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6개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2022고단3550호 근로기준법 위반의 점)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월 200만 원의 임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이 아니라 피해자가 일당 12만 원의 일용직으로 근무하기로 한 것일 뿐이고, 또한 피고인은 그에 해당하는 임금은 이미 지급하였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양형부당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징역 6개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사실오인, 2023고단645호 사기의 점)
사건관계인들의 진술, 각서 또는 사실확인서 기재 내용 등의 증거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한 실질적인 당사자는 피고인이 명백함에도, 피고인이 도급계약서에 대리인으로 기재되었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재산상 이익이 귀속될 수 없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근로기준법 위반의 점)
항소심이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제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참조).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아래와 같은 취지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임금을 미지급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서는 급여에 대한 구두약정만 있었고, 별도로 월급명세서가 작성되지는 않았다.
예금거래내역에 의하면, 비록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매월 200만 원씩을 지급한내역은 없으나,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2020. 8. 24. 30만 원, 2020. 9. 5. 100만 원,2020. 9. 24. 20만 원, 2020. 10. 24. 20만 원, 2020. 11. 2. 100만 원, 2021. 1. 7. 400만 원, 2021. 1. 30. 100만 원, 2021. 5. 21. 100만 원을 보냈는데, 이는 피고인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일당 12만 원보다 고액이며, 한 달 정도의 간격을 두고 돈을 보내기도하였는바 이를 일당 12만 원을 보낸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근로복지공단에서는 임금채권보장법에 따른 피해자의 피고인에 대한 체불임금 대지급금(최종 3개월 분의 임금)을 5,835,030원으로 정하고 이를 피해자에게 모두 지급한 다음 피고인에게 구상권을 행사하였다.
위와 같은 원심판결 내용을 기록에 비추어 다시 살펴 보더라도, 그 판결에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하게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본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사기의 점)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경북 성주군 E에서 공장신축공사를 시행한 'F회사'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사람이고, 피해자 G은 'H'이라는 상호의 전기공사업체를 운영하는 사람이다.
피고인은 2018. 4. 중순경 위 공장신축공사 현장에서 피해자에게 "전기동력공사를 해주면 2018. 6. 15.까지 총 공사대금 4,300만원을 지급하겠다. 독일에서 스티로폼을 녹여 부표를 생산하는 기계를 수입할 예정이고, 기계를 설치하면 공장건물과 기계를 담보로 I조합에서 약 10억 원을 대출받아 공사비를 지급할 수 있다"라고 거짓말 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별다른 자력 없이 공장을 신축한 후 대출을 받아 공사비를 지급할 계획이었고, I조합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을지 여부도 명확하지 않았으며, 독일에서 기계를 수입할 예정도 없었으므로, 피해자가 공사를 완료하더라도 약속한 기일에 공사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결국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가 2018. 5. 22.경부터 같은 해 6. 초순경까지 위 공장신축공사 현장에서 공사대금 4,300만원 상당의 전기 동력공사를 하게하고도, 위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아 동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① 피해자가 체결한 동력공사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고 한다)의 계약서에는 '발주업체: F회사 J 대리인 A'라고 기재되어 있고, '계약자: F회사 A(J)'라고 기재되어 있는바, 증인 J의 진술만으로 피고인이 F회사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사람으로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 ② 피해자는 공사대금채권의 소멸시효 3년이 지난 이후 피고인과 K, J를 모두 형사고소 하였는바, 피해자도 피고인을 이 사건 계약의 당사자라고 단정적으로 생각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계약의 당사자로서 그 계약에 따른 이익이 귀속되는 주체라거나 범행 당시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는 부족하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원심 또는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계약은 비록 피고인이 계약당사자가 아닌 대리인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이를 주도한 것으로서, J가 아닌 피고인이 범행 당시 피해자를 기망하여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J는 'F회사'은 피고인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사업체로서 자신은 이름만 빌려준 이른바 '바지사장'으로서 이 사건 계약에 관하여 아는 바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해자 또한 계약체결 및 의무이행 과정에서 대표이사로 되어 있는 J를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피고인으로부터도 'J는 바지사장이고, 내가 일을 다 처리하고 있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진술하였다.
수사기관에 제출된 '권리포기각서'와 '확인서' 내용에 의하면 '이 사건 공장부지의 명의인인 J가 명의만 빌려주고 모든 권리를 피고인에게 양도한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다.
공장 전체 도급계약의 수급인이자 피고인과 피해자를 연결시켜 준 K 또한 J는 바지사장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수사기관에 제출된 K의 사실확인서에도 그러한 취지가 나타나며, 이후 공장 및 부지를 매수한 L 또한 업무와 관련하여 소통한 것은 J가 아니라 피고인이라고 진술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이를 유죄로 봄이 상당함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사기의 점에 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고, 이 부분은 원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근로기준법위반죄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 의 형을 선고해야 하므로,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과 무죄 부분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