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4. 5. 2. 선고 2022나313587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당심에서의 청구 감축에 따라 제1심판결의 주문 제1항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7,764,820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8. 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제3항과 같다(원고는 당심에서 청구취지를 감축하였다).

2.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인정사실

1)

피고는 대구 중구 C에서 ‘D’이라는 상호로 제조업을 하는 사용자이다.

2)

피고는 위 사업장에서 2009. 4. 1.부터 2021. 7. 18.까지 근로하고 퇴직한 근로자인 원고에게 퇴직금 17,764,820원을 당사자 간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

3)

한편 피고는 2021. 10. 29. 대구지방법원으로부터 ‘2009. 4. 1.부터 2021. 7. 18.까지 근로하고 퇴직한 원고에게 퇴직금 20,917,645원을 당사자 간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에 대하여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로 벌금 25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았고, 피고가 정식재판을 청구하여 2023. 5. 11. 같은 법원으로부터 ‘위 기간 동안 근로하고 퇴직한 원고에게 2013. 9. 9.경부터 2021. 7. 8.경까지의 근무기간에 관한 퇴직금 17,764,820원을 당사자 간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에 대하여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로 벌금 150만 원을 선고받았으며(2022고정918), 피고가 항소하여 2024. 1. 25. 같은 법원으로부터 항소기각 판결을 선고받았고(2023노1779), 이에 피고가 상고한 상태이다(대법원 2024도3152, 이하 통틀어 ‘관련 형사재판’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7호증, 을 제2,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나.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퇴직금 17,764,820원 및 이에 대하여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2021. 8. 1.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선지급하였다는 주장 및 그 선지급금 상당 부당이득반환채권으로 상계한다는 주장

1)

주장 요지

피고는 원고와 사이에 퇴직금을 분할하여 지급하기로 하는 퇴직금 분할 약정을 체결하였고, 그 약정에 따라 원고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매월 20만 원씩 안분하여 지급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더 이상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설령 그 약정 및 지급이 무효라고 하더라도 피고가 원고에게 선지급한 퇴직금 명목 금원은 원고의 부당이득에 해당하므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 채권(매월 20만 원씩 76개월간 지급한 합계 1,520만 원)으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퇴직금 채권과 상계한다.

2)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지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할 때 비로소 적용될 수 있다.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때에는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3. 10. 11.

선고 2013다52929 판결, 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등 참조).

3)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 을 제1, 3, 4,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 분할 약정이 있었다는 점, 피고가 그 약정에 따라 실질적으로 원고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다른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①

원고는 관련 형사재판에서 “원래 급여로 200만 원 정도를 받다가 2015. 4.경부터 220만 원이 입금되었길래 피고에게 물어보니 그동안 고생했고 사람이 몇 명 더 빠져서 앞으로 고생하게 될 테니 월급을 올려준다고 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②

피고와 원고 사이에 위 220만 원에 퇴직금 명목의 20만 원이 포함되었다는 취지의 근로계약서가 작성된 사실이 없고, 피고는 원고에게 급여명세서도 발급해준 사실이 없으며, 달리 피고가 원고에게 임금 명목의 200만 원과 퇴직금 명목의 20만 원을 구분하여 지급하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객관적 자료가 없다.

③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E가 관련 형사재판에서 ‘원고가 퇴직금 분할지급을 요청하고 피고가 이를 수락하는 것을 들었다’고 증언하였으나(을 제3호증의 2), 그 내용만으로는 위 법리에 따른 퇴직금 분할 약정의 존재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E와 피고의 관계, 경험한 시점과 증언 시점의 시간적 간격 등에 비추어 진술을 믿기도 어렵다.

④

위 20만 원이 퇴직금 명목의 금원이라면 피고는 퇴직연금을 해지한 2013. 9.경부터 기존 임금에 더하여 원고에게 지급하였어야 하나 2013. 9.경부터 2015. 3.경까지는 기존 임금과 같은 200만 원만 지급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에게 2013. 9.경 300만 원, 2014. 9. 3. 60만 원을 대여하였고, 위 대여금 채권과 원고가 위 기간 동안 매월 지급받을 퇴직금 명목 상당의 채권을 상계하기로 원고와 합의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대여금 채권과의 상계합의 주장

피고는, 원고에게 2013. 9.경 300만 원, 2014. 9. 3. 60만 원을 대여하여 주었고, 원고가 피고의 위 대여금 채권과 원고가 매월 안분하여 지급받기로 한 퇴직금 채권을 상계하는 방식으로 위 대여금을 변제하게 해달라고 요청하여 원고와 그와 같이 합의하였으며, 이에 원고의 2013. 10.분부터 2015. 3.분까지의 퇴직금 채권은 상계로 소멸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피고의 처 F가 관련 형사재판에서 피고 주장 사실에 부합하는 취지로 증언하였으나(을 제4호증) F와 피고의 관계 등에 비추어 그 진술은 믿기 어렵고, 달리 피고가 주장하는 대여 및 상계합의 사실을 인정할 객관적인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할 것인바, 당심에서의 청구감축에 의하여 결과적으로 이와 결론을 같이한 제1심판결은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고, 원고가 당심에서 감축한 청구에 따라 제1심판결을 위와 같이 변경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손윤경(재판장) 정진우 김정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