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피고인은 피해자와 퇴직금을 받지 않는 조건으로 근무시간을 한 시간 연장하고 시급을 인상하기로 합의하였고, 그 합의에 따라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므로 피고인이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고 상당한 이유가 있어, 이 사건 범행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7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임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근로기준법 제112조, 제36조 소정의 임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에 관한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대법원 2004. 12. 24. 선고 2004도6969 판결, 2005. 6. 9. 선고 2005도1089 판결 등 참조).
그런데 퇴직금지급청구권은 퇴직이라는 근로관계의 종료를 요건으로 하여 비로소 발생하는 것으로 근로계약이 존속하는 한 퇴직금지급의무는 발생할 여지가 없으므로 매월 지급받은 월급이나 매일 지급받는 일당 속에 퇴직금이란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지급하였다고 하여도 그것은 근로기준법 제34조에서 정하는 퇴직금의 지급으로서의 효력은 없을 뿐만 아니라, 그와 같이 매월의 월급이나 매일의 일당 속에 퇴직금을 포함시켜 지급받기로 하는 약정은 최종 퇴직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 제34조에 위반되어 무효이다(대법원 2002. 7. 12. 선고 2002도2211 판결, 2002. 7. 26. 선고 2000다27671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사용자가 사법상의 효력이 없는 ‘매월의 월급이나 매일의 일당 속에 퇴직금을 포함시켜 지급한다’는 내용의 약정을 내세워 퇴직한 근로자에 대한 퇴직금의 지급을 거절하는 경우, 이를 퇴직금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사용자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라고 볼 수 없고, 이러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112조, 제36조 소정의 임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위반죄에 관한 고의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7도4171 판결).
구체적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 즉, ① 근로자 D에 대한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았고, 피고인과 D 사이에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 조건으로 시급을 인상하고 근무시간을 연장하는’ 내용의 약정이 있었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는 점, ② 설령 피고인과 D 사이에 위와 같은 약정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매일 지급받는 일당 속에 퇴직금이란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지급하는 것과 다름없어, 그와 같은 약정은 퇴직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반되어 무효인 점, ③ 위 약정에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지도 아니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퇴직금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거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라고 볼 수 없고, 피고인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고의도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원심이 든 사정들을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면밀히 검토해 보면, 원심판결에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하게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피고인이 동종 범죄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운영하던 사업장에서 근무했던 D에게 퇴직금 약 259만 원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범행의 경위, 내용 등에 비추어 죄책이 가볍다고 볼 수 없는 점,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에 대하여 반성하지 않는 점, 현재까지 D에게 미지급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원심판결
선고 이후에 양형을 변경할 만한 특별한 사정변경을 찾아보기 어렵고, 피고인의 나이, 성행, 가족관계,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정들을 종합하여 다시 살펴보더라도,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상윤(재판장) 김준희 김다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