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반소피고)의 피고(반소원고) B 및 피고 C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반소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기초사실
피고들은 원고의 실경영주 D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고양시 일산서구 E 소재 F 공구 터널 건설현장(이하 '이 사건 공사현장'이라고 한다)에서 덤프트럭으로 토석을 운반하는 작업을 하였다. 이 사건 공사현장에는 피고들 외에도 G, H, I, J 총 6명이 근로 하고 있었다.
피고들과 J은 2022. 6. 7.부터 이 사건 공사현장에 출근하지 않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본소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들과 J은 원고에 대하여 동료기사인 G를 해고할 것을 요구하였고 원고가 이를 들어주지 않자 앙심을 품고 근로계약서에 '근로자 사정으로 퇴직 시 10일 전에 통보하고 대체기사를 제공한다'라는 약정이 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2022. 6. 7.부터 무단으로 출근하지 않았는바, 피고들의 집단 무단 근로 거부행위는 원고와의 근로계약에 위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원고의 공사 수행 업무를 방해한 불법행위(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에 해당하고 이로 인하여 원고가 2,000만 원 상당의 손해(피고들이 거부한 일을 추가로 하도록 하기 위하여 남은 근로자들의 급여를 월 460만 원으로 인상해줄 수밖에 없었던 손해 + 트럭 중 한 대를 9일 동안 운행하지 못하여 시공사로부터 트럭 임대료 160만 원을 지급받지 못한 손해 + 피고들의 행위로 원고가 시공사와 원청으로부터 신뢰를 잃어 경영상의 피해를 입고,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보유하고 있던 트럭 등을 폐차의뢰하게 된 손해 등)를 입었으므로 피고들은 원고에게 각 1,0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
피고들의 주장 요지
피고 B : 원고가 주장하는 피고 B의 퇴사 경위는 사실과 다르다. 피고 B는 업무가 너무 많아 일을 감당하기 어려워 충분한 시간을 두고 원고에게 일을 그만 둘 것임을 예고하였고, 적정한 시기에 예고한 대로 퇴사하였을 뿐이다.
피고 C : 원고는 피고 C가 2021. 11. 25. 원고와 갑 제2호증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이를 위반하였다고 주장하나, 피고 C는 2021. 11.경부터 2022. 2.경까지 원고의 사업장에서 근로하다가 해고된바 있고, 이후 2022. 6.경 별도의 근로계약서 작성 없이 약 3일 원고의 사업장에서 근로하였을 뿐이므로, 피고 C가 3일간 근로하고 더 이상 근로하지 않은 것이 원고에 대하여 근로계약서상의 약정 위반 혹은 불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판단
근로자의 쟁의행위로서 파업이 언제나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것은 아니고, 전후 사정과 경위 등에 비추어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등으로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비로소 집단적 노무제공의 거부가 위력에 해당하여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11. 3. 17. 선고 2007도482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민사상의 업무방해는 형사상의 업무방해죄와 같이 허위사실의 유포나 위계 또는 위력을 그 구성요건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므로 폭행, 협박 등 위력을 행사하지 아니하더라도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가 있었고 이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하였다면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1981. 7. 14. 선고 81다414 판결 취지 참조). 다만 불법행위에 있어서 고의·과실에 기한 가해행위의 존재 및 그로 인한 손해발생에 관한 입증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대법원 2002. 2. 26. 선고 2001다73879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들의 행위가 형법상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며, 피고들이 집단으로 근로 제공을 거부함으로써 원고의 업무를 방해하는 민법상의 불법행위를 하였다고 인정하기에도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설령 피고들의 행위가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로 인하여 원고의 주장과 같은 액수의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증거가 없다.
원고의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받아들일 수 없다.
반소 청구에 관한 판단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을가 제2, 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B가 원고의 실경영주 D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21. 6. 1.부터 2022. 6. 6.까지 원고의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근무한 사실, 원고는 피고 B에게 지급사유 발생일 내지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미사용 연차수당 2,233,695원과 퇴직금 4,540,828원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 원고의 실경영주 D은 이로 인하여 벌금 5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은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 B에게 미지급금 합계 6,774,523원(= 2,233,695원 + 4,540,828원)과 이에 대하여 피고 B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반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인 2023. 3. 14.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의 항변에 관한 판단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 B와 근로계약 체결 시 매달 지급하는 월급에 퇴직금을 포함하여 지급하기로 하는 퇴직금 분할 약정을 하였고 이에 따라 실제로 퇴직금을 분할하여 선지급 하였는데 그 약정 및 지급이 무효가 되었으므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기지급 퇴직금 상당액 부당이득금반환채권과 피고 B의 원고에 대한 퇴직금 채권을 상계한다고 주장한다.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지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할 때 비로소 적용될 수 있다.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때에는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3. 10. 11. 선고 2013다52929 판결, 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B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하고,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항변은 다른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본소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고, 피고 B의 반소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손윤경(재판장) 정진우 김정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