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판결

대법원 2000. 7. 28. 선고 2000다23297 판결

판결요지

노조전임자라 할지라도 사용자와의 사이에 기본적인 근로관계는 유지되는 것으로서 취업규칙이나 사규의 적용이 전면적으로 배제되는 것이 아니므로 단체협약에 조합전임자에 관하여 특별한 규정을 두거나 특별한 관행이 존재하지 아니하는 한 출·퇴근에 대한 사규의 적용을 받게 되고, 노동조합의 업무가 사용자의 노무관리업무와 전혀 무관한 것이 아니고 안정된 노사관계의 형성이라는 면에서 볼 때는 오히려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므로, 근로계약 소정의 본래 업무를 면하고 노동조합의 업무를 전임하는 노조전임자의 경우에 있어서 출근은 통상적인 조합업무가 수행되는 노조사무실에서 조합업무에 착수할 수 있는 상태에 임하는 것이라 할 것이고, 만약 노조전임자가 사용자에 대하여 취업규칙 등 소정의 절차를 취하지 아니한 채 위와 같은 상태에 임하지 아니하는 것은 무단결근에 해당한다.

* 사건/2000.7.28 선고, 대법원 제3부 2000다23297 징계해고무효확인

* 원고, 상고인/박춘호,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경우, 강문대

* 피고, 피상소인/합자회사 제일택시 공동대표사원 김흥식, 김광민, 소송대리인 변호사 곽노준

* 원심판결/대전고등법원 2000.4.12 선고 99나425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근무불량의 점에 대하여

노조전임자라 할지라도 사용자와의 사이에 기본적인 근로관계는 유지되는 것으로서 취업규칙이나 사규의 적용이 전면적으로 배제되는 것이 아니므로 단체협약에 조합전임자에 관하여 특별한 규정을 두거나 특별한 관행이 존재하지 아니하는 한 출·퇴근에 대한 사규의 적용을 받게 되고, 노동조합의 업무가 사용자의 노무관리업무와 전혀 무관한 것이 아니고 안정된 노사관계의 형성이라는 면에서 볼 때는 오히려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므로, 근로계약 소정의 본래 업무를 면하고 노동조합의 업무를 전임하는 노조전임자의 경우에 있어서 출근은 통상적인 조합업무가 수행되는 노조사무실에서 조합업무에 착수할 수 있는 상태에 임하는 것이라 할 것이고, 만약 노조전임자가 사용자에 대하여 취업규칙 등 소정의 절차를 취하지 아니한 채 위와 같은 상태에 임하지 아니하는 것은 무단결근에 해당한다(대법원 1993.8.24 선고 92다34926 판결, 1995.4.11 선고 94다58087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회사는 1997.9.3 원고에게 “원고가 무단 승무거부 및 상습적인 무단결근, 근무태만, 부당태업, 회사재산파손 등의 행위를 하여 귀책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징계해고처분을 하였다가, 같은 해 10.30 원고와의 사이에 앞으로 상습적인 무단결근을 하게 되면 엄중한 징계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하고 원고에 대한 위 징계해고처분을 철회하였음에도 원고는 그 후에도 조퇴 및 근무 중 외출시의 절차를 규정한 피고회사의 취업규칙 제23조, 제26조의 절차를 밟음이 없이 임의로 지각 및 조퇴와 근무 중 잦은 임의외출을 상습적으로 반복하여 왔으며, 징계해고처분이 철회된 후인 같은 해 11월에도 승무일수가 전혀 없고, 1998.1월에는 16일(타코메터기 운행 그래프상 근무시간은 12분이었다)과 18일에만 승무하였으나 운송수입금은 기준 운송수입금의 1/2을 겨우 넘어서는 정도에 불과하고 그 후의 운송수입금도 기준 운송수입금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정도여서(타코메터기 운행 그래프상 근무시간이 같은 해 3.25에는 4시간 40분, 같은 해 4.15에는 4시간 42분이었다) 피고회사는 1998.4.22, 같은 해 5.9, 같은 해 6.13 등 수차례에 걸쳐 원고에게 제규정 준수 및 성실근무를 촉구하면서 위반시에는 엄중 문책하겠다는 통지를 하였으나 원고는 전혀 개전의 정을 보이지 아니한 사실, 그리고 원고는 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산하 대전지역 택시노동조합 제일택시지부장으로서 노동조합의 활동을 위하여 각종 행사에 참가하여야 하고 또 이로 인한 기준 승무일수 3일을 채우지 못한 경우에는 피고회사가 원고의 임금에서 기존 수입금을 공제하기로 하였다 하여도 1998년 1월에 5일간, 2월에 6일간, 3월에 6일간, 4월에 12일간, 5월에 3일간, 6월에 4일간, 7월에 9일간, 8월에 4일간 피고회사 노동조합 상부기관의 집회에 참석하였을 뿐, 원고의 외부행사 참가일수가 1달에 10일 미만에 불과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인정 사실에 결근공제 규정은 결근을 방지하여 성실한 근무를 촉구하기 위한 약정이라는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위에 본 근무행위는 `기타 종업원의 행위가 면직에 합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되어 피고회사의 취업규칙 제98조 라항 30호가 규정하고 있는 징계사유가 된다고 판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바, 위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노조의 전임자 및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법리오해 및 심리미진에 의한 사실오인의 위법 등이 있다 할 수 없다.

2.

불법파업의 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는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이 피고회사 노동조합의 위임을 받아 중앙노동위원회에 제출한 완전월급제 임금교섭을 위한 조정신청서가 반려되었음에도 이를 지방노동위원회에 제출하지 아니하고, 피고회사의 노동조합보다 상급단체인 위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이 1998.4.23 04:00부터 같은 날 24:00까지 파업하기로 결의함에 따라 1997.4.23 04:00부터 같은 날 24일 11:40까지 완전월급제 쟁취 및 택시제도 개혁을 요구하며 위 노동조합의 조합원들과 파업행위에 돌입하였으며,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은 같은 날 02:00경 위 파업을 철회하였으나 파업철회사실이 조합원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아니한 관계로 피고회사에서는 같은 날 11:40까지 정상근무가 이루어지지 아니하였고, 원고는 위 파업행위로 인하여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죄 등으로 불구속 기소되어 1999.6.16 대전지방법원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의 형을 선고받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는 위 파업을 주도함에 있어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45조 제2항에서 정하는 노동쟁의 전치절차를 위반하였으므로 위 행위는 피고회사 취업규칙 제14조 제13호에서 규정한 불법적인 노동조합활동에 해당하여 징계사유가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은 피고회사 노동조합 등 224개 업체 노동조합으로부터 단체교섭의 위임을 받아 1998.4.7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조정신청서를 제출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같은 해 4.16 위 조정신청은 관계 당사자가 각각 관할 노동위원회에 하여야 한다는 이유로 위 조정신청서를 반송한 사실,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은 위 조정신청서의 반송에도 불구하고 같은 날 다시 중앙노동위원회에 같은 내용의 노동쟁의 조정신청서를 제출하였고, 이에 중앙노동위원회는 위 조정신청은 중앙노동위원회의 관장사항이 아니라는 이유로 위 조정신청서를 다시 반송한 사실, 피고회사 노동조합으로부터 단체교섭을 위임받은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이나 피고회사 노동조합의 위원장인 원고는 위와 같은 조정신청서를 반송받고도 관할 노동위원회에 그 조정신청서를 제출한 바 없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바, 이와 같이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이나 원고가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관할위반을 이유로 노동쟁의 조정신청서를 반송받고도 재차 중앙노동위원회에 같은 조정신청서를 제출하였을 뿐 별도로 관할 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서를 제출한 바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상고이유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중앙노동위원회에 접수된 사건이 관할을 위반한 경우에 당해 관할위원회로 이송할 것을 잘못 반송하였다 하여도 원고로서도 전치 절차를 제대로 밟아 파업을 하려 하였다고는 보이지 아니하므로 그 위반의 경중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다 하여도 이를 징계사유로 삼을 수 있다고 보이고, 또 원심이 이 부분 징계사유의 판단에 다소간 잘못을 저질렀다 하여도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나머지 징계사유를 합하여 살펴보면, 뒤에서 판시하는 바와 같이 그 결론에 있어서는 정당하다 할 것이므로 이 잘못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 셈이 되었다 할 것이다.

3.

불법유인물 배포 및 게시의 점에 대하여

회사가 취업규칙에서 여론조사나 유인물의 배포에 관하여 회사의 사전 승인을 얻도록 하고 있다고 할지라도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의 유지·향상이나 복지 증진을 위한 정당한 행위까지 금지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그 행위가 정당한가 아닌가는 회사의 승인 여부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은 아니고, 그 유인물의 내용, 매수, 배포의 시기, 대상, 방법, 이로 인한 기업이나 업무에의 영향 등을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대법원 1997.12.23 선고 96누11778 판결 참조).

그런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회사의 단체협약 제12조 제2항에는 `회사는 노조활동으로 행하여지는 각종 유인물 및 인쇄물의 게시와 배포의 자유 및 회사 시설물의 사용에 대한 편의를 제공한다. 단, 유인물 및 인쇄물의 게시와 배포시 사전에 회사에 통보한다'라고 규정되어 있고, 취업규칙 제14조 제13호에는 `근무시간 중 불법적인 노동조합 활동, 시위, 집회, 행진, 인쇄물 배포 및 게시, 기타 회사와 관계있는 행위를 하지 못한다. 단, 사전 회사의 승인을 얻은 것은 예외로 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는데도, 원고는 1998.3월경부터 수차례에 걸쳐 피고회사의 사전 승낙이나 피고 회사에 대한 통보 없이 피고회사의 건물, 벽 등에 유인물을 부착, 게시하였고, 같은 달 11일에는 `회사의 분할매각은 이미 준비되어 온 수순에 불과하다'는 제목으로 피고회사 및 피고회사의 대표사원인 소외 김흥식을 일방적으로 비난하면서 불법파업을 선동하는 내용의 유인물을 택시기사들에게 임의로 배포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유인물의 내용 등에 비추어 원고는 조합원에게 단순히 회사의 분할매각을 고지함에 있어 게시 절차를 위반한 경우와는 달리 원고의 행위는 회사의 명예를 실추·손상시킨 경우와 절차에 의하지 아니한 불법파업을 선동 또는 주동한 경우에 해당되어 피고회사의 취업규칙 제98조 라항 제5, 7, 30호가 각 규정하고 있는 징계사유가 된다고 판단하고 있는 바, 위에서 본 법리 및 원고의 이 사건 일련의 행위와 함께 기록에 비추어 위 행위를 살펴보면, 원심의 이 점에 관한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조합활동에 관한 법리오해 및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징계양정의 적정성의 점에 대하여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 등에서 징계사유를 규정함에 있어 동일한 사유에 대하여 여러 등급의 징계가 가능한 것으로 규정하였다면 그 중 어떤 징계처분을 선택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속한다고 할 것이나, 이러한 재량은 징계권자의 자의적이고 편의적인 재량에 맡겨진 것이 아니며, 징계사유와 징계처분과의 사이에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보여지는 균형의 존재가 요구되고, 경미한 징계사유에 대하여 가혹한 제재를 과한다든가 하는 것은 그 재량권의 남용으로서 무효라고 할 것이고(대법원 1991.1.11 선고 90다카 21176 판결, 1991.12.13 선고 90다18999 판결, 1992.5.22 선고 91누5884 판결 등 참조), 근로자에게 여러 가지 징계혐의사실이 있는 경우, 이에 대한 해고처분이 적정한지의 여부는 그 사유 하나씩 또는 그 중 일부의 사유만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고, 전체의 사유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이 있는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1.11.22 선고 91다6740 판결, 1996.5.31 선고 95누2487 판결, 1997.12.9 선고 97누9161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같은 입장에서 이 사건의 경우 피고가 징계사유로 삼은 원고의 일련의 행위가 사회통념상 피고회사와의 근로계약관계를 지속하게 하는 것이 현저히 불공정 또는 부당하다고 인정될 정도의 비위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피고회사가 원고를 해고하였다 하여 그것이 징계권 행사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는 바, 위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나타난 이 사건 징계사유(위에서 본 바와 같이 불법파업의 점을 다르게 인정한다 하여도)와 징계를 전후하여 저지른 비위사실을 살펴보면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다고 수긍이 되므로 이 부분 상고이유도 그 이유 없다.

5.

부당노동행위의 점에 대하여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함에 있어서 근로자가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한 것을 그 실질적인 해고이유로 삼았으면서도 표면적으로는 다른 해고사유를 들어 해고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노동조합법 제39조 제1호에서 정한 부당노동행위로 보아야 하고, 근로자의 노동조합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실질적인 해고사유로 한 것인지의 여부는 사용자측이 내세우는 해고사유와 근로자가 한 노동조합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의 내용, 징계해고를 한 시기, 회사와 노동조합과의 관계, 동종의 사례에 있어서 조합원과 비조합원에 대한 제재의 불균형 여부, 기타 부당노동행위의사의 존재를 추정할 수 있는 제반사정을 비교·검토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5.3.14 선고 94누5496 판결 참조).

그런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고의 이 사건 각 징계사유가 되는 행위는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위한 것이라고 보여지지 아니하고, 그 밖에 피고회사가 원고의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방해하기 위한 의도로 단지 표면적으로만 이 사건 징계사유를 들어 원고를 해고한 것이라는 점에 관하여도 그 입증이 없어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고 판시하고 있는 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수긍이 되고 거기에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법리오해와 심리미진에 관한 사실오인 또는 노동조합 활동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6.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손지열(재판장), 송진훈, 윤재식(주심), 이규홍 ♧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