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3. 2. 1. 원고에게 한 제재부가금 95,000,000원 부과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피고는 2021. 1. 6. 사단법인 B(이하 '연합회'라 한다)와 청년디지털일자리사업(이하 '이 사건 일자리사업'이라 한다) 위탁운영 약정을 체결하고, 사무에 관한 업무를 위탁하였다.
원고는 2021. 1. 13. 연합회에 이 사건 일자리사업 참여신청서를 제출하였고, 같은 날 연합회와 원고는 지원협약을 체결하였다. 위 지원협약에 따라 원고는 2021. 3.25.부터 2021. 6. 25.까지 연합회에 C, D에 대한 인건비로 합계 19,000,000원의 지원금을 신청하여 연합회로부터 같은 금액의 지원금(이하 '이 사건 지원금'이라 한다)을 지급받았다.
그런데 연합회가 원고가 지원금을 부정수급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조사를 시작하였고, 피고의 수사의뢰를 거쳐 원고의 대표이사와 이사가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보조금법'이라 한다) 위반으로 기소되었다. 대구지방법원은 2022. 12. 9. 실제로 원고 회사에 근무하지 아니하는 청년을 마치 실제로 고용한 것처럼 허위로 외관을 만들어 부정한 방법으로 보조금을 교부받은 범죄사실을 인정하여 원고의 대표이사와 이사에게 각 벌금 500만 원을 선고하였다(2022고단3381 판결).
원고는 연합회의 반환요청에 따라 2022. 10. 17. 연합회에게 이 사건 지원금을 반환하였고, 피고는 2023. 2. 1. 원고에게 95,000,000원의 제재부가금(이하 '이 사건 처분')과 보조금 지급 제한 처분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판단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처분은 보조금법령상 중앙관서의 장인 고용노동부장관만 할 수 있는 처분인데도, 권한 없는 피고에 의하여 이루어졌으므로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구체적 판단
관련 법리
행정권한의 위임은 행정관청이 법률에 따라 특정한 권한을 다른 행정관청에 이전하여 수임관청의 권한으로 행사하도록 하는 것으로서 권한의 법적인 귀속을 변경하는 것이므로, 법률이 위임을 허용하고 있는 경우에 한하여 인정된다. 이에 반하여, 행정권한의 내부 위임은 법률이 위임을 허용하고 있지 아니한 경우에도 행정관청의 내부적인 사무처리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하여 그의 보조기관 또는 하급행정관청으로 하여금 그의 권한을 사실상 행사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권한 위임의 경우에는 수임관청이 자기의 이름으로 그 권한행사를 할 수 있지만, 내부 위임의 경우 수임관청은 위임관청의 이름으로만 그 권한을 행사할 수 있을 뿐 자기의 이름으로는 그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대법원 1986. 12. 9. 선고 86누569 판결, 대법원 1995. 11. 28. 선고 94누6475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
보조금법 제31조의2 제2항 제1호, 제33조의2 제1항 본문 제2호에 의하면, 고용노동부 소관 보조사업 또는 간접보조사업에 관한 보조금 지급 제한처분 및 제재부가금 부과처분 권한은 '중앙관서의 장'인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있다. 그런데 이 사건 처분이 고용노동부장관이 아닌 피고 이름으로 이루어진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8호증의 기재에 의하여 인정된다.
이 사건 처분이 이루어진 2023. 2. 1.은 구 보조금법 시행령이 2024. 11. 5. 대통령령 34979호로 개정되기 전인데(이하 '구 보조금법 시행령'이라 한다), 구 보조금법 시행령 제17조 각 호는 '보조금법 제31조의2에 따른 보조금의 지급 제한', '보조금법 제33조의2에 따른 제재부가금의 부과'를 중앙관서의 장이 소속 관서의 장에게 위임할 수 있는 사무로 규정하고 있지 않았다.
피고는 구 보조금법 시행령 제17조 제6호가 '보조금법 제31조에 따른 보조금의 반환에 관한 처분'을 중앙관서의 장이 소속 관서의 장에게 위임할 수 있는 사무로 규정하고 있음을 근거로, 피고의 처분은 권한 있는 자의 처분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보조금 반환처분과 보조금 지급 제한처분, 제재부가금 부과처분은 근거조항이 서로 다르고 각 처분의 실질도 다른 점, 이 사건 처분 이후 구 보조금법 시행령이 2024. 11.5. 대통령령 제34979호로 개정되면서 보조금 지급 제한처분 및 제재부가금 부과처분에 대한 명시적인 권한 위임 근거가 규정된 것은 보조금 지급 제한처분, 제재부가금 부과처분 사무의 하급행정기관의 장 등에 대한 위임 근거가 없다는 반성적 고려에 의한 것 으로 보이는 점(위와 같이 개정된 시행령 제17조 제7호, 제9호 참조) 등에 비추어 보면, 구 보조금법 시행령 제17조 제6호의 '보조금의 반환에 관한 처분' 사무에 보조금 지급 제한처분 및 제재부가금 부과처분에 관한 사무가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는 공공재정 부정청구 금지 및 부정이익 환수 등에 관한 법률(이하 '공공재정환수법'이라 한다)에 따르더라도 피고에게 제재부가금을 부과할 권한이 있다고 주장하나, 공공재정환수법 제5조 제3항은 "제재부가금에 관하여 다른 법률에 제2항에 해당하는 환수에 추가하여 환수의 원인이 되는 행위를 제재하기 위하여 금전을 부과하도록 하는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법률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다."라고 정하고 있는바, 이는 하나의 위반행위가 동시에 양 법률의 적용 대상이 된다면 특별법인 보조금법을 우선하여 적용한다는 의미이므로, 보조금법상 제재부가금 부과권한이 없는 피고에게 공공재정환수법에 의하여 제재부가금 부과권한이 부여된다고 볼 수 없다.
그밖에 피고는 사업지원협약서 제2조 제2항에서 부정수급 시 제재 등은 부정수급 처리지침에서 정한 바에 따른다고 정하고 있는 점, 같은 협약서 제11조에서 지침 및 운영협약 위반 시 운영기관 및 고용센터로부터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 점, 고용보험법 제35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45조 등을 근거로 고용노동부장관의 권한을 위임받은 피고가 제재부가금 부과처분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나, 사업지원협약서의 위 일반조항들이 보조금법에 우선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 이 사건 처분의 근거는 보조금법 및 동법 시행령이지 고용보험법이 아닌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보조금법 제33조의2에 따라 중앙관서의 장인 고용노동부장관에 속하는 제재부가금 부과권한을 내부 위임 받은 것에 불과한 피고가 자기의 이름으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처분의 근거 법률인 보조금법 제33조의2를 위반한 것으로서 위법하다(대법원 2026. 1. 29. 선고 2024두34498 판결, 같은 날 선고된 2024두60701 판결 참조).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석원(재판장) 선승혜 김경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