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5. 2. 14. 선고 2024노1387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1)

E, F(이하 ‘고소인들’이라고 한다)는 피고인과 사이에 업무위탁관계에 있었던 것에 불과한바 이들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서 말하는 근로자로 볼 수 없다.

2)

설령 이들을 근로자로 본다고 하더라도 E의 경우 자신의 경력을 속이고 취업하였던 것이므로 퇴직금 지급의 대상이 되지 못하며, 퇴직금 지급 대상이 된다고 하더라도 E의 경우 허위경력으로써 급여가 책정된 점을 감안하여 퇴직금을 감액하여야 하며, F의 경우에도 입사 당시 위와 같이 잘못 책정된 E의 급여를 기준으로 그 급여를 책정하였던바 마찬가지로 퇴직금을 감액하여야 한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15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고소인들의 근로자성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고소인들은 그 실질에 있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던 ‘근로자’로 봄이 타당하므로, 고소인들의 근로자성이 인정됨을 전제로 한 원심판결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위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①

고소인들이 피고인과 사이에 ‘헤어디자이너 업무위탁 계약서’를 작성하였던 것은 사실이나, 다만 위 계약서의 내용에도 불구하고 고소인들은 근무기간 동안 초창기 두 차례 정도를 제외하고는 계속하여 매달 고정급여를 지급받았는바, 이에 비추어 보아 고소인들의 고용형태는 업무위탁관계라기보다는 실질적으로 근로자로서의 형태에 해당하였던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②

고소인들의 업무형태를 보더라도,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면 고소인들은 피고인 사업장의 개점시간에 맞추어 오후 12시까지 출근하도록 되어 있었고, 통상 매장 마감시간인 오후 10시 전후까지 근무하되 조퇴할 경우에는 피고인에게 보고하도록 하였으며, 고소인들의 휴무일도 피고인과 사이에 협의를 통해 정하도록 하였다는 것이므로(증거기록 103쪽, 146쪽, 148쪽), 이러한 사실들을 종합하면 고소인들은 근로시간과 휴일, 근로장소가 모두 사실상 정해져 있었고 지각 및 조퇴, 외출 등 복무에 관하여서도 사용자인 피고인에 의하여 지정되고 구속받은 것으로 보인다.

③

앞서 본 근로시간 등에 비추어 고소인들은 사실상 다른 미용실에서 근무할 수 없는 형태로 피고인의 사업장에 전속되었던 것으로 보아야 하고, 더 나아가 고소인들은 가위, 드라이기 등 기본적인 미용 기구를 제외하면 미용 시술을 위한 주요 기계 및 제반 시설, 비품 등을 직접 소유하지 아니하였고 미용실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던바, 고소인들이 스스로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④ 고소인들은 제3자를 고용하여 자신의 업무를 대행하도록 한 사실이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되는데(증거기록 154쪽), 앞서 본 고소인들의 전반적인 근무 형태 등을 종합하면 이들이 그러한 방식으로 업무를 대행하도록 할 수도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⑤

피고인이 수사기관에서 “시술비용을 너무 높게 책정하면 손님이 오지 않을 것이라는 E의 말에 따라 미용시술비용을 낮춘 적이 있다.”라거나 “고소인들에게 물어보고 할인 이벤트 등을 진행한 적이 있다.”라고 진술한 사실(증거기록 151~152쪽) 등에 비추어 볼 때, 고소인들은 자신들의 미용시술비용도 직접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인 피고인이 이를 일괄적으로 정하였던 것으로 판단된다.

나.

피고인의 나머지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이 부분 주장은, E가 허위경력으로 피고인의 사업장에 취업하여 일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를 찾아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1>, 설령 E가 자신의 경력을 속이고 취업하였다 하더라도, 근로계약은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이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체결된 계약으로서(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4호) 기본적으로 그 법적 성질이 사법상 계약이므로 계약 체결에 관한 당사자들의 의사표시에 무효 또는 취소의 사유가 있으면 상대방은 이를 이유로 근로계약의 무효 또는 취소를 주장하여 그에 따른 법률효과의 발생을 부정하거나 소멸시킬 수 있는데, 다만 그와 같이 근로계약의 무효 또는 취소를 주장할 수 있다 하더라도 근로계약에 따라 그동안 행하여진 근로자의 노무 제공의 효과를 소급하여 부정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으므로 이미 제공된 근로자의 노무를 기초로 형성된 취소 이전의 법률관계까지 효력을 잃는다고 보아서는 아니 되고, 취소의 의사표시 이후 장래에 관하여만 근로계약의 효력이 소멸된다고 보아야 하는 점(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3다25194, 25200 판결 등 참조)에 비추어, 이러한 사실만으로는 적법한 근로계약의 상대방인 E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피고인의 행위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에 해당하지 아니하거나 이에 관한 위법성을 조각하는 사유가 된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며, 제1심의 형량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 속함에도 항소심의 견해와 다소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제1심판결을 파기하여 제1심과 별로 차이 없는 형을 선고하는 것은 자제함이 바람직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원심판결

선고 이후 양형에 반영할 만한 새로운 정상이나 특별한 사정변경은 보이지 않으며,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더라도, 원심이 선고한 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남근욱(재판장) 김정도 김양호

각주1) 피고인은 이와 관련된 자료로 경찰의 수사결과 통지서(고소인등·송치 등) 및 고소·고발사건 결정결과 통지서를 제시하나, 위 자료들에 의하더라도 E가 어떠한 이유로 수사받고 송치되었는지 알 수 없는바, 이것들만으로는 E가 허위경력으로 피고인의 사업장에 취업하였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