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판결

대법원 2001. 9. 25. 선고 2001다18421 판결

판결요지

1.

회사의 합병에 의하여 근로관계가 포괄적으로 승계되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종전 근로계약상의 지위도 그대로 승계되는 것이므로, 이러한 근로관계의 승계가 이루어진 이후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종전 취업규칙의 내용보다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것은 그 효력이 없고, 따라서 종전 취업규칙이 그대로 적용되지만, 합병 후 피합병회사 근로자들의 집단적인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를 얻은 취업규칙의 변경이나 그러한 근로자들이 속한 노동조합과 사이에 단체협약의 체결 등을 통하여 합병 후 근로자들이 근로관계 내용을 단일화하기로 변경·조정하는 새로운 합의가 있으면, 그 새로운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이 유효하게 적용된다.

2.

근로기준법의 최저기준을 초과하는 수준의 퇴직금 청구권은 퇴직금제도의 내용이 근로계약, 단체협약, 취업규칙 등에 규정되어 있는 경우에만 인정되는 것인 바, 퇴직금규정이 초창기에 우선 일정한 근속기간까지에 대하여만 지급률을 정하고 있었다면, 이를 초과하는 근속기간에 대한 퇴직금규정은 정하여진 근속기간의 누진율을 그대로 적용하겠다는 취지로 볼 것이 아니라, 그 부분은 추후 검토하기로 유보하여 아직 제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음료사건

(대법 2001.9.25 2001다18421 임금)(파기환송)

*사 건 / 2001.9.25 선고, 대법원 제3부 2001다18421 임금

* 원고, 피상고인 / 이○○ 외 5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장인태

* 피고, 상고인 / ○○음료 주식회사 대표이사 김○○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태평양 담당변호사 김성진, 윤성운

* 원심판결 / 서울고등법원 2001.2.9 선고 2000나2875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제1점에 대하여

가.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 ○○음료공업 주식회사(이하 `칠성음료'라 한다)는 1972.1월경 직원퇴직금지급규정(이하 `1972년 퇴직금규정'이라 한다)을 제정하여 시행하였고, 이 1972년 퇴직금규정은 ○○음료가 1973.2.28 ○○식품공업 주식회사(이하 `○○식품'이라 한다)에 합병되어 상호를 ○○음료공업 주식회사(이하 `○○음료'라 한다)로 변경한 후에도 계속 통용되었다고 인정한 다음, 칠성음료가 칠성한미음료에 합병된 후에도 1972년 퇴직금규정이 계속하여 통용되어 왔다면 ○○음료에서는 퇴직금지급방식에 관하여 1972년 퇴직금규정과 같은 내용의 노사관행1)이 성립되었다고 볼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나.

그러나 원심이 들고 있는 증거들로써는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인정하기 어려워 보인다.

(1)

원심이 들고 있는 판결문들(갑 제6, 7호증)은 소외 한○○가 1991년경 피고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퇴직금청구 사건의 항소심 및 상고심 판결로서 이들 판결에서 `그 후 ○○음료가 피고회사가 합병된 후에도 1972년 퇴직금규정이 통용되었다'고 인정하였지만, 판결의 전체적인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이는 `○○음료에서 근무하다가 합병으로 인하여 ○○음료로 근로관계가 승계된 근로자들에게는 ○○음료의 1972년 퇴직금 규정이 여전히 적용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일 뿐이고, 원심과 같이 `○○음료가 ○○음료에 합병된 후 ○○의 모든 근로자들에게 1972년 퇴직금규정이 적용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은 아님이 분명하므로, 이들 판결은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인정할 증거가 되지 못한다.

(2)

또 원심이 들고 있는 다른 판결문들(갑 제30, 31호증)은 이 사건과 사안이 유사한 사건의 제1심 및 항소심 판결로서, 이들 판결에서도 한○○ 사건의 판결에 따라 원심과 동일한 사실을 인정하였음을 알 수 있는 바,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이들 판결 역시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인정할 증거가 되지 못한다.

(3)

원고들이 제출한 의견메모지, 퇴직금청구소송 결과보고서(갑 제5호증의 1, 2)는 한○○ 사건이 종결된 후 피고회사의 노무후생과에서 그 이후의 대책에 관하여 작성한 기안문서일 뿐이어서, 이로써 피고회사가 1975.12.31 이전 입사자에 대하여 1972년 퇴직금규정의 지급률에 따라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함을 인정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원고들이 제출한 또 다른 판결문들(갑 제33, 34, 35호증) 역시 이 사건과 사안이 유사한 사건들에 관한 판결로서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인정할 증거가 되지 못한다.

(4)

그 밖에 기록상 원심이 인정한 위와 같은 사실관계에 부합하는 증거를 찾아볼 수 없고, 오히려 기록에 의하면, ○○음료가 ○○식품에 흡수합병될 1973.2.28 당시 ○○음료는 ○○식품에 비하여 자산, 부채, 당기순이익의 면에서 소규모 회사인 점을 알 수 있는데, 피합병회사로서 규모가 작은 ○○음료의 1972년 퇴직금규정이 합병회사로서 규모가 큰 ○○식품이나 합병 후 ○○음료의 모든 종업원들에게 그대로 통용되었다고 보는 것은 경험칙2)에 비추어 납득하기 어려우며, 또한 ○○청량음료 합명회사에서는 퇴직금규정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지 않았고, ○○음료도 1972년에 누진제에 의한 퇴직금 지급제도를 마련하기까지는 회사설립 이래 단수제에 의한 퇴직금을 지급하여 왔으며, ○○식품이나 합병 후 ○○음료도 단수제에 의한 퇴직금 지급제도를 시행하여 온 것으로 볼 수 있을 뿐이다.

(5)

그렇다면 원심이 인정한 위와 같은 사실관계는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이 한○○ 사건의 판결에서 인정한 사실관계를 그대로 따른 것에 불과한 바, 그렇다면 원심은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것으로서, 이러한 위법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

2.

제3점에 대하여

가.

원심은, ○○음료에서는 퇴직금지급방식에 관하여 1972년 퇴직금규정과 같은 내용의 노사관행이 성립되었다고 볼 것이어서 피고회사는 이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한편 ○○음료와 그 노동조합 사이에 1974.6.1 체결된 단체협약(이하 `1974년도 단체협약'이라 한다) 중 퇴직금에 관한 규정은 20년까지의 근속연수에 대하여는 1972년 퇴직금규정과 동일한 지급률을 정하고 다만 근속연수 20년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하여는 지급률을 정하지 아니하였으므로, 1974년도 단체협약은 1972년 퇴직금규정에 모순·저촉된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근속기간 20년을 초과하는 부분에 관한 기존 1972년 퇴직금규정의 효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인 바, 결국 원고들에 대한 퇴직금 산정에는 1972년 퇴직금규정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나.

그러나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회사의 합병에 의하여 근로관계가 포괄적으로 승계되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종전 근로계약상의 지위도 그대로 승계되는 것이므로,3) 이러한 근로관계의 승계가 이루어진 이후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종전 취업규칙의 내용보다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것은 그 효력이 없고, 따라서 종전 취업규칙이 그대로 적용되지만, 합병 후 피합병회사 근로자들의 집단적인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를 얻은 취업규칙의 변경이나 그러한 근로자들이 속한 노동조합과 사이에 단체협약의 체결 등을 통하여 합병 후 근로자들이 근로관계 내용을 단일화하기로 변경·조정하는 새로운 합의가 있으면, 그 새로운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이 유효하게 적용된다4)(대법원 200.4. 24 선고 99다9370 판결5) 등 참조).

우선 앞서 본 바와 같이 합병 후 ○○음료에서 퇴직금지급방식에 관하여 ○○음료의 1972년 퇴직금규정과 같은 내용의 노사관행이 성립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한편 기록에 의하면, ○○음료에서는 근속연수 1년에서 30년까지 1개월에서 90개월의 월통상임금을 퇴직금으로 지급하는 누진제 퇴직금제도를 내용으로 하는 1972년 퇴직금규정을 제정, 시행하고, ○○식품에서는 단수제 퇴직금제도를 시행하던 중 두 회사가 합병으로 인하여 ○○음료가 되자, ○○음료에서 승계된 근로자들과 한미식품에 근무하던 근로자들 사이에 서로 다른 퇴직금제도를 운영하게 되는 결과가 되었는 바, 합병 후 ○○음료에는 1974.2.11 전체 종업원 780명 중 480명을 조합원으로 하는 노동조합이 처음으로 결성되어 ○○음료와 그 노동조합 사이에 같은 해 6.1 퇴직금에 관하여 근속연수 1년에서 20년까지는 1972년 퇴직금규정과 지급률이 동일하지만 근속연수 20년 이후의 부분에 대하여는 지급률을 정하지 아니한 내용으로, ○○음료에서 근로관계가 승계된 근로자들에게는 기존의 퇴직금제도보다 불리하고 ○○식품이나 통합 후 ○○음료에 입사한 근로자들에게는 기존의 퇴직금제도보다 유리한 1974년도 단체협약을 체결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합병 후 ○○음료에 입사한 원고 정○○, 1974년도 단체협약 체결 후 그 유효기간 내에 피고회사에 입사한 원고 김○○, 이○○는 물론, ○○음료에 입사하였다가 합병으로 ○○음료에 근로관계가 승계된 원고 이○○, 박○○, 황○의 경우에도 합병으로 인하여 모든 근로자들의 퇴직금제도를 단일화하기로 변경·조정하는 내용의 새로운 합의인 1974년도 단체협약이 적용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들에게 지급할 퇴직금을 산정하면서 1972년 퇴직금규정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본 원심의 판단에는 합병에 의하여 적용될 퇴직금규정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도 이유 있다.

3.

제2점에 대하여

가.

원심은, 합병 후 ○○음료에서는 1972년 퇴직금규정이 노사관행으로 성립되어 적용되고 있는 상태에서 노사간에 근속기간이 20년을 초과하는 경우에 관한 규정을 두지 아니한 1974년도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면, 상위규범인 1974년도 단체협약에서 근속기간 20년 이상 부분에 관하여 규정하지 않고 있을 뿐이지, 1년 이상 20년 이하 부분의 지급률이 노사관행에서 정하고 있는 지급률과 동일하여 두 규범 사이에 저촉이나 모순의 여지가 없으므로, 근속기간 20년 초과 부분에 관하여는 하위규범인 노사관행이 적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며, 단지 1974년도 단체협약에서 그러한 경우를 규정하지 않고 있다고 하여 노사관행 중 근속기간이 20년을 초과하는 경우에 대한 규정까지 효력을 상실하게 된다고는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나.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 역시 수긍하기 어렵다

근로기준법의 최저기준을 초과하는 수준의 퇴직금 청구권은 퇴직금제도의 내용이 근로계약, 단체협약, 취업규칙 등에 규정되어 있는 경우에만 인정되는 것인 바, 퇴직금규정이 초창기에 우선 일정한 근속기간까지에 대하여만 지급률을 정하고 있었다면, 이를 초과하는 근속기간에 대한 퇴직금규정은 정하여진 근속기간의 누진율을 그대로 적용하겠다는 취지로 볼 것이 아니라, 그 부분은 추후 검토하기로 유보하여 아직 제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4.6.24 선고 92다28556 판결6)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합병 후 ○○음료에서는 1972년 퇴직금규정이 노사관행으로 성립되어 적용되고 있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합병 후 ○○음료와 그 노동조합 사이에 1974년도 단체협약이 적법히 체결됨으로써 그 단체협약의 규정에 의하여, ○○음료에서 근로관계가 승계된 근로자들을 포함한 ○○음료의 노동조합원 자격이 있는 모든 근로자들에게는 단체협약의 일반적 구속력7)에 의하여 기존의 퇴직금제도에 대신하여 그 단체협약상의 퇴직금에 관한 규정이 새로이 적용되는 것이고, 단체협약상 퇴직금규정에 관하여 근속연수 20년을 초과한 부분에 대한 지급률이 정하여지지 않은 것은 위와 같은 법리에 따라 노사간에 유보하여 아직 제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들에게 지급할 퇴직금을 산정하면서 근속기간 20년 초과부분에 관하여 노사관행으로서 1972년 퇴직금규정이 적용된다고 본 원심의 판단에는 단체협약 체결의 효력 및 그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역시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규홍(재판장), 송진훈(주심), 윤재식, 손지열

1)

노사관행 : 노사관행(또는 노동관행)이란 취업규칙·단체협약·조합규약·근로계약 등으로 성문화되지 않은 채 노사관계의 현장에서 근로조건·직장규율·시설관리·조합활동 등에 관하여 장기간 반복·계속 행하여진 처리방법을 말한다. 노동관행은 그 자체로서 특별한 법적 효력을 가지지 않는다. 그러나 근로조건에 관하여 일정한 취급이 이의없이 계속하여 행하여져온 경우에는 근로계약 당사자간에 묵시의 합의가 성립한 것으로 보거나 당사자가 이 `사실인 관습'에 따를 것을 인정한 것으로 보아 근로계약의 내용으로 되고 그 효력을 인정받는다. 예를 들면,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의 불명확하거나 추상적인 규정과 관련해 일정한 취급이 관행으로 된 경우 그 관행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의 보충적 해석기준으로서의 지위를 부여받고 결국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과 일체의 효력을 인정받게 된다(임종률, `노동법'(제2판), 2000년, 박영사, 9면).

이에 대해 우리나라의 노사관계가 일천하기 때문에 전국적 범위의 노동관행, 노동관습법, 사실인 관습은 존재하지 않거나 확인하기 어려운 형편이라고 하면서 다만, 특정한 기업체 내지 경영체에 있어서의 이른바 `경영관행'은 사실인 관습으로서 그 경영 내의 노사관계 내지 근로관계를 규율 또는 형성하고 있다. 예를 들면, 사용자가 정기적으로 상여금 이외에 추석위로금을 지급하는 등을 들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경영관행은 일종의 사실인 관습(민법 제106조)으로서 당사자가 그 관행을 의한다거나 의하지 않는다는 의사가 명백하지 않은 경우에 근로관계의 내용을 형성하는 효력을 가지며, 또한 재판규범으로서의 법원성을 가진다(김형배, `노동법'(제12판), 2000년, 박영사, 127∼129면).

2)

경험칙 : 경험칙(또는 경험법칙, 실험칙)이란 법규 이외의 경험으로부터 귀납적으로 얻어진 사물의 인과관계와 성상(性狀)에 관한 지식과 법칙을 말한다. 법관은 사회의 지식인으로서의 일반적인 교양을 갖추고 있으므로 일상적·상식적 경험법칙에 관해서는 증명을 기다릴 필요도 없이 자기의 지식을 이용할 수 있으나, 특수한 전문적 학식·경험에 관해서는 증명이 필요하고 그 때문에 감정(鑑定)의 제도가 설치되어 있다. 경험칙도 법규와 같이 법원의 직권으로 발견하여 이용하여야 할 것이지만, 그것이 쉽게 발견되지 아니할 경우에는 그의 존재를 주장함으로써 이익을 받을 사람이 증명할 필요가 있다.

3)

회사의 합병과 퇴직금(근로관계승계)의 법률효과 : 기업의 합병(상법 제235조, 제530조 제2항, 제630조), 분할(상법 제530조의 2 내지 제503조의 12), 조직변경(상법 제242조, 제269조, 제604조, 제607조) 및 영업양도의 경우에도 근로계약관계가 포괄적으로 승계된 때에는 기업 자체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이상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전후 기업의 근로연수를 합쳐 계속근로연수로 보아야 한다(대판 1991.12.13 91다6856). 특히 회사합병의 경우 존속회사 또는 신설회사는 소멸회사 종래 근로자에 대하여 갖고 있던 사업주로서의 지위를 그대로 포괄 인수하게 되는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임금, 근로시간, 직무의 내용, 퇴직금 등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소멸회사와 사이에 형성된 근로관계의 내용이 회사합병으로 말미암은 사업주의 교체와 관계없이 존속회사 또는 신설회사와 사이에 아무런 변동 없이 종전 그대로 유지된다고 풀이하여야 하고, 근로자가 존속회사 또는 신설회사에 편입되어 새로운 근로관계를 형성하는 것으로 보아서는 안된다고 해석하는데 거의 이론(異論)이 없고 판례(대판 1994.3.8 93다1589)도 같은 입장이다. 다만 회사의 합병시 근로자의 자발적 의사에 의해 근로관계를 종료시키고 합병회사에 입사형식을 가진 경우에는 계속근로로 보지 않는다(대판 1991.5.29 90도16801 ; 대판 1991.12.10 91다12035 ; 대판 1992.7.14 91다40276 ; 대판 1993.6.11 92다19316 ; 대판 1997.6.27 96다38511). 또한 근로관계가 포괄적으로 승계된 후의 새로운 퇴직금제도가 기존근로자의 기득이익을 침해하는 것이어서 그들에게는 그 효력이 미치지 않고 부득이 종전의 취업규칙을 적용할 수밖에 없게 되어 하나의 사업 내 별개의 퇴직금제도가 있을지라도 퇴직금차등제도금지에 관한 근기법 제34조 제2항에 위배되지 않는다(대판 1995.12.26 95다41695).

4)

회사합병 후 존속회사 또는 신설회사는 소멸회사와 근로자 사이에 존재하는 종래의 개별 근로계약·취업규칙·단체협약 등을 통하여 정해진 근로조건에 따라 임금이나 퇴직금을 지급하고, 근로시간이나 직종을 정해주는 등 사용자로서의 의무를 이행하여야 하고, 합병 후 취업규칙을 유효하게 개정하거나 노동조합과의 새로운 단체협약의 체결을 통하여 비로소 근로조건을 단일화할 수 있다(영업양도의 경우도 마찬가지임)(대판 1994.8.26 93다58714).

5)

참고판례인 대판 2001.4.24 99다9370 퇴직금[공2001.6.15.(132), 1191]에서는 먼저, `회사의 합병에 의하여 근로관계가 승계되는 경우 퇴직금 지급의무의 내용'에 대하여 `회사의 합병에 의하여 근로관계가 승계되는 경우에는 종전의 근로계약상의 지위가 그대로 포괄적으로 승계되는 것이므로(해산회사의 퇴직금규정이 흡수회사의 퇴직금규정보다 근로자들에게 불리하다고 하더라도) 합병 당시 취업규칙의 개정이나 단체협약의 체결 등을 통하여 합병 후 근로자들의 근로관계의 내용을 단일화하기로 변경·조정하는 새로운 합의가 없는 한 합병 후 흡수회사는 해산회사에 근무하던 근로자들에 대한 퇴직금 관계에 관하여 종전과 같은 내용으로 승계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면서(같은 취지 : 대판 1994.3.8 93다1589), 또한 `근로관계의 포괄승계 후 흡수회사의 퇴직금 규정이 승계 전의 해산회사의 규정보다 근로자에게 불리한 경우, 근로자에게 적용될 퇴직금 규정(=승계 전 규정)'에 대해서도 `승계 후의 흡수회사 퇴직금규정이 승계 전의 해산회사의 퇴직금규정보다 근로자들에게 불리하다면 구 근로기준법(1996.12.31 법률 제52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5조 제1항 소정의 당해 근로자집단의 집단적인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 없이는 승계 후 흡수회사의 퇴직금규정을 적용할 수도 없다'라고 판단하고 있다(같은 취지 : 대판 1995.12.26 95다41659 ; 대판 1997.12.26 97다17575).

6)

참조판례 : ○○제철 사건(대판 1994.6.24 92다28556 퇴직금)은 `퇴직금규정의 변경이 근로기준법에 적합하고 그보다 유리한 종전 규정이 존재하지 않은 경우 근로자집단의 동의를 거치지 않은 것의 적법 여부(적극)'에 대하여 `회사가 근속기간 15년까지의 지급률만을 규정한 종전 퇴직금규정을 30년까지의 지급률을 정하는 것으로 수정하면서 근속기간 15년까지에 대한 부분을 개정전 규정에 비해 누진율을 크게 낮추는 대신 개정 전 근속기간에 대해서는 종전규정을 적용하는 것으로 했더라도 이는 전체로서 근로자에 불이익한 변경으로 근로자집단의 동의를 요한다 할 것인데, 이 사건은 퇴직금규정의 개정은 그러한 동의를 받지 않고 이루어졌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 할 것이나(대한○○공사 사건 ; 대판 1993.5.14 93다1893 퇴직금)), 개정 퇴직금규정 중 15년을 초과하는 근속기간에 대한 부분은 근로기준법의 기준에 적합하고 그보다 유리한 종전 규정이 존재하지 않아 종전의 근로조건을 불이익하게 변경한 것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근로자집단의 동의를 얻거나 의견청취를 하지 않았다 하여도 이를 이유로 그 부분을 무효라 할 수 없고 새로운 퇴직금규정의 제정으로서 유효하다 할 것이다. 결국 이 사건 원고들에게는 15년까지의 근속기간에 대하여는 개정전 퇴직금 규정이, 15년을 초과하는 근속기간에 대하여는 개정 퇴직금규정이 각 적용되고, 그 퇴직금 액수는 개정전 퇴직금규정의 기초임금과 지급률에 의하여 근속기간 15년에 대하여 퇴직금을 계산한 후 여기에 개정 퇴직금규정에 의하여 계산한 15년을 초과하는 근속기간에 대한 퇴직금(개정 퇴직금규정에 따라서 15년을 초과하는 근속기간에 대한 지급일수에 기초임금을 곱한 금액)을 합한 금액이 되어야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고 있다.

7)

사업장단위의 일반적 구속력 :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35조에서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상시 사용되는 동종의 근로자 반수 이상이 하나의 단체협약을 적용받게 된 때에는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 사용되는 다른 동종의 근로자에 대하여도 당해 단체협약이 적용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