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법리오해
단체협약 제7조의 ‘자료 열람 및 제공’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92조 제2호 마목의 ‘시설ㆍ편의제공’에 관한 사항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단체협약 제7조는 자료 열람 및 제공 요청에 대한 ‘협조’를 규정하고 있을 뿐이고, 이행기한을 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그 위반에 대하여 형사처벌까지 가능하다고 할 수 없으며, 피고인은 주된 업무인 관리사무소 업무를 수행하다 임금대장을 제때 제공하지 못한 것일 뿐, 나중에 임금대장을 제공하였으므로, 피고인이 단체협약 제7조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5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피고인의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임금대장을 제때 제공하지 않은 행위가 노동조합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자료 열람 및 제공이 노동조합법 제92조 제2호 마목의 ‘시설ㆍ편의제공’에 관한 사항에 해당하고, 단체협약 제7조가 피고인의 의무를 규정한 것이며, 피고인이 단체협약 제7조를 위반하였다고 인정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을 노동조합법의 규정과 취지, 이 사건 단체협약의 내용, D, E의 경찰 진술 등을 비롯한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과 자세히 대조해 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아가 피고인은 당심에서, 노동조합법 제92조 제2항 마호에서는 편의제공의 구체적인 내용을 규정하고 있지 않은데, 단체협약 내용 중에 임금대장 제공이 정해져 있다는 이유로 처벌하는 것은 처벌 대상을 노동조합이 정하는 결과가 되어 죄형법정주의에 반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노동조합법 제92조 제2항은 모든 단체협약의 내용 위반을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그중 법에서 열거한 특정한 사항<1>을 위반한 자를 한정하여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마호의 편의제공이라는 항목은 그 문언 자체로 범위가 명백하게 정해지는 일의적인 표현은 아니지만, 노동조합법의 전체 규정과 처벌조항의 내용을 통하여 노동조합의 자주적인 운영 또는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사용자가 근로자 단체를 상대로 하지 않아야 할 행위 중 형사처벌을 통하여 목적을 달성할 필요가 있는 주된 항목들이 열거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단체협약의 내용은 노동조합이 일방적으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노측과 사측의 교섭의 과정을 통하여 쌍방의 의견이 반영됨으로써 그 내용이 정하여진다는 점을 고려하여 보면,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처벌의 대상이 노동조합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정해진다고 보기 어렵고, 단체협약 내용에서 정한 임금대장 제공의 불이행을 편의제공 위반으로 보아 처벌하는 것이 죄형법정주의에 반한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은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으로서 노동조합의 임금대장 제공 요청에 응하지 아니하는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근로자의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하고자 하는 노동조합법의 입법 목적에 비추어 죄책이 가볍지 않다.
그러나 피고인의 범행 경위 및 범행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당시 피고인의 범의나 위법성 인식은 미약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달리 피고인이 적극적인 부당노동행위 의사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이지는 않는 점,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의 사실관계를 인정하면서 반성의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 사후적으로나마 임금대장이 제공되었고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하여 노동조합 활동에 종국적인 어려움이 발생하였다고 보이지는 않는 점, 피고인이 초범인 점 등의 유리한 사정을 비롯하여 피고인의 나이, 환경, 성행, 범행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을 종합해 보면, 원심의 형은 무거워 보인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피고인의 항소 중 양형부당 부분은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