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6. 4. 2. 선고 2025나303475 판결

퇴직금 청구의 소

주문

1.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육계 상차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04. 9. 10.부터 2023. 6.30.까지 피고가 지정하는 육계사육농장에 이동하여 육계상차 작업을 수행하였다.

나.

원고는 2005. 3. 16. 'C'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마치고, 그 무렵부터 피고에 대하여 매월 '출하위탁교육컨설팅비' 명목으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 그 대금을 지급받아 왔으며, 2015. 4. 10. 피고와 아래와 같은 내용의 도급계약서를 작성하였다.

다.

원고와 함께 육계사육농장에서 육계상차 작업을 하였던 D는 2023. 8. 17. 대구지방고용노동청 대구서부지청에 퇴직금 체불을 이유로 원고를 상대로 진정을 제기하였고, 근로감독관과의 면담 과정에서 원고와 미지급 퇴직금을 2023. 9.부터 11.까지 분할하여 지급받는 내용으로 합의하고 진정을 취하하였다.

라.

원고는 2023. 12. 12.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익산지청에 임금 및 퇴직금 체불을 이유로 피고의 대표이사인 E<2>를 상대로 진정을 제기하였으나, 위 지청은 2024. 1. 8. '원고는 근로기준법상의 사용종속적인 관계의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판단된다'는 이유로 위 진정을 행정종결처리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4, 6 내지 8, 13, 1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 주장의 요지

가.

원고

원고는 도급계약서를 작성하고 사업자등록을 하는 등 사업주로서의 외관을 갖추기는 하였으나, 그 실질에 있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158,619,188

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원고는 피고와 도급계약을 체결하였고, 도급업무의 배정 및 업무내용의 지시 등은육계 상차업의 특성상 도급계약에 당연히 수반되는 내용이다. 원고는 직접 근로자를 구하여 작업팀을 꾸리고 임금을 지급하는 등 인력관리를 하였고, 스스로의 판단과 재량에 따라 업무를 처리하였다. 따라서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 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22. 8. 19. 선고 2020다296819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기초사실과 앞서 든 증거, 갑 제3, 9 내지 11호증, 을 제10, 11, 14, 15, 17, 18,2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①

원고는 피고의 담당직원으로부터 전화 또는 문자로 육계상차 작업을 수행할 육계사육농장, 작업시간을 배정받아 업무를 수행하였으나, 현장에서 작업을 수행함에 있어서 피고로부터 구체적인 지시를 받지는 않았다. 피고가 원고의 작업장소와 작업시간을 관리하거나 작업 결과를 보고받은 것, 원고로 하여금 지시받은 업무를 미이행하거나 근무지를 이탈할 경우 책임을 부담하도록 한 것은 이 사건과 같은 전속적 도급계약의 본질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어, 이를 들어 원고가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인 피고의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②

원고는 피고의 취업규칙을 적용받지 않았고, 출근 일자나 근무시간이 고정되어 있지 않았다. 원고는 작업 가능한 인원이 모집되지 않으면 업무를 쉬거나, 반대로 인원이 보충되면 피고에게 먼저 작업을 제안하기도 하는 등 노무 제공 여부에 관하여 상당한 재량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원고가 제출한 2023년 6월 출퇴근카드(갑 제3호증의 3)에 표시된 출근일과 2023년 6월 '출하위탁교육컨설팅비' 내역(을 제20호증의3)의 출근일이 상이하여, 위 출퇴근카드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③

원고는 약 20년 전부터 다른 사람으로부터 직원과 차량을 인수하여 일을 시작하였고, 작업 인원의 모집 및 결원 시 대체 인력의 구인을 스스로 하였다. 원고의 직원이었던 D도 신문의 채용공고를 보고 원고에게 직접 연락하여 일을 시작했고, 원고를 자신의 사용자로 지목하여 대구지방고용노동청 대구서부지청에 퇴직금 체불을 이유로 진정서를 제출하였다. 또한, 원고는 피고로부터 작업량에 비례한 대가를 지급받은 반면, 자신이 고용한 D에게는 매달 고정급을 지급하였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육계상차 작업에 관하여 원고가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한 것으로 판단되고, 피고로부터 차량의 수리비나 숙박비를 일부 지원받았다는 사정만으로 이와 달리 보기 어렵다.

④

원고는 피고와의 도급계약서에 따라 육계상차에 관하여 1kg당 3.5원 내지 4.5원을 받았는데, 이는 작업량에 비례하여 약정 도급비를 받은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이를 두고 근로의 대가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⑤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작성된 도급계약서에 복수거래 금지 조항이 존재하나, 원고는 피고와의 전속적이고 장기적인 도급계약을 통하여 자신의 수익을 안정적으로 유지·관리할 수 있는 이점이 있어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이고, 이는 도급계약 체결 시 당사자 간에 양해된 사항이므로, 이를 종속적인 근로관계의 증거로 보기 어렵다.

⑥

원고는 피고와 도급계약서를 작성하였고, 자신의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마친 후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 부가가치세를 납부해 왔다.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와 같은 거래방식이 근로기준법을 잠탈할 목적으로 피고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허위의 외관을 작출한 것으로 단정하기에 부족하다.

⑦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피고가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익산지청에 진정하였으나, 위 지청은 '원고를 피고의 근로자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행정종결처리를 하였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되어야 한다. 그런데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손현찬(재판장) 김준희 최여진

1위와 같이 선해한다.

2다만, 진정서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 대표이사가 아닌 주식회사F의 대표이사로서의 E에 대하여 진정을 제기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