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노조전임자의 근로자성 여부 및 업무상재해인정여부의 한계(2004.03.15, 대법 2003두923)
[요 지]
노동조합업무 전임자가 근로계약상 본래 담당할 업무를 면하고 노동조합의 업무를 전임하게 된 것이 사용자인 회사의 승낙에 의한 것이라면, 이러한 전임자가 담당하는 노동조합업무는, 그 업무의 성질상 사용자의 사업과는 무관한 상부 또는 연합관계에 있는 노동단체와 관련된 활동이나 불법적인 노동조합활동 또는 사용자와 대립관계로 되는 쟁의단계에 들어간 이후의 활동 등이 아닌 이상, 원래 회사의 노무관리업무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는 것으로서 사용자가 본래의 업무 대신에 이를 담당하도록 하는 것이어서 그 자체를 바로 회사의 업무로 볼 수 있고, 따라서 그 전업자가 노동조합업무를 수행하거나 이에 수반하는 통상적인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1호 소정의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8.12.8. 선고 98두14006판결 등 참조)
* 사 건 / 2004.3.15 선고, 대법 2003두923 판결 요양불승인처분취소
* 원고(상고인) / 양○○
* 피고(피상고인) / 근로복지공단
* 원심판결 / 부산고법 2003.12.12. 선고 2003누2502 판결
창원지법 2003.6.12. 선고 2002구합2527 판결
[주 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3.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이 사건 처분의 경위
처분의 경위
원고는 1991.5.20.경 ○○교통 주식회사(이하 ‘○○교통’이라 한다)에 입사하여 1997. 12. 말경 ○○교통 노동조합장으로 당선되어 1998.1.1.부터 노동조합업무 전임자로 근무하였다.
위 ○○교통 노동조합은 1998. 3. 10. 정기대의원대회에서 한국노동조합총연합회 소속 노동조합에서 전국민주버스노동조합의 ○○교통 분회(이하 ‘○○교통 분회’라 한다)로 변경하는 내용의 조직변경 및 규약변경을 하였고, 원고는 그 다음날인 3.11. ○○교통 분회장으로 인준되었다.
○○교통의 사용자와 위 ○○교통 분회는 같은 해 3.31. 임금협정이 만료됨에 따라 새로운 임금교섭을 위해 수차례 협상하였으나 결렬되었고, 위 ○○교통 분회는 같은 해 6.21. 조합원총회에서 법적 노조(한국노동조합총연합회 소속 ○○교통 노동조합을 의미한다)를 해산하기로 결의하고 법적 노조해산신고를 하였다.
노사간의 원만한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자 위 ○○교통 분회는 같은 해 7.7.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신청을 하였고, ○○교통은 같은 해 7.24.부터 같은 해 8.1.까지 네차례에 걸쳐 원고에 대하여 법적 분회(한국노동조합총연합회 소속 ○○교통 노동조합을 의미한다)가 해산되어 원고를 노동조합업무 전임자로 인정할 수 없으므로 운전원으로 근무하라는 근무지시명령을 하였으나 원고는 여전히 노동조합업무 전임자의 지위에 있음을 이유로 이를 거부하였다.
그후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서 쟁의조정안을 제시하였으나 노사 양측은 모두 이를 거부하였고, 위 ○○교통 분회가 같은 해 8.17. 회사에 대하여 쟁의행위신고사실을 통보하자, 회사는 그 다음날인 8.18. 징계위원회를 열어 근무지시불응을 이유로 원고를 징계해고하였고, 원고는 같은 날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및해고구제신청을 하였다.
그후 원고는 같은 해 10.16. 10:00경 노사문제의 중재를 요청하기 위해 ○○시내 버스운영협의회 회장으로 있는 김○○를 만나러 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하여 기질성 뇌증후군, 좌안 실명 및 우안 시야협착증이라는 재해를 입었다.
원고는 2001.8.4. 피고에게 위 사고가 업무상 재해임을 이유로 요양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2001.8.10. 위 사고는 사용자와 대립관계로 되는 쟁의단계로 들어간 이후에 발생한 것이므로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요양불승인처분을 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재심사청구를 하였으나 2002.7.12. 기각되었다.
[증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8, 9, 10호증, 을 제1 내지 7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당사자의 주장
피고는 위 처분사유 외에도 원고가 그 당시 징계해고되어 근로자의 지위를 보유하고 있지 않았고 노동조합업무 전임자의 지위에도 있지 않았으며, 김○○는 ○○교통의 실질적인 경영자가 아니어서 김○○를 만나러 가는 행위가 업무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재해 당시 노동쟁의 상태에 있기는 하였으나 파업ㆍ태업 등의 쟁의행위를 한 적이 없이 회사측과 평화적인 교섭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었으므로 사용자와 대립관계로 되는 쟁의단계에 들어갔다고 볼 수 없고, 회사가 원고의 노동조합업무 전임자의 지위를 인정하지 않고 근무지시불응을 이유로 징계해고한 것은 부당노동행위 또는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원고가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한 상태이므로 여전히 근로자의 지위 및 노동조합업무 전임자의 지위를 보유하고 있었고, 김○○는 위 ○○교통의 실질적 경영자였으므로 원고가 노사문제를 협상하기 위해 김○○를 면담하러 가는 행위는 정당한 노동조합활동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관련 법령
생 략
판 단
노동조합업무 전임자가 근로계약상 본래 담당할 업무를 면하고 노동조합의 업무를 전임하게 된 것이 사용자인 회사의 승낙에 의한 것이라면, 이러한 전임자가 담당하는 노동조합업무는, 그 업무의 성질상 사용자의 사업과는 무관한 상부 또는 연합관계에 있는 노동단체와 관련된 활동이나 불법적인 노동조합활동 또는 사용자와 대립관계로 되는 쟁의단계에 들어간 이후의 활동 등이 아닌 이상, 원래 회사의 노무관리업무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는 것으로서 사용자가 본래의 업무 대신에 이를 담당하도록 하는 것이어서 그 자체를 바로 회사의 업무로 볼 수 있고, 따라서 그 전업자가 노동조합업무를 수행하거나 이에 수반하는 통상적인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1호 소정의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8.12.8. 선고 98두14006판결 등 참조).
앞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원고의 이 사건 재해는 사용자와 대립관계로 되는 쟁의단계에 들어간 이후에 발생한 것이므로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이 사건 처분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에서는 과연 사용자와 대립관계로 되는 쟁의단계에 들어간 시점이 언제인가가 중요한 쟁점이다.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5호에서는 ‘노동쟁의’를 정의하면서 노동조합과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간(이하 ‘노동관계 당사자’라고 한다)에 임금ㆍ근로시간ㆍ복지ㆍ해고 기타 대우 등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로 인하여 발생한 분쟁상태를 말하고 이 경우 주장의 불일치라 함은 당사자간에 합의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여도 더 이상 자주적 교섭에 의한 합의의 여지가 없는 상태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6호에서는 ‘쟁의행위’를 파업ㆍ태업ㆍ직장폐쇄 기타 노동관계 당사자가 그 주장을 관철할 목적으로 행하는 행위와 이에 대항하는 행위로서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행위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평화적인 단체교섭이 단체협약의 체결에 이르지 못하고 깨어진 경우에는 어떠한 형태의 실력행사를 하지 않더라도 노동쟁의는 발생한 것으로 되고, 쟁의행위는 노동쟁의와는 달리 파업ㆍ태업 또는 직장폐쇄와 같은 투쟁행위 내지 대항행위를 가리킨다 할 것이다.
여기서 과연 사용자와 대립관계로 되는 쟁의단계가 어떤 단계인가 하는 점이 문제되는바, 기본적으로 근로자의 재해가 사회통념상 사용자의 지배 또는 관리를 받는 상태에서 발생하여야만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보호를 받게 되는 점에 비추어 볼 때 노사관계에 있어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적인 신뢰관계가 깨어져 당사자간에 합의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여도 더 이상 자주적 교섭에 의한 합의의 여지가 없는 상태에 이르렀을 때 이미 노동조합활동은 사회통념상 사용자의 지배 또는 관리를 벗어난 상태에 있다고 보여지고 그러한 상태에서의 노동조합활동으로 인한 재해는 사용자와 대립관계로 되는 쟁의단계에 들어간 이후의 재해로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보호범위를 벗어난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 사건의 경우 원고가 이 사건 재해를 당할 즈음에 ○○교통과 위 ○○교통 분회는 1998. 4.부터 수차례에 걸친 임금협상에도 불구하고 그 타협점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위 ○○교통 분회는 관계기관에 쟁의조정절차를 거쳐 쟁의행위신고를 하였고, 노동조합업무 전임자로 근무하던 원고는 ○○교통으로부터 근무지시불응을 이유로 징계해고당하는 등 노동쟁의상태에 있었던 점은 앞에서 살핀 바와 같으므로 설사 원고 주장과 같이 위 ○○교통 분회가 파업ㆍ태업 등의 쟁의행위에 돌입하지 않아 ○○교통의 정상적인 업무를 저해하지 않는 상태에 있었다 하더라도 이로써 위 ○○교통 분회와 ○○교통이 대립관계에 있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ㆍ피고가 주장하는 다른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원고의 이 사건 재해 당시 ○○교통과 ○○교통 분회는 대립관계에 있었음을 이유로 업무상 재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피고의 처분은 적법하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박성철(재판장), 최성길, 백승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