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6. 5. 13. 선고 2025구단281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의 입국 및 체류자격 변경허가

1)

원고는 파키스탄 국적의 외국인으로 2010. 9. 29. 비전문취업(E-9) 자격으로 대한민국에 입국하였고, 체류기간 만료일인 2015. 7. 29. 직전인 2015. 7. 22. 종교적 박해를 사유로 난민인정신청을 하여 기타(G-1-5) 체류자격으로 변경하였다. 원고는 2016. 7. 18. 난민불인정결정을 받은 이후 이에 대해 법무부장관에게 이의신청, 부산지방법원(2017구합1538)에 취소소송을 각 제기하였으나, 2016. 12. 22. 및 2017. 7. 20. 각 기각되어 위 결정은 2017. 9. 1. 확정되었다.

2)

원고는 2017. 7. 7. 기타체류자격의 기간연장 불허처분을 받고 2017. 8. 20.을 기한으로 하는 출국기한 유예를 받았는데, 그 기한을 도과하여 불법으로 체류하던 중 경상북도 영천시 소재 B 회사에서 2022. 2. 23. 1:45 H빔 잔여 자재를 수평이 맞지 않는 상태에서 기계로 이동 중 본인의 부주의로 H빔이 발 위로 떨어지면서 골절 사고(이하 '이 사건 산재사고'라 한다)가 발생한 산업재해로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2022. 5. 31.까지 요양승인을 받았고(그후 2024. 11. 22.부터 2025. 2. 13.까지 추가로 요양승인을 받았다), 피고는 2022. 5. 17. 원고에게 기타(G-1-1) 체류자격을 부여하였다.

3)

원고는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장해급여를 신청하여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2023. 3. 29. 장해등급 제11급 결정 처분을 받고 장해급여일시금 20,878,000원을 수령하였다. 원고는 이후 위 처분의 취소를 청구하였으나, 2023. 7. 6. 기각결정을 받았고,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를 청구하였으나, 2023. 12. 15. 기각재결을 받았으며, 위 처분의 취소소송을 대구지방법원(2024구단230)에 제기하였으나, 2024. 5.29. 각하 판결을 받았고, 위 판결은 2024. 6. 13. 확정되었다.

나.

체류기간 연장불허 및 범칙금

1)

원고는 2024. 1. 24. 피고에게 체류기간 연장 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2024. 2. 2. 원고에 대하여 '생계유지 능력 없음, 국내체류질서 확립 및 기타 공익상의 영향 등'의 사유로 체류기간 연장을 불허하였다.

2)

원고는 출국기한을 도과하여 2024. 7. 26. 체류자격부여 신청시까지 5개월 10일불법체류를 하여 범칙금 4,800,000원의 통고처분을 받고 2024. 8. 2. 납부하였다.

3)

원고는 2024. 7. 26. 피고에게 기타(G-1-1) 체류자격 부여 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2025. 3. 6. 원고에 대하여 '산재요양기간이 도과하였고 국내 계속 체류 필요성불인정 등'의 이유로 이를 불허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4)

원고는 2025. 3. 12.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행정심판을 청구하였으나,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2025. 8. 12.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장해등급 제11급을 부여받을 정도의 큰 산업재해를 입었고,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합병증 등 예방관리대상자로 승인받아 치료기간이 2027. 2. 13.까지이고, 나아가 혹여 재해부위가 악화될 경우 재요양을 통해 추가적인 치료를 받아야 하므로 이러한 산업재해의 피해자로서의 권리주장이 종결될 때까지 원고에게 기타(G-1-1) 체류자격이 부여되었어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는 원고에 대한 체류자격 부여를 불허하였는바,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판단

1)

체류자격 변경허가는 신청인에게 당초의 체류자격과 다른 체류자격에 해당하는 활동을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일종의 설권적 처분의 성격을 가지므로, 허가권자는 신청인이 관계법령에서 정한 요건을 충족하였다고 하더라도, 신청인의 적격성, 체류목적, 공익상의 영향 등을 참작하여 허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재량을 가지므로, 이러한 재량을 행사할 때 판단의 기초가 된 사실인정에 중대한 오류가 있는 경우 또는 비례 · 평등의 원칙을 위반하거나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량권의 일탈 · 남용으로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16. 7. 14 선고 2015두48846 판결 취지 참조). 이러한 법리는 체류자격 부여 허가의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볼 때, 이 사건 처분에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①

출입국관리행정은 내 · 외국인의 출입국과 외국인의 체류를 적절하게 통제 · 조정함으로써 국가의 이익과 안전을 도모하고자 하는 행정작용으로, 특히 외국인의 출입국에 관한 사항은 주권국가로서의 기능을 수행하는 데 필수적인 것으로서 광범위한 정책재량이 인정된다.

②

외국인은 최초 입국 당시 해당 국가로부터 인정받은 체류자격과 체류기간의 범위 내에서만 체류가 인정되고, 외국인이 국내에 계속 체류할 필요가 있다면 출국 후 재입국이라는 절차를 거치는 것이 원칙이다.

③

원고는 출국기한인 2024. 2. 16.을 도과하여 대한민국에 체류하면서 출국기한의 도과에 따른 범칙금까지 통고받아 납부하였고, 위 출국기한으로부터 5개월이 지나서야 이 사건 체류자격 부여허가 신청을 하였는바, 이에 더하여 종전 난민인정신청 및 장해등급결정 취소소송의 경과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국내 장기체류의 방편으로 위 신청을 한 것이 아닌지 상당히 의심스럽다.

④

합병증 등 예방관리업무처리규정 제2조 제1, 7호에 의하면 '합병증 등 예방관리'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업무상 상병이 치유되었으나 해당 질환과 관련하여 일어나는 다른 질환의 증상 및 해당 상병 또는 장해의 특성으로 인하여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증상을 예방 · 관리하는 것을 의미하고, 동 규정 [별표1] 합병증 등 예방관리를 위한 진료인정기준 제1절 일반원칙 제1조에 의하면 합병증 등 예방관리를 위한 진료는 업무상 재해로 인한 근로자의 상병이 치유되었으나 치유 후에도 후유증으로 인하여 당초 상병의 악화, 재발 또는 합병증 등이 유발될 수 있으므로 진찰, 검사등 필요한 의학적 조치를 통하여 이를 사전에 예방하거나 조기 발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처럼 이 사건 처분의 근거규정인 출입국관리법의 입법목적이 대한민국에 입국하거나 대한민국에서 출국하는 외국인의 출입국관리를 통한 안전한 국경관리 및 대한민국에 체류하는 외국인의 체류관리에 있는 반면, 원고가 대한민국 체류 필요성의 근거로 들고 있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및 합병증 등 예방관리업무처리규정의 입법목적은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의 신속하고 공정한 보상과 재해근로자의 재활 및 사회복귀촉진 및 재해예방을 통한 근로자의 보호에 있어, 그 입법취지와 목적이 다르다.

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76조는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근로자가 업무상의 재해에 따른 부상 또는 질병으로 요양 중 치유되기 전에 출국하는 경우 출국하기 위하여 요양을 중단하는 날부터 업무상의 재해에 따른 부상 또는 질병이 치유될 것으로 예상되는 날까지의 요양급여를 일시금으로 지급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반하여, 치유일 이후의 합병증 등 예방관리와 관련하여서는 이와 유사한 근로자의 권리 규정을 별도로 두고 있지 않다. 또한 합병증 등 예방관리 조치는 산업재해로 인한 상병이 치유되었으나 이후 재요양에 해당하지 않는 상병의 재발 또는 합병증을 '사전예방 · 조기발견'하기 위하여 이루어지는 진찰, 검사, 물리치료 등일 뿐이어서 그 성격상 전문적 · 고난도의 의료기술이 요구되는 영역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외국인 근로자가 대한민국에서 근무하던 중 업무상 재해로 인한 부상을 당한 경우, 그 치유일까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요양의 필요성이 대한민국 체류의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있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더 나아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77조 및 합병증 등 예방관리 업무처리규정을 근거로 그 치유일 이후의 합병증 등 예방관리조치까지 반드시 대한민국 내의 의료기관에서 받아야 한다고 볼 수는 없고, 따라서 원고에게 합병증 등 예방관리결정이 내려졌다거나 그 결정에서 치료기관을 대한민국 내 의료기관으로 지정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원고에게 대한민국 체류의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⑥

원고의 요양기간은 2022. 5. 31. 또는 2025. 2. 13.까지로 되어 있으므로, 그 무렵 요양치료가 종결된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요양기관 종료 이후 합병증 등으로 치료를 받고 있음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는 점 등 원고가 대한민국에 계속 체류할 필요가 있음을 확인할 아무런 자료가 없다.

⑦

출입국관리법 시행령 제12조 [별표1]에 의하면, 원고가 신청하는 체류자격인'기타(G-1)'는 '외교(A-1)부터 결혼이민(F-6)까지, 관광취업(H-1) 또는 방문취업(H-2) 체류자격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으로서 법무부장관이 인정하는 사람'에게 부여되는 체류자격으로서 임시적 · 보충적 성격을 가질 뿐만 아니라, 원고는 이 사건 신청 당시 불법 체류중이었는데,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는 이 사건 산재사고 이후 약 4년간 대한민국에 체류하였고, 이 사건 산재사고로 인한 상병은 이미 치유되었으며, 이 사건 산재사고로 인한 상병에 따른 합병증에 대한 치료 필요성도 크지 않거나 적어도 대한민국 내에서의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 대하여 합병증 예방관리결정이내려져 있고 그 종기까지의 기간이 일부 남아있다는 사정만으로 원고에게 기타(G-1) 체류자격을 부여하는 것은 위 출입국관리법상 기타(G-1) 체류자격이 가지는 임시적 · 보충적 성격에 비추어 적절하지 않다. 또한 원고가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해 입게 될 불이익이 이 사건 처분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상의 필요보다 현저히 크다고 볼 수도 없다.

⑧

이 사건 처분이 원고의 대한민국 입국을 금지하는 것은 아니므로, 원고는 출국한 이후에 일정한 요건을 갖춘 다음 재입국할 수 있는바, 이를 감안하면 이 사건 처분이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할 수 없다.

3.

결 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성경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