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4. 3. 26. 선고 2023노2864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검사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주휴수당 미지급에 따른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을 유죄로 인정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에게 고의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주장한다.

1)

비록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아 객관적 증거가 없기는 하나, 서로 적어도 묵시적으로나마 한 주에 5일 이상 근무하기로 합의하였으므로 근로자들의 상시 근로자 지위를 인정할 수 있다.

2)

피고인은 근로자들에게 한 주 최소 6일 이상 일할 수 있고, 현장상황에 따라 7일도 일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안내했다고 진술하였고, 근로자들은 피고인의 지시와 현장상황에 따라 1일 출근하거나 7일 출근하기도 하였다.

3)

출근부(증거기록 27, 49, 96면)에는 1주 단위로 평균적으로 5일 이상 근무한 것이 확인된다.

4)

당초에는 일용직이었으나 추후 피고인의 C 소속으로 현장에서 일할 당시 계속적으로 일을 하여 상용직 근로자로 되었다는 점에 관하여 당사자의 진술이 일치하고, 피고인이 발급한 재직증명서(증거기록 36, 37면)도 이에 부합한다.

5)

포괄임금약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이 그와 같이 믿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6)

피고인은 2017년경 회식 자리에서 주휴수당을 지급받아야 한다는 근로자들의 주장이 있어 수당 대신 일당에 1만 원을 추가하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임금대장 등 객관적인 증거가 존재하지 아니한다.

7)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는 주휴수당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알고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

양형부당

원심판결에서 무죄로 판단한 위 부분을 유죄로 판단하게 되면 원심판결의 형 벌금 50만 원은 과경하여 부당하다.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원심판결에서 유죄로 판단한 근로계약서 미교부에 따른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은 근로자가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엄히 준수되어야 하는 것이므로 위 벌금 50만 원은 역시 과경하여 부당하다.

2.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1)

판단의 요지

원심은, 아래 항 기재 사정들을 종합하여 알 수 있는, ① 피고인과 근로자들 모두 근로기간 중에는 주휴수당의 존부 및 구체적인 액수 산정에 관한 분명한 인식이 있었다고 볼 수 없는 점, ② 피고인 자신은 명시적 내지 묵시적인 포괄임금약정이 있다고 믿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다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여서 사용자가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를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법리(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를 더하여 보면, 피고인에게 이 사건 주휴수당의 미지급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는 점에 관하여 이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형법 제325조 후단 무죄로 판단하였다.

2)

구체적 근거

가)

피고인과 근로자들은 근로계약을 체결 당시 근로계약서를 따로 작성하지 않아 근로계약의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있는 명확한 증거는 없다.

나)

피고인은 이 부분 공소사실의 근로자들이 근무를 시작하는 시점(F 2014. 11.

경, G 2013. 7.경, E 2019. 5.경)부터 퇴직할 때까지 기본급과 법정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하고 급여를 지급하였다. 위 각 근로자들은 “줄눈컷팅” 근로를 하였는데, 근로를 시작할 때는 피고인이 정한 일당을 받고 근로하였으며(다만 지급은 월별 근로일수를 곱하여 익월 10일에 월급의 형태로 지급되었다), 매년 근로기간 및 숙련도에 따라 일당이 1만 원 정도 증가하였다.

다)

피고인은 2017년도에 주휴수당을 지급받아야 한다고 근로자들이 주장하여 수당 대신 일당에 1만 원을 추가하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피고인 자신은 근로자들과 사이에 구두의 명시적 포괄임금약정이 이루어졌다고 믿었을 가능성도 있다.

라)

가사 피고인과 근로자들 사이의 위와 같은 법정수당을 포함하여 일괄 지급하기로 합의한 점이 인정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 사건 근로자들은 근로를 시작할 때부터 퇴직할 때까지 피고인에게 주휴수당과 관련한 근로조건의 수정 내지 주휴수당을 청구한 사실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은 근로자들에게 일당을 반영한 월급을 지급함으로써 근로에 대한 대가를 지급을 완료하여 주휴수당을 지급할 의무는 없다고 인식하였을 수도 있다(증거기록 제16면 등).

마)

이 사건 근로자들은 피고인을 상대로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2가소326736호로 주휴수당의 지급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피고인은 이행권고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을 하여 민사소송이 진행 중이다.

바)

피고인은 2020. 12. 중순경 근로자들과 사이에 퇴직금의 지급에 대하여 논의하였고, 이에 피고인은 기존에 지급되던 명절 떡값, 연말보너스, 휴가비 등의 금액을 낮추면서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등으로 퇴직금의 지급의무를 인정하고 이를 지급하기도 하였다(증거기록 제454면).

사)

그 밖에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금액의 주휴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을 알면서도 근로자들에게 각 지급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나.

당심의 판단

1)

검사의 주장에 부합하는 사정 등

가)

위의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2가소326736호 사건에 관하여, 같은 법원은 2024. 2. 7. 이 사건 근로자들의 피고인에 대한 청구를 전부 인용하면서, 주휴수당 등 모든 수당을 포함하여 일당을 지급하기로 하는 묵시적 포괄임금약정이 이루어졌다는 피고인의 주장을 증거부족으로 배척하였다.

나)

피고인이 발급한 재직증명서(증거기록 36, 37면)에는 이 사건 근로자 F, E가 C의 팀장으로 기재되어 있다.

다)

피고인의 주장은 법률의 부지에 해당하는바 법률의 부지는 용서받지 못한다.

2)

반대사정 등 및 판단

가)

그러나 원심의 판단에 다음과 같은 사정들과 법리를 더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과 이유는 정당하고, 단순히 전항에서 설시한 사정들만으로 원심판결에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는 없으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나)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의 구성요건을 이루는 사실은 그것이 주관적 요건이든 객관적 요건이든 그 증명책임이 검사에게 있고,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입증이 위와 같은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충분히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비록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는 등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도14487 판결 등 참조).

즉 10명의 범인을 놓치더라도 1명의 무고한 사람을 벌해서는 안 된다는 형사소송의 대원칙은 이제 우리 사회에서도 양보할 수 없는 가치로 깊이 각인되어 있고, 이러한 원칙은 범죄의 유형에 따라 일부 또는 전부 양보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범죄와 범죄자에 대하여 일관되게 유지되어야 한다.

다)

앞서 본 듯 소액민사사건에서 묵시적 포괄임금약정이 이루어졌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증거부족으로 배척되기는 하였다. 그러나 위 대법원 2010도14693 판결은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아니 된다고 판시하고 있다.

라)

일용직 근로자인지, 상용근로자인지 여부는 장부나 증명서 등 형식이 아닌 근로관계의 실질을 기준으로 따져 보아야 할 것인바, 검사가 들고 있는 형식상의 재직증명서를 감안한다 하더라도, 앞서 본 사정에 나타난 실질관계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근로자들이 상시근로자 지위를 취득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마)

포괄임금 약정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여도, 피고인 자신으로서는 원심이 설시한 앞서 본 사정들에 비추어 포괄임금 약정의 성립하였다고 믿었을 합리적 의심을 떨칠 수 없다.

바)

피고인이 포괄임금 약정이 성립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성립하였다고 믿은 것은, 포괄임금 약정 자체를 인식하되 그 구속력 여부에 관하여 잘못 판단한 것으로 법률의 부지가 아니라 이른바 ‘법률의 착오’의 영역에 해당한다. 법률의 착오의 경우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벌하지 아니하는바(형법 제16조), 원심이 설시한 바와 같이 ① 근로계약서가 작성된 바 없는 점, ② 기본급과 법정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하고 급여가 지급된 점, ③ 근로자들이 주휴수당을 청구한 바 없는 점, ④ 앞서 본 바와 같은 퇴직금 지급과 관련된 일련의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위와 같은 법률의 착오에 관하여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다.

소결론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가.

판단

살피건대, 피고인에게 동종 전과 없는 점, 범행 경위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등 변론에 현출된 제반 양형조건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형이 과경하여 부당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

소결론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양호(재판장) 김성열 이은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