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3. 10. 10. 선고 2023고정184 판결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

주문

피고인을 벌금 1,5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범죄사실>

[범죄전력]

피고인은 2023.1.19. 대구지방법원에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죄로 징역 4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2023.4.27.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경산시 B에 있는 C 주식회사(이하 ‘C’라고 한다) 경산남부 판매대리점의 대표로 자동차 판매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지방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 재심판정을 거친 후 행정소송을 제기한 결과 구제명령이 확정되면 관계 당사자는 확정된 구제명령을 이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9.5.2.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서 ‘이 사건 사용자(피고인)가 2019.1.14. 이 사건 근로자(D)의 계약을 해지한 것은 불이익 취급 및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임을 인정한다.’고 판정하면서 ‘이 사건 사용자는 이 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즉시 이 사건 근로자에 대한 자동차 판매용역 계약 해지를 취소하고 원직에 복직시키라.’는 내용의 구제명령이 발령되자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을 거친 후 행정소송을 제기한 결과 2022.5.19. 서울고등법원에서 패소하고 2022.6.11. 그 판결이 확정되어 위 구제명령이 확정되었음에도 그에 따라 D를 원직에 복직시키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이하 확정된 위 구제명령을 ‘이 사건 구제명령’이라 한다).

<증거의 요지>

1.

D에 대한 특별사법경찰 진술조서

1.

전화등사실확인내용(증거목록 순번 13)

1.

중앙노동위원회 재심판정서(E, F 병합), 경북지방노동위원회 판정서(G), 서울고등법 원 판결(2021누53126)

1.

H노조 교섭 재개 요청의 건

1.

수사 협조

1.

판시 전과: 공판기록에 편철된, 대구지방법원 2022노2674호 판결문 1부, KICS 통합 사건조회서 1부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9조제2호(벌금형 선택)

1.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제1항, 제69조제2항

1.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제1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가.

확정된 구제명령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

피고인과 D 간 판매용역계약은 이 사건 구제명령 확정 전인 2019.1.15. 계약기간 만료로 종료되었으므로, 피고인이 확정된 구제명령을 위반하였다고 할 수 없다. 구제명령은 사용자에 대하여 그 명령에 복종하여야 할 공법상의 의무를 부담시킬 뿐 직접 근로자와 사용자 간 사법상의 법률관계를 변경시키는 것은 아니므로, 이 사건 구제명령으로써 피고인과 D 간 판매용역계약이 갱신되었다거나, 구제명령이 판매용역계약의 원상회복을 넘어선 갱신까지 강제한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나.

피고인에게 구제명령 위반의 고의 내지 귀책사유가 없다는 주장

이 사건 구제명령이 2022.6.11. 확정되기는 하였으나, D는 위 확정 이후 D와 판매용역계약을 체결하려는 피고인을 상대로 ‘사번등록번호(영업판매코드)’를 먼저 발급하라고 요구하면서 복직을 거부하였다. 대리점은 카마스터와 판매용역계약을 체결할 경우 통상 금전사고나 비정상 거래와 관련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에서 카마스터가 신원보증보험증권과 신원보증서류를 구비하였는지 확인한 후 판매용역계약서를 작성하는 방식을 취하는데, D는 피고인에게 영업판매코드를 먼저 부여하라는 요구를 지속하면서 신원보증보험증권, 신원보증서류의 제출을 거부하고 피고인과 판매용역계약서를 작성하려 하지 않았다. 계약의 일방당사자인 피고인으로 하여금 금전사고의 위험을 모두 떠안도록 하는 것은 부당하고, C가 아닌 대리점은 영업판매코드를 부여할 권한이나 의무가 있지 않으므로, 이 사건 구제명령에 따른 D의 복직이 이루어지지 않은 이유는 D가 영업판매코드의 교부를 복직의 선행 조건으로 요구하면서 복직을 거부하였기 때문이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인에게는 이 사건 구제명령을 위반하려는 고의 내지 귀책사유가 없었다.

2.

판단

가.

인정사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과 D는 2012년 이래 계속하여 자동차 판매용역계약관계에 있었고, 피고인과 D가 2017.1.16. 마지막으로 체결한 판매용역계약은 2019.1.15. 기간만료 될 예정이었는데, 피고인은 2019.1.14. D에게 판매용역계약 기간만료를 통지한 다음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사실, 이에 D는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을 하였고,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19.5.2. ‘피고인의 D에 대한 2019.1.14.자 계약 해지 통보는 불이익 취급 및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임을 인정한다. 피고인은 판정서를 송달받은 즉시 위 계약 해지를 취소하고 D를 원직에 복직시키라.’는 내용을 포함한 초심판정을 한 사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8.8. 위 초심판정에 대한 피고인 및 D의 재심 신청을 모두 기각하는 재심판정을 한 사실, 이에 피고인은 서울행정법원에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하여 위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2022.6.11. 위 소 중 일부를 각하하고 나머지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이 확정된 사실, 피고인은 현재까지 D를 복직시키지 않은 사실 등이 인정된다.

나.

피고인이 확정된 구제명령을 위반한 것인지 여부

위 인정사실에 따르면, 이 사건 구제명령이 위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의 판결 확정일인 2022.6.11. 확정되었는데도 피고인은 현재까지 D를 복직시키지 않음으로써 이 사건 구제명령을 위반하였다고 할 것이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피고인과 D 간 판매용역계약은 2019.1.15. 기간만료로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피고인의 부당노동행위가 없었더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인과 D 간 재계약이 체결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구제명령은 그와 같은 점을 고려하여 피고인으로 하여금 D와 판매용역계약을 체결한 것과 같은 상태를 형성할 공법상 의무를 부과한 것이다. 이 사건 구제명령의 의미는 여러 갈래로 해석되지 않고, 오로지 피고인에게 위와 같은 상태를 형성할 의무가 있다는 의미만을 품고 있을 뿐이다.

②

판시 행위에 적용되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9조제2호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확정된 구제명령에 위반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확정된 구제명령이 발생시킨 공법상 의무를 위반한 사람을 처벌하는 규정으로서, 이 사건 구제명령에 따른 공법상 의무를 위반한 피고인은 위 법률조항의 수범자가 된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구제명령이 그 자체로 피고인과 D 간 판매용역계약을 갱신하는 사법(私法)상 효력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이는 피고인이 이 사건 구제명령에 따른 공법상 의무를 위반하여 위 법률조항의 적용을 받게 되는 것과 무관하다.

③

피고인은 당초 ‘경북지방노동위원회가 발령한 구제명령은 D와의 판매용역계약만료 불과 하루 전에 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만으로 새로 판매용역계약을 체결한 것과 같은 상태를 형성하도록 명한 것으로서 근로자에 대한 적정한 구제의 한도를 넘은 것’이라는 취지로 법원에 구제명령의 당부에 관하여 다투어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법원의 확정판결로 이 사건 구제명령이 확정된 이상, 행정처분인 노동위원회 구제명령의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등 그 당부에 관해 더 이상 다투는 것은 불가능하다. 피고인이 이 사건에 이르러 ‘피고인과 D 간 판매용역계약은 이 사건 구제명령 확정 전 계약기간 만료로 종료되었으므로, 피고인이 확정된 구제명령을 위반하였다고 할 수 없다.’고 주장한 것에는 실질적으로 이 사건 구제명령의 재량권 일탈·남용을 지적하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볼 수도 있는데, 그러한 측면에서도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

피고인에게 구제명령 위반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

앞선 인정사실에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에게는 이 사건 구제명령을 위반하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피고인은 D에게 ‘신원보증보험증권 및 신원보증서류를 구비할 것’을 이 사건 구제명령에 따른 복직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구제명령의 실효성 확보를 목적으로 하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9조제2호의 규정 취지에 비추어, 사용자가 아무런 조건 없이 확정된 구제명령의 이행을 앞두고 근로자의 특정한 행위가 필요하다는 전제조건을 붙이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이 사건 구제명령은 ‘D를 원직에 복직시키라.’는 단순한 의미만을 품고 있을 뿐이므로, 피고인이 여기에 ‘D가 신원보증보험증권 및 신원보증서류를 제출해야만 복직이 가능하다.’는 조건을 붙이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②

D는 피고인으로부터 재계약을 거절당하기 전 피고인의 협조로 C로부터 영업판매코드를 부여받아 대리점 카마스터로 근무하고 있었다. D가 피고인의 협조를 받아 본인만의 고유한 영업판매코드를 부여받지 않는 이상 고객들에게 원활히 자동차를 판매하기는 어렵다고 보이므로, 피고인이 D에 대한 영업판매코드 부여 없이 단순히 D에게 복직 통보를 하면서 계약 해지 의사를 취소한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구제명령에 따른 복직 의무를 실질적으로 이행하였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피고인은 대리점 대표로서 C에 D에 대한 영업판매코드 부여를 요청할 권한이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구제명령에 따른 복직대상자인 D가 피고인에 대한 영업판매코드 부여를 요청한 것은 정당하다.

③

반면 피고인이 D에 대하여 ‘먼저 신원보증보험증권 및 신원보증서류를 제출하라.’고 요청한 것은 정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D가 재계약을 거절당하기 전 피고인에게 제출하였던 신원보증보험증권이나 신원보증서류의 보증기간이 만료되어 그 효용이 상실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부당노동행위를 한 사람이자 그에 대한 구제명령의 효력을 다툰 사람인 피고인이 감수하여야 할 사항이고, 부당노동행위를 당하였던 사람인 D가 이 사건 구제명령의 이행에 앞서 신원보증보험증권 등을 제출할 부담을 져야 한다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사용자가 구제명령을 이행하기 전 자신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근로자로 하여금 특정한 행위를 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는 해석론은 노동위원회가 발령한 구제명령의 실효성을 급감시킬 뿐만 아니라 사용자가 계약관계에 있는 근로자를 무분별하게 축출할 위험을 증가시킬 위험마저 있다는 점에서 채용하기 어려운 논리라고 판단된다.

물론 피고인과 D가 마지막으로 체결한 판매용역계약서(2017.1.16.자) 제6조제1호는 “D는 본 계약에 의하여 또는 본 계약과 관련하여 경산남부 대리점에게 부담하게 될 일체의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경산남부 대리점이 요구하는 내용의 담보를 제공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었고, 예정대로 재계약이 체결되었더라도 위 규정은 계약조항으로 포함되었을 것이며, 이는 계약당사자인 피고인과 D 사이에서 계약 체결 시예기치 못한 사태의 발생으로 인한 경제적 위험을 분담하도록 하는 것으로서 합리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위 계약조항에 의하더라도 D의 담보 제공 의무가 계약 체결의 전 제조건이라는 해석을 도출할 수는 없고, 피고인은 이 사건 구제명령에 따라 D와 판매용역계약을 체결한 후에도 위 계약조항에 근거하여 D에게 신원보증보험증권 등의 담보제공을 요구할 수 있으며, 그럼에도 D가 위와 같은 담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D의 의무위반으로 인한 계약해지라는 수단으로 대처할 수 있다. 피고인의 부당노동행위로 인해 D의 피고인에 대한 신뢰가 상실된 상황에서 이 사건 구제명령의 이행에 앞서 D에게 신원보증보험증권 등의 구비를 요구하는 것은 부당할 뿐만 아니라 현실적이지도 않다. C 대구경북지역본부장은 2022.9.2. 수사기관에 “당사는 대리점 카마스터 개인번호 발급 시 신원보증인 1명, 보증보험증권 1억 원, 판매용역계약서를 요구 및 수령하지 않음을 확인합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는바(증거기록 175쪽), 피고인은 D로부터 신원보증보험서류 등을 제출받지 않고도 C에 D에 대한 영업판매코드 부여를 요청할 수 있었다.

④

피고인은 이 사건 구제명령 확정 직후인 2022.7.1. D가 속해 있는 노동조합의 조합원들이 참석한 단체교섭 자리에서 ‘D를 원직에 복직시킬 생각이 없다.’는 의견을 밝혔고(증거기록 75쪽), 특별사법경찰관과 2022.8.5. 통화하는 과정에서도 “고등법원 판결이 있었던 것은 알았지만 처벌을 받게 될지는 몰랐습니다. 처벌을 받게 된다면 D를 복직시켜야겠지요.”라고 말하였다(증거기록 146쪽). 따라서 피고인은 이 사건 구제명령이 확정된 때로부터 상당한 기간이 지난 시점에도 D를 복직시킬 의사가 없었음을 알 수 있다. 이 사건 구제명령이 ‘피고인은 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즉시 D에 대한 자동차 판매용역 계약 해지를 취소하고 D를 원직에 복직시키라.’는 내용임을 고려하면, 피고인에게 이 사건 구제명령 위반의 고의가 있었음은 넉넉히 인정된다.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벌금 50,000원 ~ 30,000,000원

2.

선고형의 결정: 벌금 1,500,000원

피고인은 노동위원회의 확정된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않았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상 구제명령 제도의 실효성 확보라는 측면에서 이 사건 범행을 가볍게 다룰 수 없다. 이 사건 범행은 판시 범죄전력 기재와 같이 판결이 확정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죄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그와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 형을 정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약식명령의 형을 변경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 이에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이원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