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차량번호 1 생략) 차량(이하 '원고차량'이라 한다)에 관하여 공제계약을 체결한 공제사업자이다.
피고 B 주식회사(이하 '피고 B'라 한다)는 2022. 12. 29. 피고 한국전력공사와 'C공사'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고, 전담지역 내의 건축용 방호관의 설치 및 철거 공사를 담당하였다(이하 '이 사건 도급계약'이라 한다).
피고 D는 2023. 1. 12. 09:30경 대구 동구 신암동 678-20에 있는 복현네거리에서 효목고가도로 쪽 편도 4차로 도로 중 4차로에 (차량번호 2 생략) 차량(이하 '피고차량'이라 한다)을 주차해두고, 피고차량의 버켓에 근로자 E(이하 '피해자'라 한다)가 올라타 건축용 방호관 설치 작업(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을 하던 중이었다. 그런데 그 무렵 그곳 3차로로 진행하던 화물차량(이른바 '탑차')인 원고차량의 적재함 오른쪽 윗부분이 피고차량의 버켓 아래 부분을 충격하였고, 그 충격으로 피해자가 도로 위로 떨어져 슬개골 골절, 요골 원위부 골절, 척골 주두돌기 골절, 늑골 다발골절 등의 상해를 입게 되었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원고는 피해자에게 2023. 3. 22.부터 2024. 6. 3.까지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치료비 37,188,160원, 합의금 158,960,000원 합계 196,148,160원을 지급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7호증, 을가 제1, 10, 11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피고들은 다음과 같이 산업안전보건법의 '사업주'로서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3항에 따른 추락 위험이 있는 장소 등에서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
피고 한국전력공사는 이 사건 공사의 발주기관으로서 그 현장에 안전관리감독자를 상주시키도록 하는 등으로 안전관리를 하고, 수급인 피고 B에 대한 교육 실시 등 필요한 조치를 실시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하였다. 설령 피고 한국전력공사가 산업안전보건법상 '건설공사발주자'라고 하더라도, 산업안전보건법 제67조에 따른 건설공사의 계획, 설계 및 시공 단계에서 그 구분에 따른 조치, 안전보건 분야 전문가에게 각 단계의 대장에 기재된 내용의 적정성을 확인받을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피고 B는 이 사건 공사의 수급인으로서 다른 차량의 통제, 통행 안전 교육 실시, 피해자의 추락을 방지하기 위한 설비의 준비 · 착용 등으로 사고를 방지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하였다.
따라서 피고들은 피해자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으므로, 피해자에게 공제금을 지급함으로써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 취득한 원고에게 공제금 중 피고들의 과실 비율인 50%에 해당하는 구상금 98,074,080원 및 이에 대하여 피해자에게 공제금을 지급한 최후의 날 다음 날인 2024. 6. 4.부터 다 갚는 날까지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피고 한국전력공사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먼저 피고 한국전력공사가 피해자의 '사업주'인지 본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사업주'란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제2조 제3호), '사업주'에게 위험의 종류, 작업 내용, 작업 장소 등에 따른 안전 · 보건조치의무를 부과하면서, 안전 ·보건조치의 구체적인 사항을 고용노동부령에 위임하고 있다(제38조, 제39조). 산업안전보건법상 위험방지조치의무는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행하는 사업주가 부담하여야 하는 재해방지의무로서 사업주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성립하는 경우에 적용된다(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8도101 판결 등 참조). 여기서 실질적인 고용관계 유무는 고용계약이나 도급계약 등 근로계약의 형식에 좌우되는 것은 아니나, 근로의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실질적인 고용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10. 6. 24. 선고 2010도2615 판결 등 참조). 피고 한국전력공사가 피해자에 대한 '사업주'의 지위에 있다고 보기 위해서는 피고 한국전력공사가 피해자와 고용계약을 체결하였다거나 혹은 그들 사이에 실질적 고용관계가 성립한다는 점에 관한 주장 · 증명이 있어야 할 것임에도 이에 관한 아무런 주장 · 증명이 없다.
한편 산업안전보건법은 '도급인'도 관계수급인 근로자가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에 안전 · 보건조치의무를 부담한다고 정하고 있는바(제63조), 원고의 주장은 피고 한국전력공사가 '도급인'으로서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안전조치의무를 이행하여야 한다는 취지로도 선해할 수 있다. 그러나 그와 같이 선해해 본다고 하더라도, 산업안전보건법은 도급인에게 자신의 사업장(도급인이 제공하거나 지정한 경우로서 도급인이 지배 · 관리하는 장소를 포함한다)에서 작업을 하는 관계수급인 근로자에 대하여 산업재해 예방에 필요한 안전 · 보건조치의무를 부담하도록 하되(제63조 본문), 다만 보호구착용의 지시 등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작업행동에 관한 직접적인 조치는 제외한다는 예외 규정을 두고 있는바(제63조 단서), 원고는 피고 한국전력공사가 자신의 사업장에서 작업하는 관계수급인의 근로자에 대하여 안전 · 보건조치의무를 부담하는 도급인인지등에 대하여 어떠한 주장 · 증명도 하고 있지 않다.
원고는 피고 한국전력공사가 산업안전보건법상 '건설공사발주자'로서의 산업재해 예방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도 주장한다. 산업안전보건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건설공사의 건설공사발주자에 대하여 산업재해 예방을 위하여 건설공사의 계획, 설계 및 시공 단계별로 취해야 할 조치 등 산업재해 예방 조치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나(제67조), 이 사건에서 피고 한국전력공사가 위와 같은 건설공사발주자에 해당하는지, 구체적으로 어떠한 내용의 조치의무를 위반하였는지, 그 조치의무 위반과 이 사건 사고 사이에 어떠한 인과관계가 있는지에 대하여 주장 · 증명을 하고 있지 않다.
결국 피고 한국전력공사의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의무 위반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피고 B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 B가 피해자의 '사업주'로서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의무를 이행하여야 한다고 하더라도, 구체적 조치의무의 내용이나 그 불이행은 원고가 이를 주장 · 증명하여야 한다. 그런데 원고는 막연히 피고 B가 다른 차량의 통제, 통행 안전 교육 실시, 피해자의 추락을 방지하기 위한 설비 미비 등으로 사고를 방지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 리 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을 뿐, 피고 B가 취했어야 할 구체적인 안전조치의무의 내용조차 특정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을가 제5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 현장에는 피고 한국전력공사가 고용한 책임감리원, 피고 B측의 시공관리책임자가 있었던 사실, 피고 차량 주변으로 라바콘과 공사 안내 표지판을 설치하여 공사 중임을 알리고 있었던 사실, 이 사건 공사 현장에 신호수가 배치되어 있던 사실만을 알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피고 B가 피해자에 대한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점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최지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