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6. 4. 8. 선고 2024구단11926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망 B(C생, 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1998. 9. 1.부터 한국철도공사 상용직 근로자로서 근무하였는데, 한국철도공사 대구본부 동대구역 D팀장으로 근무하던 2020. 10. 8.부터 연차를 사용하며 출근을 하지 않고 있다가 같은 달 13. 18:00경 복부 전반에 쓰린 통증을 호소하여 병원 응급실을 경유하여 치료를 받던 중 2021. 1. 5. 23:06경 알코올성 간염에 따른 복강내 감염 및 패혈증(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으로 사망하였다.

나.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개명전 E)와 망인의 자녀인 F은 2021. 3. 22.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2021. 8. 30. '망인이 업무와 관련한 스트레스 등 부담의 정도가 정신적 이상 상태를 초래할 정도로 커 과도한 음주를 일으키게 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과도한 음주는 망인의 음주력이나 성격 등 개인적 소인이 상당부분 작용한 것으로 보이므로 망인의 사망과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결정을 하였다.

다.

이에 원고와 F은 2021. 8. 30.자 피고의 부지급 결정을 취소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는데, 대구지방법원(2021구단11918)은 2022. 6. 24. "망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와 F 패소 판결을 선고하였고, 이에 대해 원고와 F이 항소하였으나, 항소심법원인 대구고등법원(2022누3644)은 "원고와 F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망인의 업무로 인한 극심한 불안 및 스트레스가 기존 질환인 '사회불안장애' 증상을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시킴으로써 정신적 이상상태에서 과도한 음주를 하여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므로 망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2023. 1. 20. 원고와 F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였으며, 위 항소심판결에 대하여 원고와 F이 상고하였으나, 대법원(2023두34545)도 2023. 6. 9. 원고와 F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여 원고와 F 패소 판결이 확정되었다.

라.

원고는 2024. 6. 14. 유족급여 및 장례비를 재청구하였고, 피고는 2024. 9. 9. 유족급여 및 장례비 부지급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상병은 망인의 업무로 인하여 발병하였거나, 기존의 질환이던 사회불안장애 증상을 악화시켜 정신적 이상상태에서 과도한 음주를 하여 사망에 이르게 되었으므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망인이 업무상 재해로 사망한 것이 아니라고 본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의 '업무상의 재해'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 상당인과관계가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하여 의학적 ·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기존 질병의 유무, 종사한 업무의 성질 및 근무환경 등 간접사실에 의하여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추단될 정도로는 증명되어야 한다(대법원 2016. 8. 30. 선고 2014두12185 판결 등 참조).

2)

앞서 든 증거들, 을 제3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경북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볼 때,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상병이 망인의 업무로 인하여 발병하였거나 망인의 업무로 인한 극심한 불안 및 스트레스가 기존 질환인 '사회불안장애' 증상을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시킴으로써 정신적 이상상태에서 과도한 음주를 하여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①

원고는 망인이 업무로 받은 스트레스는 해당 지위에서 통상적으로 발생하는 정도를 넘어선다고 주장하나, 원고의 위 주장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

②

원고는 망인의 과도한 음주가 업무 스트레스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이 법원 감정의의 의견 중 '업무 환경의 변화가 망인에게는 스트레스로 작용하였고 망인의 기존 질병을 악화시켰을 가능성도 일부 인정된다', '망인은 업무나 대인 관계에서 스트레스 취약성이 높은 특성이 있고 그와 같은 스트레스 대처 특성이나 소인이 더 주요하게 작용하였다'라고 밝힌 사실은 인정된다. 그리고 업무와 질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를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망인은 사회불안장애를 가지고 있었던 사실은 있으나, 이 법원 감정의는 "1-2달 간격의 방문으로 미루어 2020. 6. 24. 재방문 당시의 증상은 심각하지 않은 것 으로 추정됩니다. 망인과 같은 정도의 단기간 과도한 음주는 자기치료의 수준을 심각히 벗어난 행동으로 생각된다. 일반적으로 망인과 같은 정신과적 상병을 가진 환자분들이 스트레스로 인해 증상이 악화되었더라도 망인처럼 단기간 과도한 음주 행위는 흔하지 않다. 따라서 상기 질병(불안장애 또는 사회불안장애)이 단기간의 과도한 음주를 유발했을 개연성은 높지 않다. 망인은 극심한 업무상의 스트레스와 그로 인한 정신적인 고통으로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되어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에 처한 '정신적 이상상태'에서 자해행위를 한 것으로 볼 근거는 부족하다. 업무 스트레스와 상당인과관계는 낮다."는 의학적 소견을 밝히고 있다.

③

법원의 촉탁에 의한 감정인이 전문적인 학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감정 과정을 거쳐 제출한 감정결과는 그 과정에서 상당히 중한 오류가 있다거나 상대방이 그 신빙성을 탄핵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다면 이를 쉽게 배척할 수 없고 현저한 잘못이 없는 한 이를 존중하여야 하는바(대법원 2009. 7. 9. 선고 2006다67602,67619 판결 등 참조), 위 감정의의 의학적 소견이 합리적이지 않은 것으로 배척할 만 한 특별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④

망인이 2011. 2.경부터 2014. 12.경까지 배우자인 원고에게 부탁하여 불안장애 관련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였다는 취지의 주장에 관하여, 이 법원 감정의는 "2011. 2.17.부터 2014. 12. 12.까지 G의원 의무기록지상 환자성명을 원고로 망인의 배우자로서 망인이 처방 약물을 복용한다는 기록이 없고, 상기 위원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 진료과가 아니므로 불안장애 진단에 전문성이 보장되지 않으며, 원고 명의로 처방받은 약인 '자낙스정'은 불안증 보다는 불면증으로 간헐적으로 복용한 것으로 추정된다"라는 의견에 비추어 위 주장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3.

결 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성경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