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판결

대법원 2000. 10. 6. 선고 2000두4224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을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1999.12.31 법률 제610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제1호의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 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간의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할 것이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관인관 관계의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또한 인과관계의 입증 정도에 관하여도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 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9.2.9 선고, 98두16873 판결; 1999.1.26 선고, 98두10103 판결들 참조).

따라서, 업무상 과로의 내용이 통상인이 감내하기 곤란한 정도이고, 비록 근로자 본인에게 과로로 인하여 사망에 이를 위험이 있는 질병이나 체질적 요인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과로가 그 유인의 하나가 될 수 있는 청장년급사증후군 등의 내인성 급사로 사망하고, 과로 이외에 내인성급사를 일으킬 만한 다른 유인이 없다면 업무상 과로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 관계를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대법원 1999.5.11 선고, 91누2243 판결 참조).

원심은, 박○복이 특별한 지병을 보유한 바 없는 39세의 신체 건강한 남자로 1998.9.17 21:00쯤 작업을 마친 후 동료들과 음주를 하고 공사현장의 임시 숙소로 돌아와 취침하였으나 그 다음날 06:30쯤 이미 사망한 채로 발견된 사실, 부검감정서에는, 박○복의 혈중알콜농도가 0.27%로 판명되었지만 사망에 이를 정도의 주취상태로 단정하기는 곤란하고, 해부학적으로 부정맥 등 급성 심부전과 같은 특기할 병변을 찾을 수 없으며, 달리 사인으로 단정할 만한 질병, 손상, 중독 등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없는 점에서 청장년급사증후군의 가능성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기재되어 있고, 제1심의 국립과학수사연구소장에 대한 감정촉탁회신에서는 박○복의 경우 법의해부학적, 법의병리학적으로는 사인으로 추정될 수 있는 청장년급사증후군의 유인(誘因)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연속적으로 과로상태에 있었다고 본다면 사망당시 음주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청장년급사증후군을 유발할 수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 사실, 박○복은 제관공 10여명으로 조직된 작업반의 반장으로 근무하였는데, 주된 업무의 내용은 철교 교체를 위한 철구박스를 설치하기 위한 철구조물인 타워를 제작하는 것으로서, 과중한 육체적 피로가 수반되고 고도의 위험도 따르는 작업이며, 실제 근로시간은 1일 9시간 정도가 예정되어 있었고 평소 월 7일 정도의 휴일이 주어졌는데, 1998.6.21부터 같은 해 8.20까지 사이에는 매월 한 두차례의 야간연장근부(18:30부터 21:00까지)를 해왔고, 같은 해 8.21부터 사망 전날인 같은 해 9.17까지는 이틀간 휴무를 한 이외에는 계속 근로에 종사하였으며 야간연장근무 역시 도합 7일을 한 데다가 특히 사망 전날로부터 소급하여 4일간은 연속해서 집중적인 야간근무를 하여 온 사실을 인정하였다.

원심은 나아가, 그 인정사실을 토대로 망인은 사망 직전 통상인이 감내하기 어려운 정도로 중한 과로상태에 놓여 있었고 이에 더하여 망인이 사망하기 전날 상당량의 음주를 한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함으로써 취침 도중 이른 바 청장년급사증후군에 빠진 끝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며, 달리 특별한 질병이나 지병이 없었던 점을 아울러 고려해 볼 때 과로 이외에 달리 그 사망의 유인이 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 사건에서, 망인은 사망 직전의 누적된 업무상 과로가 내인성 급사의 한 유인으로 작용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상에 나타난 증거들과 위의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니, 원심의 그 인정 및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심리를 다하지 않고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업무상 재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끼친 위법사유가 없다.

상고이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을 피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대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에 쓴 바와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강신욱(재판장), 조무제(주심), 이용우, 이강국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