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5. 5. 15. 선고 2024나312847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2.

위 취소 부분에 대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지방공기업법 및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 설치 조례에 의하여 설립된 지방공기업으로서, 2022. 8. 30. 해산된 대구시설공단(대구광역시 시설관리공단에서 2016.12. 27. 명칭 변경)으로부터 주요 자산을 이전받고 인력에 관한 고용계약을 승계하였다(이하 피고와 대구시설공단을 구분하지 않고 '피고'라 한다).

나.

원고는 1993. 5. 1.부터 2022. 12. 31.까지 피고의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정년퇴직하였다.

다.

피고는 2015. 7.경 행정자치부로부터 피고를 포함한 지방공기업에 대한 '임금피크제 권고안' 공문을 하달받았고, 2015. 9. 21. 소속 직원들 중 향후 7년간 임금피크제 적용대상(1956년생부터 1962년생까지) 직원들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 관련 설명회를 개최한 후, 2015. 9. 22. 근로자들을 대표한 대구광역시시설관리공단노동조합의 B과 사이에 아래와 같이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합의를 하였다.

라.

피고는 2015. 12. 23. 인사규정, 보수규정, 연봉제 보수규정, 복리후생규정 등을 제정하여 임금피크제의 근거를 마련하였다(이하 이에 따라 시행된 피고의 임금피크제를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 그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

마.

피고는 '2016년 임금피크제 세부운영계획'을 수립하여 2016. 1.경부터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대상자에 대해 정년퇴직 3년 전부터 1년차에는 임금 총액의 8%, 2년차에는 임금 총액의 10%, 3년차에는 임금 총액의 14%의 감액률에 따라 감액된 임금을 지급하였다.

바.

원고는 1962. 7.생으로 2020. 1.부터 2022. 12.까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었는데, 원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지 않았을 경우와 비교하여 2020. 6. 1.부터 2022. 12. 31.까지 임금 19,740,280원과 퇴직금 1,645,030원을 적게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내지 1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 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 이유 없는 연령차별을 금지하는 강행규정인 고용상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4조의4 제1항 제2호에 위반되어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피고로부터 부당하게 삭감당하여 지급받지 못한 임금 중 소제기일로부터 3년내인 2020. 6. 1.부터 2022. 12. 31.까지의 임금 19,740,280원과 이에 대한 퇴직금 1,645,030원 합계 21,385,31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본 기초사실과 증거, 갑 제2호증, 을 제14 내지 33, 35, 3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삭감하는 형태인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대하여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의 임금에 차등을 두는 합리적 이유가 인정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을 위반하여 무효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무효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가)

임금피크제는 고령 근로자의 고용 유지와 안정, 청년층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 및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일환으로 도입된 것으로, 고령 근로자의 임금을 일부 축소하는 대신 정년을 연장 또는 보장하여 지속적인 경제활동을 보장하는 한편, 이로써 절감되는 재정을 신규 고용 창출에 제공하여,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여 모든 세대의 상생을 목표로 하는 제도이다.

행정자치부는 2015. 7.경 '임금피크제 권고안'을 보내 모든 지방공기업에 대하여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것을 권고하였다. 이에 지방공기업인 피고 또한 행정자치부의 권고에 따라 임금피크제 도입설명회, 임금피크제 도입 설계안 설명 및 의견수렴을 위한 설명회 등을 개최한 후 피고의 근로자들을 대표하는 노동조합과 사이에 노사합의를 통해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여 시행하였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위와 같이 고령자의 정년 보장 및 청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도입 목적의 타당성이 인정되고, 도입 과정에서 어떠한 절차상 위법이 있었다고 볼 자료가 없다.

나)

피고는 다음과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인한 불이익을 상쇄할 만한 대상조치들을 실시하였고, 비록 그 대상조치들이 원고를 포함한 임금피크제 대상자의 삭감된 임금 등을 완전히 전보하는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이는 임금피크제 자체가 한정된 재원을 고령층에서 청년고용으로 일부 이동시켜 배분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는데서 기인한 필연적인 결과이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기간 및 임금 감액률 등을 고려할 때 원고가 과도한 불이익을 입었다고 보기 어렵다.

①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퇴직 3년 전부터만 적용하고, 그에 따른 임금 감액률은 적용 1년차에는 기준연봉의 8%, 2년차에는 기준연봉의 10%, 3년차에는 기준연봉의 14%로 정하였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원고는 합계 32%의 급여가 삭감되는 불이익을 받게 되나,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다수의 지방공기업과 비교해 보더라도 그 삭감 정도가 지나치게 과도하다고 할 수 없고,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에 대한 성과급, 연차수당, 자녀학비보조수당, 복지포인트, 직책수당, 가족수당은 그대로 유지되었다.

②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대상자 중 일반직 1급 내지 4급의 직원에 대하여 직무전환제를 실시하였는데, 그 내용은 평가급을 포함한 보수를 전액 지급하면서 대상자별로 근무경력을 고려하여 적합한 직무를 부여하고, 주 4회 재택근무로 개인별 업무를 수행하게 하는 것이다. 나아가 피고는 임금피크제 대상자에 대하여 적용 직전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중간정산 받을 수 있도록 하면서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였다.

③

피고는 2021. 1.경부터 정년이 1년이 남은 임금피크제 대상자에 대하여 공로연수제도를 실시하여 퇴직 후를 대비한 재취업 및 창업 관련 교육프로그램 수강 또는 전문 퇴직프로그램 수강 등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고, 연수활동 경비도 지원하였다. 이와 같이 피고는 임금피크제 대상자의 근무강도를 조절하여 업무량을 저감하거나 퇴직 후의 삶을 위한 지원 및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으로 임금 삭감에 따른 불이익을 상쇄하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④

이에 대하여 원고는, 공로연수제도는 업무관련수당과 평가급을 미지급하고, 직무전환제는 기술자격수당을 미지급하여 오히려 임금이 더 삭감되는 구조인데, 원고가 2022년도 승진대상자로 통보받았으므로 임금 삭감을 조금이나마 줄이고자 위 제도를 신청하지 않았다면서, 위 조치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한 불이익을 상쇄할 만 한 적정한 대상조치라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 위 대상조치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이후 실시되었고, 공로연수제도의 경우 그 대상자들을 정년이 1년 남은 사람으로, 직무전환제의 경우 일반직 1급 내지 4급 직원 중 임금피크제 대상자로 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보완할 목적으로 시행되었다고 보아야 하는데, 원고는 일반직 4급으로 2022. 1.경부터는 피고의 2022년도 공로연수 대상자 및 직무전환 대상자에 포함되었으므로 위 제도들의 혜택을 받을 수 있었던 점, ㉡ 공로연수 및 직무전환에 참여하는 근로자는 주 4 회 재택근무와 비교적 낮은 근무강도의 업무를 부여받으면서 재취업 교육프로그램 등의 수강 기회도 얻었으므로, 절대적인 임금 삭감분(약 86%의 급여를 지급받는다 한다)만으로 위 제도들이 불이익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이 피고의 경영평가에 반영됨으로써, 원고는 경영평가 결과에 따라 금액이 산정되는 성과연봉을 지급받음에 있어 그 이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는 전체 근로자들의 관점에서 보아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을 때 입을 수 있는 불이익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않았을 때 입게 될 불이익보다 현저히 크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오히려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취지에 맞게 근로자의 업무부담을 줄이고 고용을 유지하기 위하여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들에게 직무전환 및 공로연수에 대한 선택적 기회를 제공한 점에서 합리적인 조치로 평가할 수 있다.

다만 이 사건에서 피고의 2022년도 공로연수 및 직무전환의 각 운영계획상공로연수자 또는 직무전환자는 승진후보자명부에서 제외되도록 하였고, 원고는 2021. 하반기에 총무과로부터 2022년도 승진대상자로 통보받았던 상태였으므로, 원고로서는 당시 일반직 3급으로의 승진에 따른 이익을 누릴 기회 또는 공로연수 및 직무전환제에 참여할 기회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이고, 그 중에서 진급에 따른 상승된 임금을 지급받는 것이 공로연수 내지 직무전환제에 참여하는 것보다 자신에게 더 유리하다고 판단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단순히 원고가 공로연수제도 및 직무전환제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나 위 제도들에 따른 임금 삭감분만으로는 위 제도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한 불이익을 상쇄할 만한 적정한 조치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신규채용 목표인원을 2016년 4명,2017년 3명, 2018년 2명으로 정한 뒤,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절감한 재원을 이용하여 별도정원으로 2016. 6. 30.부터 2017. 12. 31.까지 총 7명의 신규인력을 채용하였고, 그 이후에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절감된 재원이 고갈되어 신규 인건비 예산에 임금피크제로 절감된 재원 외에 13,959,480원의 예산을 추가하여 신규채용 목표인원을 달성하려고 노력하였는바,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은 '청년일자리 창출'이라는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 달성에 사용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은 이와 결론을 달리 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손현찬(재판장) 김아영 최여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