비리를 은폐하는 등의 방법으로 피고 회사의 윤리규정 및 구매규정에 위배하는 등 업무상 배임행위로 피고에게 위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힌 사실이 명예퇴직심의 인사위원회 결정 이후 여러 경로를 통해 제보되었다.

(2)

피고는 위와 같은 원고의 비위와 불법행위를 제보 받고서 2021. 4. 30. 제보사항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는 한편, 원고에게 제보사실에 대한 경위서를 작성하여 제출할 것을 통보하였다. 이에 원고는 2021. 5. 7. 피고 회사 인사심의위원회(명예퇴직허락 취소심의위원회)가 개최된 당일 비위사실에 대한 경위서(대체로 시인하는 취지의 내용)를 제출하였다.

(3)

피고의 인사심의위원회는 원고에 대한 명예퇴직 허락을 취소하였고, 그 즉시 위 ‘명예퇴직허락 취소 통보서’를 카카오톡(파일)을 통해 전달하는 방법으로 원고에게 통지하는 한편, 인사담당 부국장 C은 같은 날 15:30 대구 수성구 H에 있는 카페에서 원고를 만난 자리에서도 위 ‘명예퇴직허락 취소 통보서’를 원고에게 직접 전달하며 상황을 설명하였다.

(4)

그 자리에서 원고는 위 모든 상황과 명예퇴직허락이 취소된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순응하면서 피고 회사에 계속 근무하기를 희망한다고 하면서 5. 10., 5. 11. 이틀간 휴가를 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5)

원고는 2021. 5. 9. 출근하였고, 이틀간 휴가를 내었는데 5. 12. 출근 후 바로 무단이탈을 하는 등 잦은 무단이탈을 하였는바, 이에 피고 회사는 수차례 원고에게 출근 독촉 및 비위사실 조사 협조를 요청하였으나 원고는 이에 불응하였다.

(6)

피고는 2021. 5. 27. 피고 회사의 상벌규정 제15조 제1항, 제2항, 제4항, 제6항, 제8항 등에 따라 무단결근 및 업무상 비리 등의 사유로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를 진행하여 2021. 7. 1. 원고를 징계해고하기에 이르렀다.

(7)

원고는 피고의 진상조사와 징계절차가 진행되자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였고, 명예퇴직허락 취소 및 징계해고 결정을 수용하는 한편, 피고와의 합의를 간곡히 요청하였다. 이에 피고도 원고에 대한 업무상배임죄 형사고소(A4 총 39장 분량의 고소장 안을 작성한 상태였음) 및 손해배상청구를 하지 않기로 하고 손해배상액도 감액하기로 수용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는 피고 회사 재직 중 ‘홈페이지 뉴스 및 방송프로그램 VOD 서비스 용역계약 및 원격교육용 서비스 서버 임대차계약과 관련한 불법행위’로 인하여 피고가 입은 손해를 인정하고 별지 기재 합의서를 작성하였다.

(8)

위 합의서의 요지는, ‘원고의 불법행위로 피고가 입은 손해에 대한 배상으로 63,844,000원을 2021. 7. 31.까지 대구은행 계좌로 입금하며 원고는 피고의 해고 통보 및 그에 따른 절차를 수용하고 위 해고 및 처리와 관련하여 피고를 상대로 소송상 및 소송 외로 일체의 민·형사·행정상 청구, 이의 또는 민원의 제기를 하지 않기로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와 같이 퇴직금을 지급하였고, 원고는 2021. 7. 31. 피고에게 63,844,000원을 지급하였다.

●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근로자에게 근로관계를 계속하게 하는 것이 곤란할 정도의 중대한 비위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원고의 기망과 은폐로 사후에 이를 알게 된 피고가 적법한 절차를 거쳐 명예퇴직의 효력 발생 전에 이를 철회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명예퇴직 허가 취소가 위법하고 무효라거나 이미 퇴사한 원고를 대상으로 한 징계해고여서 무효라는 주장들은 모두 이유 없다. 한편, 위 합의서는 부제소합의에 해당한다고 할 것인데 원고는 그에 의하여 부제소를 약정한 법률관계는 ‘해고 통보 및 그에 따른 처리’에 국한될 뿐 이 사건 명예퇴직금 등의 청구는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주장하나, ‘해고 통보 및 그에 따른 처리’의 전제조건이 원고에 대한 명예퇴직의 승인 철회이고 이것이 유효함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에 반하는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는 또 피고 측의 강박에 의하여 부제소합의를 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어 이유 없다.

다.

소결론

따라서 위 부제소합의에 반하여 제기된 이 사건 소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소는 부적법하여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성금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