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5. 11. 25. 선고 2025가합200747 판결

해고무효확인 등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원고는 2024. 5. 16. 피고와, 원고가 대구 수성구 C에 위치한 B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의 관리사무소장으로 근무하기로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이 사건 근로계약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다.

나.

피고의 회장은 2025. 5. 8. '관리소장 계약 만료에 따른 재계약(안)'을 안건으로 하는 피고의 임시회의 개최를 공고한 후, 2025. 5. 9. 피고의 임시회의(이하 '이 사건 임시회의'라 한다)를 개최하여 위 안건에 관한 표결을 진행하였는데, 참석자 5명 중 찬성 2명, 반대 2명, 기권 1명으로 위 안건이 부결되었다.

다.

원고는 2025. 5. 9. 피고로부터 '이 사건 근로계약 기간이 2025. 5. 15. 만료되는데, 피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 없이 이 사건 근로계약을 종료하기를 결정하였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은 2025. 5. 15. 종료된다'는 내용으로 이 사건 근로계약의 종료를 통보받고, 2025. 6. 17.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피고가 2025. 5. 15.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의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 거절에 대하여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는데,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25. 8.14. '피고의 상시근로자 수가 5명 미만이므로, 근로기준법 제28조의 적용대상 사업장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원고의 위 구제신청을 각하하는 결정을 하였다.

라.

피고의 취업규칙 및 관리규약 중 이 사건과 관련된 규정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5, 7 내지 10호증, 을 제5 내지 7, 11,13, 19, 2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의 취업규칙 제10조 제3항 단서는 '1년을 계속 근로한 자에 대하여는 근로계약을 1년마다 갱신함을 원칙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고, 이에 따라 피고의 관리사무소장에 대하여 근로계약이 1년마다 갱신되어 왔다. 또한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원고가 피고의 관리사무소장으로 고용된 것은 관리사무소장의 업무 형태를 고려할 때 실질적으로 정년(만 70세)까지 기간의 정함이 없는 정규직으로 고용된 것이고, 피고의 전임 회장이 원고에게 정년까지의 근무를 암묵적으로 요청하기까지 하였다. 따라서 피고의 관리사무소장이었던 원고에게는 1년마다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

그런데 피고는 원고가 위와 같이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을 가지고 있음에도 이를 침해하여 원고에게 어떠한 사전 설명도 하지 않고 소명의 기회도 부여하지 않은 채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이유 없이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원고를 부당하게 해고하였다. 한편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14조 제1항, 제2항 제9호는 피고가 관리사무소장을 면직하려면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 과반수의 찬성이 필요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이 사건 임시회의에서 원고의 면직에 관하여 참석자 과반수의 찬성도 없었다.

이에 원고는 피고가 2025. 5. 15. 원고에 대하여 한 해고의 무효 확인과 피고에 대하여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으로 부당해고가 없었더라면 피고로부터 지급받을 수 있었던 2025. 5. 16.부터 2026. 5. 15.까지 1년 동안의 임금 합계액 38,958,72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자와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라 하더라도, 그 계약서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기간을 정한 목적과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동종의 근로계약 체결방식에 관한 관행 그리고 근로자 보호 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계약서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맺었다고 볼 것이나, 위와 같은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처분문서인 근로계약서의 문언에 따라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는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이 맺어진 것이라고 봄이 원칙이다(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5두2247 판결 참조).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 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당연퇴직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 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참조).

나.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인지 여부

먼저,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 근로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인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보면, 이 사건 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으로 봄이 타당하다.

1)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 그 계약 기간이 2024. 5. 16.부터 2025. 5. 15.까지로 명시되어 있고, 피고의 취업규칙 제10조 제3항 본문에도 신규 채용된 근로자의 근로계약 기간이 1년으로 정해져 있다.

2)

한편 피고의 취업규칙 제10조 제3항 단서는 '1년을 계속 근로한 자에 대하여는 근로계약을 1년마다 갱신함을 원칙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으나, '갱신'이라는 용어는 '법률관계의 존속 기간이 끝났을 때 그 기간을 연장하는 일'을 의미<1>하는 것으로, 그 용어 자체에서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기간의 정함이 있음을 전제하고 있다. 나아가 피고의 관리사무소장에 대해서는 근로계약 갱신 절차가 필요 없이 계속적인 근로계약연장이 보장됨으로써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위 취업규칙 조항이 실질적으로 그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3)

관리사무소장의 업무가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를 위한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업무라고 하더라도, 이는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있는지를 판단할 때 고려할 수 있는 요소일 뿐이고, 관리사무소장 업무 형태의 특성만으로는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문언에 반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이 실질적으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라고 볼 수 없다.

다.

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 침해 여부

1)

다음으로, 위 법리에 비추어 피고가 원고의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을 침해하였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의 회장이 2025. 5. 8. 이 사건 임시회의 개최를 공고하였고, 이에 따라 2025. 5. 9. 개최된 이 사건 임시회의에서 원고의 재계약 안건이 부결된 사실, 피고가 2025. 5. 9. 원고에 대하여 '피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은 2025. 5. 15. 종료된다'고 통보한 사

실은 위 '1. 나, 다'항에서 본 바와 같다(따라서 '이 사건 임시회의에서 원고의 면직 안건에 대한 표결이 이루어졌고, 원고의 면직에 관하여 참석자 과반수의 찬성이 없었다'는 취지의 피고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2)

그런데 앞서 든 증거, 갑 제15, 30 내지 33호증, 을 제8, 1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보면,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있다거나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 거절이 실질적으로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그 효력이 없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가 원고를 부당하게 해고하였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는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가)

위 '나.'항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근로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이고, 피고의 취업규칙 제79조 제6항은 '기간의 정함이 있는 직원은 근로계약이 만료되었을 때 퇴직한다'고 정하고 있다.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과정에서 이 사건 근로계약서 및 피고의 취업규칙을 통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기간이 만료될 경우 퇴직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나)

피고의 취업규칙 제10조 제3항 단서에 따라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이 가능하다. 그러나 ① 피고의 관리규약 제40조가 입주자대표회의의 과반수 찬성으로 관리 사무소장을 선임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는 점, ② 관리사무소장은 피고의 자치관리기구의 대표자로서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에 관하여 상당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 점, ③ 피고의 취업규칙 제10조 제3항 단서가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바로 갱신되는 것이 아니라 '1년을 계속 근로할 경우 1년마다 갱신함을 원칙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적어도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을 위해서는 피고의 정기회의 또는 임시회의에서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에 관하여 구성원 과반수 찬성의 의결을 거치는 절차가 필요하고, 원고도 이를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사건 임시회의에서 재계약 안건, 즉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 안건이 부결되었다.

다)

최근 10년 정도의 기간 중 피고의 관리사무소장에 대하여 근로계약이 1년마다 갱신된 사례가 몇 차례 있다고 하여 피고의 관리사무소장의 경우 근로계약이 1년마다 무조건 갱신된다는 관례가 형성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피고의 전임 회장이 원고에게 '정년까지 근무해주면 좋겠다'고 말한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의 전임 회장이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확정적인 의사를 표시했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의 전임 회장에게 원고를 정년까지 근무시킬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볼 수도 없다.

라)

그 밖에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근로계약 만료 시 당연히 이 사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 관계가 형성되어 있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마)

한편, 이 사건 아파트의 직원명부(갑 제15호증)에는 관리사무소장, 영선과장, 전기과장(전기주임), 경리과장(경리주임) 외에 경비원 4인과 미화원 5인이 기재되어 있다. 그런데 위 경비원들과 미화원들은 주식회사 D 등 용역업체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위 용역업체에 소속된 직원들이므로, 결국 피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무렵 사용한 상시근로자는 관리사무소장, 영선과장, 전기과장(전기주임), 경리과장(경리주임) 등 총 4명이다.<2>

그런데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의 경우 그 근로계약 갱신 거절을 위해서는 갱신 거절의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 한다거나 갱신 거절 전에 그 근로자에게 반드시 사전 설명을 하거나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는 내용의 근로계약법령상 규정이 없고, 피고의 취업규칙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임시회의에서 재계약 안건이 부결되고 이에 따라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이상,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 거절의 절차 및 실질에 있어 어떠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종민(재판장) 김경민 이무형

1네이버 어학사전 참조

2경북지방노동위원회도 2025. 8. 14. 원고의 부당해고구제신청을 각하하는 결정을 하면서 '이 사건 아파트에서 근무하는 경비원들과 미화원들은 피고 소속 근로자가 아니므로, 피고의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 거절 무렵 피고가 사용한 상시근로자 수는 4명이다'라는 취지의 판단을 하였다(을 제20호증 19쪽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