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항공사 조종사가 비행전 브리핑을 받던중 “급성심근경색증”이 발병한 경우, 장거리 운항 등 업무상 과로와의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다( 2001.07.02, 대법 2001두3082)
[요 지]
심근경색증이란 심장으로 통하는 관상동맥의 협착으로 심장근육이 혈액을 공급받지 못하게 됨으로써 심장의 운동이 저하ㆍ정지되고 심장근육에 괴사가 일어나는 질환을 말하고, 급성심근경색증이 발병한 후 6개월 이상 경과하면 진구성 심근경색증이라고 함. 심근경색증의 발병원인은 대부분 관상동맥폐색이나 그 이외에 대동맥 동맥류, 결핵, 선천성 기형 등의 다양한 원인이 있으며, 관상동맥경화의 주요 위험인자로는 흡연,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연령, 비만, 가족력 등을 들수 있고, 관상동맥경화는 발병 10 내지 30년전부터 진행되어 오다가 40 내지 60대에 이르러 최초의 증상과 발병을 야기시키며, 기존의 관상동맥경화증이 있는 경우 이를 갑자기 악화시킬수 있는 요인으로는 과로, 스트레스, 흡연, 고혈압 등이 있으나 그 원인을 모르는 경우도 있음
원고의 경우 수술전 시행한 관상동맥조영술 소견에 따르면, 여러혈관에 이미 무증상의 죽상관상동맥증이 진행되어있는 등 혈관이 갑자기 폐쇄되어 심근경색을 유발할 수 있는 병변을 이미 지니고 있었음에 비추어 원고의 발병은 기왕에 있던 이 병변이 갑자기 막히면서 발생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추정됨
* 사 건 / 2001.7.2 선고, 대법 2001두3082 판결 요양불승인처분취소
* 원고(상고인) / 신○○
* 피고(피상고인) / 근로복지공단
* 원심판결 / 대구고법 2002.3.29. 선고 2001누1674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이 사건 처분의 경위
원고는 주식회사 ○○항공(이하 ‘소외 회사’라고 한다)에서 부조종사로 근무해왔는데, 1994.12.28. 11:30경(현지시간) 뉴욕행 보잉747 화물기의 승무를 위하여 미국 앵커리지 공항 내의 소외 회사 운항관리실에서 비행준비 브리핑을 받던 중 쓰러져 인근의 ○○○○○ 병원으로 후송되어 죽상동맥경화(지방질이 혈관에 침착하여 굳어지는 것)로 인한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진단을 받고 그 곳에서 관상동맥우회술 등을 시행받았다.
원고는 1995.6.10. 소외 회사를 퇴직한 후, 1998.6.30.경 피고에게 요양신청(상병명 : 진구성 심근경색증, 관상동맥우회술후 상태)을 하였으나, 피고는 같은 해 8.13. 이 사건 상병은 기존 질환의 자연적 악화에 불과하고 이를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요양신청을 불승인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여부
당사자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처분이 위 처분사유 및 관계법령에 따른 적법한 것이라고 주장함에 대하여 원고는, 비교적 높은 연령에도 불구하고 계속적인 과중한 비행근무로 인하여 운동부족, 수면부족, 시차로 인한 피로, 계속되는 긴장상태로 인한 스트레스 등에 시달려왔고, 장거리 국제선 승무시의 야간비행과 시차로 생체리듬이 훼손되어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없는 상태가 계속되어 심장기능에 이상을 유발하게 될 정도로 건강상태가 악화되었으며, 특히 발병직전 장거리 국제선 승무로 인하여 상당한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다시 야간비행을 하게됨에 따라 시차로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하여 앵커리지 공항에서 급성심근경색증이 발병하게 된 것인바, 이 사건 상병은 원고가 평소 과중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피로가 누적된데다가 계속되는 장거리 비행으로 인하여 극심한 육체적 피로 및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아 기왕의 죽상동맥경화증이 급격히 악화되어 심근경색증이 유발된 것이거나 적어도 자연경과 이상으로 악화된 것이므로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고,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정사실
⑴ 원고의 경력
㈎ 원고는 1935.6.10.생(발병당시 59세 6개월 남짓되었다)으로, 1960.7.10.부터 1973.7.30.까지 ○○항공대에서 근무하다가 소령으로 전역한 후, 1973.10.10.경 소외 회사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1986.3.30. 미국으로 이민을 가기 위하여 퇴직하였다.
㈏ 그 후 원고는 1988.12.29. 다시 소외회사에 입사하여 선임부조종사로 근무하여 오던중 1990.6.30. 정년으로 퇴직하였다가, 같은 해 7.1. 재채용되어 소외 회사에서 계속 근무하여 왔다(소외 회사의 정년은 55세로 규정되어 있으나 조종사의 경우에는 60세까지 연장근무가 가능하여 퇴직후 재채용하는 형식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⑵ 원고의 근무내용 등
㈎ 항공기의 기장은 운항중에 필요한 모든 상황을 파악하여 그 항공기의 안전운행은 물론 승객 및 승무원 등의 안전을 위한 절대적인 권한과 책임을 지며, 부기장은 기장을 보좌하여 기장이 임무수행 불가능한 경우에는 기장의 업무를 대행하고, 비행중에는 특별한 지시가 없는 한 조종석의 우측에 위치하여 부조종사의 임무를 수행하며, 항상 기장의 조작을 주시하고 기장의 조작이 안전운항에 영향을 줄 정도로 위험한 경우에는 이의 시정을 건의하여야 하고, 비행계획 및 기상 점검, 항공기 무게 및 균형상태 확인, 비행관련 정보ㆍ항법기록부 등 비행에 필요한 서류 관리하여 비행종료후 목적지 운항관리사에게 이를 제출하며, 비행중 항공교신을 담당하고 운항정보기록표 등을 작성하는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 소외 회사는 항공법 제46조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143조에 따라 항공기 운항승무원의 승무시간기준을 운항규정으로 정하여 건설교통부장관의 인가를 받고 있는데, 원고의 발병당시 소외 회사의 운항규정에 의하면, 운항승무원의 승무시간은 1월력(매월 1일부터 말일까지)동안 90시간을, 1분기(매분기의 시작 1일부터 분기 말 월말일까지)동안 255시간을, 1역년(매년 1월 1일부터 12월 말일까지)동안 1,000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되어 있고, 또한 근무시간의 장단에 따라 부여하여야 하는 최소 휴식시간(근무시간 8시간까지는 8시간이상, 8시간초과-9시간까지는 9시간이상 등)이 규정되어 있는데, 승무시간은 운항승무원이 항공기에 탑승하여 임무를 수행하는 시간을 말하고, 편승시간은 승무원이 다음 승무를 위하여 또는 승무를 마치고 공항과 공항간을 이동하면서 항공기에 편승 운송되는 시간을 말하며, 편승한 승무원은 항공기 운항에 전혀 관계하지 아니하고 항공기의 객석 등에서 휴식을 취하게 되고, 편승시간은 승무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다만 근무시간에는 포함되며, 휴식시간은 편승시간 등을 포함한 전체 근무시간을 감안하여 정해진다).
㈐ 원고의 승무시간과 편승시간은 발병무렵인 1994년 9월에는 승무시간이 69.6시간, 편승시간이 38시간이었고, 같은 해 10월에는 승무시간이 80.3시간, 편승시간이 16.4시간이었고, 같은 해 11월에는 승무시간이 82.4시간이었고, 같은 해 12월(발병이전까지)에는 승무시간이 66.4시간, 편승시간이 9시간이었는데, 이는 위 운항규정상의 승무시간제한을 초과하지 않는 것이었으며, 원고는 1994년에 매월 2, 3회정도 장거리 국제선 승무를 하여 왔다.
㈑ 승무를 마친 운항승무원들은 도착지에서 위 운항규정에 의하여 보장된 휴식을 취하게 되는데, 시차로 인하여 생체리듬이 흐트러져 휴식에도 불구하고 시차에 적응하지 못한채 다음 비행을 위해 다시 승무하게 되기도 하였다.
⑶ 원고의 건강상태와 요양에 이르기까지의 경과
㈎ 원고는 1935.6.10.생으로 평소 별다른 질환은 없었고, 심근경색증 발병이전에는 심혈관계통의 치료를 전혀 받은 바 없었으며,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항공기승무원 신체검사에서도 1991.6.10. 이후 심전도검사결과 정상범위판정을 받아왔으며, 발병직전인 1994.12.5. 실시된 심전도검사결과 정상범위판정을 받은 바 있다.
㈏ 원고는 1994.12.6. 서울을 출발하여 앵커리지를 거쳐 파리에 도착하였다가 밀라노, 델리를 거쳐 같은 달 13. 오전 서울로 돌아왔고, 다시 같은 달 19. 서울을 출발하여 앵커리지, LA에 도착하였다가 같은 달 24. 오전 서울로 돌아오는 장거리 국제선 승무를 하였으며, 그 후 다시 같은 달 27. 21:45경 뉴욕행 보잉747 화물기에 승무하여 서울을 출발, 7시간 22분간의 비행을 마치고 현지시간 같은 날 11:07경 경유지인 앵커리지 공항에 도착하였다(당시 위 항공기의 운항일정은 정기편의 정상적인 일정이었다).
㈐ 원고는 앵커리지 공항에 도착하여 공항에서 4km정도의 거리에 있는 지정된 호텔로 이동하여 휴식을 취한 후 다음날인 28. 07:00경 기상하여 30분정도 운동을 하고 아침식사를 한 후 11:00경 뉴욕행 비행을 위하여 공항으로 다시 이동하게 되었는데, 당시 원고는 공항으로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가슴이 답답한 증세를 느꼈고, 그 후 11:30경 앵커리지 공항 내 소외 회사 운항관리실에서 비행전 브리핑을 받던 중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정신을 잃고 쓰러진 인근 프로비던스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 원고는 위 병원에서의 관동맥조영술 등의 검사결과 여러 혈관에 퍼져 있는 죽상동맥경화증으로 갑자기 혈관이 막히면서 급성심근경색증이 발생하였다는 진단을 받고 그 곳에서 응급 혈전용해제 치료를 받은 후 관상동맥우회술을 시행받고 입원치료를 계속하였다.
㈒ 원고는 1995.1.22.경 귀국한 후 같은 달 24.경부터 ○○대학교 의과대학 ○○○○병원 심혈관센터에서 심근경색증에 대한 보존적 약물치료 및 정기적인 운동부하검사ㆍ혈액검사ㆍ심초음파검사 등을 받아 왔으나, 향후에도 위와 같은 치료 및 정기검진이 지속적으로 요구되는 상태이며, 2000.1.10. 실시한 약물부하심근동위원소 소견에서는 이미 발생하였던 심근경색부위를 제외한 나머지 심근부위에는 심근허혈소견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⑷ 심근경색증
㈎ 심근경색증이란 심장으로 통하는 관상동맥의 협착으로 심장근육이 혈액을 공급받지 못하게 됨으로써 심장의 운동이 저하ㆍ정지되고 심장근육에 괴사가 일어나는 질환을 말하고, 급성 심근경색증이 발병한 후 6개월 이상 경과하면 진구성 심근경색증이라고 지칭한다.
㈏ 심근경색증의 발생원인은 대부분 관상동맥폐색이나 그 이외에 대동맥 동맥류, 결핵, 선천성 기형 등의 다양한 원인이 있으며, 관상동맥경화의 주요 위험인자로는 흡연,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연령, 비만, 가족력 등을 들 수 있고, 관상동맥경화는 발병 10 내지 30년전부터 진행되어오다가 40 내지 60대에 이르러 최초의 증상과 발병을 야기시키며, 기존의 관상동맥경화증이 있는 경우 이를 갑자기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는 과로, 스트레스, 흡연, 고혈압 등이 있으나 그 원인을 모르는 경우도 있다.
㈐ 원고의 경우 앵커리지에서 수술전 시행한 관동맥조영술 소견에 따르면, 여러 혈관에 이미 무증상의 죽상관상동맥증이 진행되어 있는 등 혈관이 갑자기 폐쇄되어 심근경색을 유발할 수 있는 병변을 이미 지니고 있었음에 비추어 원고의 발병은 기왕에 있던 이 병변이 갑자기 막히면서 발생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추정된다.
판단
⑴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1999.12.31. 법률 제610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제1호 소정의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업무수행에 기인하여 입은 재해를 뜻하는 것이어서 업무와 재해발생과의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지만 그 재해가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기존의 질병이더라도 그것이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사고 등으로 말미암아 더욱 악화되거나 그 증상이 비로소 발현된 것이라면 업무와의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이 경우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하는 것이지만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하게 입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근로자의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발병 경위, 질병의 내용, 치료의 경과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대법원 2000.5.12. 선고 99두11424 판결 참조),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질병이나 기존질병이 직무의 과중 등이 원인이 되어 자연적인 진행 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경우도 포함된다(대법원 1997.5.28. 선고 97누10 판결 참조).
⑵ 그러나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비록 원고가 선임부조종사로서 항공기의 안전운행 및 승객 등의 안전을 위한 권한과 책임을 지는 기장을 보좌하여 비행전후에 걸쳐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복잡하고 다양한 업무를 담당하여 왔고, 장거리 국제선 승무의 경우 시차로 인하여 생체리듬에 역행하는 형태의 근무를 하게 되지만, 원고는 엄격한 통제를 받는 소외 회사의 운항규정에 의하여 근무시간에 비례하여 상당한 시간의 휴식을 보장받아왔고, 동일한 형태의 근무를 오랫동안 계속해오는 동안 위와 같은 근무형태에 나름대로 적응하여 왔을 것으로 보이며, 또한 발병 직전의 장거리 국제선 승무이후 휴식기간을 거쳐 다시 정기편의 정상적인 일정에 해당하는 뉴욕행 화물기에 승무하여 서울을 출발, 경유지인 앵커리지 공항에 도착하였고, 앵커리지에서도 하루동안 휴식을 한 후 비행전 브리핑을 받다가 심근경색증이 발병하여 인근 병원으로 후송되었는바, 원고의 연령과 근무형태, 건강상태 등을 감안한다고 하여도 원고가 발병당시나 그 직전에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크게 부담이 되는 과중한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에 비추어 보면, 근무로 인한 피로나 스트레스가 누적된 상태에서 급성심근경색증이 유발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할 것이며,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은 원고의 업무내용, 근무형태, 건강상태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게 기왕의 죽상동맥경화증을 악화시킬 만한 급격한 작업환경의 변화나 만성적인 육체적 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가 있었다고 보이지도 아니하여 원고의 발병은 기존 죽상동맥경화증의 자연적 경과로 발생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을 종합하여 보면,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에 의하여 원고의 기존 죽상동맥경화증이 자연적 경과 이상으로 급격히 악화되어 심근경색증의 발병에 이른 것이라고 추단하기도 어렵다고 할 것이므로 급성동맥경화증의 발병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수 없다 할 것이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 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송하(재판장), 전성수, 최종갑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