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을 징역 1년 2개월에, 피고인 C를 금고 4개월에, 피고인 D 주식회사를 벌금 8,000만 원에 각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피고인 A에 대하여는 2년간, 피고인 C에 대하여는 1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D 주식회사에 대하여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대구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3고단3905
판결선고
2024. 1. 16.
범죄사실
[피고인들의 지위]
피고인 D 주식회사는 2001. 3. 24. 골판지 제조를 목적으로 설립되어, 경산시 E(E공장)에 본사를, 영천시 F(F공장) 및 영천시 G(G공장)에 지점을 각각 두고 상시근로자 97명을 사용하여 골판지 상자 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 사업주이다.
피고인 A은 2001. 3. 24.경부터 2022. 5. 31.경까지 D 주식회사의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대표이사였던 사람으로서 사업장에서 종사자의 안전·보건상의 유해 또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특성 및 규모 등을 고려하여 재해예방에 필요한 인력 및 예산 등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이행에 관한 조치 의무가 있는 경영책임자이자 소속 근로자의 안전ㆍ보건에 관한 제반 사항을 관리·감독하는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이다.
피고인 C는 D 주식회사의 안전관리실장으로서 위 A의 업무를 지원하여 소속 근로자의 안전·보건 관리업무를 담당하였다.
피해자 H(남, 64세)은 경산시 E에 있는 피고인 D 주식회사의 E공장에서 기계 설비 운전원으로 재직한 근로자이다.
[구체적 범죄사실]
피고인 A, 피고인 C의 업무상과실치사 및 피고인 A의 산업안전보건법위반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의무 및 업무상 주의의무
사업주는 기계의 원동기ㆍ회전축ㆍ기어ㆍ풀리ㆍ플라이휠ㆍ벨트 및 체인 등 근로자가 위험에 처할 우려가 있는 부위에 덮개ㆍ울ㆍ슬리브 및 건널다리 등을 설치하여야 하고, 기계ㆍ기구 또는 설비에 설치한 방호장치를 해체하거나 사용을 정지해서는 아니되며, 공작기계ㆍ수송기계ㆍ건설기계 등의 정비ㆍ청소ㆍ급유ㆍ검사ㆍ수리ㆍ교체 또는 조정 작업 또는 그 밖에 이와 유사한 작업을 할 때에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으면 해당 기계의 운전을 정지하여야 한다.
피고인들의 의무 위반 및 사고 발생
피고인 A은 2001. 3. 24.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부터, 피고인 C는 2015. 5. 15. 안전관리자로 선임된 이후부터 산업안전보건위원회 회의에 참여하고, 피고인 A은 월 2~3회 또는 수시로, 피고인 C는 매일 수시로 각 사업장의 상태를 점검하고, 안전ㆍ보건 관련 서류들을 보고받는 등으로 사업장 내 생산ㆍ안전과 관련된 현황을 파악하고 제반 안전ㆍ보건 관리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특히, 피고인들은 2004. 6. 21.경 운전 정지하지 않은 골판지 접합기의 내부 설비를 점검하던 중 발생한 협착 사고로 소속 근로자가 사망하는 등 피고인 D 주식회사의 사업장에서 기계 가동 중 정비작업과 관련한 협착 사고가 5회 발생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던 중 2022. 3. 30.경 피고인들은 위 E공장에서 소속 근로자인 피해자로 하여금 B골 편면기(B Corrugator single facer)를 이용하여 원단 급지를 골판지로 가공하는 작업과 위 편면기의 3개 회전축 편면기는 골롤(약 100~140RPM으로 회전하면서 종이 원단에 골을 성형), 풀롤(골심지면에 풀을 펴 바름), 독터롤(풀롤에 뭍혀지는 풀의 두께를 조정)의 3개 회전축으로 구성이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축하우징(기계 프레임에 축이 고정되어 회전할 수 있도록 베어링이 들어있는 케이스)에 윤활유를 주입하는 정비 작업을 하게 하였다.
당시, 피해자가 정비 작업하던 위 B골 편면기는 2022. 2. 말경 방호장치를 해체한 이후 재설치하지 않아 약 한 달간 회전축이 외부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고, 윤활유 주입 장소 주변은 바닥에 떨어진 윤활유, 증기, 분진등으로 매우 미끄러운 상태였기 때문에, 피고인들은 피해자를 비롯한 근로자들이 3개의 회전축이 있는 위 편면기를 이용하여 골판지 가공작업을 하거나 윤활유 주입 등 정비작업을 할 때 그 편면기의 회전축 등에 근로자의 신체 일부 또는 작업복이 감겨 위험에 처할 우려가 있었으므로, 기계의 회전축 등 근로자가 위험에 처할 우려가 있는 부위에 방호덮개ㆍ울ㆍ슬리브 등을 설치하여야 하고, 기계에 설치한 방호장치를 해체하거나 방호장치의 사용을 정지해서는 아니 되며, 기계로 인한 협착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 안전대책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지시하여 공작기계 등의 정비ㆍ청소ㆍ급유ㆍ검사ㆍ수리ㆍ교체 또는 조정 작업 또는 그 밖에 이와 유사한 작업은 기계의 운전을 정지하고 실시하게 하거나 근로자의 신체의 일부 또는 작업복이 회전축 등에 감기는 비상 상황이 발생할 때 기계의 운전이 정지될 수 있는 장치를 설비하는 등 기계로 인한 근로자의 협착 위험을 예방ㆍ제거하는 안전조치를 하여 사고를 미리 방지하여야 할 의무 및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은 이를 게을리 한 채 위 편면기의 회전축 등에 방호덮개 등을 설치하지 아니하고, 기계 사용에 따른 협착 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 안전대책을 포함하는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아니하고, 공작기계 등의 정비ㆍ청소ㆍ급유ㆍ검사ㆍ수리ㆍ교체 또는 조정 작업 또는 그 밖에 이와 유사한 작업을 함에 있어 기계의 운전을 정지한 상태에서 실시하게 하지 아니한 과실 등으로, 2022. 3. 30. 16:40경 위 E 공장에서 피해자가 운전 중인 위 B골 편면기의 회전축 축하우징에 윤활유 주입 등 정비 작업을 하던 중 그 회전축 사이에 피해자의 의복이 말려 들어가면서 피해자의 몸 전체가 회전축에 협착되어 그 자리에서 피해자가 머리 및 가슴의 다발성 손상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동하여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고, 이와 동시에 피고인 A은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여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피고인 A의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산업재해치사)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상 안전보건 확보의무
경영책임자는 실질적으로 지배ㆍ운영·관리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종사자의 안전ㆍ보건상 유해 또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특성 및 규모 등을 고려하여 재해예방에 필요한 인력 및 예산 등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 그에 따라 ① 사업 또는 사업장의 특성에 따른 유해·위험요인을 확인하여 개선하는 업무절차를 마련하여야 하고, ② 안전보건관리책임자, 관리감독자 및 안전보건총괄책임자가 각 사업장에서 업무를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이 해당 업무를 충실하게 수행하는지를 평가하는 기준을 마련하여야 하고, ③ 사업 또는 사업장에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을 경우를 대비하여 작업 중지, 근로자 대피, 위험요인 제거 등 대응조치에 관한 매뉴얼을 마련하여야 한다.
피고인의 의무 위반 및 중대재해 결과 발생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A은 D 주식회사의 경영책임자로서 위와 같은 주의의무를 게을리하여 ① 사업장의 특성에 따른 유해·위험 요인을 확인하여 개선하는 업무 절차를 마련함에 있어 산업안전보건법 제36조와 그 위임에 따른 사업장 위험성평가에 관한 지침(고용노동부 고시 제2020-53호)이 규정하는 방법과 절차ㆍ시기등에 대한 기준을 반영하지 않고 정비ㆍ보수 작업에 대한 위험성평가 없이 개괄적인 사항에 대한 일반적 절차만 규정하여, 위 B골 편면기의 회전축 윤활유 주입 등 정비 작업을 수행할 경우의 협착 등 위험요인을 확인하여 개선하는 업무절차를 제대로 마련하지 않았고, ② 관리감독자가 해당 업무를 충실하게 수행하는지 평가하는 기준을 전혀 마련하지 아니하여, 관리감독자 I이 협착 위험 등을 적절히 평가하고,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방호장치 설치 또는 해체금지, 운전정지 등 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하였으며, ③ 위 회전축 방호장치가 약 1달 전 해체되어 회전축이 외부로 노출된 상태로 있어 언제든지 협착에 의한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할 수 있는 급박한 위험이 있음에도, 작업 중지, 위험요인 제거 등 대응조치에 관한 매뉴얼을 제대로 마련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은 이와 같이 재해예방에 필요한 인력 및 예산 등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아니하였고, 그로 인하여 2022. 3. 30. 16:40경 위 E공장에서 종사자인 근로자 H이 제1항 기재와 같이 방호장치가 해체된 상태로 운전 중인 B골 편면기 회전축 축하우징에 윤활유 주입 등 정비 작업을 하던 중 그 회전축 사이에 종사자의 의복이 말려 들어가면서 종사자의 몸 전체가 회전축에 협착되어 그 자리에서 머리 및 가슴 다발성 손상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결국 피고인은 위와 같이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여 피해자가 사망하는 중대산업재해에 이르게 하였다.
피고인 D 주식회사
산업안전보건법위반
피고인은 제1항 기재 일시, 장소에서 피고인의 대표이사인 A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1항 기재와 같이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근로자 H을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산업재해치사)
피고인은 제2항 기재 일시, 장소에서 피고인의 경영책임자인 A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2항 기재와 같이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여 종사자 H이 사망하는 중대산업재해에 이르게 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들의 각 법정진술
피고인 C, A에 대한 각 검찰피의자신문조서
I, J, K에 대한 각 검찰진술조서
L, M, N, O, P, Q, R, S, T에 대한 각 경찰진술조서
중대재해발생 보고, 등기사항전부증명서, 각 위험성평가, 안전관리자 선임보고서(2015. 5. 26.), 안전보건경영 매뉴얼, 각 안전보건관리규정, 비상사태 대응 절차서, 리스크 평가 절차서,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운영절차서, 목표관리절차서, 정비작업일지(2022. 1. 3. ~ 2022. 3. 29.), 위험도 계산 기준, D(주) E공장 배치도, 작업지시서(2022. 3.), 품질 매뉴얼, 재해조사 의견서, 골판제조기 윤활유 주유 일지, 각 원단생산일보, 기계정지일보, 현장 정비일지, 사고현장 사진, 위험사업장 자율점검표 제출, 중대재해 재발방지대책(2022. 4. 26.), 각 순회점검 동선, 각 현장사진, 재해당시 안전덮개 발견장소 등 현장사진, D 안전보건 조직도, 본건 재해발생 장소 약도, 위험성평가실시 절차서, 현장감식결과보고서, CCTV 영상 캡처사진
시체검안서, 부검감정서
각 압수조서, 각 압수목록
수사보고(참고인 M 진술청취 및 CCTV 분석)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피고인 A: 형법 제268조, 제30조(업무상과실치사의 점),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제1호, 제167조 제1항, 제38조 제1항 제1호(안전조치의무위반치사의 점),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6조 제1항, 제4조 제1항 제1호, 제2조 제2호 가목(중대산업재해의 점)
피고인 C: 형법 제268조, 제30조
피고인 D 주식회사: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제1호, 제167조 제1항, 제38조 제1항 제1호(안전조치의무위반치사의 점),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7조 제1호, 제6조 제1항, 제4조 제1항 제1호(중대산업재해의 점)
상상적 경합
피고인 A: 형법 제40조, 제50조[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와 업무상과실치사죄 및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산업재해치사)죄 상호간, 형이 가장 무거운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산업재해치사)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
피고인 D 주식회사: 형법 제40조, 제50조[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와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산업재해치사)죄 상호간, 형이 더 무거운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산업재해치사)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
형의 선택
피고인 A: 징역형 선택
피고인 C: 금고형 선택
집행유예
피고인 A, C: 각 형법 제62조 제1항
가납명령
피고인 D 주식회사 :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의 이유
피고인들의 안전의무위반으로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하였는바, 사업장 종사자들의 안전을 확보하고 안전관리 시스템 미비로 반복되는 중대산업재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피고인들에게 결과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 피고인 A, D 주식회사는 과거 산업안전보건법위반과 업무상과실치사로 벌금형의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다.
다만, 피고인들은 범행을 인정하고 있다. 피해자의 유족들과 원만히 합의하여 피고인들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 피고인 C는 동종 전과는 없고, 1회의 벌금형의 형사처벌을 받은 바 있다. 사고 발생 후 2중 방호장벽 설치, 구리스 주입구 이전 설치 등 재발방지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 밖에 피고인들의 연령, 성행, 환경과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등 이 사건 변론과 기록에 나타난 양형조건을 모두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정진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