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5. 7. 18. 선고 2024노2966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법리오해)<1>

가.

원심은 근로자 D이 사직의사를 표시한 2023. 3. 16. 무렵 퇴사의 효과가 발생하였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D과 체결한 근로계약서의 기타사항 제3항은 '임의 퇴사하

고자 하는 자는 30일 전에 미리 회사에 알려야 하며'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D이 사직의사를 표시한 날인 2023. 3. 16.로부터 30일이 경과한 2023. 4. 16. 2024. 4. 16. 퇴사의 효과가 발생하였다.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피고인은 위와 같이 D의 퇴사 일자가 불명확하고, 연락이 되지 않아 정확한 임금 등을 계산할 수 없었으며, D의 불법행위로 인해 계속적 경영활동이 불가능하여 파산신청에 이르렀으므로, 피고인에게 퇴직금 미지급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

2.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와 그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여러 사항, 그 밖에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7. 9. 선고 2013도12730 판결 등 참조).

나.

인정사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D은 2023. 3. 16. 위 병원의 총무과장 E에게 사직 의사를 표시한 이후로 출근하지 않았다. 피고인은 D의 위 사직을 승인하지 않았다.

②

한편 피고인의 배우자 F은 피고인에 대한 대여금 채권 및 위자료 채권을 내세워 2023. 5. 10.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에서 피고인의 임금채권 및 퇴직금채권에 대한 가압류결정을 받았다.

③

피고인은 2023. 6. 13. D에게 가압류된 금액을 제외한 3월분 급여 414,014원, 퇴직금 8,925,065원을 지급하였다.

다.

구체적 판단

1)

근로관계 종료 시점에 관한 판단

근로계약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관계에서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한 경우 퇴직의 효력발생일은 다음과 같다. 첫째로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하면 그 날짜에 합의해지가 성립되어 퇴직의 효력이 발생한다. 둘째로 단체협약 ·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 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 그에 따른다. 셋째로 그러한 특약이 없는 경우에는 고용기간의 약정이 없는 때에는 상대방이 해지의 통고를 받은 날로부터 1월이 경과한 날(민법 제660조 제2항) 해지의 효력이 발생하고, 기간으로 보수를 정한 때에는 상대방이 해지의 통고를 받은 당기(當期) 이후 1기를 경과한 때 해지의 효력이 발생한다(민법 제660조 제3항).

원심은 D이 2023. 3. 16.경 사직 의사를 표시하였으므로 D과 피고인 사이의 근로계약은 그 무렵 종료되었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은 D의 사직 의사를 수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고, E도 원심 법정에서 'C요양병원에서 D의 퇴사를 인정하지 못한다고 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공판기록 108쪽), D이 E에게 사직 의사를 표시한 것만으로 근로계약이 종료되었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은 항소이유에서 D과 체결한 근로계약서의 기타사항 제3항은 '임의 퇴사하고자 하는 자는 30일 전에 미리 회사에 알려야 하며'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D이 사직의사를 표시한 날인 2023. 3. 16.로부터 30일이 경과한 2023. 4. 16. 2024. 4. 16. 퇴사의 효과가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피고인이 원심에서 제출한 근로계약서(공판기록)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기타사항 제3항의 규정이 있다. 위 근로계약서의 기타사항 제3항은 앞서 본 민법의 규정에 우선하는 특약으로서, 피고인이 D의 사직을 수리하지 않았으므로 D이 사직의사를 표시한 날인 2023. 3. 16.로부터 30일이 경과한 2023. 4. 16.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원심이 D이 사직 의사를 표시한 2023. 3. 16. 무렵 근로계약이 종료되었다고 판단한 것은 잘못이다.

그런데 피고인이 D과의 근로계약 종료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2023. 5. 1.까지도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고, 그때는 D의 퇴직금 채권에 대하여 가압류결정이 있기 전이었므로, 피고인이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을 위반한 점에는 변함이 없고, 결국 근로계약 종료시기에 관한 원심의 판단 잘못은 판결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였다.

2)

피고인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의 고의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에게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근로자퇴직급여법 위반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심판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①

D은 2023. 4. 7.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서부지청(이하 '고용노동청'이라 한다)에서 '미지급 퇴직금은 회사에서 산정해준 18,146,145원이다'라고 진술하였고, 위 진술 당시 C요양병원에서 고용노동청에 제출한 퇴직금 산정서에 기재된 실수령 퇴직금은 18,146,145원이다(증거기록 7, 12쪽).

②

E은 2023. 4. 10. 고용노동청에서 '퇴직금 산정내역서에서 근로기간 산정에 오류가 있어 내역서를 다시 제출하겠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17쪽).

③

고용노동청은 피고인에게 'D의 퇴직금 19,568,866원을 2023. 4. 28.까지 지급하라'는 내용의 시정지시를 명하였고, 피고인은 2023. 4. 14. 고용노동청에 'D은 현재까지 무단결근 중이며 해명 및 출근을 하지 않았으므로 퇴사처리 하지 않았다. 따라서 퇴직금 지급은 타당하지 않고 시정지시를 보류·중지해 달라'는 내용증명을 보냈다(증거기록 29, 45쪽).

④

피고인은 2023. 5. 26. 경찰에서 '미지급 퇴직금은 17,629,698원이다'라고 진술하고, 평균임금 및 퇴직금 산정서를 제출하였다(증거기록 17, 38, 42쪽).

⑤

근로감독관이 작성한 2023. 6. 16.자 수사결과보고에는 '퇴직금은 피의자가 자백한 대로 17,629,698원이었음. 감독관이 시정지시 할 당시의 금품은 19,568,886원이었으나 추후 다시 확인한바, 상기 평균임금에 산입되지 않는 항목(퇴직으로 인해 비로소 발생한 연차미사용수당)을 포함한 오류가 있었음.'이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증거기록 59쪽).

⑥

피고인이 2023. 7. 12. 검찰에 제출한 퇴직금 산정서에 기재된 실수령 퇴직금은 17,850,130원이다(증거기록 69쪽).

⑦

위와 같이 피고인은 2023. 5. 26. 경찰에서 미지급한 금액이 17,629,698원이라고 진술하였고 고용노동청에서 확정한 금액도 이와 동일한바, 피고인으로서는 D과 연락이 되지 않더라도 D의 퇴사일인 2023. 4. 16.로부터 14일 내에 D의 퇴직금 액수를 산정하여 충분히 이를 지급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나)

피고인은 D의 불법행위로 인해 경영활동이 어려워져 2023. 4. 28. 파산신청을 하였으며 고의로 임금 등을 미지급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D이 내부자료를 유출하거나 거래를 방해하는 등의 불법행위를 하였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고, 피고인의 경제적 사정이 어려웠다는 점만으로는 퇴직금을 미지급한 것에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3.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기각한다.

판사 박치봉(재판장) 강경호 최운성

각주1) 항소이유서 제출기한 내에 제출된 피고인의 항소이유서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만이 항소이유로 기재되어 있고, 변호인은 2025. 6. 4.자 항소이유서에서 양형부당 주장을 하였으나 이는 항소이유서 제출기한이 도과한 이후의 주장에 불과하여 적법한 항소이유가 되지 아니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